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합의서가 처벌에 미치는 영향

합의서 마스터·10분·

처벌 자체가 막히는 것은 두 갈래의 죄에서뿐입니다.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에서는 피해자의 의사가 소추의 요건이지만 그 밖의 죄에서는 요건이 아닙니다. 그런 사건에서 합의는 형을 정하는 자리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은 고소를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게 정하고 제3항이 처벌불원에 이를 준용합니다 · 친고죄의 고소기간은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로 제230조에 따로 있습니다

  • 친고죄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죄
  • 반의사불벌죄처벌을 원하지 않는 뜻이 소추를 막는 죄
  • 그 밖의 죄피해자의 의사가 소추 요건이 아닌 죄
합의로 처벌이 막히는 것은 위 두 칸까지입니다. 아래 칸에서는 형을 정하는 자리에만 닿습니다.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말이 갈리는 자리

같은 문장이 어떤 사건에서는 맞고 어떤 사건에서는 틀립니다.

형사 사건에서 합의를 서두르는 이유는 대개 하나입니다. 합의만 되면 처벌을 면한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어느 죄를 두고 하는 말인지를 빼면 절반은 사실과 다릅니다.

갈림을 만드는 것은 합의의 내용이 아니라 죄의 성질입니다. 우리 법은 어떤 죄에 대해서만 피해자의 의사를 공소 제기의 조건으로 삼아 두었습니다. 그 조건이 걸려 있는 죄에서는 피해자가 뜻을 바꾸면 소추의 문이 닫히고, 걸려 있지 않은 죄에서는 피해자가 무엇을 하든 공소 제기 자체는 막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형사 합의서를 앞에 두고 처음 확인할 것은 문구가 아니라 사건의 죄명입니다. 죄명이 어느 갈래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그 문서가 하는 일이 통째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는 그 세 갈래를 나란히 놓은 것입니다. 오른쪽 칸만 보면 왜 같은 조언이 사람마다 다르게 들리는지가 보입니다.

죄의 갈래피해자의 의사가 갖는 힘합의가 닿는 곳
친고죄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소를 취소하면 소추의 요건이 사라진다
반의사불벌죄처벌을 원하지 않는 뜻을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다+처벌불원 의사표시로 소추의 요건이 사라진다
그 밖의 죄!소추의 요건이 아니다!처벌은 막지 못하고 형을 정하는 자리에만 닿는다

첫째 줄과 둘째 줄의 차이도 짚어 둘 만합니다. 친고죄는 고소가 없으면 애초에 재판으로 가지 못하고, 반의사불벌죄는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그때 막힙니다. 출발선이 다릅니다.

대표적인 것만 들면 폭행과 협박, 과실치상, 명예훼손이 둘째 줄에 놓이고 모욕과 사자명예훼손이 첫째 줄에 놓입니다. 다만 이것은 목록의 전부가 아니고, 죄명이 조금만 달라져도 갈래가 바뀝니다.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실제로 하는 일

합의금을 건넸다는 사실이 아니라 표시된 의사가 절차를 움직입니다.

앞 표의 둘째 줄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의 의사표시입니다. 이것을 줄여 처벌불원이라고 부릅니다. 돈이 오갔는지, 얼마가 오갔는지가 그 자리에서 직접 묻는 것은 아닙니다. 묻는 것은 피해자가 그런 뜻을 표시했는가입니다.

표시된 뜻이 절차의 어느 단계에서 닿느냐에 따라 결과의 이름이 달라집니다. 아직 기소되기 전이라면 수사기관이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을 끝냅니다. 이미 기소되어 재판이 열려 있다면 법원이 그 사건의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게 됩니다. 형사소송법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표시된 사건을 공소기각 판결의 사유로 정해 둔 데 따른 것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두 결과 모두 유죄냐 무죄냐를 가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사건을 심판할 조건이 없어졌으므로 절차를 여기서 닫는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같은 문서를 받고도 사건마다 도착하는 곳이 다릅니다.

세 번째 갈래에서는 이 장치가 아예 작동하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의사가 소추의 요건이 아니어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아무리 분명하게 적어도 절차를 닫는 힘이 생기지 않습니다.

