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와 인수인계서, 뭘 먼저 내나
사직서 마스터·8분·
앞의 한 장이 뒤의 한 장에 들어갈 날짜를 만들어 줍니다. 인수인계서에 적을 항목별 마감일은 마지막 근무일에서 역산해 나오는데, 그 마지막 근무일은 사직의 뜻이 언제 닿았느냐에서 정해집니다. 그래서 순서를 뒤집으면 기준이 되는 날짜가 없는 채로 계획을 짜게 됩니다.
종료의 효력이 언제 생기는지는 민법 제660조가 정하고 그 기산점은 통고가 상대에게 닿은 날임 · 인수인계의 범위와 절차를 직접 정한 법 조항은 없고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이 그 자리를 맡음
회사에서 듣는 순서
- 인수인계를 다 끝낸 다음에 사직서를 내라
- 인수인계서가 접수돼야 퇴사 처리가 시작된다
-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사직서를 보류해 달라
- 확인 서명이 없으면 퇴직일을 잡을 수 없다
- 두 서류는 마지막 날 한꺼번에 내면 된다
날짜로 따져 본 순서
- 마지막 근무일이 있어야 넘길 범위가 잡힌다
- 종료까지의 기간은 뜻이 닿은 날부터 흐른다
- 후임 선정은 회사가 할 일이고 종료의 요건이 아니다
- 확인 서명은 이행을 보여 줄 뿐 날짜를 만들지 않는다
- 앞의 한 장이 뒤의 한 장의 기한을 정해 준다
먼저 내라는 말과 나중에 내라는 말
같은 회사 안에서도 두 안내가 동시에 돕니다.
퇴사를 결심하고 나면 순서부터 막힙니다. 선배는 인수인계 계획을 먼저 짜 두라 하고, 인사 담당자는 서류부터 올리라 하고, 상급자는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셋 다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닌데 방향이 서로 다릅니다.
안내가 갈리는 이유는 각자 보고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업무를 맡은 쪽은 공백이 생기지 않는 것을 먼저 보고, 서류를 다루는 쪽은 처리 기한을 먼저 보고, 조직을 맡은 쪽은 사람을 채우는 일정을 먼저 봅니다.
이때 기준이 될 만한 것은 하나뿐입니다. 어느 종이가 어느 종이의 내용을 정해 주는가입니다. 이 관계를 확인하고 나면 누구의 말을 따를지가 아니라 무엇을 먼저 확정해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한 가지는 미리 정리해 둡시다. 인수인계를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직접 정한 법 조항은 없습니다. 그러니 순서 문제도 법으로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날짜가 어디서 나오는지를 따라가 정하는 문제입니다.
날짜가 어디서 나오는지를 보면 정해집니다
마감일은 마지막 근무일에서 거꾸로 세어 나옵니다.
인수인계 계획을 짜려면 먼저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언제까지 회사에 있는가입니다. 남은 날이 열흘인지 한 달인지에 따라 넘길 항목을 몇 덩어리로 나눌지, 어느 것을 문서로만 남기고 어느 것을 직접 설명할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근무일은 어디서 나옵니까. 종료의 효력이 생기는 시점은 사직의 뜻이 상대에게 닿은 날을 기산점으로 삼아 정해집니다. 회사와 협의해 날짜를 앞당기거나 미루더라도 협의의 출발점은 역시 그 종이가 닿은 날입니다.
그러니 순서는 저절로 정해집니다. 앞의 한 장이 날짜를 만들고, 그 날짜가 뒤의 한 장의 칸을 채웁니다. 반대로 하면 확정되지 않은 날짜를 가정해 계획을 짜게 되고, 나중에 날짜가 바뀌면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이 순서를 뒤집었다가 손해를 보는 쪽은 대개 근로자입니다. 인수인계를 먼저 진행하는 동안 서류를 내지 않고 있으면, 그 기간은 종료까지의 기간에 포함되지 않고 그대로 늘어난 근무 기간이 됩니다.
두 종이가 맡은 일이 다릅니다
하나는 시점을 만들고 하나는 이행을 보여 줍니다.
