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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없다
이 유행에 한참 지난 이 책에 대해 이제와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근간에 전여옥씨가 쓴 ˝대한민국은 있다˝를
읽었기에 난 이 책을 다시 한번 더 더듬고 싶다.

내가 이책을 만난건...94년 1월이다. 봄에 일본유학을 하기로 한
관계로 이런저런...일본에 대해 쓰여져 있는 책은 이홍렬씨의
책을 비롯해 뭐든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찾아 읽던 시기에
만난 꽤 인상 깊은 책이었다. 난 이책을 읽으면서 정말 일본이
그럴까라는 도전의식 반에 설마 그럴까하는 약간의 의심을 갖고
일본이라는 나라를 찾아갔다. 그리고 나와 그시절을 같이 한
대부분의 유학초년생들에게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나
자신을 합리화하는데 거의 교과서적인 존재로 우리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것은 거의 맹신과 마비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의
의식을 지배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책의 반향은 일본인에게도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사람들이 일본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나하는 저항감과 함께
자신들이 책에서 쓰여진대로 나쁜존재들이었나를 생각하게 한
책이다. 하지만 내가 일본에서 직접 겪은 일본은.....좀 과장되어
있기는해도...어느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들이었다. 아니 과장이라
기보다는 전여옥씨가 필자보다 더 일본을 치열하게 겪을 기회를
가졌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고..
이 책에서 말한 사실들이 한국에서 복사판으로 일어나는 것에
나는 놀라움과 함께 우리도 일본인들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서글픔내지는 분노를 느꼈다. 이 책은 일본인들을 말한것이
아닌 거의 미래의 한국인들을 말한 것같은 미래에 대한 예언서
처럼 되어 버렸다. 이지메...명품중독...정년이혼... 음식에 대한
방송들..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못한 나라 국민에 대한 수탈과
폭력등등......전여옥씨가 책머리에 썼던 KBS특파원이 아닌
개인적인 자신의 시각이라고 비판했던 면면들을 우리는 너무나
똑같이 현재에 재현하고 있다.

나와 절친한 일본인이 내게 물었다. 별로 대단치도 않고 그리
가치있지도 않은 이 책이 왜이리도 한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냐고.....난 그에게 말했다. 내가 생각해도 이책은 전여옥
이라는 작가의 편견과 주관적이 지나쳐 독선에 가까운 내용들로
가득 찼다고...하지만 이책은 우리 한국사람들이 너무도 가려워
하던 부분을 시원스레 긁어줬고.....늘 배워야할 나라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일본에 대한 거의 반란에 가까운
내용이기에 그렇게 큰 히트상품이 되었고....더욱더 중요한
히트요인은 일본에는 넘쳐나는 혐한론 책이 있었지만...우리는
전에 그누구도 일본의 현재에 대해...잘못된 점이나...치부를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악다구니 비슷하게 내질렀던 책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난 이책에 대해 어떻고 저떻고 평하고 싶지 않다. 전여옥씨가
좋다 나쁘다도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것은 작가가 싫어하고 우리가 동조했던 그 옳지못한
일본인의 모습을 우리가 제발 배우고 그대로 행동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만이 있을 뿐이다. 마치 독한 시어머니 밑에서 더
독한 시어머니교육을 받아 그대로 행동하는 며느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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