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전 확인할 근로계약서 체크리스트
근로계약서 마스터·8분·
모두 읽으려 하지 말고 나중에 고치기 어려운 칸부터 보십시오. 숫자가 들어간 칸, 비어 있는 칸, 판단을 계약서 밖으로 미뤄 둔 칸 순서로 훑으면 짧은 시간에도 걸러야 할 것이 걸러집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 = 명시와 서면 교부 · 제50조 = 1주 40시간·1일 8시간 · 제54조 =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30분 이상, 8시간이면 1시간 이상의 휴게 · 일반 근로계약서에는 법정 서식이 없음
서명하는 자리에서는 시간이 없습니다
앞에 사람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다섯 장을 정독하기는 어렵습니다.
계약서를 받는 순간은 대개 첫 출근 날 아침이거나 채용이 확정된 직후입니다. 담당자가 기다리고 있고 다른 서류도 함께 놓여 있어, 한 장씩 넘겨 가며 읽기에는 분위기가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하는 일은 훑기입니다. 급여 숫자를 보고 출퇴근 시각을 확인하면 대충 맞다고 느끼고 서명합니다. 문제는 이 훑기가 늘 같은 자리만 본다는 데 있습니다.
나중에 문제가 되는 칸은 대개 그 자리 밖에 있습니다. 비어 있던 칸, 다른 문서로 미뤄 둔 칸, 아예 없는 항목이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은 시선이 머무르지 않아 훑기에서 빠집니다.
그러니 필요한 것은 더 오래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순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되돌리기 어려운 것부터 보면 삼사 분으로도 큰 것은 걸러집니다.
되돌리기 어려운 순서로 봅니다
서명한 뒤에 고치기 쉬운 것과 어려운 것이 다릅니다.
먼저 볼 것은 숫자가 들어간 칸입니다. 임금과 그 구성, 소정근로시간과 휴게, 휴일과 연차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칸들은 나중에 바꾸려면 조건을 다시 협의해야 하므로 서명 전에 확인하는 값어치가 가장 큽니다.
다음은 비어 있는 칸입니다. 비어 있다는 것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 상태로 서명하면 채워진 결과를 확인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지금 채워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가장 쉬운 시점입니다.
마지막은 판단을 계약서 밖으로 미뤄 둔 칸입니다. 회사가 정하는 바에 따른다거나 별도 통지에 따른다는 문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 규정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볼 수 있는지만 물어도 절반은 해결됩니다.
아래 표는 항목별로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를 이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왼쪽 항목을 짚어 가며 가운데 칸을 확인하면 됩니다.
| 항목 | 무엇을 보나 | 빠져 있으면 |
|---|---|---|
| 임금 | 총액이 아니라 항목과 금액이 나뉘어 있는지 | 나중에 무엇이 지급된 것인지 대조가 안 됨 |
| 소정근로시간과 휴게 | 시작과 종료 시각, 휴게시간이 적혀 있는지 | 연장근로의 기준점이 사라짐 |
| 휴일과 연차 | 법이 정한 기준보다 낮게 적혀 있지 않은지 | 그 부분은 법정 기준으로 채워짐 |
| 취업 장소와 담당 업무 | 지금 일할 곳과 맡을 일이 특정되어 있는지 | 업무가 바뀌었을 때 기준이 없음 |
| 계약 기간 | 시작일과 종료일, 이어 갈 때의 처리 | 만료 뒤의 상태가 정해지지 않음 |
| 교부 | 한 부를 받을 형태와 시점 | 서명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됨 |
둘째 줄에서 자주 걸립니다. 출퇴근 시각만 적혀 있고 휴게시간이 없는 계약서가 흔한데,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30분 이상, 8시간이면 1시간 이상의 휴게를 근로시간 도중에 주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하루 몇 시간을 일하기로 한 것인지는 이 칸이 있어야 확정됩니다.
여섯째 줄은 항목이라기보다 절차입니다. 그런데 이 줄을 빠뜨리면 앞의 다섯 줄을 아무리 잘 확인해도 나중에 그것을 증명하지 못합니다.
삼 분 안에 훑는 순서
한 번에 다 보려 하지 말고 세 번에 나눠 보십시오.
실제로 자리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은 세 번 훑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숫자만, 두 번째에는 빈칸만, 세 번째에는 다른 문서로 넘긴 문장만 봅니다. 같은 문서를 세 번 보지만 매번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나누면 시간도 짧아집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판단하려 하면 문장마다 멈추게 되는데, 찾는 것이 하나로 정해져 있으면 시선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훑기
넷째 줄과 다섯째 줄을 한 쌍으로 두었습니다. 빈칸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말해야 채워집니다.