표를 보기 전에 한 가지를 잡아 두면 읽기가 쉽습니다. 사직서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정하는 종이이고, 인수인계서는 벌어진 일을 확인하는 종이입니다. 시제가 다릅니다.
이 차이 때문에 두 종이는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인수인계서를 아무리 꼼꼼히 써도 그것으로 근로관계가 끝나지 않고, 사직서를 아무리 일찍 내도 그것이 업무를 넘겼다는 증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래 표는 여섯 항목으로 두 종이를 견준 것입니다. 셋째 줄과 넷째 줄이 이 편의 축이니 그 두 줄에 눈을 오래 두십시오.
| 보는 항목 | 사직서 | 인수인계서 |
|---|---|---|
| 담기는 것 | 끝내겠다는 뜻 | 맡던 일의 현황 |
| 이름을 적는 사람 | 근로자 혼자 | 인계받는 쪽이 함께 확인 |
| 기한이 나오는 곳 | 내가 정해 적는 날짜 | 앞의 종이가 정한 마지막 근무일 |
| 근거를 찾는 자리 | 민법 고용 편 | 취업규칙과 근로계약 |
| 내지 않았을 때 | 종료 시점을 두고 다툼 | 사내 절차와 손해 문제로 갈림 |
| 나중에 쓰이는 자리 | 언제 끝났는지의 근거 | 무엇을 넘겼는지의 근거 |
넷째 줄에 표시를 붙인 이유는 근거가 약해서가 아니라 근거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법전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의무가 아예 없다는 뜻이 아니라, 무엇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가 그 사업장의 문서에 적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순서를 정하기 전에 그 문서부터 열어 보아야 합니다.
다섯째 줄의 대비도 짚어 두겠습니다. 사직서를 내지 않아 생기는 문제는 날짜의 문제이고, 인수인계서를 내지 않아 생기는 문제는 이행의 문제입니다. 성격이 다르니 대비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실제로 밟는 순서
다섯 단계 가운데 앞의 둘이 나머지를 좌우합니다.
아래 순서는 인수인계를 잘하는 방법이 아니라 두 서류의 시점을 어긋나지 않게 놓는 방법입니다. 무엇을 넘길지 정하는 일보다 언제까지 넘길지를 정하는 일이 먼저라는 전제로 짜여 있습니다.
특히 넷째 단계를 건너뛰지 마십시오. 항목별 마감일을 말로만 정해 두면 뒤에 진도가 밀렸을 때 누구의 책임인지가 흐려지고, 그 흐림이 마지막 며칠을 통째로 잡아먹습니다.
- 취업규칙에서 퇴직 절차와 인계 항목을 찾는다제출처와 기한, 인계에 관한 문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여기에 적힌 것이 이 회사에서의 실제 기준입니다.
- 사직서를 내고 마지막 근무일을 확정한다본문에 언제까지 일하겠다는 날짜를 문장으로 적고, 보낸 시각이 남는 경로로 전달하십시오. 이 날짜가 뒤의 모든 일정의 기준선이 됩니다.
- 남은 날수를 역산해 인계 범위를 나눈다확정된 마지막 근무일에서 거꾸로 세어 항목을 덩어리로 나눕니다. 직접 설명해야 하는 것과 문서로 남기면 되는 것을 구분하십시오.
- 항목별 마감일을 문서로 회신받는다정리한 일정을 보내 확인 회신을 받아 두십시오. 회신이 있으면 그 뒤의 진행은 합의된 일정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 됩니다.
- 완료 기록과 사본을 본인 쪽에 옮긴다전달한 파일, 설명한 날짜, 확인한 사람이 남으면 충분합니다. 계정이 닫히기 전에 개인 저장소로 옮겨 두십시오.
둘째 단계에서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인계 계획이 없는데 서류부터 내도 되느냐는 걱정인데, 계획은 날짜가 있어야 세워지므로 순서가 반대입니다. 계획이 없어 미루는 동안 잃는 것은 계획할 시간 자체입니다.
