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명부를 전자적으로 관리하는 법
주주명부 마스터·8분·
엑셀로 관리한다는 것과 전자주주명부를 쓴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상법이 그 이름을 붙여 주는 조건은 정관에 근거를 두는 것이고, 그때 적어야 할 칸도 하나 늘어납니다.
상법 제352조의2 · 정관에 정한 바에 따라 전자문서로 작성 · 전자우편주소를 추가로 기재
- 정관근거를 두는 곳
- 전자문서작성 형태
- 전자우편주소늘어나는 칸
- 대통령령비치·공시·열람 방법
파일로 관리한다고 이름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스프레드시트에 옮겨 적는 것만으로는 상법이 말하는 그 문서가 되지 않습니다.
요즘 회사에서 주주 목록을 종이철에 손으로 적어 두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개 표 계산 파일 하나에 이름과 주식 수를 넣어 두고 변동이 생길 때마다 줄을 고칩니다. 이 상태를 두고 우리 회사는 주주명부를 전자로 관리한다고 말하는 일이 많습니다.
상법의 시선은 다릅니다. 상법에는 전자주주명부라는 이름이 붙은 조문이 따로 있고, 그 조문은 어떤 파일 형식을 쓰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회사가 그 방식을 고를 수 있는 조건을 하나 걸어 두었습니다. 그 조건을 채우지 못하면 파일이 아무리 잘 정리되어 있어도 그 이름은 붙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편의 물음은 어떤 프로그램을 쓰느냐가 아닙니다. 지금 쓰고 있는 파일이 조문이 말하는 그 문서인지, 아니면 그저 편의를 위해 만든 사본인지를 가르는 것입니다. 둘의 차이는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다가 열람 청구가 오거나 다툼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먼저 조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봅니다. 짧고, 요구하는 것도 셋뿐입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셋입니다
정관에 근거를 두고, 전자문서로 만들고, 칸을 하나 더 채우는 것입니다.
상법은 이 방식을 회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로 두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하라고 명령하지 않고, 하고 싶으면 이렇게 하라고 길을 열어 둔 형태입니다. 그 길의 입구에 놓인 것이 정관입니다.
두 번째 항에서 칸이 하나 늘어납니다. 종이로 만들 때 적던 항목에 더해 전자우편주소를 적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한 줄이 이 조문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파일로 옮기면서 항목은 그대로 두고 형태만 바꾸면 조문이 요구한 칸이 비어 있게 됩니다.
세 번째 항은 나머지를 시행령으로 넘깁니다. 어디에 어떻게 두고 어떤 방법으로 보여 줄 것인지가 그쪽에 있습니다. 종이 명부라면 본점 서류함이 곧 답이지만 파일에는 서류함이 없으므로 별도의 정함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자문서로 주주명부(이하 "전자주주명부"라 한다)를 작성할 수 있다. 전자주주명부에는 제352조제1항의 기재사항 외에 전자우편주소를 적어야 한다.
상법 제352조의2(전자주주명부) 제1항·제2항
첫 문장에서 눈여겨볼 말은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입니다. 이사회 결의로 정했다거나 대표가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것으로는 이 문장을 채우지 못합니다.
두 번째 문장은 명령형입니다. 앞 문장이 할 수 있다인 것과 대비됩니다. 방식을 고르는 것은 회사의 자유이지만 고른 뒤에 채워야 할 칸은 자유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정관을 고치는 일은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근거를 넣으려면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거쳐야 합니다.
정관은 회사가 스스로 만든 규칙이지만 아무 때나 손볼 수 있는 문서가 아닙니다. 고치려면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고, 보통의 안건보다 무거운 요건이 걸립니다. 회의를 소집하고 결의를 받고 의사록을 남기는 절차가 통째로 따라옵니다.
그래서 이 방식으로 옮길지를 정할 때는 파일이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정관을 손볼 다른 안건이 함께 있을 때 묶어서 처리하는 편이 실무에서는 훨씬 가볍습니다. 신주를 발행하거나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자리에 이 조항을 함께 얹는 식입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옮겨야 할 이유가 없다면 서두를 것도 없습니다. 종이로 두면서 관리용 파일을 따로 쓰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경우 어느 쪽이 진짜인지를 회사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아래 표는 세 가지 상태를 갈라 놓은 것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것은 가운데 줄인데, 이 줄에 있으면서 맨 아래 줄에 있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지금의 상태 | 정관에 근거 | 상법이 보는 것 |
|---|---|---|
| 종이철로 두고 파일은 쓰지 않는다 | 필요 없음 | 주주명부입니다 |
| 종이철이 원본이고 파일은 사본이다 | 없음 | 원본은 종이철입니다 |
| 파일만 있고 종이철이 없다 | 없음 | 근거가 빠져 있습니다 |
| 파일로 만들고 정관에 근거가 있다 | 있음 | 전자주주명부입니다 |
세 번째 줄이 위험한 자리입니다. 종이철을 정리해 버리고 파일만 남겼는데 정관에는 아무 말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때 회사가 가진 것은 상법이 이름을 붙여 준 문서가 아닙니다.
두 번째 줄은 위험하지 않지만 착각하기 쉽습니다. 사본을 고치고 원본을 그대로 두면 두 문서가 갈라지고, 갈라진 뒤에는 어느 쪽이 맞는지를 놓고 다투게 됩니다.
전자우편주소 한 칸이 만드는 차이
이 칸은 장식이 아니라 회사가 연락을 보내는 통로가 됩니다.
