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근로기준법보다 불리한 조항의 효력
근로계약서 마스터·8분·
기준에 못 미치는 조항은 그 부분만 힘을 잃고, 빈자리는 법이 정한 기준으로 채워집니다. 계약 전체가 무효가 되지도 않고 그 근로조건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5조가 두 가지를 한 조문 안에 나란히 정해 두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5조 — 제1항은 그 부분에 한정한 무효, 제2항은 법정 기준으로의 대체
이렇게 알고 있으면 어긋납니다
- 서명했으니 적힌 대로 지켜야 한다
- 불리한 조항이 하나 있으면 계약서가 통째로 무효다
- 무효가 되면 그 근로조건은 없는 것이 된다
- 회사와 근로자가 합의했으면 법보다 앞선다
- 무효를 주장하려면 계약서를 다시 써야 한다
제15조가 정해 둔 것
- 기준에 못 미치는 그 부분만 효력이 없다
- 나머지 조항과 근로관계는 그대로 남는다
- 무효가 된 자리는 법이 정한 기준으로 채워진다
- 합의로도 기준선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
- 새로 쓰지 않아도 대체는 조문이 스스로 한다
서명했으니 지켜야 한다는 말이 막히는 자리
계약서에 이름을 적었다는 사실이 모든 조항을 살려 주지는 않습니다.
연차를 열흘까지만 쓴다고 적힌 계약서, 하루 열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적어 둔 계약서, 퇴직할 때 남은 임금을 포기한다고 적어 둔 계약서가 실제로 돌아다닙니다. 이런 문장을 보고 물어 오는 질문은 대개 하나로 모입니다. 내가 서명했으니 이대로 따라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계약은 당사자가 정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적힌 대로 갑니다. 그런데 근로계약에는 그 원칙 위에 얹힌 층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정해 둔 선보다 아래로 내려가는 약속은 두 사람이 합의했더라도 그대로 힘을 갖지 못합니다.
이 구조를 모르면 두 방향 모두에서 손해가 납니다. 근로자는 이미 서명했으니 끝났다고 생각해 받을 것을 놓치고, 사업주는 서명만 받아 두면 안전하다고 생각해 나중에 훨씬 큰 정산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편이 다루는 것은 하나입니다. 기준에 못 미치는 조항에 서명했을 때 그 조항과 계약서 전체에 각각 무슨 일이 생기는가입니다.
조문은 계약 전체를 건드리지 않습니다
무효가 되는 범위를 조문이 스스로 좁혀 두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이해가 계약서 전체가 무효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근로관계 자체가 없던 일이 되어 버리는데, 그것은 근로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조문은 정반대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한다.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
근로기준법 제15조(이 법을 위반한 근로계약)
앞 문장에서 눈여겨볼 표현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입니다. 문제가 된 조항 하나만 잘라 내고 나머지 조항과 근로관계는 그대로 둡니다. 임금 조항이 기준 아래라고 해서 근무 장소나 계약 기간까지 흔들리는 구조가 아닙니다.
뒤 문장은 잘라 낸 자리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정합니다. 비워 두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기준을 그 자리에 넣습니다. 두 문장이 붙어 있어야 이 조문이 완성되고, 하나만 떼어 읽으면 반쪽짜리 설명이 됩니다.
그래서 계약서를 다시 쓰지 않아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대체는 당사자가 하는 일이 아니라 조문이 하는 일이므로, 회사가 수정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준 아래의 조항이 되살아나지는 않습니다.
빈자리에 무엇이 들어오는가
무효라는 말이 권리가 없어진다는 뜻으로 읽히면 안 됩니다.
말로만 들으면 무효는 사라짐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 조문에서는 교체에 가깝습니다. 기준 아래로 적어 둔 숫자가 빠지고 그 자리에 법이 정한 숫자가 들어옵니다.
아래 표는 계약서에 실제로 자주 등장하는 문장을 왼쪽에 두고, 그 조항이 걸렸을 때 적용되는 기준을 오른쪽에 적은 것입니다. 오른쪽 칸의 근거는 각각 다른 조문에 있으므로 숫자를 외우기보다 어디를 보아야 하는지를 기억하는 편이 낫습니다.
| 계약서에 적힌 조항 | 그 조항의 운명 | 자리를 채우는 기준 |
|---|---|---|
| 연차 유급휴가는 연 10일로 한다 | 그 부분 무효 | 근로기준법 제60조가 정한 일수 |
| 1일 소정근로시간을 10시간으로 한다 | 그 부분 무효 | 제50조의 1일 8시간·1주 40시간 |
| 휴게시간은 따로 두지 않는다 | 그 부분 무효 | 제54조의 4시간 30분·8시간 1시간 |
| 주휴일 없이 매주 6일을 근무한다 | 그 부분 무효 | 제55조 제1항의 1주 평균 1회 이상 유급휴일 |
| 임금 지급일은 두 달에 한 번으로 한다 | 그 부분 무효 | 제43조 제2항의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 |
다섯 줄 모두 가운데 칸이 같습니다. 어느 항목이든 걸리는 방식은 동일하고, 달라지는 것은 오른쪽 칸의 근거뿐입니다. 이 규칙성 때문에 개별 항목을 몰라도 판단의 틀은 세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표를 뒤집어 쓰면 안 됩니다. 오른쪽 칸보다 좋은 조건을 적어 둔 조항은 여기 걸리지 않습니다. 조문이 겨냥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경우이지 넘어서는 경우가 아닙니다.
