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합의서 쓰는 법

합의서 마스터·8분·

한 장으로 세 갈래가 동시에 닫히지는 않습니다. 운전자에 대한 처벌, 보험금 지급, 손해배상 채권은 근거가 서로 다르고 끝나는 시점도 다릅니다. 합의서가 정면으로 다루는 것은 마지막 갈래입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이 처벌 쪽을, 같은 법 제4조 제1항이 보험 가입 쪽을 따로 정하고 있고, 손해배상은 두 조문이 아니라 민법상 화해의 문제로 갑니다

사고 뒤에 자주 오가는 말

  • 합의서를 한 장 쓰면 사고가 통째로 정리된다
  • 보험으로 처리했으니 형사 쪽은 남을 것이 없다
  • 합의를 못 하면 어느 사고든 처벌을 피하지 못한다
  •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않는다고 적으면 완전하다
  • 지금 보이지 않는 손해는 나중에 알아서 정리된다

실제로 갈리는 자리

  • 갈래마다 끝나는 근거와 시점이 따로 있다
  • 보험으로 막히는 구간에도 벗어나는 경우가 있다
  • 이 사고 유형에서는 피해자의 의사가 절차를 좌우한다
  • 범위를 좁혀 적을수록 그 조항이 살아남는다
  • 그 시점에 확인된 것을 문서에 남겨 두어야 한다
왼쪽은 사고를 한 덩어리로 보고, 오른쪽은 절차마다 근거가 다르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사고 하나에 절차가 셋 붙습니다

같은 사고인데 처벌, 보험금, 배상이 각각 다른 자리에서 돌아갑니다.

교통사고 합의서를 찾는 사람은 대개 한 가지를 바랍니다. 이 일을 여기서 끝내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고 하나에 얹히는 절차는 하나가 아닙니다. 운전자를 처벌할 것인지, 보험금이 나갈 것인지, 다친 쪽이 얼마를 받을 것인지가 서로 다른 규범 위에서 굴러갑니다.

앞의 두 갈래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라는 별도의 법률이 다룹니다. 이 법이 따로 만들어진 까닭 자체가 운전 중에 생긴 과실 사고를 일반 범죄와 똑같이 다루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법에는 다른 형사 절차에서 보기 어려운 장치가 두 개 들어가 있습니다.

마지막 갈래인 손해배상은 그 법이 아니라 민사 계약의 문제입니다. 다친 쪽과 낸 쪽이 서로 물러서서 다툼을 끝내기로 하면 화해가 되고, 그때부터는 민법이 정한 효력이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문서를 쓰기 전에 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 지금 닫으려는 것이 어느 갈래인가입니다. 아래 표가 그 지도입니다.

갈래무엇이 끝나는가무엇에 달려 있는가
처벌운전자에 대한 형사 절차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보험치료비와 배상금의 지급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되어 있는지
배상손해배상 채권과 채무양쪽이 무엇을 어디까지 정리했는지

표의 맨 아래 줄이 합의서가 정면으로 다루는 자리입니다. 위의 두 줄은 합의서가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그 힘의 근거가 문서가 아니라 법률에 있습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문서를 아무리 잘 써도 기대가 어긋납니다. 아래에서 위의 두 줄부터 차례로 봅니다.

처벌 쪽 — 피해자의 뜻이 절차를 좌우합니다

운전 중 과실로 사람을 다치게 한 사건에는 피해자의 의사가 그대로 걸립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본문은 업무상과실치상과 중과실치상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서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친 쪽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절차가 그 지점에서 멈추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합의서가 하는 일이 드러납니다. 문서 자체가 처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다친 쪽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는 사실이 절차에 작용합니다. 그러니 이 목적으로 쓰는 문서라면 그 뜻이 문면에서 분명히 읽혀야 합니다. 원만히 마무리했다는 서술만으로는 무엇을 밝힌 것인지 흐려집니다.

다만 같은 조항의 단서가 그 길을 다시 막는 경우를 정해 두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다친 사람을 구호하는 조치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난 경우입니다. 이때는 피해자의 뜻과 무관하게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법이 따로 정해 둔 예외 사유들이 있습니다.

