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합의서, 효력이 인정되나요

합의서 마스터·8분·

형식을 갖추었느냐로 갈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서로 물러서서 다툼을 끝내기로 한 약정에는 종이도 도장도 요건으로 붙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화면으로 주고받았다는 사정만으로 힘이 깎이지 않고, 남는 물음은 그 기록으로 무엇을 보여 줄 수 있느냐입니다.

민법은 화해를 상호 양보하여 분쟁을 끝내기로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계약으로 정할 뿐 서면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 전자문서법은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문서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게 하고, 전자서명법도 서명에 관해 같은 취지를 정하고 있습니다 · 공인인증서 제도를 없앤 개정 전자서명법은 2020년 12월 10일 시행되었습니다

전자로 오간 문서를 두고 도는 말

  • 종이에 찍힌 도장이 있어야 진짜다
  • 화면으로 주고받은 것은 힘이 약하다
  • 전자서명이 없으면 계약이 아니다
  • 전자로 남기면 종이보다 안전하다
  • 전자문서를 다룬 법이 효력을 만들어 준다

조문을 순서대로 읽으면

  • 이 계약에는 서면을 요구하는 문언이 없다
  • 형태를 이유로 효력을 깎지 못하게 막아 둔 것이다
  • 서명은 성립의 조건이 아니라 뒤에 쓰는 수단이다
  • 안전은 형태가 아니라 남아 있는 내용에서 나온다
  • 효력은 서로 물러섰다는 약정에서 이미 생겨 있다
왼쪽은 형식이 효력을 만든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오른쪽의 순서는 그 반대입니다.

물음의 순서가 뒤집혀 있습니다

인정될까를 묻기 전에, 애초에 무엇이 요구되고 있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화면으로 문서를 주고받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개운하지 않습니다. 종이도 도장도 없이 끝났는데 이래도 되는가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전자로 된 것도 인정되느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이 물음에는 전제가 하나 숨어 있습니다. 원래는 종이라야 하는데 예외적으로 전자도 봐준다는 전제입니다. 합의 문서에 관한 한 그 전제부터 사실이 아닙니다.

이 문서가 담고 있는 계약은 서로 물러서서 다툼을 끝내기로 하는 약정이고, 민법은 그 약정이 있으면 효력이 생긴다고만 정했습니다. 무엇에 적으라거나 어떻게 표시하라는 문언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순서를 바로 세우면 물음이 달라집니다. 전자라서 인정되느냐가 아니라, 종이였을 때도 요구되지 않던 것을 전자에서 새삼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입니다.

아래에서는 그 순서를 세 걸음으로 나누어 봅니다. 먼저 이 계약에 형식 요건이 없다는 것, 다음으로 전자문서를 다룬 조문들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 규정인지, 마지막으로 그러고 나면 무엇이 남는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남는 것은 효력이 아니라 증명입니다. 걱정의 자리를 옮겨 놓는 것이 이 편이 하는 일의 전부입니다.

이 계약에는 형식 요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약정으로 효력이 생긴다고만 정해 두었기 때문에 방식이 열려 있습니다.

민법에는 계약의 유형이 여럿 정해져 있고 화해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조문은 다투던 당사자가 서로 양보해 분쟁을 끝내기로 약정하면 효력이 생긴다고 적었습니다. 그 뒤에 종이라거나 서명이라는 말이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계약을 두고 형식이 열려 있다고 말합니다. 방식을 정해 두지 않았으니 무엇으로 남기든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는 뜻입니다. 마주 앉아 말로 정리한 것도, 화면으로 주고받은 것도 같은 자리에 놓입니다.

