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서명과 날인, 무엇이 필요한가
근로계약서 마스터·7분·
근로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라고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서명이든 날인이든 방식을 정한 문언이 근로기준법에 없고, 서명란이 필요한 이유는 법정 요건이 아니라 당사자를 특정하고 확인한 시점을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근로기준법에 서명·날인의 방식을 정한 조항 없음 · 전자서명법 제3조 제1항 =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서명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함 · 개인정보 보호법 제24조의2 = 법령에 구체적 근거가 없으면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없음
사업주 (인) 근로자 (인)
사업체명·주소·대표자 성명을 적고 대표자가 서명 / 근로자 주소·성명을 적고 본인이 서명
근로자 성명 홍길동 (주민등록번호 000000-0000000)
근로자 성명 홍길동 · 생년월일 1996년 3월 2일 · 연락처 010-0000-0000
위 계약을 확인함
위 근로조건을 확인하였고 이 계약서를 교부받았음. 2026년 6월 19일 근로자 홍길동 (서명)
도장부터 찾게 되는 이유
다른 문서에서 도장을 요구받은 경험이 계약서에 그대로 옮겨 옵니다.
계약을 맺는 자리에 앉으면 반사적으로 도장을 꺼내게 됩니다. 관공서나 금융기관에서 인감을 요구받은 기억이 쌓여 있어서, 서류에 이름을 적는 일과 도장을 찍는 일이 한 묶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장이 없으면 계약을 미루는 경우도 생깁니다. 근무를 이미 시작했는데 대표자의 도장을 찾지 못해 계약서 작성이 며칠씩 뒤로 밀리는 상황이 실제로 자주 벌어집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에는 도장을 요구하는 문언이 없습니다. 서명으로 할지 날인으로 할지, 둘 다 해야 하는지를 정해 둔 조항 자체가 없습니다.
정해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 서명란을 아무렇게나 채워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요건이 아니라 쓰임 때문에 필요한 칸이고, 쓰임을 알면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도 정해집니다.
정한 것과 정하지 않은 것을 갈라 봅니다
형태를 정한 조항은 없고, 건네는 동작을 정한 조항은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를 둘러싼 규칙은 한 덩어리가 아닙니다. 무엇을 알려야 하는지와 무엇을 건네야 하는지는 조문에 적혀 있지만, 그 서면이 어떤 모양이어야 하는지는 조문 바깥에 있습니다.
아래 표는 그 경계를 그어 본 것입니다. 왼쪽 항목 가운데 근거가 있는 것과 관행인 것이 섞여 있는데, 실무에서 헷갈리는 이유가 대부분 이 섞임에서 나옵니다.
| 항목 | 근로기준법에 근거가 있는가 | 실제 지위 |
|---|---|---|
| 명시해야 할 근로조건 | 제17조 제1항 | 의무 |
|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 | 제17조 제2항 | 의무 |
| 도장 날인 | 정한 조항 없음 | 관행 |
| 서명과 날인을 함께 | 정한 조항 없음 | 관행 |
| 인감증명서 첨부 | 정한 조항 없음 | 요구할 근거 없음 |
위의 두 줄은 지키지 않으면 제재로 이어지는 항목이고, 아래 세 줄은 지키지 않아도 조문이 걸리지 않는 항목입니다. 두 층을 섞으면 도장 때문에 계약서 작성이 늦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그렇다고 아래 세 줄이 쓸모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뒤에서 보듯이 서명란은 다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자리입니다.
서명란이 실제로 하는 일
누가, 언제, 무엇을 확인했는지를 한 자리에 남깁니다.
첫째는 당사자를 특정하는 일입니다. 회사 쪽은 상호와 주소, 대표자의 이름이 있어야 어느 사업체와 맺은 계약인지가 드러나고, 근로자 쪽은 이름만으로 부족한 경우가 있어 주소나 연락처를 함께 적습니다.
둘째는 시점을 남기는 일입니다. 계약서에 날짜가 없으면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맺은 것인지 한참 뒤에 맞춰 쓴 것인지가 흐려집니다. 서명란 옆의 날짜 한 줄이 그 흐림을 막습니다.
