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인수인계를 안 하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나
사직서 마스터·7분·
미리 금액을 정해 둔 조항은 그 자체로 효력이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금지하지만, 실제로 손해가 생겼을 때 이를 입증해 청구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 · 위반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제114조 제1호)
인수인계를 완료하지 않고 퇴사하는 경우 위약금 300만원을 지급한다.
인수인계 항목과 마감 일정을 정하고, 이행이 어려우면 협의해 일정을 조정한다.
인수인계가 끝나지 않으면 퇴직금 지급을 보류한다.
퇴직금은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정해진 기한 안에 지급하고, 인수인계는 별도로 관리한다.
사전 통보 없이 퇴사하면 손해액을 1개월분 임금으로 본다.
손해가 실제로 발생한 경우 그 발생과 액수, 인과관계를 밝혀 청구한다.
인수인계의 범위를 정해 둔 법은 없습니다
어디까지 넘겨야 하는지는 조문이 아니라 계약과 사규에서 나옵니다.
퇴사 절차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말이 인수인계입니다. 그런데 며칠 동안 무엇을 어디까지 넘겨야 하는지 기준을 찾으려고 법전을 뒤지면 손에 잡히는 것이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내보내는 국면에 조문을 몰아 두었고, 근로자가 스스로 그만두는 국면은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인수인계의 범위 역시 그 빈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기준은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에서 나옵니다. 취업규칙에는 퇴직에 관한 사항이 들어가게 되어 있어, 절차와 범위를 정한 문구가 대개 그 안에 있습니다. 회사마다 요구하는 수준이 다른 것도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정리하면 인수인계는 법정 의무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과 사규가 정한 업무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그 문서에 배상 조항이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남습니다. 다음 절이 그 이야기입니다.
미리 금액을 정해 둔 조항의 운명
근로기준법은 위약금과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금지합니다.
근로계약서를 다시 꺼내 보면 퇴사와 연결된 금액이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통보 없이 나가면 얼마를 물어야 한다거나, 인수인계를 마치지 않으면 얼마를 공제한다는 식입니다.
이런 문구를 정면으로 다루는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20조입니다. 조문은 한 문장이지만 이 주제 전체를 가릅니다.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
근로기준법 제20조
금지의 대상이 예정이라는 점에 밑줄을 그어 두십시오. 손해가 났는지, 얼마나 났는지와 상관없이 금액을 미리 정해 두는 약정 자체를 못 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니 계약서에 그런 조항이 들어 있어도 그 조항을 근거로 금액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방향이 반대로 갑니다. 이런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제114조 제1호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근로자가 물어내야 할 문구가 사용자 쪽의 위반이 되는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청구가 봉쇄된 것은 아닙니다
막힌 것은 미리 정해 두는 방식이지 배상 자체가 아닙니다.
앞 절만 읽으면 퇴사한 사람에게는 어떤 배상 책임도 없다는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정리한 설명도 흔합니다. 그러나 조문이 금지한 것은 액수를 미리 못 박는 약정이지 손해배상청구권 자체가 아닙니다.
따라서 실제로 손해가 생겼고 그것이 근로자의 고의나 과실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사용자는 민법에 따라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길로 가면 조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미리 정해 둔 숫자를 들이대는 대신, 손해가 발생한 사실과 그 액수, 그리고 근로자의 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사용자가 밝혀야 합니다.
이 입증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계약서에 금액을 적어 두려는 유인이 생기고, 법은 바로 그 우회로를 막아 둔 것입니다. 두 문장을 붙여 읽으면 조문의 취지가 분명해집니다.
덧붙일 것이 하나 있습니다.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서는 민법에 별도의 배상 규정이 놓여 있습니다. 부득이한 사유가 어느 한쪽의 과실로 생긴 경우를 다루는 조항인데, 이 부분은 계약직의 중도 퇴사를 다루는 글에서 따로 짚었습니다.
그 조항 자체가 위약 예정의 금지에 걸립니다. 조항을 근거로 한 청구는 성립하지 않고, 그런 계약을 맺은 쪽이 벌금 대상이 됩니다.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손해가 실제로 발생했는지, 액수가 얼마인지, 그 손해가 어떤 행위에서 비롯됐는지를 청구하는 쪽이 밝혀야 합니다.
그 사실 하나가 곧 손해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어떤 손해가 어떻게 생겼는지가 따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세 문답의 공통점은 입증의 부담이 어디에 있는가입니다. 미리 정해 둔 금액이 사라지면 그 부담이 청구하는 쪽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니 계약서의 문구를 보고 미리 겁먹을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반대로 아무 정리 없이 나가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실제로 손해가 생기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다툼을 만들지 않는 순서
남겨야 할 것은 해명이 아니라 무엇을 넘겼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실제 분쟁은 조항의 효력을 다투는 자리보다 사실관계를 다투는 자리에서 더 자주 생깁니다. 회사는 넘겨받은 것이 없다고 하고 퇴사자는 다 넘겼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이때 기록이 없으면 양쪽 다 말만 남습니다.
아래 순서는 조건을 유리하게 만드는 협상이 아니라, 나중에 무엇을 했는지 보여 줄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절차입니다.
- 계약서와 취업규칙의 관련 조항을 찾는다인수인계의 범위와 절차를 정한 문구, 그리고 금액이 적힌 조항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금액 조항이 있다면 그 자체가 위약 예정의 금지에 걸린다는 점을 알아 두십시오.
- 넘길 항목을 목록으로 만든다담당 업무, 진행 중인 건의 상태, 자료의 위치, 연락처를 항목으로 나눕니다. 목록이 있으면 무엇이 남았는지도 함께 드러납니다.
- 일정을 문서로 합의한다퇴직일 전에 어느 항목을 언제까지 넘길지 정해 회신을 받아 두십시오. 구두로만 정한 일정은 뒤에 서로 다르게 기억됩니다.
- 이행한 내역을 남긴다전달한 파일과 설명한 날짜, 후임자나 담당자의 확인이 남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회사 계정을 잃기 전에 사본을 옮겨 두십시오.
둘째 단계가 실질적으로 가장 큰 몫을 합니다. 목록이 만들어지는 순간 인수인계는 감정의 문제에서 확인 가능한 업무로 바뀝니다. 남은 항목이 있어도 무엇이 남았는지가 명확해지므로 협의할 대상이 생깁니다.
마지막 단계는 시점이 중요합니다. 퇴직일이 지나면 사내 시스템 접근이 끊겨 기록을 꺼낼 수 없게 됩니다. 나가기 전에 옮겨 두지 않으면 뒤에 설명할 자료가 남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인수인계를 안 하고 나가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나요?
그 사실만으로 책임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실제 손해가 발생했고 그것이 근로자의 고의나 과실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청구하는 쪽이 밝혀야 합니다.
계약서에 위약금 300만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은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합니다. 그런 계약을 체결한 사용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인수인계를 마칠 때까지 퇴직금을 미룰 수 있나요?
지급 기한은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을 기준으로 진행됩니다. 인수인계 완료를 조건으로 삼아 미루도록 정한 조항은 그 기한을 바꾸지 못합니다.
인수인계 기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나요?
며칠이라는 기준을 정한 조문은 없습니다. 실제 범위와 기간은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후임자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넘길 항목을 문서로 정리해 담당 부서에 전달하고 그 사실을 기록으로 남기십시오. 받을 사람이 정해지지 않은 사정은 퇴사자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계약직도 같은 기준인가요?
위약 예정의 금지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기간을 정한 계약을 중도에 끝내는 경우에는 민법에 별도의 배상 규정이 있어 함께 살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