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입찰 제안서
제안서 마스터·8분·
관공서 입찰 제안서는 설득하는 문서가 아니라 채점되는 문서이므로, 무엇을 쓸지보다 어떤 항목에 몇 점이 걸려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배점이 걸린 자리에 놓이지 않으면 점수가 되지 않습니다.
협상에 의한 계약의 기본 구성은 기술능력평가 70점과 가격평가 30점이며, 사업 성격에 따라 80대 20에서 60대 40까지 조정됩니다
받는 쪽이 읽는 방식이 다릅니다
관공서에 낸 제안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히지 않고 항목별로 나뉘어 채점됩니다.
민간에 내는 제안서는 결국 사람이 읽습니다. 앞에서 흥미를 끌면 뒤까지 읽고, 앞이 지루하면 덮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꾸거나 강조를 옮기는 일이 그대로 성과가 됩니다.
관공서 쪽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평가하는 사람 앞에는 항목이 적힌 표가 놓여 있고, 그 사람의 일은 항목마다 점수를 매기는 것입니다. 제안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표에 적힌 항목에 해당하는 대목을 찾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읽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잘 쓴 문단이라도 배점이 걸리지 않은 항목에 들어 있으면 점수로 바뀌지 않습니다. 반대로 평범하게 적은 한 줄이라도 배점이 걸린 항목 자리에 정확히 놓여 있으면 그만큼의 점수가 됩니다.
이 차이 하나를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것의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아래에서 그 표가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봅니다.
- 70점기술능력평가 배점
- 30점가격평가 배점
- 80대 20 ~ 60대 40조정 가능한 범위
- 국가계약법 시행령과 계약예규이 값들의 근거
제안서를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계약 방식
제출한 값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제안 내용까지 평가해 상위 업체와 협상하는 방식이 따로 있습니다.
관공서가 물건이나 용역을 사들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제안 내용을 평가해 순위를 매기고 높은 순위부터 협상해 계약을 맺는 방식이 있는데, 이것을 협상에 의한 계약이라고 부릅니다. 근거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3조이고, 평가를 어떻게 할지는 계약예규가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 제안서가 하는 일은 분명합니다. 값만 놓고 겨루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내겠다는 내용까지 함께 겨루는 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제안서를 쓰는 쪽에서는 이 사실이 기회이면서 동시에 부담입니다. 값이 조금 높아도 내용으로 뒤집을 여지가 생기는 대신, 내용을 적는 일 자체가 평가받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배점은 기술능력평가와 가격평가로 나뉩니다. 기본 구성은 기술 70점에 가격 30점이고 둘을 합쳐 100점입니다. 다만 이 비율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업의 성격에 따라 80대 20에서 60대 40 사이에서 조정됩니다.
그러니 공고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이 비율입니다. 기술 쪽이 두꺼운 사업과 가격 쪽이 두꺼운 사업은 준비하는 방식이 처음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 비율 | 이 사업이 중요하게 보는 것 | 제안서에서 두꺼워져야 하는 곳 |
|---|---|---|
| 기술 쪽이 두꺼움 | 어떻게 해내는가 | 수행 방법과 인력, 품질 관리 |
| 기본 구성 | 둘을 함께 본다 | 내용과 값 양쪽을 균형 있게 |
| 가격 쪽이 두꺼움 | 얼마에 해내는가 | 내용을 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
마지막 줄에 경고색이 붙은 이유가 있습니다. 가격 배점이 두껍다고 해서 기술 쪽을 대충 적으면, 값에서 앞서고도 기술에서 벌어진 차이를 못 메우는 일이 생깁니다. 두 점수는 더해지지 각각 통과하는 관문이 아닙니다.
비율을 확인했다면 다음은 기술 쪽 안에서 항목이 어떻게 나뉘는지를 볼 차례입니다.
기술 점수 안에서 항목이 다시 나뉩니다
기술 70점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부문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기술능력평가라는 이름만 보면 기술을 잘 아는 회사가 유리할 것 같지만, 실제 항목은 그보다 넓게 잡혀 있습니다. 제안의 개요를 어떻게 정리했는지, 그 일을 맡을 회사가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 사업을 어떤 전략으로 끌고 갈 것인지, 진행되는 동안 무엇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결과물의 품질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같은 부문들로 나뉩니다.
이 목록을 보면 기술이라는 낱말이 좁게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관리와 품질에도 점수가 걸려 있고, 그 부분은 대개 제안서를 쓰는 쪽에서 뒤로 미루는 자리입니다. 마감이 다가오면 앞쪽 내용을 다듬느라 뒤쪽 관리 계획을 대충 채우게 되는데, 배점 기준으로 보면 그쪽이 더 손해입니다.
부문마다 몇 점씩 걸리는지는 공고기관이 사업 성격에 맞게 조정합니다. 그래서 지난번 제안서에서 쓴 배분을 이번에 그대로 옮기면 어긋납니다. 지난번에 두껍게 썼던 부문의 배점이 이번에는 얇아져 있을 수 있습니다.
제안서를 쓰기 시작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그래서 늘 같습니다. 이번 공고문에 붙은 평가 항목을 종이에 옮겨 적고, 항목마다 우리 제안서의 어느 쪽이 대응하는지를 표로 맞춰 보는 것입니다. 대응하는 쪽이 비어 있는 항목이 그날 밤에 써야 할 부분입니다.
