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계약서 업무 범위를 안 적어 무한정 일하게 된 사례
용역계약서 마스터·8분·
범위를 비워 두면 일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끝나는 시점 자체가 없어집니다. 결과를 약속한 계약이면 무엇이 완성인지가, 과정을 맡긴 계약이면 사무가 언제 끝나는지가 함께 비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673조는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이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2026년 8월 확인
범위가 비어 있는 계약에서 벌어지는 일
- 요청이 들어와도 범위 밖이라고 말할 근거가 없습니다
- 완성이 정해지지 않아 잔금 청구가 열리지 않습니다
- 고쳐 달라는 요구가 기간 없이 이어집니다
- 그만두겠다고 하면 이미 한 일의 값부터 다툽니다
- 다음 계약에서도 같은 문장을 그대로 씁니다
범위와 절차를 적어 둔 계약에서 벌어지는 일
- 요청을 받으면 안인지 밖인지를 그 자리에서 가릅니다
- 확인이 나면 그 회차의 청구가 열립니다
- 보수를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 중도에 끝나도 정산 방법이 적혀 있습니다
- 겪은 것이 조항으로 남아 다음 계약에 붙습니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끝나는 시점이 사라지는 것이 진짜 문제입니다.
범위를 안 적으면 일이 늘어난다고 흔히 말합니다. 겪어 본 쪽에서는 조금 다르게 느낍니다. 늘어나는 것보다 끝나지 않는 것이 더 견디기 어렵습니다.
일이 늘어나는 것은 셀 수 있습니다. 몇 건이 더 들어왔는지가 보이고, 그만큼 대가를 요구할 여지도 생깁니다. 끝나지 않는 것은 셀 수 없습니다. 언제 마무리인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니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도 말할 수 없습니다.
이 구조는 계약서의 한 자리가 비어서 생깁니다. 결과를 약속한 계약이라면 무엇이 나와야 완성인지가 비어 있고, 과정을 맡긴 계약이라면 사무가 언제 끝나는지가 비어 있습니다. 그 자리가 비면 나머지가 전부 따라서 열립니다.
아래에서는 그 자리가 비었을 때 어떤 순서로 무너지는지를 봅니다. 순서를 알면 이미 진행 중인 계약에서도 어느 지점을 붙잡아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무너지는 순서
완성이 비면 대금이 열리고 대금이 열리면 관계가 상합니다.
아래 표는 범위 조항이 비었을 때 이어지는 결과를 순서대로 늘어놓은 것입니다. 각 줄이 앞줄의 결과라는 점을 보십시오. 하나씩 따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한 줄에서 시작해 이어집니다.
| 단계 | 무엇이 비어 있나 | 그래서 벌어지는 일 |
|---|---|---|
| 첫째 | 완성의 기준 | !끝났다는 말이 서로 다릅니다 |
| 둘째 | 확인의 절차 | !검수가 나지 않아 잔금이 열리지 않습니다 |
| 셋째 | 요청의 경계 | !범위 밖이라고 말할 근거가 없습니다 |
| 넷째 | 보수 요구의 기간 | !고쳐 달라는 요구가 계속됩니다 |
| 다섯째 | 중도 종료의 정산 | !그만두려 해도 값을 셀 수 없습니다 |
| 여섯째 | 다음 계약의 기준 | 같은 계약서를 그대로 다시 씁니다 |
둘째 줄이 실제로 가장 아픕니다. 일은 다 했는데 확인이 나지 않아 잔금을 청구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그 사이에도 요청은 계속 들어옵니다.
여섯째 줄을 끊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한 번 겪은 것을 조항으로 옮겨 두지 않으면 다음 계약에서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그만두는 길은 열려 있지만 값이 붙습니다
끝낼 수 있다는 것과 손해 없이 끝낼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끝나지 않는 상태가 이어지면 어느 쪽이든 그만두는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결과를 약속한 계약에서는 맡긴 쪽이 도중에 계약을 끝낼 수 있는 길이 민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음 조문이 그 자리입니다.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는 도급인은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민법 제673조(완성전의 도급인의 해제권) · 2026년 8월 확인
이 조문을 읽을 때 두 가지를 함께 보십시오. 하나는 끝낼 수 있는 쪽이 맡긴 쪽으로 적혀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손해를 배상한다는 조건이 앞에 놓여 있다는 점입니다. 그냥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값을 치르고 그만두는 구조입니다.
그 손해를 어떻게 계산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해설이 있으나 이 글의 조사에서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범위를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실제 사안에서는 자료를 들고 상담을 받으십시오.
여기서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다른 쪽입니다. 이 조문이 있든 없든 계약서에 중도 종료의 정산 방법을 적어 두면 그 계산을 두고 다투지 않아도 됩니다. 조문에 기대는 것보다 계약서에 적어 두는 편이 언제나 짧게 끝납니다.
