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서를 감정적으로 쓰면 어디서 불리해지나
진술서 마스터·9분·
감정을 담아 쓴 진술서가 손해로 돌아오는 자리는 처벌 쪽이 아니라, 그 서면을 두고 다시 물어보는 자리입니다. 뒤에 똑같이 되풀이할 수 없는 문장이 한 줄 섞여 들어가면 그 한 줄 때문에 함께 적어 둔 다른 줄의 무게까지 깎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은 그 서면을 쓴 사람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이 증명될 것을 요건에 두고 있습니다 · 조문 원문과 요건 전체는 증거로 쓰이는 범위를 다룬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억울한 마음이 문장을 먼저 붙잡습니다
겪은 사람이 앉아서 쓰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진술서를 붙들고 앉는 사람은 대개 이미 지쳐 있습니다. 몇 달을 끌어온 일이거나, 설명해도 믿어 주지 않던 일이거나, 말이 통하지 않아 결국 종이로 넘어온 일입니다.
그 상태에서 첫 줄을 쓰면 문장이 호소로 시작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보다 그 일이 얼마나 부당했는지가 먼저 나옵니다. 쓰는 사람에게는 그 순서가 자연스럽습니다. 견디기 어려웠던 대목이 기억의 앞줄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읽는 쪽의 순서는 반대입니다. 읽는 쪽은 부당함을 확인하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그래서 호소로 시작한 서면은 첫 문단부터 읽는 쪽의 관심과 어긋난 자리에 서게 됩니다.
이 편은 그 어긋남을 나쁜 태도로 다루지 않습니다. 감정이 실린 문장이 실제로 어느 지점에서 손해로 바뀌는지를 짚고, 그 지점만 막는 방법을 다룹니다.
감정은 낱말 하나로 들어옵니다
문단이 아니라 낱말 단위로 스며듭니다.
감정이 실린 진술서라고 하면 흥분한 문장이 이어지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그런 서면이 오히려 드뭅니다. 차분하게 적힌 서면 안에 낱말 몇 개가 박혀 있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가장 흔한 통로는 사람을 평가하는 낱말입니다. 무엇을 했다고 적는 대신 어떤 사람이라고 적는 순간, 그 문장은 확인할 수 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넘어갑니다. 행동은 물어볼 수 있지만 사람됨은 물어볼 대상이 아닙니다.
두 번째 통로는 정도를 키우는 부사입니다. 계속, 늘, 매번, 전혀 같은 낱말은 적을 때는 힘을 싣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에서는 반대로 작동합니다. 한 번이라도 예외가 확인되면 그 부사가 붙은 문장 전체가 부정확한 문장이 됩니다.
세 번째 통로는 상대의 속마음을 적는 것입니다. 일부러, 알면서도, 노렸다는 식의 표현이 여기 들어갑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은 본 사람이 말할 수 있지만 그 안의 의도는 본 사람이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표는 세 통로에 하나를 더해 정리한 것입니다. 왼쪽 낱말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그 낱말이 문장을 어느 쪽으로 옮겨 놓는지를 보는 표입니다.
| 통로 | 문장에 나타나는 모양 | 그 낱말이 하는 일 |
|---|---|---|
| 사람을 평가함 | 무책임한 사람입니다 | !물어볼 수 없는 문장으로 옮겨 갑니다 |
| 정도를 키움 | 늘 그런 식이었습니다 | !예외가 하나 나오면 통째로 흔들립니다 |
| 속마음을 적음 | 알면서도 그랬습니다 | !본 사람이 말할 수 있는 범위를 넘습니다 |
| 결론을 앞세움 | 명백한 잘못입니다 | !판단을 남기고 장면을 지웁니다 |
| 행동을 적음 | 서류를 두고 나갔습니다 | +물어보면 그대로 답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 줄만 성격이 다릅니다. 앞의 네 줄을 고치면 도착하는 자리가 그 줄입니다.
네 통로를 한 문장으로 묶으면 이렇게 됩니다. 감정은 장면을 지우고 그 자리에 결론을 놓습니다. 지워진 것은 뒤에서 다시 꺼낼 수 없습니다.
손해는 뒤에 물어보는 자리에서 생깁니다
처벌을 걱정할 자리가 아니라 되풀이할 수 있는가의 자리입니다.
감정적으로 썼다가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먼저 나옵니다. 이 편은 그 걱정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더 자주 벌어지는 일은 처벌이 아니라 서면 자체가 힘을 잃는 쪽입니다.
진술서는 종이 한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종이를 쓴 사람에게 다시 물어보는 절차가 뒤에 붙어 있고, 형사 절차에서는 그 확인이 요건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요건의 조문과 원문은 증거로 쓰이는 범위를 다룬 편에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이 이 편의 핵심입니다. 물어보는 쪽은 서면 전체를 반박하지 않습니다. 되풀이하기 어려운 한 줄을 골라 그 줄만 짚습니다. 늘 그랬다고 적어 두었으면 그렇지 않았던 날을 하나 가져오면 됩니다.
그 한 줄이 흔들리면 문제는 그 줄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서면에 적은 다른 줄들도 같은 눈으로 다시 읽히게 됩니다. 이것이 감정적으로 쓴 진술서가 실제로 손해를 보는 방식입니다.