요건을 정하지 않은 대신 조문이 요구하는 것이 따로 있습니다. 다투는 것이 있었을 것, 양쪽이 각각 물러섰을 것, 그것으로 끝내기로 했을 것입니다. 요건의 무게가 형태가 아니라 내용에 실려 있는 구조입니다. 이 요건 자체는 이 문서가 담고 있는 계약의 유형을 정면으로 다룬 편에 조문과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여기까지만 읽어도 처음의 걱정은 절반이 정리됩니다. 전자라서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형태가 힘을 만드는 구조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도장은 왜 찍나요

찍어야 해서 찍는 것이 아니라 나중을 위해 찍습니다. 그 자리가 하는 일은 요건을 채우는 쪽이 아니라 이 문서가 그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남기는 쪽입니다.

종이에 출력해 두면 더 낫지 않나요

출력했다고 힘이 붙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느 판을 두 사람이 함께 가지고 있는지가 분명해지는 실익은 있습니다.

파일 형식을 무엇으로 해야 하나요

정해 둔 조항이 없습니다. 무엇으로 저장하느냐보다 언제 굳혀 두느냐가 실제로는 크게 작동합니다.

그렇다면 전자문서와 전자서명을 다룬 법들은 무엇을 하는 것이냐는 물음이 따라옵니다. 이 법들이 효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글이 많은데, 조문이 하는 일은 그와 방향이 다릅니다.

전자를 다룬 조문들은 무엇을 하는 규정인가

효력을 새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이유로 깎는 것을 막습니다.

전자문서를 다룬 법은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문서의 효력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를 정하고 있습니다. 서명 쪽 법에도 같은 구조의 조항이 있어,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서명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게 합니다.

문장을 자세히 보면 방향이 보입니다. 효력을 준다가 아니라 부인하지 못한다입니다. 있던 것을 지키는 규정이지 없던 것을 만들어 주는 규정이 아닙니다. 이 구별이 흐려지면 전자로 하면 법이 특별히 보호해 준다는 오해가 생깁니다.

여기에 실무의 인상을 크게 바꾼 변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공인인증서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수단에 특별한 지위를 주던 제도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 개정법은 2020년 12월 10일 시행되었습니다. 정해진 하나를 써야 한다는 감각이 옅어진 배경입니다.

아래 표는 세 줄을 나란히 둔 것입니다. 왼쪽이 흔한 기대이고 오른쪽이 조문이 실제로 하는 일입니다.

흔히 기대하는 것조문이 실제로 하는 일그래서 남는 것
전자로 하면 효력이 생긴다형태를 이유로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게 한다효력은 합의 자체에서 나온다
전자서명이 있어야 계약이 된다형태를 이유로 서명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게 한다서명은 성립 요건이 아니다
정해진 수단을 써야 인정된다하나의 수단에 주던 특별한 지위가 없어졌다무엇을 쓸지는 당사자가 고른다

표의 오른쪽 열이 이 절의 요지입니다. 조문들은 문을 열어 둔 것이지 길을 새로 낸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문이 열려 있다는 사실은 이 문서에서 그다지 큰 소식이 아닙니다. 앞 절에서 본 것처럼 이 계약에는 닫혀 있던 문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남는가 — 다투어지는 것은 증명입니다

효력이 아니라 누가 무엇에 합의했는지가 실제로 다투어집니다.

효력 이야기를 정리하고 나면 남는 자리가 분명해집니다. 몇 해 뒤에 이 문서를 꺼내야 하는 날, 상대가 그런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하거나 그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하는 국면입니다.

그때 필요한 것은 조문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이 합의가 누구와 이루어졌는지, 무엇을 두고 서로 물러선 것인지, 어느 판이 최종본인지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형태가 무엇이든 이 셋이 비어 있으면 문서는 제 일을 하지 못합니다.

전자로 오간 문서에서 이 셋이 흔들리는 방식은 종이와 조금 다릅니다. 종이는 한 장이 여러 장으로 늘어나기 어렵지만, 파일은 고치고 저장할 때마다 비슷한 것이 늘어납니다. 어느 것이 두 사람의 것이었는지가 흐려지는 일이 실제로 잦습니다.

