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로 받은 약속도 각서가 되나
각서 마스터·8분·
매체가 문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대화에 무엇이 특정되어 있는지가 갈립니다. 약속 자체는 말로도 성립하므로 대화창에 남은 말도 약속의 흔적이고, 문서를 따로 만드는 이유는 그 내용을 나중에 보여 주기 위해서입니다.
약속을 서면으로 작성하라고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효력을 부인하지 못한다는 원칙은 전자문서를 다룬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약속을 종이에 적으라고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말로 한 약속도 그 자체로 성립하고, 문서는 그것을 보여 주려고 만드는 것입니다.
문서를 만들어야 약속이 생긴다고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순서가 반대입니다. 약속은 두 사람의 뜻이 맞는 순간에 이미 서고, 문서는 그 사실을 나중에 꺼내 보이기 위한 물건입니다.
그래서 어느 조항을 찾아봐도 약속을 서면으로 남기라는 요구는 나오지 않습니다. 방식을 정해 두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 주제의 출발점이고, 손으로 쓰든 인쇄하든 차이가 없다는 결론도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다만 방식을 정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툼이 붙으면 결국 무엇을 약속했는지를 보여야 하고, 보여 줄 것이 기억밖에 없으면 두 사람의 기억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만 확인하게 됩니다.
문서를 만드는 실익이 여기 있습니다. 뜻이 맞았다는 사실보다 그 뜻의 테두리를 남기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을 잡아 두면, 대화창에 남은 말을 어떻게 볼지도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이 순서를 잡아 두면 메신저를 두고 되는지 안 되는지를 묻는 방식 자체가 어긋나 있다는 것이 보입니다.
대화도 뜻이 오간 기록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갈리는 자리는 다른 데 있습니다.
무엇에 대한 것인지 비어 있음
얼마를 비어 있음
언제까지 이번 달 안으로
상대가 받아들였는지 표시만
매체는 문턱이 아닙니다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효력을 부인하지 못한다는 원칙이 이미 서 있습니다.
대화가 화면 안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없는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을 부인하지 못한다는 원칙이 조문으로 박혀 있고, 그 조문의 문언과 서면으로 보는 요건은 전자문서를 정면으로 다룬 편에 옮겨 두었습니다.
그러니 카카오톡이냐 문자냐 사내 메신저냐를 따지는 일은 대체로 헛돕니다. 어느 것도 조문에 이름이 적혀 있지 않고, 적혀 있지 않다는 사실이 곧 배제를 뜻하지도 않습니다.
여기서 흔히 한 걸음이 더 나갑니다. 매체가 문턱이 아니라면 대화도 각서라는 결론입니다. 그 결론이 성급한 이유는 각서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이 종이가 아니라 그 안에 적힌 약속의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편은 대화가 각서가 된다거나 되지 않는다고 한 줄로 답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 대화를 문서 자리에 옮겨 놓았을 때 무엇이 남고 무엇이 비는지를 봅니다.
옮겨 놓고 보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문서라면 반드시 채워졌을 칸을 하나씩 대 보는 것입니다.
그 칸들은 어느 문서에서나 비슷합니다. 다음 절의 표가 그 목록입니다.
대화에서 실제로 비는 칸은 정해져 있습니다
누가·무엇을·얼마를·언제까지, 이 넷 가운데 하나가 비면 나머지가 있어도 흔들립니다.
대화는 앞뒤가 이어지는 흐름이라 읽는 사람에게는 뜻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그 흐름을 잘라 한 장면만 남기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문서는 원래 잘려 있는 물건이고, 잘려도 뜻이 서도록 만든 것입니다.
가장 자주 비는 칸은 대상입니다.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가 앞선 며칠의 대화에 흩어져 있어, 그 부분을 들어내면 남은 말은 어느 일에 붙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두 번째는 수량입니다. 대화에서는 숫자가 여러 번 오르내리고 그때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마지막에 나온 숫자가 합의된 것인지 제안에 그친 것인지가 문장만으로는 갈리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기한입니다. 이번 달 안으로나 곧 같은 말은 대화에서는 충분하지만 문서 자리에서는 아무것도 정하지 않은 것과 비슷하게 놓입니다. 지났는지 판단할 기준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 문서라면 서는 칸 | 대화에서 흔히 놓이는 모습 | 그래서 남는 물음 |
|---|---|---|
| 누가 약속했는가 | 이름 대신 대화명만 보입니다 | 그 사람이라는 것을 따로 이어야 합니다 |
| 무엇에 대한 약속인가 | 앞선 대화에 흩어져 있습니다 | 어디까지가 그 약속인지 갈립니다 |
| 얼마를 어떻게 하는가 | 숫자가 오르내리다 멈춥니다 | 마지막 숫자의 성격이 다투어집니다 |
| 언제까지 하는가 | 곧이나 이번 달 안으로 남습니다 | 지났는지 판단할 기준선이 없습니다 |
| 상대가 받아들였는가 | 읽음 표시가 대신합니다 | 동의가 문장으로 남으면 이 칸은 채워집니다 |
다섯째 줄만 성공 표시를 붙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칸은 대화에서도 채우기가 쉽습니다. 상대가 자기 말로 한 번 더 적어 주면 그것으로 남습니다.