실무에서 흔히 쓰이는 몇 대 중과실이라는 표현은 보험업계에서 굳은 말이고 법률 용어가 아닙니다. 세는 방식에 따라 항목 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목록을 외우기보다, 예외에 해당하는지는 사건마다 따로 확인해야 한다는 정도로 알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합의서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꼭 적어야 하나요

그 목적으로 쓰는 문서라면 그렇습니다. 배상에 관한 정리만 적혀 있고 처벌에 관한 뜻이 없으면 그 문서는 민사 쪽만 다룬 것으로 읽힙니다.

한 번 밝힌 뜻을 나중에 되돌릴 수 있나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는 되돌리지 못하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이 부분은 형사 합의 일반의 문제여서 폭행 사건을 다룬 편에서 따로 짚습니다.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합의는 소용이 없나요

절차를 멈추는 힘이 없다는 뜻이지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처벌 여부가 아니라 형을 정하는 자리에서 참작되는 쪽으로 옮겨 갑니다.

정리하면 처벌 쪽에서 합의서가 갖는 힘은 조건부입니다. 조건을 정하는 것은 문서의 문장이 아니라 그 사고가 어느 유형에 들어가는지입니다.

보험 쪽 — 가입만으로 막히는 구간이 따로 있습니다

합의가 없어도 보험 가입 사실만으로 공소가 막히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같은 법 제4조 제1항은 종합보험이나 공제에 가입되어 있으면 앞 절의 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다친 쪽과의 합의가 아니라 가입 사실 자체가 요건이 되는 조항입니다. 다른 형사 사건에서는 보기 어려운 구조이고, 교통사고 합의를 다른 합의와 다르게 만드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고 뒤에 자주 나오는 말이 나옵니다. 보험 처리했으니 끝났다는 말입니다. 절반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 조항에도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보험계약이 무효가 되거나 해지되었거나 면책되어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어진 경우에는 이 효력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이 조항 가운데 다친 정도가 중상해에 이른 경우까지 공소를 막도록 한 부분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으로 판단되어 효력을 잃었습니다. 그 이전에 나왔던 반대 방향의 결정을 바꾼 것이었습니다. 무엇이 중상해인지의 기준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지만, 가입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구간이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보험 처리를 했더라도 다친 쪽과 정리해 둘 실익은 남습니다. 위 두 갈래가 막히지 않는 사건일수록 그 실익이 커집니다.

  • 제4조 제1항가입 사실이 요건인 조항
  • 제3조 제2항피해자의 뜻이 요건인 조항
  • 단서두 조항 모두 붙어 있는 것
본문만 읽고 단서를 지나치면 <b>정반대의 결론</b>에 이르기 쉬운 조문들입니다.

여기까지가 특례법이 정한 두 갈래였습니다. 남은 것은 문서가 정면으로 다루는 세 번째 갈래입니다.

배상 쪽 — 문서가 실제로 닫는 자리

서로 물러서서 다툼을 끝내기로 하면 그 순간부터 민법이 붙습니다.

다친 쪽이 얼마를 받을 것인가는 특례법이 다루지 않습니다. 이 갈래는 두 사람 사이의 계약 문제이고, 서로 양보해 다툼을 끝내기로 약정하면 민법이 정한 화해가 됩니다.

화해가 되면 따라붙는 효력이 있습니다. 양보한 쪽의 권리가 소멸하고 문서에 적힌 내용대로 새 권리관계가 섭니다. 그래서 나중에 금액이 아쉬워도 처음 다투던 권리를 다시 꺼내기가 어렵습니다. 다투던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문서에 적힌 범위를 따라갑니다. 무엇에 관한 합의인지가 좁혀져 있으면 그 범위 안에서 단단해지고, 뭉뚱그려 놓으면 어디까지 정리한 것인지를 두고 다시 다투게 됩니다. 사고 일시와 장소, 대상이 되는 손해의 종류처럼 사건을 지목하는 정보가 문서 안에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소송을 하지 않기로 하는 문장은 이와 별개의 약정입니다. 원칙적으로 유효하지만 요건을 벗어나면 힘을 잃습니다. 그 조건은 부제소 조항을 다룬 편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사고를 지목하는 정보가 문서에 들어 있는가

위의 세 줄은 합의의 범위를 좁히는 항목이고, 아래 두 줄은 이행과 처벌 쪽에 걸리는 항목입니다.

