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계약 기간이 자동 연장된 줄 알았다면
근로계약서 마스터·8분·
만료일이 지나도록 아무 문서가 오가지 않았다면 연장된 것이 아니라 무엇이 정해졌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언제까지 일하기로 한 것인지, 조건이 종전과 같은지를 가려 줄 근거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 반복갱신 등의 경우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 제4조 제2항 = 2년을 초과해 사용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봄
만료일에는 아무도 알려 주지 않습니다
계약이 끝나는 날은 달력에만 있고 사무실에는 없습니다.
기간을 정해 두고 일을 시작하면 그 끝나는 날이 언젠가 옵니다. 그런데 그날이 되어도 대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평소처럼 출근하고 업무가 배정되며 다음 달 급여도 같은 날짜에 들어옵니다.
이 상태가 몇 주 이어지면 양쪽 모두 정리가 끝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회사는 별말이 없었으니 그대로 이어진다고 보고, 일하는 쪽도 아무 이야기가 없으니 연장된 것으로 여깁니다. 서로 확인하지 않은 채 같은 결론에 닿았다고 믿게 됩니다.
어긋남이 드러나는 시점은 늘 나중입니다. 계약이 이미 끝났다는 통보가 어느 날 갑자기 오거나, 반대로 회사 쪽에서 언제까지 일하기로 했던 것이냐고 물어 옵니다. 그때 근거로 삼을 문서를 찾으면 만료일이 지난 예전 계약서 한 장뿐입니다.
그래서 이 편은 자동으로 이어지느냐는 질문에 곧바로 답하지 않습니다. 그 질문에 답하려면 지금 무엇이 정해져 있는 상태인지부터 확인해야 하는데, 확인할 문서가 없다는 것이 대개의 실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연장은 적혀 있을 때만 확인됩니다
기간 조항이 한 줄인 계약서는 만료일 뒤의 상태를 정해 두지 않았습니다.
계약서를 다시 펼쳐 보면 기간에 관한 문장은 대개 한 줄입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라고만 적혀 있고 그 뒤가 어떻게 되는지는 비어 있습니다. 비어 있다는 것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지 저절로 이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어떤 계약서에는 만료 한 달 전까지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같은 조건으로 이어진다는 문장이 들어 있습니다. 이 문장이 있으면 적어도 무엇을 약속했는지는 확인됩니다. 다만 그 조항이 실제로 작동했다는 사실도 어딘가에 남아야 뒤에 꺼낼 수 있습니다.
조항이 있다고 해서 조건까지 그대로 굳는 것도 아닙니다. 이어 가면서 담당 업무나 임금이 달라졌다면 그 부분은 새로 정한 것이고, 조건을 바꾸는 경우에도 알리도록 한 의무가 그 자리에서 다시 작동합니다.
아래 표는 만료일이 지난 뒤 흔히 놓이는 네 가지 상태를 갈라 놓은 것입니다. 오른쪽 칸이 비어 있을수록 나중에 다투게 될 여지가 넓어집니다.
| 지금 상태 | 확인되는 것 | 비어 있는 것 |
|---|---|---|
| 만료 전에 새 계약서를 쓰고 한 부를 받았다 | 새 기간과 그 기간의 조건 | 없음 |
| 계약서에 이어 간다는 조항이 있고 통보가 없었다 | 약속의 근거가 되는 문장 | 실제로 언제까지인지 |
| 아무 문서도 없이 계속 출근하고 있다 | 일을 이어 왔다는 사실 | 기간과 조건 모두 |
| 계속 나오라는 말만 구두로 들었다 | 회사 쪽의 의사 | 조건이 종전과 같은지 |
셋째 줄이 가장 흔합니다. 출근 기록과 급여 이체는 남아 있으므로 일했다는 사실은 증명되지만, 그 기간을 무엇으로 합의했는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사실과 합의는 다른 것이어서 하나가 남았다고 다른 하나가 따라오지 않습니다.
넷째 줄은 더 까다롭습니다. 말한 사람과 들은 사람의 기억이 다르면 확인할 방법이 없고, 그 말이 기간까지 포함한 것이었는지도 뒤에 가서는 서로 다르게 남습니다.
총기간이 쌓이는 셈은 따로 굴러갑니다
문서가 없던 기간도 실제로 일한 기간으로 함께 세어집니다.
기간을 정해 맺는 근로계약에는 바깥에서 걸리는 선이 하나 있습니다. 기간제법은 2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쓸 수 있도록 하면서, 계약을 반복해 갱신한 경우에는 이어서 일한 총기간을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을 넘겨 사용하면 그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본다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승낙하거나 별도의 서류를 새로 만들어야 그렇게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넘겼다는 사실 하나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조문에는 2년을 넘겨 쓸 수 있는 예외가 붙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업이 끝나거나 특정한 업무가 완성되기까지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 만 55세 이상인 사람과 계약을 맺는 경우 등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조문의 문언과 전체 구조는 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자동으로 이어졌다고 믿어 온 기간이 문제로 돌아옵니다. 문서가 없던 몇 달도 실제로 일한 기간이므로 셈에는 들어가는데, 그 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였는지를 나중에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출근 기록과 급여 이체 내역, 업무 배정의 흔적을 미리 모아 두면 이 복원이 훨씬 쉬워집니다.