공고가 뜨기 전에 할 수 있는 일
제안서 작업은 공고일에 시작되지 않습니다.
공고가 올라온 뒤에 제안서를 쓰기 시작하면 준비 기간이 늘 모자랍니다. 그런데 공공조달에는 공고 이전 단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조달 요청이 접수되면 그 내용을 미리 공개해 참가를 생각하는 업체들의 의견을 받아 보는 절차가 있는데, 이것을 사전규격 공개라고 부릅니다.
이 단계가 열려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준비 시작점이 앞으로 당겨집니다. 어떤 사업이 어떤 규모로 나올지를 공고 전에 확인할 수 있고, 요구 조건 가운데 무리가 있어 보이는 부분에 의견을 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업이 이 단계를 거치는 것은 아니고, 의견을 낸다고 해서 반영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단계를 살펴 두는 쪽과 그러지 않는 쪽은 공고가 뜬 날의 출발선이 다릅니다.
아래 순서로 움직이면 공고일에 바로 본문을 쓰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사전에 공개되는 규격을 주기적으로 확인한다우리가 하는 일과 겹치는 분야를 정해 두고 그 범위만 봅니다
- 공개된 요구 조건에서 무리한 부분을 찾는다우리 사정이 아니라 조건 자체의 문제로 읽히게 정리해야 의견으로서 힘이 있습니다
- 공고가 뜨면 제안요청서부터 통째로 읽는다요구사항과 평가 기준, 일정, 예산 범위가 여기 들어 있습니다
- 평가 항목을 표로 옮겨 목차를 먼저 짠다본문을 쓰기 전에 어느 항목이 어느 장에서 답해지는지를 확정합니다
- 빈칸으로 남은 항목부터 채운다잘 쓸 수 있는 항목이 아니라 비어 있는 항목이 먼저입니다
네 번째 단계가 이 순서의 중심입니다. 목차를 우리 방식대로 짜 놓고 나중에 평가 항목을 끼워 맞추면, 항목 하나가 여러 장에 흩어져 채점하는 쪽에서 찾지 못하게 됩니다.
다섯 단계를 마치면 남는 문제는 값입니다. 그 값에 걸린 점수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는 공고문에 붙은 산식으로 정해지므로, 다른 사업에서 본 계산법을 옮겨 쓰지 마십시오.
떨어져도 남는 것이 있습니다
낙찰되지 않았더라도 제안서 작성비의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는 사업이 있습니다.
제안서를 준비하는 일에는 사람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떨어지면 그 비용이 통째로 사라진다고 생각해 규모가 큰 입찰을 아예 포기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사업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진흥법 제52조가 소프트웨어사업의 제안서 보상을 두고 있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에서 낙찰자로 결정되지 않은 사람 가운데 제안서 평가 결과가 우수한 쪽에게, 예산 범위 안에서 제안서 작성비의 일부를 보상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규모 기준은 2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제도가 모든 분야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상이 마련된 사업의 종류가 따로 정해져 있고, 같은 소프트웨어사업 안에서도 제외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그러니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공고문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실을 알아 두는 실익은 분명합니다. 보상이 걸린 사업이라면 제안서 평가에서 상위에 드는 것 자체에 값이 붙습니다. 낙찰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준비를 줄이던 판단이 그 사업에서는 달라집니다.
- 소프트웨어 진흥법 제52조근거
- 20억 원 이상규모 기준
- 낙찰되지 않은 평가 우수자받는 사람
- 예산 안에서 작성비 일부보상 범위
보상액이 어떻게 나뉘는지는 여기서 다루지 않습니다. 배분 방식을 정한 규정이 따로 있고 사업마다 예산 사정이 다르므로, 금액을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제안서에 걸린 값은 낙찰금액만이 아니라는 것, 지금은 그 한 가지만 기억해 두면 충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기술 점수와 가격 점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요?
사업마다 다릅니다. 기본 구성은 기술 70점에 가격 30점이지만 80대 20에서 60대 40까지 조정되므로, 그 비율을 공고문에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평가 항목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개별 공고문에 붙습니다. 계약예규와 조달청 훈령이 큰 틀을 정하지만 실제로 채점에 쓰이는 표는 그 사업의 공고문에 따로 실립니다.
지난번 제안서를 그대로 다듬어 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부문별 배점이 사업 성격에 맞게 조정되므로 지난번에 두껍게 쓴 부분이 이번에는 얇을 수 있습니다.
공고가 뜨기 전에 준비할 방법이 있나요?
사전규격 공개 단계를 확인하면 됩니다. 조달 요청 내용을 미리 공개해 의견을 받는 절차로, 어떤 사업이 나올지를 공고 전에 알 수 있습니다.
떨어지면 준비한 비용은 전부 손해인가요?
사업에 따라 다릅니다. 소프트웨어사업에는 낙찰되지 않은 평가 우수자에게 작성비 일부를 보상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가격 점수를 계산하는 식을 미리 알 수 있나요?
그 사업의 공고문에 실린 산식을 봐야 합니다. 다른 사업에서 본 계산법을 옮겨 쓰면 값이 어긋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