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서 내용을 고칠 때
합의서 마스터·7분·
합의서를 고칠 때는 양쪽 문서를 함께 펴서 같은 자리를 고치고, 고쳤다는 사실을 두 부 모두에 남겨야 합니다. 두 부가 서로 다른 상태가 되면 어느 쪽이 합의한 내용인지부터 다투게 되어, 고친 내용 자체보다 고친 방식이 문제가 됩니다.
민법에 합의서의 서식이 없으므로 간인이나 정정인을 요구하는 조항도 없음 · 몇 부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정한 조항도 없어 각자 한 부씩 갖는 것은 관행임
지급일 옆의 숫자만 지우고 그 자리에 새 날짜를 덧써 둔다.
제3조의 지급일을 2027년 4월 30일에서 2027년 5월 31일로 고친다. 고친 날 2027년 3월 1일. 갑과 을이 그 자리에 각각 서명한다.
이쪽이 가진 한 부만 고쳐 두고 상대가 가진 부는 그대로 둔다.
두 부를 함께 펴서 같은 자리를 같은 내용으로 고치고, 각 부의 그 자리에 양쪽이 모두 확인 표시를 남긴다.
고친 자리를 알아볼 수 없게 깨끗이 지워 새로 적는다.
고치기 전 문장을 읽을 수 있게 남긴 채 그 옆에 고친 내용을 적고, 누가 언제 고쳤는지를 함께 적는다.
두 부가 서로 달라지는 순간 문제가 시작됩니다
합의서가 다른 문서와 갈리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같은 문서가 두 곳에 있습니다.
합의서는 양쪽이 한 부씩 나눠 갖는 것이 보통입니다. 몇 부를 만들라고 정한 조항은 없지만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서로 물러선 내용을 담은 문서이므로 양쪽 다 손에 쥐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치는 일이 다른 문서보다 까다롭습니다. 한쪽에서 문서를 고치면 그 문서만 달라지고 상대의 문서는 그대로 남습니다. 그 순간부터 같은 합의를 담았다는 두 문서가 서로 다른 말을 하게 됩니다.
달라진 뒤에 남는 물음은 어느 쪽이 맞느냐입니다. 그런데 이 물음에 답할 근거가 문서 안에 없습니다. 고친 쪽은 상대가 동의했다고 하고 고치지 않은 쪽은 그런 적 없다고 하면, 문서만 놓고는 가릴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 고치는 방법은 한 방향으로 모입니다. 양쪽이 함께 고치고 함께 확인 표시를 남기는 것입니다. 이 편의 나머지는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서명하기 전과 서명한 뒤는 다른 일입니다
서명 전에는 문안을 다듬는 일이고 서명 뒤에는 합의한 내용을 바꾸는 일입니다.
같은 고치기라도 어느 시점이냐에 따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직 서명하지 않았다면 문서는 초안이고, 초안을 고치는 데는 서로 이야기해 문장을 다듬는 일만 있습니다.
서명한 뒤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미 정해진 내용을 바꾸는 일이 되므로, 처음 합의할 때와 마찬가지로 양쪽의 뜻이 필요합니다. 한쪽이 자기 판단으로 손댈 수 있는 문서가 아닙니다.
서명 직전이 특히 자주 문제가 되는 자리입니다. 상대가 이미 서명한 문서를 받아 두고 이쪽에서 한 줄을 고쳐 서명하는 경우인데, 상대가 서명한 문서와 이쪽이 서명한 문서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아래 표는 시점별로 무엇을 하는 일인지와 그때 챙길 것을 늘어놓은 것입니다. 표의 세 번째 줄과 네 번째 줄이 실제로 자주 걸리는 자리입니다.
| 언제 고치는가 | 무엇을 하는 일인가 | 그때 챙겨야 하는 것 |
|---|---|---|
| 아무도 서명하지 않았을 때 | 초안의 문장을 다듬는 일 | 최종본이 어느 것인지 서로 맞춰 둔다 |
| 한쪽만 서명했을 때 | 상대가 본 것과 다른 문서를 만드는 일 | 고친 내용을 알리고 다시 확인을 받는다 |
| 양쪽이 서명한 뒤 | 정해진 내용을 바꾸는 일 | 양쪽이 함께 고치고 두 부에 모두 남긴다 |
| 한쪽 문서만 손에 있을 때 | 두 부가 달라지는 일 | 상대의 문서를 함께 놓고 고친다 |
| 여러 곳을 고쳐야 할 때 | 문서를 새로 만드는 편이 나은 일 | 다시 만들고 앞 문서를 어떻게 할지 정한다 |
두 번째 줄은 문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흔히 생깁니다. 상대가 서명해 보내온 문서를 이쪽에서 손보고 서명해 돌려주면, 상대는 자기가 본 적 없는 내용에 서명한 셈이 됩니다.
이 경우에는 고친 사실을 알리고 상대의 확인을 다시 받아야 합니다. 알리지 않고 넘어가면 나중에 그 한 줄이 이 합의서 전체를 흔드는 자리가 됩니다.
함께 고쳤다는 것을 어떻게 남기나
법이 정한 방식이 없으므로 목적을 보고 방법을 고르면 됩니다.
고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간인을 찍어야 한다거나 정정인을 눌러야 한다는 것도 법이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에서 굳어진 방식입니다.
그러니 방식을 외우기보다 무엇을 남기려는 것인지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남겨야 하는 것은 셋입니다. 어디를 고쳤는지, 무엇에서 무엇으로 고쳤는지, 그리고 양쪽이 그것에 동의했는지입니다.
이 셋이 남는다면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문서 여백에 고친 내용을 적고 양쪽이 서명하는 방식이 흔하고, 고친 내용만 따로 적은 문서를 한 장 붙여 두는 방식도 있습니다.