덧붙이면 무효가 된 조항 때문에 덜 지급된 금액은 그대로 남습니다. 조문이 기준을 채워 넣으므로 그 기준으로 계산한 금액과 실제 지급액의 차이가 정산 대상이 됩니다.
기준선이 하나가 아닙니다
법률만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의 취업규칙도 기준이 됩니다.
제15조가 세워 둔 선은 법률입니다. 그런데 회사 안에는 선이 하나 더 있습니다.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못 미치는 근로계약도 그 부분에 관하여 효력을 잃고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규정이 따로 있습니다. 구조는 같고 기준선의 위치만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조항을 판단할 때는 두 번 재게 됩니다. 먼저 법률의 선을 넘었는지 보고, 그 선을 넘었더라도 회사의 취업규칙이 더 높은 자리에 있으면 그 선으로 한 번 더 잽니다. 두 기준 가운데 높은 쪽이 실제로 작동합니다.
그렇다면 근로계약이 취업규칙보다 좋은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가 남습니다. 이 방향은 규정의 문언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고 별도의 판단이 필요한 자리라서,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을 나란히 놓고 다루는 편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 기준선은 법률과 취업규칙 두 개이고, 방향은 아래쪽만 막혀 있습니다. 위쪽으로는 열려 있어서 더 나은 조건을 약속하는 것은 언제나 가능합니다.
그 부분에 관하여 효력을 잃고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법률을 기준으로 하는 구조와 형태가 같습니다.
아닙니다. 걸리는 것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조항이고, 넘어서는 조항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규정이 다루는 것은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근로계약이며, 반대 방향은 별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세 문답을 하나로 줄이면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이 됩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약속만 막히고 위로 올라가는 약속은 막히지 않습니다.
마지막 문답을 굳이 넣어 둔 이유는 두 번째 규정만 읽고 순서를 고정해 버리는 설명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방향을 갈라 두는 것까지만 하고 결론은 해당 편으로 넘깁니다.
이 조문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
같은 무효라는 말이 다른 상황에도 쓰이기 때문에 자주 섞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조항이 문제 되는 상황은 여러 가지인데, 근거가 되는 조문은 상황마다 다릅니다. 기준 미달은 제15조가 다루지만, 계약 불이행에 대비해 금액을 미리 정해 둔 조항은 다른 조문이 따로 금지합니다.
명시된 조건이 실제 근무와 다른 경우도 이 조문의 자리가 아닙니다. 그때는 계약 내용이 기준 아래라는 문제가 아니라 알린 것과 실제가 어긋난다는 문제이고, 근로자에게 열리는 선택지도 달라집니다.
계약서를 아예 주지 않은 경우 역시 별개입니다. 그것은 조항의 효력 문제가 아니라 명시하고 교부하는 의무를 지켰는지의 문제라서 제재의 성질까지 달라집니다.
무효라는 말이 나왔다고 해서 전부 같은 조문으로 설명하려 하면 답이 흐려집니다. 어떤 상황인지 먼저 가른 뒤에 조문을 붙이는 순서가 정확합니다.
조항 하나를 판단하기 전에
체크 목록의 첫 줄이 가장 중요합니다. 유형을 먼저 가르지 않으면 뒤의 네 줄이 엉뚱한 곳을 향합니다.
마지막 줄은 실무에서 자주 빠집니다. 조항이 힘을 잃었다는 결론까지 가 놓고 그동안의 차액을 계산하지 않으면 절반만 해결한 셈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법보다 불리한 조항에 서명했으면 지켜야 하나요?
지키지 않아도 됩니다. 기준에 못 미치는 조항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효력을 잃고 법이 정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조항 하나가 무효면 계약서 전체가 무효인가요?
아닙니다. 제15조는 무효의 범위를 그 부분으로 좁혀 두었고 나머지 조항과 근로관계는 유지됩니다.
무효가 되면 그 근로조건은 없어지나요?
없어지지 않습니다. 제15조 제2항이 그 자리를 법이 정한 기준으로 채웁니다.
계약서를 다시 써야 효력이 생기나요?
다시 쓰지 않아도 됩니다. 대체는 조문에 따라 일어나므로 회사가 수정에 응하지 않아도 결과는 같습니다.
취업규칙보다 낮게 적은 조항도 같은 방식인가요?
형태가 같습니다. 그 부분에 관하여 효력을 잃고 취업규칙이 정한 기준이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