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서 당사자 표시와 서명·날인
합의서 마스터·9분·
서명도 날인도 합의서의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화해계약은 약정만으로 효력이 생기므로 말로 한 합의도 계약이 됩니다. 그래도 이름과 서명을 적는 까닭은 요건이어서가 아니라, 나중에 그 약속을 한 사람이 누구였는지가 바로 그 자리에서 다투어지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731조는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만 정하고 서면도 서명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 인감도장·인감증명서·간인을 요구하는 조항 역시 없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357조·제358조는 본인이나 대리인의 서명 또는 날인이 있으면 문서가 진정하게 성립한 것으로 추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얼굴 남지 않음
주고받은 말 남지 않음
서명 필체가 남음
날인 인영이 남음
서명하라고 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화해계약은 서면도 서명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민법이 화해를 다룬 세 조문 어디에도 문서를 만들라거나 이름을 적으라는 문언이 없습니다. 제731조는 상호 양보하여 분쟁을 끝내기로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정했을 뿐입니다. 약정이 있으면 계약이 되니, 마주 앉아 말로 정리한 것도 그 자체로 화해계약입니다.
그러니 도장을 못 구해서 합의를 못 한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자필로 이름을 적어도 되고, 인주가 없으면 지장도 같은 자리에 놓입니다. 막도장이냐 인감이냐를 따지는 것도 이 계약이 묻는 물음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실무의 감각은 정반대입니다. 인감이라야 한다거나 인감증명서를 붙여야 한다는 안내가 널리 퍼져 있습니다. 부동산 등기나 관공서 제출처럼 그것을 요구하는 다른 절차의 관행이 사람 사이의 합의 문서로 건너온 결과입니다. 요구하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그 제출처의 기준이지 합의서 자체의 요건이 아닙니다.
여기까지가 조문이 말해 주는 전부입니다. 그렇다면 남는 물음은 하나입니다. 요건이 아닌데 왜 모두가 그 자리를 채우려 하는가입니다.
요건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적는가
합의한 자리에서는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합의를 하던 자리로 돌아가 보면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두 사람 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 무엇을 접기로 했는지도 압니다. 증명이 필요 없는 자리입니다. 종이가 필요해지는 시점은 늘 그 자리를 떠난 뒤입니다.
몇 해 뒤에 남는 것은 종이 한 장뿐입니다. 얼굴도 주고받은 말도 남지 않습니다. 그때 상대가 나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 그 종이가 그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것부터 보여 주어야 합니다. 이름과 서명 자리는 바로 그 물음을 위해 있습니다.
소송에서는 이것을 문서의 진정성립이라고 부릅니다. 본인이나 대리인의 서명 또는 날인이 있으면 그 문서가 진정하게 성립한 것으로 추정하도록 민사소송법이 정해 두었습니다. 추정이 붙으면 그 종이를 물리치려는 쪽이 사정을 내놓아야 하므로, 다툼의 짐이 옮겨 갑니다.
그래서 방식을 고르는 기준도 요건이 아니라 난이도입니다. 자필 서명은 필체가 남고 도장은 인영이 남는데, 아무 데서나 새길 수 있는 막도장은 그 다툼에서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무엇을 고르든 계약은 그대로 성립하고, 고르는 방식에 따라 나중에 다툴 여지의 크기만 달라집니다.
- 없음서명을 요구하는 조항
- 없음인감도장을 요구하는 조항
- 없음인감증명서·간인을 요구하는 조항
- 진정성립의 추정서명 자리가 실제로 하는 일
합의서가 각서와 갈리는 자리 — 양쪽이 서명합니다
한쪽 서명만 있는 문서는 화해인지부터 다투어집니다.
여기부터가 다른 문서와 갈라지는 지점입니다. 한쪽이 다짐을 적어 건네는 문서라면 적은 사람의 이름만 있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합의서는 서로 접었다는 사실 위에 서 있는 문서입니다.
화해가 되려면 상호 양보가 있어야 하는데, 한쪽 서명만 남아 있으면 그 요건이 문면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상대가 화해계약이 아니었다고 다투는 길이 열리고, 화해의 특칙이 붙지 않으면 이 종이에 기대했던 효과도 함께 흔들립니다. 요건 자체는 화해계약을 정면으로 다룬 글에서 폈습니다.
그러므로 서명 자리는 두 벌로 두어야 합니다. 한쪽이 먼저 서명해 보내고 상대가 나중에 채우는 방식이라도, 최종본에는 두 사람의 자리가 다 채워져 있어야 합니다. 한쪽 자리가 비어 있는 채로 보관된 문서를 실제로 자주 봅니다.
당사자가 셋 이상인 합의라면 서명 자리도 그만큼 필요합니다. 관련된 사람 가운데 하나가 빠져 있으면 그 사람에게는 이 합의를 들이댈 수 없고, 빠진 사람이 나중에 같은 건으로 다시 다투는 길도 남습니다.
보내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상대가 채우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흐르면 한쪽 서명만 있는 종이가 남으므로, 채워진 최종본을 돌려받는 데까지가 한 묶음이라고 보는 편이 낫습니다.
됩니다. 조문은 방식을 하나로 못박지 않았고, 서명과 날인과 무인을 나란히 놓았습니다. 무엇을 고르든 요건은 채워집니다.
둘 중 하나로도 추정은 붙습니다. 둘 다 있으면 그 자리를 부인하기가 그만큼 더 어려워질 뿐이고, 하나만 있다고 해서 문서가 약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를 어떻게 표시하는가
이름 하나로는 사람을 가려낼 수 없습니다.