이 목록은 형식을 갖추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나중에 다투게 되었을 때 이 문서가 무엇을 정리한 것인지 읽어 낼 수 있게 하는 정보들입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손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합의 시점에 확인된 것을 적어 두면 그것이 예상 범위를 밝혀 줍니다.

교통사고 합의에서 가장 자주 문제 되는 것은 시간입니다. 다친 쪽은 치료가 끝나기 전에 정리를 권유받고, 그 시점에는 손해가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앞으로 아무것도 청구하지 않겠다고 적으면, 뒤에 나타난 손해까지 그 문장에 묶이는지가 다투어집니다.

판례는 이런 상황을 열어 두었습니다. 합의 당시 손해의 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웠고, 뒤에 나타난 손해가 그때의 사정으로는 내다볼 수 없었으며, 그 손해가 알았더라면 그 금액으로 끝내지 않았을 만큼 무겁다면, 그 부분까지 포기한 것으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이 조건들은 함께 갖추어져야 하고, 나중에 아프면 다시 청구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실무의 결론은 반대 방향으로 나옵니다. 그때 확인된 것을 문서에 적어 두라는 것입니다. 어느 부위를 어떤 진단으로 얼마 동안 치료받고 있었는지가 적혀 있으면, 그것이 합의 시점에 내다볼 수 있었던 범위를 보여 줍니다. 적어 두지 않으면 뒤에 나타난 손해가 예상 밖이었는지를 가릴 근거가 남지 않습니다.

치료가 끝나지 않았다면 그 사실 자체를 적어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합의가 어느 시점까지 확인된 손해에 관한 것인지를 문서가 스스로 밝히게 두는 것입니다.

  1. 사고를 지목합니다일시와 장소, 차량과 당사자를 적어 이 문서가 어느 사고에 관한 것인지 못 박습니다.
  2. 그때까지 확인된 손해를 적습니다진단명과 치료 경과처럼 합의 시점에 알고 있던 것을 남겨 둡니다.
  3. 정리할 범위를 좁힙니다치료비인지 수리비인지, 어느 시점까지의 것인지를 갈라 적습니다.
  4. 지급 조건을 적습니다금액과 기한, 지급 방법을 문면에 두어 이행 여부를 나중에 가릴 수 있게 합니다.
  5. 처벌에 관한 뜻을 정합니다밝힐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고, 밝힌다면 흐리지 않게 적습니다.

다섯 줄이 모두 같은 목적을 향합니다. 몇 해 뒤에 이 종이만 남았을 때, 무엇을 어디까지 끝낸 것인지가 그 안에서 읽히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확인했다면 서명 전에 마지막으로 볼 것은 범위 문장입니다. 넓게 적을수록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라는 것을 앞에서 보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험 처리를 했는데 합의서를 따로 써야 하나요?

가입 사실만으로 형사 절차가 막히는 구간이 있지만 그 구간에도 단서가 붙어 있고, 다친 정도가 중한 경우까지 막아 주지는 않습니다. 배상 관계를 정리하는 일은 그와 별개로 남습니다.

합의서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쓰면 사건이 끝나나요?

업무상과실치상과 중과실치상은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법이 정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그 뜻과 무관하게 절차가 진행됩니다.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 합의해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그 시점까지 확인된 손해가 무엇인지를 문서에 남겨 두어야 합니다. 적어 두지 않으면 뒤에 나타난 손해가 예상 밖이었는지를 가릴 근거가 없습니다.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않는다고 적으면 안전한가요?

그렇게 뭉뚱그린 문장일수록 무엇을 정리한 것인지 특정되지 않아 다툴 자리를 남깁니다. 대상을 좁혀 적는 편이 그 조항을 지킵니다.

합의금 액수는 어떻게 정하나요?

법이 정한 기준이나 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정하는 몫입니다. 이 글에서는 금액이 아니라 무엇을 적어 두어야 하는지만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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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서 마스터비즈폼 합의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7년 0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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