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출 전 확인할 사직서 체크리스트
사직서 마스터·8분·
체크리스트에서 먼저 정할 것은 항목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사직서에는 법이 정한 확인 항목이 없고, 절차를 정하는 것은 각 사업장의 취업규칙입니다. 대신 문서가 회사에 닿는 순간을 경계로 되돌리는 비용이 뛰므로, 그 앞에서 무엇을 끝내 두느냐가 실제 기준이 됩니다.
사직서의 법정 서식·법정 항목 수 없음 / 근로기준법 제93조 — 상시 10명 이상 사업장의 취업규칙 필수 기재사항에 퇴직에 관한 사항 포함 / 효력 발생 시점은 민법 제660조
체크리스트가 항목표로 읽히는 까닭
외울 목록을 찾는 일과 확인할 차례를 정하는 일은 다릅니다.
퇴사를 앞두고 체크리스트를 찾아보는 사람은 대개 빠뜨린 칸이 있을까 봐 불안합니다. 검색 결과에는 번호가 붙은 목록이 줄지어 나오고, 다 채우면 안전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런데 그 목록들은 서로 개수가 맞지 않습니다.
개수가 제각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직서에는 무엇을 몇 개 확인하라고 정해 둔 조항이 없습니다. 별지 서식 자체가 법령에 없으니 확인 항목의 개수가 나올 자리도 없고, 퇴직 절차의 실제 규격은 상시 열 명 이상 사업장이 만들어 신고하는 취업규칙 쪽에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93조가 그 필수 기재사항에 퇴직에 관한 사항을 넣어 두었습니다.
그렇다고 목록이 쓸모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쓸모가 생기는 자리가 항목이 아니라 시점에 있습니다. 똑같은 항목이라도 언제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고치는 데 드는 품이 아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편은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를 늘어놓지 않습니다. 어떤 확인이 제출 전에만 가능하고 어떤 확인은 뒤로 미뤄도 되는지, 그 둘을 가르는 선이 어디에 그어지는지를 봅니다.
날짜 바꾸기 협의
사본 만들기 회사에 요청
없던 일로 하기 성질에 따라 갈림
선은 문서가 회사에 닿는 자리에 그어집니다
되돌리는 비용이 갑자기 뛰는 지점이 딱 한 군데 있습니다.
아직 손에 있는 문서는 몇 번을 고쳐도 흔적이 남지 않습니다. 날짜를 바꾸고 문단을 지우고 서식을 통째로 갈아타도 상대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 구간에서 드는 것은 사실상 시간뿐입니다.
문서가 상대에게 전달되는 순간부터 사정이 달라집니다. 근로관계가 언제 끝나는지를 세는 출발점이 그 도달에 걸려 있고, 효력이 생기는 시점은 민법 제660조가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계산이 시작되고 나면 문서를 손보는 일이 더 이상 혼자만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밝힌 뜻을 거둘 수 있느냐도 같은 선에서 갈립니다. 그 의사표시가 어떤 성질이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고, 판단에는 기재 내용과 제출의 동기 및 경위가 함께 들어갑니다. 어느 쪽으로 읽힐지를 낸 사람이 고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제출 전 확인의 목표는 흠 없는 서류를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선을 넘은 다음에 상대의 협조가 필요해질 항목을 미리 줄여 두는 데 있습니다.
시점으로 갈라 놓은 확인 항목
항목 이름보다 손댈 수 있는 시점을 먼저 보십시오.
아래 표는 체크리스트에 흔히 한 덩어리로 묶여 나오는 것들을 손댈 수 있는 시점으로 갈라 놓은 것입니다. 첫 칸이 아니라 가운데 칸부터 읽는 편이 빠릅니다.
가운데 칸이 제출 전인 줄은 지금 붙들어야 할 것이고, 제출 뒤인 줄은 지금 붙들고 있어 봐야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급한 것을 놓친 채 급하지 않은 것에 시간을 씁니다.
셋째 칸에 붙은 표시는 그 항목을 미뤘을 때 무엇이 더 필요해지는지를 나타냅니다. 표시가 갈리는 지점이 곧 앞에서 말한 선입니다.
| 확인 항목 | 손댈 수 있는 시점 | 미뤘을 때 더 필요해지는 것 |
|---|---|---|
| 사유란에 적을 문장 | 제출 전 | 재제출 또는 정정 요청 |
| 작성일과 사직 예정일의 구분 | 제출 전 | 일정 재협의 |
| 사내 지정 서식과 결재선 | 제출 전 | 같은 내용을 다시 작성 |
| 사본과 발송 기록 | 제출과 동시 | 회사 보관분 열람 요청 |
| 받았다는 회신 | 제출 직후 | 뒤늦게 요청해도 받을 수 있음 |
| 미지급 금품과 잔여 연차 정산 | 제출 뒤 | 퇴직 이후에 청구 가능 |
| 이직확인서 발급 요청 | 퇴직 뒤 | 애초에 퇴직 후에 시작되는 절차 |
아래 세 줄에 다른 색 표시가 붙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 항목들은 제출 전에 챙기지 못했다고 해서 길이 막히지 않습니다. 뒤에 시작해도 되는 절차이거나 청구로 풀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위의 네 줄은 지나가고 나면 상대의 협조가 있어야 움직입니다. 혼자 판단해 고칠 수 있던 것이 요청하고 기다리는 일로 바뀌는 것, 제출 전 확인의 값은 여기에 있습니다.
