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빌라 매매계약서
매매계약서 마스터·8분·
빌라 계약에서 남는 것은 그 자리에서 들은 말이 아니라 계약서에 옮겨 적은 문장뿐입니다. 매매를 서면으로 하라고 요구하는 조항은 없어 말로 한 합의도 계약이지만, 무엇을 합의했는지를 나중에 보여 줄 방법이 사라집니다.
민법에 매매계약서의 법정 서식도 서면 작성 의무도 없음 ·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 = 반대급부의 이행이 완료된 날부터 60일 이내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인도일 잔금일과 같은 날
특약 수리 범위·정산 대상·인수 목록
적히지 않은 것 확인할 방법 없음
빌라에는 같은 물건이 둘도 없다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조건도 그 자리에서 만들어집니다.
다세대주택이나 빌라를 사려고 다니다 보면 금세 알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옆 건물과 구조가 다르고, 같은 건물 안에서도 층마다 사정이 다릅니다. 지어진 해도 다르고 관리 방식도 제각각입니다.
그래서 조건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파트라면 단지 차원에서 정해져 있을 주차나 옥상 사용 같은 것도 여기서는 건물마다 다르고, 대개 그 자리에서 파는 쪽의 설명으로 처음 알게 됩니다.
파는 쪽이 개인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겹칩니다. 여러 채를 다뤄 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집 한 채를 파는 사람이라, 무엇을 문서에 적어야 하는지 서로 잘 모르는 상태로 마주 앉게 됩니다.
이 조건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이 어디에도 적히지 않은 채로 잔금일까지 흘러간다는 데 있습니다. 그때 가서 이야기가 어긋나면 양쪽 다 기억에 기대게 됩니다.
말로 한 합의도 계약이지만, 보여 줄 방법이 없다
서면을 요구하는 조항이 없다는 사실이 문서를 가볍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매매를 서면으로 하라고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매매는 서로의 뜻이 맞으면 성립하는 계약이라 형식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말로 정한 조건도 계약의 내용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여기까지만 읽고 계약서를 가볍게 여기면 곤란해집니다. 성립하느냐와 나중에 보여 줄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툼이 생겼을 때 필요한 것은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합의를 확인할 수 있는 물건입니다.
빌라 거래에서 이 간극이 유난히 넓습니다. 오간 조건이 많고, 그 조건들이 대부분 구두로 오가며, 지켜졌는지를 확인할 시점이 잔금일 하루로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무엇을 적을지가 곧 나중에 무엇을 주장할 수 있을지가 됩니다. 위 그림의 왼쪽에 있던 네 가지를 오른쪽으로 옮기는 일이 이 계약에서 가장 값싸고 확실한 준비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문장으로 옮기나
말을 그대로 옮기지 말고 주체와 시점을 붙여 옮깁니다.
들은 말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편하게 쓰셔도 됩니다를 그대로 적으면 누가 언제까지 어떤 범위로 쓸 수 있는지가 여전히 비어 있습니다.
아래 순서대로 옮기면 빠지는 자리가 줄어듭니다. 어렵지 않은 작업이고, 계약서를 쓰는 자리에서 십오 분이면 끝납니다.
- 들은 조건을 그 자리에서 메모한다집을 보고 나오면서 오간 말을 적어 둡니다. 며칠만 지나도 표현이 흐려집니다.
- 각 조건에 주체를 붙인다누가 하는 일인지를 정합니다. 도배를 해 준다면 그 비용과 시공을 매도인이 맡는다고 적습니다.
- 시점을 붙인다언제까지인지를 정합니다. 잔금 전이라는 말보다 잔금일 전날까지처럼 날짜로 옮길 수 있는 표현이 낫습니다.
- 범위를 붙인다어디까지인지를 정합니다. 주차 한 대라면 어느 자리인지, 옥상이라면 어떤 용도까지인지를 적습니다.
- 확인하는 자리를 만든다잔금을 치르기 전에 함께 확인하기로 하고 그 날짜를 계약서에 적습니다.
- 특약란에 옮겨 적고 함께 읽는다적은 문장을 양쪽이 소리 내어 확인하면 서로 다르게 이해한 부분이 그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다섯째 단계가 나머지를 실제로 작동하게 만듭니다. 조건을 아무리 잘 적어 두어도 지켜졌는지 볼 자리가 없으면, 대금이 전부 넘어간 뒤에야 확인하게 됩니다.