종이 명부에서 회사가 주주에게 무엇을 알릴 때 쓰는 것은 주소입니다. 총회를 연다는 통지도 그 주소로 갑니다. 파일로 옮기면서 조문이 전자우편주소를 요구한 것은 이 통로를 하나 더 마련해 두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그런데 이 칸은 나머지 항목과 성질이 다릅니다. 이름과 주식 수는 회사가 스스로 아는 값이지만 전자우편주소는 주주가 알려 주어야 채워집니다. 알려 주지 않는 주주가 있으면 칸이 비고, 비어 있는 채로 두면 조문이 요구한 상태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 방식으로 옮기기로 했다면 옮기기 전에 수집이 먼저입니다. 주주가 열 명 안팎인 회사라면 며칠이면 끝나지만, 수십 명이 흩어져 있는 회사라면 이 단계에서 몇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정관을 고치는 것보다 이쪽이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받아 둔 주소가 바뀌는 일도 계속 생깁니다. 회사를 옮기면 회사 계정이 닫히고, 그 계정을 적어 둔 주주에게는 아무것도 닿지 않습니다. 이 관리의 부담이 어디까지인지는 주소와 연락처를 다룬 편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 정관을 고치기 전지금 명부의 항목이 조문의 항목과 맞는지 대조합니다
- 주주에게 알릴 때전자우편주소를 받는 이유와 쓰임을 함께 적습니다
- 옮기는 날옮긴 시점과 옮긴 사람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 옮긴 뒤종이철을 버릴지 남길지를 정하고 그 결정도 남깁니다
마지막 단계를 흘려보내는 회사가 많습니다. 옮겼으니 종이는 필요 없다고 여겨 폐기하는데, 옮기기 전의 기록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는 나중에 확인할 길이 없어집니다.
네 단계 모두 법이 명령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조문이 정한 것은 결과의 모습이고, 거기까지 가는 길은 회사가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옮긴 뒤에 실제로 무너지는 자리
파일은 고치기 쉬운 만큼 언제 무엇이 고쳐졌는지가 남지 않습니다.
종이철에는 지운 자국이 남습니다. 줄을 그어 고치면 그은 자국이 보이고 날짜를 적어 두면 순서도 보입니다. 파일에서는 한 칸을 덮어쓰면 이전 값이 사라집니다. 편한 만큼 잃는 것이 있는 셈입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자리는 정해져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 누가 주주였는지를 되짚어야 할 때입니다. 총회 결의의 효력을 다투거나 세무 조사에서 지분 변동의 경위를 물을 때가 그렇습니다. 지금의 상태만 있고 어제의 상태가 없으면 답할 것이 없습니다.
해결의 방향은 두 가지입니다. 덮어쓰지 않고 줄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기록하는 것이 하나이고, 변동이 생길 때마다 그 시점의 파일을 따로 보관하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의 상태와 지나온 상태를 함께 남기는 것이 핵심입니다.
덧붙여 파일에는 잠금이 필요합니다. 종이철은 서류함에 넣어 두면 되지만 파일은 열어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기 쉽습니다. 이 명부에는 주주의 주소가 들어 있고, 열람 청구가 왔을 때 내놓는 범위조차 판례가 좁혀 놓은 정보입니다.
지금 무엇을 고를 것인가
주주 수와 변동의 잦기가 갈림을 정합니다.
주주가 서넛이고 몇 해 동안 변동이 없는 회사라면 정관을 고치면서까지 옮길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종이 한 장을 만들어 본점에 두고, 관리용 파일을 옆에 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때 원본은 종이 쪽이라는 것만 분명히 해 두면 됩니다.
투자를 여러 차례 받아 주주가 계속 늘어나는 회사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변동이 잦을수록 손으로 옮겨 적는 데서 오는 어긋남이 커지고, 세무서에 내는 서류와 대조할 일도 자주 생깁니다. 이 경우에는 정관을 손보는 부담을 감수할 이유가 생깁니다.
어느 쪽을 고르든 바뀌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회사가 스스로 만들어 스스로 두는 문서라는 점입니다. 관공서가 대신 관리해 주지 않고, 등기부에 실려 자동으로 갱신되지도 않습니다. 이 문서를 방치하면 방치한 만큼의 결과가 회사에 그대로 돌아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엑셀로 관리하면 전자주주명부인가요?
정관에 그 근거가 없으면 상법이 말하는 전자주주명부가 아닙니다. 파일 형식이 아니라 정관의 근거가 이름을 가릅니다.
정관을 고치지 않고 파일만 써도 되나요?
관리용으로 쓰는 것 자체는 막혀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 경우 원본은 종이 쪽이므로 두 문서가 갈라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전자우편주소를 안 알려 주는 주주가 있으면요?
칸이 빈 채로 남습니다. 조문은 적으라고 되어 있으므로 옮기기 전에 받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파일은 어디에 두어야 하나요?
비치와 공시, 열람의 방법은 시행령으로 넘겨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조문 번호를 단정하지 않고 그 사실까지만 적어 둡니다.
종이철은 버려도 되나요?
버리기 전에 옮긴 시점과 옮긴 사람을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지나온 상태를 확인할 길이 사라지는 것이 실무에서 더 큰 손해입니다.
주주가 바뀌면 등기도 해야 하나요?
주주 변동은 등기사항이 아닙니다. 이 문서를 고치는 것과 등기는 별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