그래서 전자로 주고받을 때 신경 쓸 자리는 효력을 보강하는 쪽이 아니라 판을 하나로 모으는 쪽입니다. 걱정의 방향을 바꾸면 할 일이 구체적으로 보입니다.

  • 합의 자체효력을 만드는 것
  • 형태를 이유로 한 부인 금지전자 조문이 하는 일
  • 누구와 무엇을실제로 다투어지는 것
가운데 칸을 첫째 칸으로 착각하는 데서 대부분의 오해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전자로 남기면 종이보다 안전하다는 말은 이 글에서 하지 않습니다. 형태마다 흔들리는 자리가 다를 뿐 어느 쪽이 우월한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골랐든 마지막에 확인할 것은 같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문면을 들고 있는가입니다.

전자로 주고받을 때 실제로 걸리는 자리

사고는 효력에서 나지 않고 언제나 판이 갈리는 데서 납니다.

실무에서 되돌아보면 문제가 된 자리는 늘 비슷합니다. 초안이 여러 번 오가는 동안에는 서로 확인하니 괜찮은데, 합의가 정해진 뒤부터 확인할 일이 없어지면서 차이가 조용히 남습니다.

이름이 한쪽만 들어간 판이 최종본처럼 돌아다니는 경우가 첫째입니다. 먼저 보내고 나중에 받기로 했는데 그 중간 상태가 그대로 굳어 버리는 것입니다. 서로 물러섰다는 사실이 문면에서 읽히지 않으면 이 문서가 어떤 계약인지부터 다투어집니다.

값이 비어 있는 채로 넘어가는 경우가 둘째입니다. 금액이나 기한을 나중에 넣기로 하고 자리만 비워 두면, 채우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판이 갈립니다. 셋째는 대화와 문서가 어긋나는 경우입니다. 이야기는 더 나아갔는데 문서만 앞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아래 목록은 보내기 전에 한 번 훑는 줄입니다. 어려운 항목이 없는데도 급한 자리에서 자주 건너뜁니다.

화면 너머로 보내기 전에 훑는 줄

여섯 줄 모두 형식이 아니라 내용에 관한 것입니다. 형식은 원래부터 묻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섯 줄을 다 채웠다면 전자라는 사실 때문에 따로 더 할 일은 없습니다. 종이로 했더라도 확인했을 것과 같은 목록입니다.

대화창에서 오간 말이 그대로 합의가 되는 경우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그 국면은 메신저로 오간 합의를 다룬 편에서 따로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자로 작성한 합의서도 효력이 있나요?

있습니다. 서로 물러서서 다툼을 끝내기로 한 약정에는 서면을 요구하는 조문이 없어 형태가 효력을 가르지 않습니다.

전자서명이 없으면 계약이 성립하지 않나요?

성립합니다. 서명은 이 계약의 요건이 아닙니다. 서명 자리가 하는 일은 나중에 그 문서가 그 사람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보여 주는 쪽입니다.

전자문서를 다룬 법이 효력을 만들어 주는 것 아닌가요?

그 조문들은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입니다. 없던 힘을 새로 붙여 주는 규정이 아닙니다.

공인인증서가 없어졌다는데 무엇을 써야 하나요?

정해진 하나를 요구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공인인증서 제도를 없앤 개정법이 2020년 12월 10일 시행되면서 하나의 수단에 주던 특별한 지위가 사라졌습니다.

전자로 남기면 종이보다 안전한가요?

그렇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형태마다 흔들리는 자리가 다를 뿐입니다. 파일은 비슷한 판이 늘어나기 쉬워 어느 것이 최종본인지가 흐려집니다.

출력해서 도장을 찍어 두어야 마음이 놓입니다.

그렇게 해도 됩니다. 다만 그것이 요건을 채우는 일은 아니고, 두 사람이 같은 문면을 갖게 하는 일이라고 보시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합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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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서 마스터비즈폼 합의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7년 02월 08일

합의서 관련 서식

이 글에서 다룬 기준을 반영한 양식입니다. 내려받아 바로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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