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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따라기 |  | |
| 처음에 배따라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나는 그게 뭔지 잘 몰랐다. 배따라기라 하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화자인 나는 어느 화창한 봄날 모란봉 일대와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즐기러 나왔다가 영유 배따라기를 잘 부르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으로부터 배따라기의 노랫소리에 얽힌 슬픈 사연을 듣게 된다. 그는 영유 고을서 한 이십 리 떠나 있는 어촌 마을에서 제일 부자이고 꽤 유명한 사람이었고, 아름다운 아내와 곁집에 사는 착한 아우내외와 살고 있었다. 그러나 쾌활하고 애교를 잘 부리는 아내가 잘생긴 아우에게 잘해주는 것을 시기하여 자주 때리고 괴롭히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에 갔다온 그는 방에서 아내와 아우가 쥐를 잡느라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고 오해하여 아내를 때리고 내 쫓아버렸다. 결국 아내는 스스로 물에 빠져 죽어버리고 아우는 영유를 떠나버린다. 그리고 그도 역시 아우를 찾아 영유를 떠나 뱃사람이 된다. 그가 아우를 찾아 뱃길에 오른 지 십 년만에 우연히 아우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아우는 그에게 ´거저 다 운명이외다.´ 라는 말을 남긴 채 떠나버린다. 그리고 그 후 10년이 더 흐른 지금 또 다시 정처 없이 그는 아우를 찾아 길을 떠난다.
자신의 오해로 인해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하나밖에 없는 아우를 찾아 이십 년 동안이나 헤매이고 있는 그가 참 불쌍하게도 느껴졌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치른 죄 값을 받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만약 처음부터 그 날 쥐를 잡고 있었다는 아우와 아내의 말을 믿었다면 또 조금만 더 생각해 보았다면 아내도 죽지 않았을 것이고 동생도 마을을 떠나지 않아 그 역시도 이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아우를 찾아다니면서 지난날을 후회하며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일로 인해 함부로 의심하고 행동 하는게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항상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약간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아내와 아우에게서 말이다. 특히 아내는 정말 이상하다. 남편이 싫어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동네 젊은이들에게 애교 부리고 아우에게 잘 대해줬을까.. 그런 일이 있고 난 뒤에는 남편에게 맞는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텐데.. 일부러 남편에게 관심을 끌려고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남편이 왜 그러는지 모르는 정말 바보였던 것일까? 제일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그리고 남편에게 끝까지 제대로 얘기해 보지도 않고 소중한 목숨을 버리기까지 한 아내가 웃기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만약 아내였더라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편이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피해 있다가 화가 풀릴 때쯤에 들어가서 제대로 얘기해 보았을 것이다. 아내를 너무나 사랑한 남편이기에.. 아내에게 사랑을 표현 한다는게 너무 많이 잘못되어 이 모든 일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제일 머릿속에 인상 깊게 남았던 말이 있었다. 십 년만에 형을 만나 아우가 한 말이었다. ´거저 다 운명이외다´..... 어쩌면 그의 아우가 그에게 했던 말처럼 모든게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 너무나 잔혹한 운명이라면 그런 운명을 만들지 않도록함부로 해서는 안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운명의 힘을 거역하지 못하는 인간의 비극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운명이란 내가 직접 만들어 가는 것이고 정해져 있다해도 바꾸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형이 아우를 다시 만나서 같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을 마음속 깊이 간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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