셋째는 확인한 범위를 좁히는 일입니다. 서명 위에 어떤 문장이 있느냐에 따라 무엇을 확인한 것인지가 달라지므로, 근로조건을 확인했다는 문장과 서면을 받았다는 문장을 함께 두면 뒤에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어느 것도 도장이어야만 되는 것은 없습니다. 자필 서명으로도, 도장으로도, 둘을 함께 해도 같은 일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그 옆에 무엇이 적혀 있느냐입니다.
화면에서 서명한 경우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서명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한다는 것이 전자서명법의 출발점입니다.
태블릿에 손가락으로 그린 서명이나 인증 절차를 거친 전자서명은 종이에 남긴 자국이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그래서 효력이 약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전자서명법 제3조 제1항은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합니다.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사정만 가지고 서명이나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공인인증서만 인정되던 구조도 이미 정리되었습니다.
다만 효력이 부인되지 않는다는 말과 다툼이 생기지 않는다는 말은 다릅니다. 본인이 한 서명인지가 문제 되면 결국 그 사실을 어떻게 보일 것이냐가 남으므로, 어떤 경로로 서명을 받았는지를 함께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전자서명한 계약서를 어떤 형태로 보관해야 하는지는 별도의 조문이 얽혀 있어 이 편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관련 글로 이어 두었으니 그쪽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서명란에 넣으면 곤란해지는 것
주민등록번호가 대표적입니다. 관행으로 굳어 있지만 근거가 다릅니다.
오래된 양식에는 근로자 이름 옆에 주민등록번호 칸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원을 확인해야 하니 당연하다고 여기기 쉬운데, 개인정보 보호법 제24조의2는 법령에 구체적인 근거가 없으면 동의를 받았더라도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에 주민등록번호를 적으라는 조항은 근로기준법에 없습니다. 당사자를 가리는 목적이라면 생년월일과 연락처, 주소로도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회사 로고나 사업자등록번호도 마찬가지입니다. 넣으라고 정한 조항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느 사업체와 맺은 계약인지를 분명히 하려고 넣는 것입니다. 목적이 당사자 특정이라는 점을 알면 무엇을 넣고 뺄지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둘 다 받아야 한다고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하나만 있어도 되고 둘 다 있어도 되며, 뒤에 확인이 필요할 때 곤란해지지 않도록 날짜와 함께 남기는 편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도장을 기다리느라 늦추는 것이 오히려 위험합니다. 명시와 교부 의무는 계약을 체결할 때 걸리는 것이라, 도장이라는 관행 때문에 조문상의 의무가 미뤄지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서명란에서 볼 것은 세 가지입니다. 누구인지가 드러나는가, 언제인지가 남는가, 무엇을 확인했는지가 문장으로 적혀 있는가입니다.
이 세 가지가 채워져 있으면 도장이 있든 없든 서명란은 제 역할을 합니다. 반대로 도장만 나란히 찍혀 있고 나머지가 비어 있으면, 정작 확인이 필요할 때 읽어 낼 것이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근로계약서에 도장을 꼭 찍어야 하나요?
날인을 요구하는 조항이 근로기준법에 없습니다. 자필 서명만 있어도 되고, 방식보다 당사자와 날짜, 확인 문구가 함께 남아 있는지가 실제로 중요합니다.
도장을 안 찍으면 계약서가 무효인가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무효 여부를 정하는 조항은 근로조건의 내용이 법정 기준에 미치는지를 보는 것이지, 서명란의 형태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전자서명으로 받은 계약서도 괜찮은가요?
전자서명법 제3조 제1항이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서명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경로로 서명을 받았는지는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근로계약서에 주민등록번호를 적어야 하나요?
적으라는 조항이 없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4조의2는 법령에 구체적 근거가 없으면 주민등록번호를 처리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생년월일과 연락처로 대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인감증명서를 함께 받아 두어야 하나요?
근로계약서에 인감증명서를 첨부하도록 요구하는 근거가 근로기준법에 없습니다. 근로자에게 추가 서류를 요구하기 전에 무엇을 위해 필요한지를 먼저 따져 보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