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위약금·손해배상 예정 조항이 무효인 이유
근로계약서 마스터·8분·
근로계약을 지키지 못했을 때 낼 금액을 미리 적어 둔 조항은 그 자체로 힘을 갖지 못합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비해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약정을 금지하며, 그런 계약을 맺은 사용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 — 벌칙은 제114조 제1호의 500만 원 이하 벌금
근로자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면 회사에 500만 원을 배상한다.
재직 기간에 금액을 걸지 않고, 인계할 업무와 마감 일정을 조항으로 정합니다.
회사가 부담한 교육비는 중도 퇴직 시 전액을 위약금으로 본다.
지원한 항목과 정산 방식을 적되, 위반을 가정한 금액은 미리 정하지 않습니다.
지각 1회당 5만 원을 임금에서 공제한다.
근태에 따라 임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적고, 공제는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근거가 있는 항목으로만 둡니다.
채용하는 쪽이 이런 문장을 넣는 이유
조기 퇴사로 생기는 비용을 계약서 한 줄로 막아 두려는 시도입니다.
사람을 뽑는 데는 돈이 듭니다. 공고를 내고 면접을 보고 초기 교육을 시키는 동안 들어간 비용은 그 사람이 자리를 잡아야 회수됩니다. 몇 달 만에 그만두는 일이 반복되면 그 부담이 그대로 남습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만들 때 금액을 걸어 두려는 유혹이 생깁니다. 일정 기간 안에 그만두면 얼마를 물어야 한다고 적어 두면 이탈이 줄어들 것 같고, 실제로 그런 문구가 들어간 계약서가 여전히 돌아다닙니다.
교육을 많이 시키는 업종에서는 형태가 조금 달라집니다. 회사가 부담한 교육 비용을 조기 퇴직 시 위약금으로 본다는 식으로 적습니다. 이름은 비용 회수지만 구조는 같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목적을 이루지 못합니다. 조항이 그대로 작동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런 조항을 넣은 쪽이 제재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를 조문의 구조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막혀 있는 것은 금액을 앞당겨 정하는 방식입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비한 위약금과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금지합니다.
제20조가 겨냥한 것은 예정이라는 행위입니다. 손해가 실제로 났는지, 얼마나 났는지를 따지기 전에 숫자를 확정해 두는 약정을 맺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 크든 작든 이 구조에 들어가면 마찬가지입니다.
이 금지가 채용 시점에 놓여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일자리를 구하는 쪽은 조건을 다툴 여지가 넓지 않아서, 금액이 적힌 문서를 받아 들면 대개 서명하게 됩니다. 그 상태에서 금액이 확정되면 근로자는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조문은 금액의 정당성을 심사하지 않습니다. 얼마가 적절한지를 묻는 대신 미리 정해 두는 것 자체를 막습니다. 심사할 여지를 남겨 두면 다시 같은 문장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제재도 이 방향과 맞물려 있습니다. 그런 계약을 체결한 사용자에게 제114조 제1호에 따른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붙습니다. 근로자가 물어내야 할 것처럼 보이던 문구가 실제로는 사용자 쪽의 위반 표지가 됩니다.
서명이 있어도 그 조항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금지된 유형의 약정은 동의가 있었다는 사정으로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회사가 자주 하는 말이 근로자도 읽고 서명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조문은 합의가 없었던 경우를 구제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합의 자체를 막아 둔 것입니다. 서명은 금지된 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을 보여 줄 뿐입니다.
그러므로 조항을 근거로 금액을 청구하거나, 임금이나 퇴직금에서 그 금액을 떼는 방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임금에서 떼는 방식은 더 나아가 전액 지급 원칙과도 부딪힙니다. 공제가 허용되는 것은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아래 표는 같은 목적을 담은 문구가 계약서에서 어떤 얼굴로 나타나는지를 모은 것입니다. 이름이 달라도 구조가 같으면 결론이 같아집니다.
| 계약서에 적히는 형태 | 실제 구조 | 결과 |
|---|---|---|
| 의무 재직 기간을 못 채우면 얼마를 배상한다 | 불이행에 대비한 금액의 확정 | 조항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
| 교육비를 중도 퇴직 시 위약금으로 본다 | 불이행에 대비한 금액의 확정 | 조항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
| 손해액을 임금 몇 개월분으로 본다 | 손해액의 사전 산정 | 조항으로 청구할 수 없습니다 |
| 근태 위반에 대해 건당 얼마를 공제한다 | 제재 금액의 사전 확정 + 임금 공제 | 전액 지급 원칙과도 부딪힙니다 |
| 입사할 때 보증금을 예치하게 한다 | 이행을 담보하려는 금전의 사전 확보 | 같은 취지에 걸립니다 |
다섯 줄의 왼쪽 칸은 서로 달라 보이지만 가운데 칸이 같습니다. 문구의 이름을 바꾼다고 성격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고, 위약금이라는 낱말을 지우고 배상 예정액이나 정산금으로 바꿔 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넷째 줄은 두 겹으로 걸립니다. 금액을 미리 정한 것 자체가 한 번 걸리고, 그 금액을 임금에서 떼는 방식이 다시 걸립니다. 근태 관리를 금전으로 하려는 설계는 이 두 자리를 모두 피하기 어렵습니다.