서명 자리 이야기가 끝나면 그 위에 적을 표시가 남습니다. 이름만 적힌 합의서가 의외로 많은데, 동명이인이 끼면 상대를 가려내는 데서부터 막힙니다. 태어난 날이나 사는 곳처럼 그 사람만 가리키는 값이 이름 옆에 하나쯤 더 놓여 있어야 합니다.
표시가 흔들리는 자리는 대체로 셋입니다. 개인인지 법인인지, 법인이라면 누가 그 이름으로 서명한 것인지, 그리고 앞에 앉은 사람이 본인인지 대리인인지입니다. 이 셋이 문면에서 읽히지 않으면 나중에 누구를 상대로 이 종이를 들이대야 하는지가 불분명해집니다.
대리인이 서명하는 경우가 특히 그렇습니다. 화해는 접은 권리를 소멸시키는 계약이므로 단순히 이야기를 나눌 권한과 그 권리를 처분할 권한은 층이 다릅니다. 이 갈래는 대리인이 합의할 때를 따로 다룬 글의 몫이니 여기서는 표시의 문제까지만 짚습니다.
아래 표는 세 갈래에서 각각 무엇이 적혀 있어야 하는지를 늘어놓은 것입니다. 오른쪽 열이 비었을 때 실제로 걸리는 자리입니다.
| 누가 서명하는가 | 표시에 들어가야 할 값 | 빠졌을 때 걸리는 곳 |
|---|---|---|
| 개인 본인 | 이름과 구별되는 값, 연락이 닿을 값 | 동명이인이 있으면 상대를 특정하지 못합니다 |
| 법인의 대표 | 법인의 이름과 대표자의 지위·이름 | 개인이 한 약속인지 회사가 한 약속인지 갈립니다 |
| 대리인 | 본인이 누구인지와 대리한다는 표시 | 본인에게 효력이 미치는지부터 다투어집니다 |
| 당사자가 셋 이상 | 관련된 사람 모두의 자리 | 빠진 사람은 같은 건으로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
| 미성년자가 얽힌 경우 | 누가 어떤 자격으로 서명했는지 | 자격이 적혀 있으면 뒤에 확인할 지점이 분명해집니다 |
마지막 줄은 표시만으로 정리되지 않는 자리입니다. 나이가 얽힌 합의는 취소와 반환까지 따라오는 물음이 있어 미성년자가 얽힌 합의를 따로 다룬 글에서 폈습니다. 여기서는 누가 어떤 자격으로 서명했는지를 종이에 남겨 두라는 데까지입니다.
표시를 채우는 일은 품이 들지 않습니다. 대신 비워 두면 나중에 되돌릴 수 없습니다. 서명을 받고 헤어진 뒤에 상대의 생년월일을 다시 묻는 일은 대체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감과 간인을 두고 흔히 오해하는 것
둘 다 요구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인감을 찍고 인감증명서를 붙여야 한다는 말은 이 문서에 관한 한 근거가 없습니다. 붙이지 않았다고 해서 합의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인감은 증명서로 대조가 되니 내 도장이 아니라는 주장을 막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할 뿐입니다.
장이 여러 쪽일 때 걸쳐 찍는 간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요구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여러 장이 한 묶음이라는 것을 뒤에 보여 주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의무와 도움은 다른 층위이므로 갈라 두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정리하면 이 편의 결론은 하나로 줄어듭니다. 요구되는 것은 없고, 채워 두면 다툴 거리가 줄어드는 자리만 있습니다.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디가 나중에 물어뜯기는가로 보면 무엇을 채울지가 저절로 정해집니다.
그 자리들이 처음부터 나뉘어 있는 서식으로 시작하면 빠뜨릴 일이 적습니다.
서명 자리를 덮기 전에 훑어보는 줄
비즈폼에는 양쪽의 서명 자리가 처음부터 두 벌로 나뉘어 있고, 개인과 법인과 대리인의 표시 칸이 따로 놓인 합의서 양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한쪽 자리만 있는 서식을 고치면서 쓰는 것보다 처음부터 나뉜 것을 쓰는 편이 빠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합의서에 인감도장을 찍어야 하나요?
인감을 요구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막도장이든 서명이든 지장이든 상관없습니다. 인감은 증명서로 대조가 되어 내 도장이 아니라는 주장을 막기 쉬울 뿐입니다.
도장 없이 서명만 해도 되나요?
됩니다. 화해계약은 서명조차 요구하지 않으므로 서명만 있어도 계약은 그대로 성립합니다. 서명이 있으면 문서가 진정하게 성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효과도 함께 붙습니다.
한쪽만 서명한 합의서도 효력이 있나요?
효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서로 접었다는 사정이 문면에 드러나지 않아 화해계약으로 다루어질지부터 물음이 생깁니다.
인감증명서를 첨부해야 하나요?
붙이라는 조항이 없습니다. 제출처가 따로 요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당사자 사이의 합의서에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여러 장일 때 간인을 찍어야 하나요?
요구하는 조항이 없습니다. 다만 여러 장이 한 묶음이라는 것을 뒤에 보여 주는 데는 쓸모가 있습니다.
회사 이름으로 합의할 때는 무엇을 적나요?
법인의 이름과 함께 서명한 사람의 지위와 이름을 적습니다. 개인 이름만 남으면 회사가 한 약속인지 개인이 한 약속인지가 갈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