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제목을 뭐라고 붙이나
사직서 마스터·7분·
어느 낱말을 골라도 됩니다. 판단은 표지가 아니라 그 아래 본문에서 이루어집니다. 다만 회사 결재 시스템에 문서 종류가 정해져 있다면 그 이름을 그대로 쓰는 편이 처리 속도에서 유리하고, 무엇보다 제목과 본문이 서로 다른 말을 하지 않게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로기준법과 그 하위 법령에 이 문서의 서식·명칭 규정이 없음 · 서류의 성질은 기재 내용과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판단(대법원 99두8657)
표지 한 줄에서 멈추는 이유
고를 수 있는 낱말이 여럿인데 무엇이 정답인지 알려 주는 곳이 없습니다.
회사가 내려 준 파일을 열면 표지 문구가 이미 인쇄되어 있어 고민할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파일을 받지 못했을 때입니다. 빈 문서를 열어 첫 줄에 무엇을 적을지 정하는 순간 손이 멈춥니다.
후보는 대개 넷쯤 떠오릅니다. 서류를 가리키는 가장 흔한 이름, 던진다는 표현과 함께 굳어진 입말, 회사 결재 화면에서 자주 보이는 낱말, 그리고 원하는 바를 청한다는 뉘앙스가 담긴 표현입니다. 저마다 인상이 달라서 어느 쪽이 더 정중한지, 어느 쪽이 더 확정적인지를 따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문서의 이름을 정해 둔 조항이 어디에도 없습니다. 근로기준법에도 그 하위 법령에도 이 서류의 서식이 실려 있지 않으니 표지에 무엇을 적으라는 규정이 나올 자리 자체가 없습니다. 낱말끼리의 차이를 정면으로 비교한 편이 따로 있으니 그 갈래가 궁금하다면 그쪽을 보십시오.
그러니 이 편에서 다룰 것은 어느 낱말이 옳은가가 아닙니다. 표지가 판단에서 어떤 몫을 맡는지, 그리고 그 몫을 어긋나지 않게 채우려면 무엇을 맞춰야 하는지입니다.
표지가 아니라 무엇으로 판단되는가
읽는 쪽이 무게를 두는 것은 첫 줄이 아니라 그 아래 문장입니다.
낸 서류를 두고 다툼이 생기면 어디를 보게 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판례가 서류의 성질을 가릴 때 참작한다고 열거한 것은 기재된 내용과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그 밖의 여러 사정입니다. 표지의 낱말은 그 목록에 따로 이름을 올리지 못합니다.
물론 표지도 기재 내용의 일부입니다. 다만 한 낱말이 남기는 정보는 그 아래 문장이 담는 정보에 비하면 대단히 적습니다. 끝내겠다는 것인지 상의하겠다는 것인지, 언제부터인지, 조건이 붙어 있는지는 모두 본문에서 읽힙니다.
아래 표는 서류에 담기는 요소를 늘어놓고 각각이 어느 정도의 정보를 남기는지 정리한 것입니다. 표지가 맨 위에 있으면서도 가장 적게 실린다는 점이 이 표의 요지입니다.
| 요소 | 여기서 읽히는 것 | 판단에서 차지하는 몫 |
|---|---|---|
| 표지의 낱말 | 이 문서가 무엇을 다루는지 | 가장 작다 |
| 본문의 문장 | 끝내겠다는 것인지 상의하겠다는 것인지 | 가장 크다 |
| 적힌 날짜 | 언제 밝혔고 언제까지 일하는지 | 크다 |
| 서명과 이름 | 누구의 뜻인지 | 크다 |
| 주고받은 정황 | 어떤 경위로 쓰게 되었는지 | 크다 |
첫 줄과 둘째 줄의 대비를 눈여겨보십시오. 표지에 어떤 낱말을 적었는지로 결론이 갈리는 구조가 아니라면, 낱말 고르기에 시간을 들일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같은 시간에 본문의 문장을 다듬는 편이 훨씬 남습니다.
마지막 줄은 서류 밖의 요소입니다. 어떤 대화가 오간 끝에 이 문서를 쓰게 되었는지는 종이에 적히지 않지만 판단에는 들어갑니다. 표지의 무게가 가벼운 이유를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표지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 안에서 이 문서가 어느 절차로 흘러갈지를 가르는 첫 신호가 표지이고, 그것이 다음 절에서 다룰 문제입니다.
표지와 본문이 어긋날 때
다툼은 낱말 선택이 아니라 두 층이 다른 말을 할 때 생깁니다.
실제로 곤란해지는 장면은 표지를 잘못 골라서가 아니라 표지와 본문이 서로 다른 뜻을 담고 있을 때 나타납니다. 첫 줄에는 끝내겠다는 이름을 붙여 놓고 본문에는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는 식입니다.