표를 이렇게 읽으면 목록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아집니다. 몇 개를 확인했느냐가 아니라 넘어가면 안 되는 줄을 넘겼는가만 남습니다.
선을 넘기 직전에 훑는 여섯 줄
이 여섯 줄만 지나가면 뒤에서 할 일이 거의 남지 않습니다.
아래 목록은 법이 요구하는 항목이 아니라, 넘어간 뒤에 손대기 어려워지는 정도에 따라 늘어놓은 것입니다. 위쪽일수록 나중에 되돌리는 품이 큽니다.
앞의 네 줄은 문서 안에서 끝나는 확인이고 뒤의 두 줄은 문서 밖에서 끝나는 확인입니다. 실제로 자주 빠지는 쪽은 뒤의 두 줄입니다. 문서를 다듬는 데 신경을 다 쓰고 나면 보내는 방법까지 생각이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기 직전에 훑을 것
여섯 줄을 다 채웠다고 회사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사직 예정일은 협의로 움직일 수 있고 사내 절차가 하나 더 붙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순서를 지켜 두면 협의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든 내가 언제 무엇을 밝혔는지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체크리스트가 지켜 주는 것은 서류의 완성도가 아니라 이 자리입니다.
결재 시스템으로 낼 때는 구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임시 저장과 상신 사이에 짧은 구간이 끼어듭니다.
전자결재로 사직서를 올리는 회사에서는 작성과 도달 사이에 단계가 더 붙습니다. 임시 저장해 둔 상태, 상신을 마친 상태, 중간 결재가 진행 중인 상태가 각각 다른 자리입니다.
이 가운데 임시 저장은 앞 구간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문서가 아직 아무에게도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상신을 누르는 순간이 앞에서 말한 선에 해당하고, 여섯 줄을 훑을 자리도 바로 그 직전입니다.
상신 취소 기능이 붙어 있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다만 버튼이 있다고 해서 전달된 사실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결재선에 있는 사람이 이미 문서를 열어 보았다면 그 기록은 남습니다. 시스템의 기능과 의사표시의 성질은 서로 다른 층에 있습니다.
종이로 내는 회사라면 구간이 더 단순합니다. 손에서 떠나는 순간이 곧 선이므로, 건네기 직전에 사진 한 장을 남기는 것이 그 구간에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입니다.
정해진 개수가 없습니다. 개수를 맞추는 대신 제출 전에만 가능한 확인을 남기지 않는 쪽으로 잡으십시오.
전달되지 않았으므로 아직 앞 구간에 있습니다. 상신하거나 건네는 순간부터 성격이 달라집니다.
시스템에서 문서가 내려가는 것과 이미 밝힌 뜻을 거두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결재선에서 열람이 있었다면 전달 자체는 남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식과 결재선 확인이 제출 전 항목에 들어가 있습니다.
네 문답이 가리키는 곳은 같습니다. 문서를 얼마나 잘 썼는지가 아니라 지금 어느 구간에 서 있는지를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정리하면 이 편의 체크리스트는 항목의 목록이 아니라 시점의 목록입니다. 넘어가면 혼자 못 고치는 것부터 처리하고, 뒤에 해도 되는 것은 뒤로 미루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직서 체크리스트가 법으로 정해져 있나요?
확인 항목을 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법정 서식 자체가 없어 개수를 정한 규정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기준으로 확인하나요?
회사에 문서가 닿는 순간을 기준으로 삼으십시오. 그 전에만 혼자 고칠 수 있고, 그 뒤에는 협의나 요청이 붙습니다.
사유를 아직 못 정했으면 내지 말아야 하나요?
사유는 비워도 사직의 효력에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적기로 했다면 뒤에 나올 서류의 기재와 어긋나지 않는지 먼저 맞춰 보십시오.
회사 지정 서식을 안 쓰면 무효인가요?
무효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다시 써 달라는 요구를 받을 수 있어 제출 전에 확인해 두면 절차가 한 번 덜 돕니다.
낸 뒤에 날짜를 바꿀 수 있나요?
혼자 정하지는 못합니다. 사직 예정일 변경은 협의 사항이 되고, 합의된 내용을 다시 문서로 남겨 두어야 합니다.
제출 전에 꼭 해야 할 한 가지를 고르면요?
같은 내용을 개인이 열 수 있는 곳에 저장해 두는 일입니다. 문서가 손을 떠나면 그 일만 다시 하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