아래 순서는 서명한 뒤에 내용을 고치기로 했을 때 밟는 흐름입니다. 두 부를 함께 다루는 것이 이 순서의 전부라고 보셔도 됩니다.
- 무엇을 어떻게 고칠지 먼저 이야기한다문서에 손을 대기 전에 바뀌는 내용에 양쪽이 동의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이 단계가 없으면 뒤의 표시는 형식만 남습니다.
- 두 부를 같은 자리에 놓는다각자 가진 문서를 함께 펴야 같은 자리를 같은 내용으로 고칠 수 있습니다. 한 부만 놓고 시작하면 나머지 한 부는 그대로 남습니다.
- 고치기 전 문장을 읽을 수 있게 남긴다지워 없애기보다 줄을 긋고 옆에 새 내용을 적는 방식이 낫습니다. 무엇에서 무엇으로 바뀌었는지가 문서 안에 남습니다.
- 고친 자리마다 양쪽이 표시한다누가 동의했는지가 그 자리에서 읽히도록 양쪽이 각각 표시합니다. 도장이든 서명이든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 고친 날짜를 적는다언제 바뀐 것인지가 없으면 나중에 순서를 가릴 수 없습니다. 두 부 모두에 같은 날짜가 남아야 합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 깨끗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런데 흔적을 지우는 것은 문서를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근거를 없애는 일입니다.
고치기 전 내용이 남아 있어야 나중에 어느 쪽이 원래 문장이었는지를 말할 수 있습니다. 지워 버리면 그 자리를 두고 서로 다른 기억을 들고 마주 앉게 됩니다.
고칠 곳이 여럿이면 새로 쓰는 편이 낫습니다
고친 자리가 늘어날수록 문서를 읽는 사람이 원래 내용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한두 군데를 고치는 것은 여백에 적는 방식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금액이 바뀌고 날짜가 바뀌고 조항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야 한다면, 고친 표시로 뒤덮인 문서가 남습니다.
그런 문서는 읽기 어려운 것을 넘어 위험합니다. 어느 표시가 어느 표시보다 나중인지 가리기 어려워지고, 고친 자리들끼리 서로 어긋나는 일도 생깁니다.
그래서 손댈 곳이 많으면 새로 만드는 쪽이 낫습니다. 이때 앞 문서를 어떻게 할지를 함께 정해 두어야 합니다. 새 문서 안에 앞 문서를 대신한다는 뜻을 적어 두고, 앞 문서는 폐기하든 보관하든 서로 정한 대로 처리하면 됩니다.
새로 만들기로 했다면 몇 부를 만들어 누가 가질지도 다시 정해야 합니다. 앞 문서가 두 곳에 있었다면 새 문서도 두 곳에 같은 상태로 있어야 합니다.
표시가 없다고 문서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고친 자리를 두고 다툼이 생겼을 때 그것을 설명할 근거가 문서 안에 없는 상태가 됩니다.
직접 만나야 한다고 정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두 부가 같은 상태가 되어야 하므로, 어떤 방법으로 하든 양쪽 문서에 같은 표시가 남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때는 어느 문서의 어느 조항을 고치는 것인지를 그 장에 적어 두고, 그 장도 두 부를 만들어 각자 갖는 편이 낫습니다.
고치는 일과 되돌리는 일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문안을 손보는 것과 합의 자체를 없던 것으로 하는 것은 같은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내용을 고치는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합의를 되돌릴 수 있느냐는 물음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둘은 다른 길입니다.
고치는 것은 양쪽이 새 내용에 동의해 문서를 바꾸는 일입니다. 합의는 그대로 살아 있고 그 안의 조건이 달라질 뿐입니다. 되돌리는 것은 합의 자체를 없던 것으로 만드는 일이어서 요건도 결과도 다릅니다.
되돌리는 쪽은 이 클러스터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어떤 경우에 그것이 가능한지는 합의서를 취소할 수 있는 경우를 다룬 편에 정리해 두었으니, 그 물음이라면 그쪽을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한 가지만 덧붙입니다. 상대의 동의 없이 한쪽이 문서를 고치는 것은 여기서 다룬 고치기가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무엇이 다투어지는지는 위조와 변조를 다룬 편에 있습니다.
고친 뒤에 두 부를 나란히 놓고 확인
첫 번째 항목이 가장 자주 걸립니다. 그 자리에 상대의 문서가 없어 이쪽 것만 고쳐 두고 나중에 맞추기로 하는 경우인데, 그 나중이 오지 않는 일이 흔합니다.
고치는 일 자체는 어려운 작업이 아닙니다. 어려운 것은 두 부를 같은 상태로 유지하는 일이고, 이 편이 내내 이야기한 것도 그 한 가지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합의서를 고치려면 간인이나 정정인이 필요한가요?
법이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 쓰는 방식일 뿐이고, 어디를 무엇에서 무엇으로 고쳤는지와 양쪽이 동의했는지가 남으면 됩니다.
고칠 때 상대의 문서도 같이 고쳐야 하나요?
그래야 합니다. 두 부가 다른 상태로 남으면 어느 쪽이 합의한 내용인지부터 다투게 됩니다.
서명 전에 한 줄 고쳐도 다시 서명받아야 하나요?
상대가 이미 서명한 문서라면 고친 사실을 알리고 다시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아무도 서명하지 않은 초안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고친 곳이 많으면 어떻게 하나요?
새로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이때 앞 문서를 대신한다는 뜻을 새 문서에 적어 두고, 앞 문서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함께 정하십시오.
고친 합의서는 효력이 약해지나요?
고쳤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고쳤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떻게 고쳤는지가 문서에 남아 있지 않은 경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