이미 진행 중인 계약에서 붙잡을 자리
지금부터라도 끝나는 시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이미 써 버렸고 일이 한창 진행 중이라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다음 문제입니다. 계약을 다시 쓰자고 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그대로 두면 앞의 순서를 그대로 밟게 됩니다.
이럴 때는 계약서를 고치는 대신 현재 상태를 확정하는 문서를 하나 만드는 방식이 실무에서 통합니다. 지금까지 무엇을 했고 남은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해 상대의 확인을 받는 것입니다.
이 문서에는 세 가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완료한 항목, 앞으로 남은 항목, 그리고 남은 항목이 끝나면 계약이 종료된다는 문장입니다. 세 번째가 없으면 앞의 두 가지만 정리된 채로 다시 이어집니다.
상대가 이 문서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끝나는 시점을 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그 상태에서 계속 진행할 것인지를 다시 판단해야 합니다.
- 지금까지 한 일을 항목으로 적는다언제 무엇을 넘겼거나 수행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적습니다.
- 남은 일을 항목으로 적는다무엇이 남았는지를 세어 볼 수 있는 형태로 적습니다.
- 남은 일의 완료 기준을 붙인다각 항목이 무엇으로 끝나는지를 한 줄씩 적습니다.
- 추가 요청의 처리 방법을 적는다이 문서 이후에 들어오는 요청은 별도로 다룬다는 문장을 넣습니다.
- 종료 시점을 문장으로 적는다남은 항목이 모두 확인되면 계약이 종료된다는 문장을 넣습니다.
- 양쪽의 확인을 받는다서명이든 회신이든 남는 형태로 확인을 받아 둡니다.
네 번째 단계가 이 문서의 실익을 만듭니다. 이 문장이 없으면 정리한 목록 위로 새 요청이 그대로 얹힙니다.
여섯 번째 단계를 대화방의 알겠다는 답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답이 어느 문서에 대한 것인지가 분명하도록 문서를 첨부해 확인을 받으십시오.
다음 계약에 남길 것
겪은 것을 조항으로 옮겨 두면 반복되지 않습니다.
한 번 이런 계약을 겪고 나면 다음에는 조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조심하는 마음만으로는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계약서가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겪은 것을 조항으로 옮기는 작업을 한 번만 해 두십시오. 아래 다섯 줄이면 이 글에서 다룬 구조가 대부분 막힙니다. 새로 만드는 조가 아니라 기존 조에 한 문장씩 붙이는 작업입니다.
그리고 이 다섯 줄은 맡기는 쪽에도 손해가 아닙니다. 끝나는 시점이 정해지면 예산과 일정이 예측되고, 요청의 처리 절차가 있으면 필요한 것을 제때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한쪽만 편해지는 조항이 아니라는 점을 협의에서 설명하면 대체로 받아들여집니다.
마지막으로 계약서를 쓰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마십시오. 이 다섯 줄을 넣는 데 드는 시간보다 그것이 없어서 생긴 다툼을 정리하는 시간이 훨씬 깁니다.
다음 계약서에 넣을 다섯 줄
다섯 줄 가운데 셋째가 가장 적게 쓰이면서 효과는 큽니다. 포함하지 않는 것을 적어 두면 서로 당연하다고 여기던 지점이 계약 전에 드러납니다.
각 줄을 어떤 문장으로 채우는지는 범위와 검수를 다루는 편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그 조항들이 없을 때 무엇이 무너지는지를 보여 주는 데까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범위를 안 적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일이 늘어나는 것보다 끝나는 시점이 사라지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완성의 기준이 비면 확인과 대금, 보수 요구의 기간, 중도 정산이 함께 열려 버립니다.
이미 계약서를 썼는데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나요?
계약서를 고치는 대신 현재 상태를 확정하는 문서를 만드십시오. 완료한 항목과 남은 항목, 남은 항목이 끝나면 종료된다는 문장을 담아 확인을 받으면 됩니다.
맡긴 쪽이 도중에 계약을 끝낼 수 있나요?
결과를 약속한 계약에서는 민법 제673조가 수급인이 일을 완성하기 전에 도급인이 손해를 배상하고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손해의 계산은 사안에 따라 다르므로 상담을 받으십시오.
추가 요청을 거절하면 관계가 나빠지지 않나요?
거절만 하면 그렇습니다. 범위 밖이라는 답과 함께 얼마와 며칠이 필요한지를 붙여 보내면 대화가 이어집니다.
상대가 상태 확인 문서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끝나는 시점을 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그 상태에서 계속 진행할 것인지를 다시 판단하십시오.
범위를 촘촘히 적으면 계약이 어려워지지 않나요?
촘촘한 목록과 변경 절차는 함께 갑니다. 절차가 있으면 목록이 자세해도 움직일 수 있어 오히려 협의가 쉬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