다섯째 줄처럼 돈을 미리 맡기게 하는 방식도 결국 이행을 금전으로 묶어 두려는 것입니다. 계약서 본문이 아니라 별도의 각서로 받아 두어도 성격은 변하지 않습니다.
배상 청구의 길까지 막힌 것은 아닙니다
사라진 것은 미리 적어 둔 숫자이고, 실제 손해를 다루는 통로는 남아 있습니다.
앞의 설명만 읽으면 근로자가 무슨 일을 해도 회사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조문이 없앤 것은 예정이라는 방식이지 손해배상청구권 자체가 아닙니다.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고 그것이 근로자의 고의나 과실에서 비롯되었다면 회사는 민법에 따라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로로 가면 회사가 채워야 할 칸이 늘어납니다. 어떤 손해가 얼마나 생겼는지, 그리고 그 손해가 근로자의 어떤 행위에서 비롯되었는지를 회사가 밝혀야 합니다.
이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계약서에 숫자를 적어 두려는 유인이 생기고, 조문은 정확히 그 지름길을 막아 둔 것입니다. 두 문장을 함께 읽어야 조문의 의도가 보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계약서에서 지워야 할 것은 금액이지 관리 자체가 아닙니다. 인계 절차를 조항으로 정하고, 교육 지원의 내용과 정산 방식을 적어 두는 편이 실제 손해를 줄이는 데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 조항 자체가 금지된 유형이므로 조항을 근거로 한 청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손해가 있었고 근로자의 고의나 과실에서 비롯되었다면 회사가 그 내용을 밝혀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공제가 허용되는 것은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입니다. 계약서에 공제 약정을 넣었다는 사정만으로 열리지 않습니다.
세 문답을 한 줄로 줄이면 금액을 언제 정하느냐가 갈림길입니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 정해 두면 막히고, 벌어진 뒤에 밝혀서 청구하면 통로가 열립니다.
세 번째 문답은 실무에서 특히 자주 어긋납니다. 회사가 청구를 포기하는 대신 임금에서 조용히 빼는 방식을 택하면 문제가 하나 더 늘어납니다.
함께 들어오는 조항들
위약금이라는 낱말이 없어도 같은 구조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를 점검할 때 위약금이라는 단어만 찾으면 절반은 놓칩니다. 손해액을 얼마로 본다는 문장, 미리 예치하게 하는 문장, 특정 행위에 대해 건당 금액을 정해 둔 문장이 모두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보증인을 세우게 하거나 신원보증서를 받아 두는 관행도 이 근처에서 자주 이야기됩니다. 다만 그 문서들의 유효 요건은 별도의 법률이 정하는 영역이라 여기에서 결론을 내지 않습니다. 계약서 안에 금액을 확정해 두었는지를 기준으로 먼저 걸러 내십시오.
점검의 순서는 간단합니다. 금액이 적힌 문장을 모두 찾고, 그 금액이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것인지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것인지를 나눕니다. 뒤쪽에 속하는 문장이 이 조문의 대상입니다.
이미 서명한 계약서라면 그 조항을 지우기 위해 새 계약서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지된 유형의 약정이 서명으로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조문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계약서에서 걸러 낼 문장
다섯 줄 가운데 하나라도 남아 있으면 회사는 실익 없이 위험만 안습니다. 조항으로 받아 내지도 못하면서 벌칙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근로자 쪽에서는 이 목록이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해당하는 문장을 발견했다면 서명 여부와 관계없이 그 조항의 힘부터 다시 따져 보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계약서에 위약금 조항이 있으면 지켜야 하나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비해 금액을 미리 정한 약정은 금지되어 있어 그 조항을 근거로 한 청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서명했는데도 효력이 없나요?
이 금지는 합의 자체를 막아 둔 것이라 서명이 있었다는 사정으로 조항이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교육비를 돌려 달라는 요구도 같은가요?
위반을 가정해 금액을 미리 정해 둔 형태라면 같은 구조입니다. 다만 실제로 발생한 손해를 밝혀 청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회사가 임금에서 그 금액을 떼도 되나요?
공제는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계약서의 약정만으로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조항을 넣은 회사는 어떤 제재를 받나요?
제114조 제1호가 정한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됩니다. 행정질서벌이 아니라 형벌에 해당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