셋째 단계에서는 욕심을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남은 기간에 다 넘길 수 없는 분량이라면 무엇을 못 넘기는지를 먼저 적어 알리십시오. 못 한 일을 나중에 발견하는 것보다 미리 드러내는 편이 뒤탈이 적습니다.
끝내야 보내 준다고 할 때
완료를 종료의 조건으로 삼는 규정은 없습니다.
인수인계가 끝나지 않았으니 그날까지는 나갈 수 없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종료의 효력이 언제 생기는지를 정한 조문은 상대의 승낙이나 특정 업무의 완료를 요건으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말은 규정의 인용이라기보다 요청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요청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종료 시점이 오기 전까지는 근로계약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그 기간에 정해진 업무를 하지 않으면 그것대로 사내 절차의 문제가 됩니다. 날짜의 문제와 이행의 문제를 붙여 놓지 말고 따로 두십시오.
실무에서 가장 매끄러운 대응은 날짜를 확정한 뒤에 이행 계획으로 답하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일하겠다는 것은 이미 정해졌고, 그 안에서 무엇을 어떤 순서로 넘기겠다고 문서로 보내면 요청의 실질은 대부분 충족됩니다.
완료를 조건으로 종료 시점을 미루도록 정한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미룰지 여부를 협의할 수는 있으니, 미루지 않겠다면 남은 기간의 계획을 문서로 제시하는 편이 좋습니다.
받을 사람을 정하는 것은 회사가 할 일입니다. 넘길 내용을 문서로 정리해 담당 부서에 전달하고 그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서명이 없어도 전달한 기록 자체는 남습니다. 보낸 메일과 첨부 파일, 설명한 날짜를 모아 두면 이행을 보여 줄 자료가 됩니다.
먼저 냈다고 인계가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순서를 지키는 것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의 내용을 서류부터 던지고 나가도 된다는 말로 읽으면 곤란합니다. 사직서를 낸 뒤에도 종료 시점이 오기 전까지는 근로계약이 유지되고, 그 기간의 업무에는 인계 준비도 포함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인수인계를 하지 않아 실제로 손해가 생긴 경우에 무엇이 문제 되는지는 따로 다뤄 두었습니다. 여기서는 한 줄만 옮겨 두겠습니다. 미리 금액을 정해 둔 약정과 실제로 생긴 손해를 청구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뒤엣것은 청구하는 쪽이 밝혀야 합니다.
그러니 이 편의 결론은 순서에 관한 것입니다. 날짜를 먼저 확정하고, 그 날짜 안에서 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해 문서로 남기는 것입니다. 순서를 지키면 남은 기간이 계획의 대상이 되고, 뒤집으면 그 기간이 협상의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끝으로 한 줄만 더 보태겠습니다. 두 서류를 같은 날 한꺼번에 내면 앞의 종이가 만들어 주는 시간을 스스로 없애는 셈이 됩니다. 시점을 벌려 두는 것이 이 두 장을 쓰는 방식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사직서와 인수인계서 중 뭘 먼저 내나요?
사직서가 먼저입니다. 인계 항목의 마감일은 마지막 근무일에서 역산해 나오는데 그 날짜는 사직서에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인수인계서를 안 내면 퇴사 처리가 안 되나요?
종료의 효력이 생기는 시점은 인계 서류의 접수를 요건으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이행하지 않은 부분은 사내 절차의 문제로 따로 남습니다.
두 서류를 같은 날 내도 되나요?
낼 수는 있지만 실익이 줄어듭니다. 앞의 종이가 만들어 주는 기간을 인계 계획에 쓰지 못하게 됩니다.
인수인계 기간이 며칠이라고 정해져 있나요?
일수를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적힌 것이 있으면 그것이 기준이고, 없으면 남은 기간 안에서 협의해 정합니다.
인계를 마쳤다는 것을 어떻게 남기나요?
전달한 파일과 설명한 날짜, 확인한 사람이 남으면 됩니다. 회사 계정이 닫히기 전에 사본을 개인 저장소로 옮겨 두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