  • 공소권없음기소되기 전에 닿으면
  • 공소기각 판결기소된 뒤에 닿으면
  • 형을 정하는 자료그 밖의 죄에서는
왼쪽 두 칸은 <b>절차가 닫히는</b> 자리이고 오른쪽 한 칸은 <b>절차가 계속되는</b>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형사 합의서에서 가장 값이 나가는 문장은 금액을 적은 줄이 아니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적은 줄입니다. 이 점은 마지막 절에서 문구의 문제로 다시 다룹니다.

시한이 지나면 같은 문서가 힘을 잃습니다

고소를 취소할 수 있는 때가 조문에 못 박혀 있습니다.

합의가 늦어지는 사이에 사건은 계속 앞으로 나갑니다. 그래서 형사 합의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무너지는 것이 시한입니다. 조문은 그 끝을 한 줄로 정해 두었습니다.

제1항이 정한 것은 고소의 취소이고, 여기에 같은 조 제3항이 이어집니다.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 곧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시하거나 처벌을 바라던 뜻을 거두는 경우에도 앞의 두 항을 준용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처벌불원의 시한도 같은 지점에 놓입니다.

그 지점을 넘긴 뒤에 이루어진 합의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소추의 요건을 없애는 힘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고, 형을 정하는 자리에서 참작되는 사정으로 성격이 바뀝니다. 항소심에 이르러 처음 합의가 된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제232조(고소의 취소) ① 고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②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제2항

제2항도 그냥 지나칠 조항이 아닙니다. 한번 취소하면 같은 사건으로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3항의 준용에 따라 처벌불원 의사표시에도 같은 취급이 따릅니다. 표시한 뒤에 마음이 바뀌어도 되돌릴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대목이 민사 쪽 합의와 결정적으로 갈리는 자리입니다. 민사에서는 합의로 권리가 정리되더라도 그 계약을 두고 다툴 여지가 좁게나마 남아 있습니다. 형사에서는 다툴 대상이 계약이 아니라 이미 표시해 버린 의사여서, 표시가 절차에 닿은 뒤에는 거두어들일 문이 없습니다.

친고죄에는 시한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고소할 수 있는 기간과 취소할 수 있는 기간은 다른 시계입니다.

앞 절의 시한과 자주 뒤섞이는 것이 고소기간입니다. 둘은 재는 대상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이미 시작된 절차를 언제까지 물릴 수 있느냐를 정하고, 이것은 절차를 언제까지 시작할 수 있느냐를 정합니다.

조문은 친고죄에만 기간을 붙여 두었습니다. 기산점이 범행이 있던 날이 아니라 범인을 알게 된 날이라는 점, 그리고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었으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다시 센다는 점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합의의 자리에서 이 조문이 문제 되는 장면은 이렇습니다. 아직 고소가 되지 않은 친고죄 사건에서 피해자 쪽이 기간을 흘려보내면, 합의를 하고 말고를 떠나 고소 자체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가해자 쪽이 그 기간이 지나기만 기다리며 합의를 미루는 일도 벌어집니다.

다만 친고죄에 들어가는 죄가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성범죄에 붙어 있던 친고죄 조항은 2013년에 폐지되었습니다. 지금 친고죄를 전제로 짜인 오래된 조언을 그대로 옮기면 어긋나기 쉽습니다.

무엇의 기한인가언제까지인가어느 갈래에 걸리는가
고소를 할 수 있는 기간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친고죄
!고소를 취소할 수 있는 기간제1심 판결선고 전친고죄
!처벌불원의 뜻을 표시할 수 있는 기간제1심 판결선고 전반의사불벌죄

제230조(고소기간) ① 친고죄에 대하여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면 고소하지 못한다. 단, 고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기산한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표의 첫 줄만 성격이 다릅니다. 나머지 두 줄은 재판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고, 첫 줄은 피해자가 언제 알았는지를 봅니다. 상담 자리에서 이 셋이 뒤섞이면 남은 시간이 실제보다 길게도 짧게도 계산됩니다.

그래서 형사 합의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하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지금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느냐입니다.

세 번째 갈래에서 합의가 닿는 자리

처벌을 면하게 하지는 못해도 형을 정하는 자리에는 들어갑니다.

소추의 요건이 걸려 있지 않은 죄라면 합의가 헛일이냐고 물으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닿는 자리가 다릅니다. 절차를 닫는 힘이 아니라 형을 정할 때 고려되는 사정으로 들어갑니다.