나머지 넷은 대화의 성질상 자연스럽게 비는 칸입니다. 그래서 비었다는 사실 자체를 탓할 일이 아니라, 비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 무엇을 할지가 문제가 됩니다.
같은 대화라도 결과가 갈리는 자리
칸이 몇 개나 채워져 있느냐에 따라 그 대화가 서는 자리가 달라집니다.
칸을 하나도 못 채운 대화와 넷을 채운 대화를 같이 놓을 수는 없습니다. 앞의 것은 감정이 오간 기록에 가깝고, 뒤의 것은 사실상 문서가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유용한 질문은 이 대화가 각서인가가 아니라, 이 대화에 몇 개가 서 있는가입니다. 아래 목록은 그 확인용입니다.
확인해 보고 빈 칸이 남으면 방법은 둘입니다. 그 자리에서 되물어 대화 안에 채워 넣거나, 채운 내용을 따로 한 장으로 정리해 서명을 받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간 뜻을 옮겨 적는 일입니다.
이 대화에 무엇이 서 있는지 확인
목록을 보고 나면 대화를 그대로 두기보다 한 장으로 옮기고 싶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옮겨 적는 데 드는 시간이 되묻는 시간보다 짧기 때문입니다.
문장을 어떻게 다듬어 적을지는 내용을 특정해 쓰는 법을 다룬 편이 따로 맡고 있습니다.
되는지 안 되는지로 답하지 않는 이유
같은 매체에서 결과가 갈리므로 매체를 기준으로 답하면 반드시 틀립니다.
대화가 문서가 되느냐는 물음에 한 줄로 답하는 글을 자주 봅니다. 된다고 답하면 칸이 텅 빈 대화를 믿고 기다리게 되고, 안 된다고 답하면 이미 충분히 특정된 대화를 스스로 버리게 됩니다. 어느 쪽이든 손해가 납니다.
실제로 갈리는 것은 매체가 아니라 그 안의 내용이므로, 답도 내용을 보고 나서야 나옵니다. 이 편이 목록과 표를 앞세운 것은 그 확인을 스스로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대화를 어떻게 저장하고 되살릴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기기와 앱마다 사정이 달라 일반화할 수 없는 영역이고, 잘못 안내하면 오히려 원본을 건드리게 만듭니다.
할 수 있는 조언은 하나로 좁혀집니다. 지금 남아 있는 것을 그대로 두고, 비어 있는 칸은 새로 채워 두는 것입니다. 이미 오간 뜻을 다시 적는 일이라 상대가 거절할 이유도 대개 없습니다.
인정했다는 사실은 큰 재료입니다. 다만 무엇을 얼마나 인정했는지가 함께 적혀 있어야 그 재료가 쓰입니다.
남은 것이 없으면 보여 줄 것도 없습니다. 다투는 동안에는 원본을 그대로 두는 것이 우선입니다.
종이일 필요는 없습니다. 비어 있던 칸이 채워진 형태로 한 번 더 확인되면 매체는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정리하면 이 주제의 답은 매체가 아니라 칸에 있습니다. 칸이 서 있으면 대화창도 제 몫을 하고, 비어 있으면 종이에 인쇄해도 같은 자리에서 막힙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는 대화를 옮겨 적을 틀을 하나 정해 두는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카카오톡 대화도 각서가 되나요?
매체를 기준으로 답할 수 있는 물음이 아닙니다. 그 대화에 누가 무엇을 얼마를 언제까지 하기로 했는지가 서 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문자로 받은 약속은 효력이 없나요?
화면 안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부인하지 못하게 한 원칙이 조문에 박혀 있습니다. 걸리는 자리는 형식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이 특정되어 있느냐입니다.
대화를 캡처해 두면 되나요?
저장하고 되살리는 방법은 기기와 앱마다 달라 여기서 안내하지 않습니다. 남아 있는 것을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상대가 읽고 답을 안 했습니다.
읽음 표시는 받아들였다는 뜻과 다릅니다. 그렇게 하겠다는 답이 문장으로 남아 있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대화가 있는데도 따로 문서를 받아야 하나요?
칸이 다 서 있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비어 있는 칸이 있다면 그 칸만 채워도 상태가 크게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