여섯째 단계는 형식적으로 보이지만 효과가 큽니다. 같은 문장을 두 사람이 다르게 읽고 있었다는 것이 이때 드러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고치는 비용은 0원입니다.
잔금일에 몰리는 것들을 미리 갈라 둔다
잔금 지급과 소유권 이전은 원칙적으로 같은 자리에서 맞물립니다.
매도인의 권리 이전 의무와 매수인의 대금 지급 의무는 특별한 약정이나 관습이 없으면 동시에 이행합니다. 그래서 잔금일은 돈과 서류가 한자리에서 오가는 날이 됩니다.
빌라 거래에서는 그 하루에 다른 일까지 몰립니다. 이사와 인도, 관리비 정산, 앞서 약속한 수리의 확인이 모두 같은 날에 겹치면 순서가 엉킵니다.
조문에 붙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이라는 단서를 활용할 자리가 여기입니다. 계약서에서 순서를 달리 정할 수 있으므로, 확인을 잔금 전날로 당겨 두면 잔금일에는 서류와 돈만 다루면 됩니다.
등기는 그날 끝나지 않아도 됩니다.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은 반대급부의 이행이 완료된 날, 그러니까 매매에서는 잔금을 치른 날부터 60일 안에 하면 됩니다. 다만 미룰 이유가 없다면 당일에 맞추는 편이 단순합니다.
거래신고를 하고 신고필증을 받으면 검인을 받은 것으로 봅니다. 신고를 마친 매매라면 검인 절차를 따로 밟지 않습니다.
어느 한쪽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이라면 교부한 쪽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받은 쪽은 배액을 상환해 해제할 수 있습니다. 착수한 뒤에는 그 길이 닫힙니다.
중도금을 두라고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다만 중도금이 없으면 이행 착수 시점이 늦어져 해약금으로 물러날 수 있는 문이 그만큼 오래 열려 있게 됩니다.
세 번째 문답은 양쪽에 다르게 읽힙니다. 마음을 바꿀 여지를 남기고 싶은 쪽에는 유리하고, 계약을 단단히 묶고 싶은 쪽에는 불리합니다. 어느 쪽을 원하는지에 따라 지급 일정을 짜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해약금으로 물러날 수 있는 시한을 두고 더 자세한 설명은 계약금을 다룬 편에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시한이 있다는 것과 그 시한을 지급 일정이 좌우한다는 것까지만 짚습니다.
이 글이 다루지 않은 확인 항목
물건에 붙어 있는 권리 관계는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빌라를 살 때 반드시 확인하라는 말을 듣는 항목 가운데 상당수를 이 글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등기부에 어떤 권리가 어떻게 적히는지, 그 권리들이 매수인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는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을 그럴듯하게 적어 두면 읽는 쪽이 그 설명을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됩니다. 그래서 적지 않았습니다. 등기부의 권리 관계는 계약 전에 개업공인중개사나 법률 전문가에게 직접 확인하십시오.
다만 조문에서 확실하게 끌어올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매도인은 완전한 소유권을 이전할 의무를 지고, 그 의무와 잔금 지급이 동시이행 관계라는 점입니다. 물건에 걸린 권리를 언제 어떻게 정리할지는 그 위에 특약으로 얹어 만드는 것이지 법이 알아서 정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매도인의 신원 확인도 이 글의 범위 밖입니다. 파는 사람이 실제 권리자인지, 대리인이 나왔다면 본인의 뜻이 확인되는지는 별도의 절차이고, 그 실패 사례는 매도인 신원을 다룬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말로 정한 조건도 효력이 있나요?
매매를 서면으로 하라는 조항이 없으므로 합의 자체는 성립합니다. 다만 다툼이 생겼을 때 그것을 보여 줄 방법이 남지 않습니다.
특약란에 몇 줄까지 적을 수 있나요?
정해진 개수가 없습니다. 칸이 모자라면 별지를 붙이고 양쪽이 서명하면 됩니다.
등기는 잔금일에 바로 해야 하나요?
잔금을 치른 날부터 60일 안에 신청하면 됩니다. 다만 미룰 이유가 없다면 당일에 맞추는 편이 단순합니다.
계약서를 여러 장으로 쓰면 어떻게 하나요?
몇 부를 만들어 누가 갖는지를 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장이 나뉜 문서를 하나로 묶어 보이는 방법은 간인을 다룬 편에 있습니다.
등기부에 잡힌 권리는 어떻게 보나요?
이 글은 그 부분의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계약 전에 개업공인중개사나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