양형기준은 합의와 관련된 요소들을 따로 정리해 두고 있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피해를 회복하려는 진지한 노력,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된 사정 같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 요소들을 어느 사건에서나 똑같이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그 사건이 무엇을 지키려는 죄인지, 곧 보호법익이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나누어 두었습니다.

개인의 법익을 지키려는 죄에서는 처벌불원이 감경 쪽으로 무겁게 반영됩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밝힌 것이 형을 정하는 데 뜻을 갖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국가나 사회 전체의 법익을 지키려는 죄에서는 합의와 관련된 요소를 감경 인자로 반영하지 않습니다. 누구와 합의해도 그 죄가 지키려던 것이 회복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그 의사표시가 진실한 것인지도 살펴집니다. 피해자의 나이나 이해의 정도에 비추어 정말 그런 뜻으로 표시한 것인지를 신중히 판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 죄가 지키려는 것합의가 형을 정하는 자리에서 갖는 힘
개인의 법익+처벌불원이 감경 쪽 인자로 반영된다
국가나 사회 전체의 법익!합의와 관련된 요소를 감경 인자로 반영하지 않는다

아래 줄이 이 절에서 가장 실무적인 문장입니다. 합의해도 소용이 없는 영역이 실제로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상대가 사람이 아니라 제도라면 합의서를 준비하는 일보다 먼저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형이 얼마나 가벼워지는지를 숫자로 적지 않는 것은 그것이 사건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반영되는가 아닌가까지입니다.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는 같은 문서가 아닙니다

원만히 해결되었다는 문장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없습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가 문서로 내려오면 한 가지 문제로 좁혀집니다. 그 종이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 분명히 드러나 있느냐입니다.

합의서는 피해에 관하여 어떤 조건으로 정리하기로 했는지를 적은 문서이고, 처벌불원서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적은 서면입니다. 두 가지를 한 장에 함께 적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문서의 제목이 아니라 그 뜻이 읽히느냐입니다.

실제로 자주 걸리는 것이 완곡한 표현입니다. 원만히 해결되었다거나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문장은 민사 쪽 정리를 뜻하는 것으로도 읽힙니다.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아래 항목은 그런 자리를 짚어 두기 위한 것입니다.

덧붙이면 이 글은 고소를 취소하거나 서면을 어디에 어떻게 내는지를 안내하지 않습니다. 절차는 사건이 놓인 단계에 따라 달라지고, 여기서 다루는 것은 그 문서가 무엇을 하는 문서인가까지입니다.

형사 합의서를 넘기기 전에 볼 것

셋째 줄과 넷째 줄이 한 쌍입니다. 앞 줄이 채워져 있어도 뒤 줄에서 걸리면 다투어질 여지가 남습니다.

마지막 줄을 특히 무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형사 쪽에서 되돌릴 수 없는 것은 문서가 아니라 그 문서에 담아 표시해 버린 의사입니다.

죄명이 조금 달라질 때 갈래가 어떻게 바뀌는지는 사건 유형별로 갈라 보는 편이 빠릅니다. 폭행 사건 형사 합의서에서 그 갈림을 따로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형사 합의를 하면 처벌을 받지 않나요?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에서는 소추의 요건이 사라져 절차가 닫힙니다. 그 밖의 죄에서는 처벌이 막히지 않고 형을 정하는 자리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합의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이 고소의 취소를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로 정하고 제3항이 처벌불원에 이를 준용합니다. 그 뒤의 합의는 소추의 요건을 없애지 못합니다.

고소기간 6개월과 무엇이 다른가요?

6개월은 친고죄에서 고소를 할 수 있는 기간이고 기산점은 범인을 알게 된 날입니다. 절차를 시작할 수 있는 기간이어서 이미 시작된 절차를 물리는 시한과 재는 대상이 다릅니다.

처벌불원 의사를 나중에 거둘 수 있나요?

거두지 못합니다. 고소를 취소한 자는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처벌불원에도 준용되기 때문입니다. 서명 전에 결정이 끝나 있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합의서에 원만히 해결되었다고만 적어도 되나요?

권하기 어렵습니다. 그 표현은 민사상의 정리를 뜻하는 것으로도 읽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합의해도 형이 가벼워지지 않는 사건이 있나요?

있습니다. 국가나 사회 전체의 법익을 지키려는 죄에서는 합의와 관련된 요소를 감경 인자로 반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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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서 마스터비즈폼 합의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7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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