약하게 적으라는 것이 아니라 되풀이할 수 있게 적으라는 것입니다. 확실한 대목은 확실하게 적으십시오.
같은 사람이 같은 서면에 적은 것이므로 함께 읽힙니다. 그래서 무리한 한 줄을 넣는 대가가 생각보다 큽니다.
그 서면을 되돌리는 절차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뒤에 물어보는 자리가 오면 적어 둔 것과 다른 말을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이 절에서 사례를 들지 않은 것은 일부러입니다. 이 주제로 인용할 수 있는 실제 사건을 이 글에서는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지어낸 이야기를 사례처럼 놓지 않았습니다.
대신 유형을 적었습니다. 유형은 자기 서면에 대어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기 일을 적을 때 더 세게 붙습니다
부탁받아 적을 때와 스스로 적을 때가 다릅니다.
같은 규칙이라도 지키기 어려운 정도가 상황마다 다릅니다. 남의 일을 부탁받아 적을 때는 감정이 붙을 자리가 적습니다. 본 것이 제한되어 있고, 결론을 내려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 일을 적을 때가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겪은 사람이라 배경과 앞뒤 사정을 다 알고 있고, 그 사정을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문장마다 따라붙습니다. 게다가 결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일을 적을 때는 순서를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먼저 무슨 일이 있었는지만 시간을 따라 적고, 그것이 왜 부당한지는 다 적은 뒤에 따로 붙이는 것입니다.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낱말이 상당히 정리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자기 일을 적는 서면에는 대개 상대가 정해져 있습니다. 상대를 향해 쓰기 시작하면 문장이 편지가 됩니다. 이 서면은 상대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읽는 것입니다.
자기 일을 적을 때 되짚을 것
마지막 줄이 가장 유용합니다. 사정을 아는 사람이 읽으면 어떤 문장이든 말이 되기 때문에, 아는 상태로는 점검이 되지 않습니다.
하루 뒤에 소리 내어 읽어 보십시오
다 쓴 직후에는 자기 문장이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확실한 점검은 시간을 두는 것입니다. 다 쓴 직후에는 감정이 남아 있어 자기 문장이 과한지 아닌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만 지나도 눈이 달라집니다.
다시 읽을 때는 눈으로만 훑지 말고 소리 내어 읽어 보십시오. 소리로 들으면 힘이 들어간 낱말이 먼저 걸립니다. 문장을 읽다가 목소리가 올라가는 자리가 있다면 그 자리에 손볼 낱말이 있습니다.
고칠 때는 지우는 대신 바꾸는 편이 좋습니다. 무책임했다는 문장을 통째로 지우면 그 자리에 있던 일까지 사라집니다. 그 사람이 그날 무엇을 했는지로 바꾸면 내용은 남고 낱말만 정리됩니다.
아래 순서대로 한 번만 훑어도 대부분 정리됩니다. 오래 걸리는 일이 아니라 한 번 더 읽는 일입니다.
- 하루 묵힌 뒤 다시 엽니다직후에는 자기 문장의 온도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면 충분합니다.
- 소리 내어 한 번 읽습니다목소리가 올라가는 자리를 표시해 둡니다. 그 자리에 손볼 낱말이 있습니다.
-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을 행동으로 바꿉니다어떤 사람이라고 적은 자리를 무엇을 했다로 바꿉니다. 지우지 말고 바꿉니다.
- 정도를 키우는 낱말을 셈으로 바꿉니다늘이라고 적은 자리를 몇 번인지로 바꿉니다. 셀 수 없으면 그 문장을 뺍니다.
- 마지막에 판단을 따로 모읍니다빼낸 판단은 맨 뒤에 한 문단으로 모아 둡니다. 자리가 정해지면 남겨도 됩니다.
다섯 단계를 거치면 서면이 짧아집니다. 짧아진 만큼 남은 문장이 단단해지므로 손해가 아닙니다.
비즈폼에는 겪은 일을 적는 칸과 그 밖의 의견을 적는 칸이 따로 나뉜 진술서 서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칸이 나뉘어 있으면 판단을 모아 둘 자리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진술서에 감정을 적으면 안 되나요?
적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자리가 정해져야 합니다. 겪은 일을 적는 대목에 섞여 들어가면 그 대목까지 확인하기 어려운 문장이 됩니다.
감정적으로 쓰면 처벌을 받나요?
이 글은 그쪽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더 자주 벌어지는 일은 그 서면을 두고 다시 물어보는 자리에서 문장이 힘을 잃는 것입니다.
어떤 낱말을 조심해야 하나요?
사람을 규정하는 낱말, 정도를 키우는 부사, 상대의 속마음을 단정하는 표현, 결론을 앞세우는 표현입니다.
늘이나 매번 같은 표현이 왜 위험한가요?
예외가 하나만 확인되어도 그 부사가 붙은 문장 전체가 부정확해집니다. 셀 수 있으면 숫자로 바꾸고, 셀 수 없으면 그 문장을 빼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낸 진술서가 감정적입니다
되돌리는 절차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뒤에 물어보는 자리가 오면 적어 둔 것과 어긋나는 말을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점검은 어떻게 하나요?
하루 묵힌 뒤 소리 내어 읽어 보십시오. 목소리가 올라가는 자리에 손볼 낱말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