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서 문제 정의와 해결책을 잇는 법

제안서 마스터·7분·

제안서에서 문제를 정의하는 일은 새로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요구서에 적어 놓은 문장을 그대로 되받는 것입니다. 그 문장을 우리 말로 바꿔 쓰는 순간 상대는 자기 문제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요구서에는 요구사항과 평가 기준, 일정, 예산 범위가 함께 담기며 이 넷이 문제 정의의 재료입니다

문제를 찾으려 하면 어긋납니다

제안서에서 문제는 발굴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 오는 것입니다.

제안서를 쓰기 시작하면 첫 장에서 손이 멈춥니다.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적어야 할 것 같은데, 상대 회사의 사정을 우리가 얼마나 아느냐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는 만큼 짐작해 적거나, 업계 전반의 이야기로 채웁니다.

이 지점에서 방향이 어긋납니다. 요청을 받고 쓰는 제안서라면 상대는 이미 자기 문제를 문서에 적어 우리에게 건넸습니다. 무엇이 곤란한지, 무엇을 어디까지 해 달라는 것인지가 요구서에 문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그 문장을 다시 확인하고, 우리 해결책이 그 문장의 어느 부분에 닿는지를 보이는 것입니다. 문제를 새로 정의하는 일은 애초에 요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새로 정의하려는 충동이 생기는 이유가 있습니다. 요구서의 문장이 대개 건조하고 짧아서, 그대로 옮기면 성의가 없어 보인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다음 절에서 그 느낌이 왜 잘못인지를 봅니다.

우리 말로 바꿔 쓴 문장

업무 효율화가 시급한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요구서의 말을 되받은 문장

요구서 3항에 적힌 대로 담당자가 같은 자료를 세 곳에 나눠 입력하고 있으며, 이 중복 입력을 없애는 것이 이번 과업의 범위입니다

우리 말로 바꿔 쓴 문장

최신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요구서의 말을 되받은 문장

요구서가 정한 처리 건수를 지금 방식으로 감당하려면 인원을 늘려야 하고, 그 대신 처리 절차를 바꾸는 방법을 아래에서 제시합니다

우리 말로 바꿔 쓴 문장

고객사의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지원하겠습니다

요구서의 말을 되받은 문장

요구서 7항의 이관 일정에 맞추려면 기존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하며, 그 작업을 착수 후 첫 달에 끝내는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왼쪽 세 줄은 어느 사업에 넣어도 말이 됩니다. 그것이 이 사업의 문제를 적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우리 말로 바꾸면 알아보지 못합니다

같은 뜻이라도 낱말이 바뀌면 확인하는 쪽에서 대응을 찾지 못합니다.

요구서에 적힌 문장을 그럴듯한 표현으로 바꿔 쓰는 일은 거의 반사적으로 일어납니다. 상대가 중복 입력이라고 적은 것을 업무 효율화라고 바꾸고, 처리 건수라고 적은 것을 처리 역량이라고 바꿉니다.

쓰는 쪽에서는 정리한 것이지만 읽는 쪽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요구 항목과 제안서를 나란히 놓고 대응을 확인하는 사람 입장에서, 낱말이 바뀌면 이 대목이 그 항목에 답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판단이 필요해진 순간 그 항목은 확실한 대응을 잃습니다.

그래서 요구서의 낱말은 되도록 그대로 씁니다. 문장이 어색하면 앞뒤에 설명을 붙이되 핵심 낱말은 남겨 두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의 없어 보이는 일이 아니라 상대의 문서를 정확히 읽었다는 증거가 됩니다.

아래 표는 바꿔 쓰기 쉬운 낱말과 그 결과입니다.

요구서에 적힌 말바꿔 쓰기 쉬운 말바꾸면 생기는 일
구체적인 상황 서술일반적인 업계 진단이 사업의 문제가 사라집니다
항목 번호가 붙은 요구번호 없는 서술대응 관계를 찾지 못합니다
범위를 한정한 표현범위를 넓힌 표현과업 밖을 제안한 것이 됩니다
일정에 관한 조건노력하겠다는 표현조건을 그대로 받아 적으십시오

세 번째 줄이 특히 위험합니다. 더 많이 해 주겠다는 뜻으로 범위를 넓혀 적으면, 요구한 것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마지막 줄에만 성공색이 붙은 이유는 일정 조건이 바꿔 쓰기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그대로 두어야 하는 항목이기 때문입니다.

항목 하나에 대응 하나를 붙입니다

문제와 해결책을 잇는 일은 결국 짝을 맞추는 작업입니다.

문제를 되받았다면 그다음은 우리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을 그 옆에 붙이는 일입니다. 이 작업은 글을 쓰는 일이라기보다 짝을 맞추는 일에 가깝습니다.

짝이 맞지 않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요구 항목은 있는데 대응이 없는 경우와, 대응은 있는데 그것이 어느 항목에 닿는지 알 수 없는 경우입니다. 앞쪽은 빠뜨린 것이라 채우면 되고, 뒤쪽은 위치가 잘못된 것이라 옮기면 됩니다.

