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창업하려고 퇴사할 때
사직서 마스터·8분·
창업 퇴사에서 선이 그어지는 자리는 사직 절차가 아니라 회사와 맺어 둔 약정과 준비의 시점입니다. 그만두는 방법 자체는 다른 이유로 나갈 때와 다르지 않고, 재직 중에 한 일과 퇴직 뒤에 하는 일이 따로 평가됩니다.
고용보험법 제58조 제2호는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유형에 '전직 또는 자영업을 하기 위하여 이직한 경우'를 두고 있으며 수급자격 인정 주체는 직업안정기관의 장 ·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 판단 요소는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을 진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재직 중에 해도 된다고 넘기기 쉬운 것
- 회사 계정으로 거래처와 창업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 업무 중 만든 자료를 개인 저장장치로 옮겨 둔다
- 같은 팀 동료에게 합류 의사를 먼저 타진한다
- 회사 장비로 사업 계획서와 견적을 만든다
- 회사 이름을 배경으로 새 사업을 알린다
퇴직 뒤로 미뤄 두는 편이 안전한 것
- 개인 연락 수단으로 창업 관련 연락을 나눈다
- 필요한 자료는 반출이 아니라 새로 만든다
- 합류 제안은 각자 퇴직 절차를 마친 뒤에 한다
- 개인 장비와 개인 계정에서 준비 작업을 한다
- 새 사업의 소개에서 전 직장을 앞세우지 않는다
창업 퇴사가 다른 퇴사와 갈라지는 곳
관계가 끝난 뒤에도 회사와 연결된 항목이 남습니다.
대부분의 퇴사는 마지막 급여가 들어오고 서류를 몇 장 받으면 정리가 끝납니다. 회사와의 접점이 그 시점에서 거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시작하려고 나가는 경우는 그 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다루던 분야에서 그대로 일을 이어 가는 경우가 많고, 거래처와 사람과 자료가 앞 직장과 겹치는 자리에 놓입니다.
그래서 확인할 것이 두 시점으로 갈립니다. 하나는 재직하는 동안 무엇을 했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그만둔 뒤에 무엇을 하는가입니다. 두 시점은 걸리는 근거가 서로 다릅니다.
앞쪽은 회사의 규정과 신뢰 관계의 문제로 다루어지고, 뒤쪽은 서명해 둔 약정의 문제로 다루어집니다. 이 글은 그 두 시점을 나누어 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준비를 어디까지 밝혀야 하는가
밝힐 의무를 정한 조항을 찾기보다 회사 문서를 먼저 펴는 편이 빠릅니다.
사직서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 정한 법이 없으므로 새로 시작할 사업의 내용을 적어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사유 칸을 어느 정도까지 채울지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겸업이나 부업을 어떻게 다룰지는 회사마다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에 조항을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항의 내용이 회사별로 제각각이라 일반적인 답을 찾기보다 자기 회사의 문서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실무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것은 준비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무엇을 써서 준비했는가입니다. 회사의 시간과 장비와 계정을 쓴 흔적이 남아 있으면 그 흔적이 논의의 출발점이 됩니다.
아래 표는 준비 과정에서 자주 나오는 항목을 시점별로 갈라 놓은 것입니다. 가운데 칸이 비어 있지 않다는 점을 눈여겨보십시오.
| 항목 | 재직 중에 확인할 것 | 퇴직 뒤에 남는 문제 |
|---|---|---|
| 사업 구상과 시장 조사 | 회사의 시간과 장비를 썼는지 | 따로 남지 않음 |
| 사업자등록과 법인 설립 | 겸업에 관한 사규가 있는지 | 시점을 스스로 정할 수 있음 |
| 거래처 접촉 | 회사 계정과 지위를 썼는지 | 경업 약정의 범위에 걸릴 수 있음 |
| 자료 확보 | 반출한 파일이 있는지 | 자료 성격에 따라 별도 문제가 됨 |
| 동료 합류 제안 | 재직 중에 이루어졌는지 | 신뢰 관계를 둘러싼 다툼이 될 수 있음 |
오른쪽 칸에 경고가 붙은 세 줄은 모두 재직 중의 행위가 퇴직 뒤까지 따라오는 항목입니다. 그만두는 순간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특히 넷째 줄은 약정과 무관하게 다루어질 수 있는 영역이라 따로 보아야 합니다. 회사 자료를 들고 나왔을 때 무엇이 문제되는지는 자료 반출을 다룬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경업금지 약정이 걸리는 자리
조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입사할 때 서명한 서류에 퇴직 후 일정 기간 같은 업종에서 일하지 않기로 하는 조항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취업이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에도 그 조항의 문언이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문제됩니다.