이런 문서를 받은 쪽은 어느 층을 기준으로 읽어야 할지 정해야 합니다. 확정된 뜻으로 읽으면 처리 절차가 곧바로 진행되고, 청하는 뜻으로 읽으면 결재를 기다리는 상태로 남습니다. 두 갈래의 결과가 상당히 다르므로 여기서 어긋남이 생기면 뒤에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반대 방향의 어긋남도 있습니다. 표지에는 청하는 뉘앙스의 낱말을 붙였는데 본문은 특정 날짜로 끝내겠다고 못 박아 둔 경우입니다. 이때도 읽는 쪽은 두 층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고, 그 선택이 본인의 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느 쪽에 맞춰야 하는가. 본문을 기준으로 삼고 표지를 거기에 맞추는 것이 순서입니다. 본문은 뜻을 담는 자리라 고치기 어렵고, 표지는 한 낱말이라 바꾸기 쉽기 때문입니다. 뜻을 먼저 정하고 이름을 나중에 붙이면 어긋날 일이 없습니다.
덧붙여 조건을 붙인 문장은 어느 쪽 표지를 붙이든 해석이 갈립니다. 조건이 이루어지면 그만두겠다는 식의 문장은 확정된 뜻으로도 청하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으니, 조건을 넣어야 한다면 무엇이 정해지지 않았는지를 분명히 적어 두십시오.
어느 쪽이 앞선다고 정해 둔 규칙은 없습니다. 기재된 내용과 오간 정황을 함께 놓고 가리게 되므로, 두 층을 처음부터 맞춰 두는 것이 유일한 예방책입니다.
달 수 있지만 해석이 갈릴 여지가 커집니다. 조건을 넣는다면 무엇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지를 문장에 드러내 두십시오.
실제로 어떻게 붙이면 되나
회사가 쓰는 이름이 있으면 그것을 따르고, 없으면 흔한 이름을 씁니다.
기준은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첫째, 회사의 결재 시스템이나 인사 절차에 이 문서를 부르는 이름이 이미 정해져 있는지 봅니다. 정해져 있다면 그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이 처리하는 쪽에서 가장 알아보기 쉽습니다.
둘째, 정해진 이름이 없다면 가장 널리 쓰이는 이름을 붙입니다. 표지가 하는 일은 이 문서가 무엇을 다루는지 알리는 것뿐이므로, 담당자가 한눈에 알아보는 낱말이면 제 몫을 다한 것입니다. 굳이 격식을 높인 표현을 찾을 이유는 없습니다.
표지를 아예 생략해도 효력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사내에서 문서가 분류되고 보관되는 과정에서 이름이 없는 파일은 뒤에 찾기 어려워집니다. 몇 달 뒤 본인이 사본을 다시 꺼내 볼 상황을 생각하면 붙여 두는 편이 낫습니다.
종이 대신 메일이나 전자결재로 내는 경우에는 표지가 두 겹이 됩니다. 메일 제목과 첨부 파일의 첫 줄입니다. 두 곳의 낱말을 같게 맞추고 파일명에도 같은 이름을 넣어 두면 나중에 어느 문서를 언제 보냈는지 확인하기가 쉬워집니다.
마지막으로 표지를 정하는 데 들일 시간을 정해 두십시오. 이 문서에서 뒤에 다시 꺼내 보게 되는 값은 날짜와 서명이고, 표지는 그 두 값을 찾아가기 위한 이름표입니다. 이름표를 고르는 데 하루를 쓰는 것은 아깝습니다.
표지를 확정하기 전 네 줄
자주 묻는 질문
표지를 어떤 낱말로 적어야 하나요?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이 문서의 명칭을 정한 조항이 없으므로 회사가 쓰는 이름이 있으면 그것을, 없으면 가장 널리 쓰이는 이름을 붙이면 됩니다.
낱말을 바꾸면 효력이 달라지나요?
달라지지 않습니다. 서류의 성질은 기재된 내용과 작성·제출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해 가리며, 표지의 낱말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표지를 아예 쓰지 않아도 되나요?
효력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사내에서 문서가 분류되고 보관될 때, 그리고 본인이 사본을 다시 찾을 때 이름이 없으면 번거로워집니다.
회사 결재 시스템의 문서 종류와 달라도 되나요?
막는 조항은 없지만 담당자가 분류를 다시 해야 하므로 처리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시스템에 이름이 있으면 그것을 따르는 편이 간단합니다.
메일로 보낼 때 제목은 어떻게 적나요?
메일 제목과 첨부 파일의 표지를 같은 낱말로 맞추십시오. 본인 이름과 날짜를 함께 넣어 두면 뒤에 어느 문서를 언제 보냈는지 확인하기 쉽습니다.
영문으로 적어도 되나요?
명칭을 정한 조항이 없어 표기 언어가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국내 회사에 내는 것이라면 사내에서 통용되는 표기를 쓰는 편이 확인이 빠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