이어서 일하고 있으니 서면은 필요 없다는 오해
기간을 새로 정하는 일은 근로조건을 새로 정하는 일입니다.
가장 자주 보이는 오해는 이미 한 번 계약서를 썼으니 같은 자리에서 계속 일하는 동안에는 다시 쓸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근로계약서에 적히는 항목은 채용할 때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바뀔 때마다 다시 정해집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계약을 맺을 때뿐 아니라 각 호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같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기간을 새로 잡으면서 임금이나 근무시간이 함께 조정됐다면 그 시점에 명시 의무가 다시 살아나고, 서면으로 건네야 할 항목도 그대로 따라옵니다.
기간을 정해 맺는 계약에는 의무가 하나 더 붙습니다. 기간제근로자와 단시간근로자에게는 기간제법이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따로 요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기간제법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밀어내는 구조가 아니어서 두 의무가 함께 걸립니다.
제재의 성질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만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를 어긴 것은 벌금이 따르는 형사처벌이고 기간제법 쪽은 행정질서벌인 과태료입니다. 금액의 상한이 같아도 남는 것이 다릅니다.
출근을 이어 왔다는 사실과 기간을 얼마로 합의했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새 기간이 적힌 문서가 없으면 무엇이 정해졌는지 확인할 근거가 남지 않습니다.
약속의 근거는 됩니다. 다만 언제까지 이어지는지와 조건이 종전과 같은지는 따로 남겨 두어야 뒤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어서 일한 기간이 셈의 대상입니다. 그래서 그 기간의 출근과 급여 기록을 모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세 문답이 한 곳으로 모입니다. 이어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 증명되지만, 무엇을 합의했는지는 남겨 두지 않으면 증명되지 않습니다.
회사 쪽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됩니다. 기간을 다시 정한 문서가 없으면 언제까지로 약속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가 회사에도 없습니다.
지금 확인할 순서
따지기 전에 날짜부터 맞춰 놓아야 대화가 짧아집니다.
만료일이 이미 지났다면 다급해 보이지만 순서는 단순합니다. 먼저 지금까지의 기간을 날짜로 확정하고, 그다음에 앞으로의 기간을 문서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가 섞이면 협의가 길어집니다.
요청할 때는 따지는 형태보다 정리하는 형태가 잘 통합니다. 기간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말과, 서류를 맞춰 두자는 말은 상대가 받아들이는 무게가 다릅니다.
- 계약서에서 만료일을 다시 확인한다처음 정한 시작일과 종료일을 날짜로 적어 둡니다. 여러 번 갱신했다면 각 계약의 기간을 나란히 적습니다.
- 사이에 빈 기간이 있는지 본다계약과 계약 사이에 문서가 없던 구간이 있으면 그 구간의 출근 기록을 따로 모읍니다.
- 이어 간다는 조항이 있는지 찾는다있으면 그 조항이 정한 통보 시한과 방식이 지켜졌는지 함께 봅니다.
- 앞으로의 기간을 문서로 요청한다서면이든 전자문서든 상관없다고 밝혀 두면 회사 쪽 부담이 줄어 진행이 빨라집니다.
- 받은 문서와 기록을 개인 저장소에 남긴다회사 계정 안에만 있는 파일은 관계가 끝나는 순간 함께 닫힙니다.
둘째 단계가 이 목록의 이유입니다. 빈 구간이 있으면 나중에 총기간을 셀 때 그 구간을 어떻게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되는데, 기록이 남아 있으면 사실 다툼은 거기서 끝납니다.
넷째 단계는 미루면 미룰수록 꺼내기 어려워집니다. 만료 직후라면 서류 정리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오가지만, 몇 달이 지나면 같은 요청이 다른 뜻으로 읽힙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만료일이 지났는데 아무 말이 없으면 연장된 건가요?
일을 이어 왔다는 사실과 새 기간을 합의했다는 사실은 다릅니다. 새로 정한 기간이 적힌 문서가 없으면 무엇이 정해졌는지 확인할 근거가 없습니다.
반복해서 갱신하면 2년은 어떻게 세나요?
기간제법은 반복갱신 등의 경우 이어서 일한 총기간을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습니다. 계약이 몇 건으로 나뉘어 있는지가 기준이 아닙니다.
2년을 넘기면 무조건 정규직이 되나요?
조문이 정한 효과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는 것이고, 2년을 넘겨 쓸 수 있는 예외가 단서에 따로 있습니다.
갱신할 때도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나요?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계약 체결 때뿐 아니라 각 호의 사항을 변경할 때에도 같다고 적고 있습니다. 기간제근로자에게는 기간제법의 서면 명시 의무도 함께 걸립니다.
서면 명시를 안 하면 회사는 어떤 제재를 받나요?
기간제법이 정한 서면 명시를 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입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위반은 성질이 달라 벌금이 따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