그 자리에서 채우기 어렵다면 채워진 뒤에 사본을 달라고 요청해 두십시오. 요청한 사실이 남으면 나중에 다른 내용을 보게 되어도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표준 양식이니 볼 것이 없다는 오해
정부가 배포하는 서식과 법이 정한 서식은 다릅니다.
회사가 표준근로계약서를 쓴다고 말하면 확인할 것이 없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런데 일반 근로계약서에는 법이 정한 서식이 없습니다. 근로기준법과 그 시행령, 시행규칙 어디에도 별지 서식이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가 표준근로계약서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것은 정부가 제공하는 서식이지 법이 정한 서식이 아닙니다. 그래서 서식의 이름이 그 계약서의 적법성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기준이 되는 것은 서식의 출처가 아니라 내용입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가 알리도록 정한 항목이 다 들어 있고 그 가운데 서면으로 건네야 할 것이 건네졌는지가 실제 판단 기준입니다.
그리고 표준 서식을 받아 쓰더라도 칸을 채우는 것은 회사입니다. 양식이 잘 만들어져 있어도 빈칸으로 남은 자리는 그대로 빈칸이고, 조항을 덧붙였다면 그 조항은 표준 서식과 무관합니다.
서식의 이름이 내용을 보증하지 않습니다. 채워진 칸과 덧붙은 조항은 회사가 만든 것이므로 같은 순서로 확인해야 합니다.
숫자가 든 칸과 비어 있는 칸만 보아도 큰 것은 걸러집니다. 나머지는 사본을 받은 뒤에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하면 됩니다.
읽어 보고 서명하겠다는 요청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어렵다면 우선 서명하되 사본을 받아 그날 안에 확인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세 문답이 같은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확인은 서명 전에 끝나지 않아도 되고, 사본이 있으면 그 뒤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목록의 마지막 항목은 늘 사본입니다. 앞의 모든 확인이 사본 한 부에 기대어 이어집니다.
서명한 뒤에 이어서 할 것
확인은 서명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서명한 날 할 수 있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받은 문서를 조용한 자리에서 다시 읽고, 그 자리에서 확인하지 못한 칸을 표시해 두는 것입니다. 이때 발견한 것은 대개 며칠 안에 이야기하면 조정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이야기가 꺼내기 어려워집니다. 서명한 지 하루 이틀이면 확인하다 보니 궁금한 것이 있다는 말이 자연스럽지만, 몇 달 뒤에는 같은 말이 다른 뜻으로 읽힙니다.
- 받은 문서를 그날 안에 한 번 더 읽는다서명 자리에서 놓친 칸이 대부분 여기서 발견됩니다.
- 확인하지 못한 칸을 목록으로 적는다질문을 모아 한 번에 보내면 상대의 부담도 줄어듭니다.
- 밖으로 미뤄 둔 규정의 위치를 묻는다사내 규정의 이름과 열람 방법만 확인해도 그 조항이 특정됩니다.
- 회사 밖 저장소에 사본을 옮겨 둔다사내 계정 안에만 있는 파일은 관계가 끝나면 열리지 않습니다.
- 조건이 바뀌면 같은 순서로 다시 본다항목이 변경될 때에도 명시 의무가 다시 걸리므로 새 서면을 받아 같은 순서로 확인합니다.
둘째 단계를 목록으로 만들라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궁금한 것을 떠오를 때마다 하나씩 물으면 까다로운 사람으로 비치지만, 한 번에 정리해 보내면 꼼꼼한 사람으로 읽힙니다.
다섯째 단계는 이 편을 한 번 읽고 끝내지 않게 해 줍니다. 계약서는 채용할 때 한 번 쓰고 마는 문서가 아니라 조건이 달라질 때마다 다시 확인해야 하는 문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서명 전에 무엇부터 봐야 하나요?
숫자가 들어간 칸을 먼저 보고, 그다음 비어 있는 칸, 마지막으로 판단을 밖으로 미뤄 둔 문장을 보십시오. 나중에 고치기 어려운 순서입니다.
휴게시간이 안 적혀 있어도 되나요?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30분 이상, 8시간이면 1시간 이상의 휴게를 근로시간 도중에 주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적혀 있어야 하루 몇 시간을 일하기로 한 것인지가 확정됩니다.
빈칸이 있는 채로 서명해도 되나요?
채워진 결과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지금 채워 달라고 요청하고, 어렵다면 채워진 뒤의 사본을 달라고 미리 말해 두십시오.
표준근로계약서면 안심해도 되나요?
일반 근로계약서에는 법이 정한 서식이 없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배포하는 서식은 정부가 제공하는 것이지 법정 서식이 아니어서 내용은 같은 순서로 확인해야 합니다.
서명한 뒤에 이상한 부분을 발견하면 어떻게 하나요?
며칠 안에 이야기하면 대개 조정됩니다. 질문을 목록으로 만들어 기록이 남는 통로로 한 번에 보내는 편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