이런 약정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되 직업선택의 자유나 영업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무효로 판단됩니다. 유효성을 따질 때 놓고 보는 사정들이 있고, 그 사정은 회사 쪽이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니 조항을 발견했다고 해서 계획을 접을 일도, 반대로 무시하고 넘어갈 일도 아닙니다. 제한의 기간과 지역, 대상 업종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를 확인해 두는 것이 먼저입니다. 판단 요소의 자세한 내용은 경업금지 약정을 다룬 편에 있습니다.
비밀유지 쪽은 성격이 다릅니다. 기간을 정해 두는 경업 조항과 달리 이쪽은 무엇을 비밀로 다룰지가 문제이므로, 새 사업에서 쓸 자료와 회사에서 다루던 자료를 처음부터 갈라 두는 편이 낫습니다.
자영업으로 나가는 이직은 심사에서 어디에 놓이나
고용보험법이 자영업을 하기 위한 이직을 따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실업급여를 함께 알아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흔히 도는 이야기는 결과를 단정하는 쪽이라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조문을 보면 고용보험법 제58조가 이직 사유에 따른 수급자격의 제한을 정하면서 자기 사정으로 이직한 유형을 열거하고 있고, 그 안에 전직 또는 자영업을 하기 위하여 이직한 경우가 들어 있습니다.
다만 이 조문의 구조를 오해하면 안 됩니다. 조문 본문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에 수급자격이 없는 것으로 본다고 적고 있어, 판단하는 주체와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조문 원문과 구조는 실업급여를 다룬 편에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확인할 것은 결과가 아니라 위치입니다. 자영업을 하기 위한 이직이 심사에서 언급되는 유형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창업 시점과 신청 시점을 어떻게 둘지를 미리 생각해 두는 정도입니다.
등록 시점을 정한 규정을 이 글에서 다루지는 않습니다. 다만 재직 중에 등록하면 겸업에 관한 사규가 먼저 걸리므로 회사 문서를 확인한 뒤에 정하십시오.
적어야 할 항목을 정한 법이 없어 표현은 자유롭습니다. 다만 적은 문구는 이후 절차에서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만으로 갈리지는 않습니다. 접촉이 재직 중이었는지, 회사의 지위나 계정을 썼는지가 함께 확인됩니다.
통보하기 전에 확인해 둘 것
서명한 문서를 다 찾아 놓고 나서 말을 꺼내는 편이 낫습니다.
창업 일정은 대개 스스로 정하므로 이직처럼 남의 일정에 쫓기지 않습니다. 그만큼 준비할 시간을 앞에 둘 수 있다는 뜻이고, 그 시간을 문서 확인에 쓰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확인이 끝나기 전에 사직 의사를 밝히면 대응할 시간이 사라집니다. 도달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스스로 거두어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순서를 뒤집으면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아래 목록은 통보 전에 끝내 두면 좋은 항목입니다. 다섯 줄 모두 회사에 알리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창업 퇴사 전 확인
넷째 줄이 실제로 가장 오래 걸립니다. 몇 해 동안 쌓인 파일과 메일함을 뒤져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그 작업은 퇴직한 뒤에는 접근 권한이 사라져 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급여와 남은 금품의 정산은 창업이라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청산 기한과 근거 조문은 퇴직금 지급 시기를 다룬 편에서 확인하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창업 준비를 회사에 알려야 하나요?
알릴 의무를 정한 조항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다만 겸업에 관한 사규가 있다면 그 조항이 어떤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지 먼저 확인하십시오.
경업금지 조항이 있으면 같은 업종으로 창업할 수 없나요?
조항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제한의 범위와 대가 같은 사정을 놓고 유효성을 따지며 그 증명은 회사 쪽이 합니다.
재직 중에 사업자등록을 하면 문제가 되나요?
회사의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에 겸업에 관한 조항이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조항의 내용에 따라 다루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창업하면 실업급여를 못 받나요?
고용보험법 제58조가 자영업을 하기 위한 이직을 자기 사정 유형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인정 여부는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판단합니다.
업무에서 쓰던 자료를 가져가도 되나요?
자료의 성격에 따라 별도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출보다 새로 만드는 쪽이 안전하며 자세한 내용은 자료 반출 편에서 다룹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