두 번째 경우가 더 자주 생기고 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쓴 사람은 다 적었다고 생각하는데 확인하는 쪽에서는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래 순서로 짝을 맞추면 제출 전에 두 경우를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1. 요구 항목을 번호와 함께 왼쪽에 적는다요약하지 말고 적힌 문장을 그대로 옮깁니다
  2. 항목마다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를 한 줄로 오른쪽에 적는다방법이 아니라 결과로 적어야 짝이 맞는지 보입니다
  3. 오른쪽이 빈 줄을 표시한다여기가 아직 답하지 않은 항목입니다
  4. 오른쪽에만 있고 왼쪽이 없는 것을 찾는다요구하지 않은 것을 제안하고 있는 자리입니다
  5. 이 표의 순서대로 목차를 확정한다읽기 좋은 순서보다 짝이 보이는 순서가 앞섭니다

네 번째 단계에서 나온 것들을 전부 버리라는 뜻은 아닙니다. 요구를 넘어서는 제안이 필요한 자리가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요구에 답한 것처럼 섞지 말고, 별도의 장에 따로 모으는 편이 낫습니다.

그렇게 나눠 두면 확인하는 쪽에서도 요구에 답한 부분과 더 제안한 부분을 구분해 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제안하는 경우는 순서가 뒤집힙니다

받아 올 요구서가 없으면 읽어야 할 이유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요청을 받고 쓰는 경우입니다. 제안은 그렇게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먼저 찾아가 제휴를 제안하거나 입점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대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그래서 되받을 문장이 없습니다. 대신 이 문서를 왜 읽어야 하는지를 첫 장에서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문제를 마음대로 정의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자기 문제라고 인정할 만한 것이어야 하고, 그러려면 밖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짐작으로 적은 문제는 첫 문단에서 반박당합니다.

두 경우의 차이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어느 쪽인지를 먼저 정하고 시작하십시오.

  • 요구서의 문장요청받은 제안서의 출발점
  • 밖에서 확인되는 사실먼저 내는 제안서의 출발점
  • 요구 항목의 순서요청받은 쪽의 목차
  • 읽어야 할 이유부터먼저 내는 쪽의 목차
같은 낱말로 부르지만 <b>두 문서는 다른 일을 합니다.</b> 목차를 고를 자유가 한쪽에만 있습니다.

먼저 내는 제안서에서 목차를 고를 자유가 있다는 것은 장점이 아니라 부담입니다. 무엇을 앞에 둘지 정해 주는 사람이 없으므로 그 판단을 우리가 져야 합니다.

요청받은 제안서에서 목차가 정해져 있는 것을 답답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그 제약이 우리를 대신해 판단해 준 것입니다.

잇는 문장이 흐려지는 자리

문제와 해결책 사이에 형용사가 끼면 연결이 끊깁니다.

짝을 맞춰 놓고도 문장이 흐려지는 자리가 있습니다. 문제를 적고 해결책을 적는 사이에 우리 회사를 설명하는 말이 끼어드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중복 입력을 없애겠다고 적으면 될 자리에, 오랜 경험과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중복 입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적게 됩니다. 앞의 수식을 빼도 뜻이 그대로인 문장은 그 수식이 필요 없는 문장입니다.

회사를 설명할 자리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이야기가 들어갈 부문이 평가표에 따로 있습니다. 거기에 적어야 점수가 되고, 여기에 적으면 문제와 해결책 사이만 멀어집니다.

아래 목록을 제출 전에 훑어보십시오.

문제와 해결책 사이에서 지울 것

여섯 줄을 지워도 문장의 뜻은 그대로 남습니다. 남지 않는다면 그 문장에는 애초에 해결책이 적혀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여섯 줄을 지우고 나면 문서가 짧아집니다. 짧아진 만큼 요구 항목과의 대응이 선명해집니다.

지운 자리를 채우고 싶다면 그 해결책이 언제까지 무엇을 끝내는지를 적으십시오. 형용사가 있던 자리에 일정이 들어가면 문장의 힘이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문제를 우리가 새로 정의해야 하나요?

요청을 받고 쓰는 제안서라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가 요구서에 자기 문제를 문장으로 적어 건넸습니다.

요구서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성의가 없어 보이지 않나요?

그 반대입니다. 핵심 낱말을 그대로 두는 것이 상대의 문서를 정확히 읽었다는 증거가 됩니다.

요구하지 않은 것을 제안해도 되나요?

해도 되지만 요구에 답한 부분과 섞지 마십시오. 별도의 장에 모아 두면 확인하는 쪽에서도 구분해 읽을 수 있습니다.

먼저 제안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시작하나요?

되받을 요구서가 없으므로 읽어야 할 이유부터 만듭니다. 다만 짐작이 아니라 밖에서 확인되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회사 소개는 어디에 적나요?

평가표에 그 부문이 따로 있습니다. 문제와 해결책 사이에 끼워 넣으면 연결만 멀어집니다.

목차를 읽기 좋은 순서로 바꿔도 되나요?

요청받은 제안서라면 권하지 않습니다. 요구 항목의 순서를 따라야 대응 관계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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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마스터비즈폼 제안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9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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