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 각서 쓰는 법

각서 마스터·8분·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고 적은 이행 각서는 공증을 하더라도 그 자체로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효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집행할 일정한 금액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문서가 집행의 근거가 되려면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일 것,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목적으로 할 것,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을 것이라는 세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그대로 두면 꺼내 볼 값이 없는 문장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나중에 확인되는 문장

2027년 3월 31일까지 창고 앞 통로에 물건을 쌓지 않겠습니다.

그대로 두면 꺼내 볼 값이 없는 문장

빠른 시일 안에 원래대로 돌려놓겠습니다.

나중에 확인되는 문장

2027년 4월 15일까지 훼손된 벽면을 원래 상태로 복구하겠습니다.

그대로 두면 꺼내 볼 값이 없는 문장

위반하면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나중에 확인되는 문장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그로 인해 실제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겠습니다.

오른쪽이 강한 이유는 표현이 세서가 아니라 무엇을, 언제까지, 어겼을 때 어떻게가 각각 특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끊지 않으면서 재발을 막으려 할 때 쓰는 종이

이행 각서는 다툼을 끝내는 문서가 아니라 다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려는 문서입니다.

이행 각서는 이미 벌어진 일을 두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약속을 적을 때 씁니다. 소음이든 통로 점유든 업무상의 실수든, 문제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될 가능성이 있을 때 그 반복을 막으려고 만듭니다.

이 문서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선택지가 마땅치 않아서입니다. 법적 절차로 가면 시간과 비용이 들고 관계도 정리됩니다. 그렇다고 말로만 끝내면 다음 달에 같은 일이 생겼을 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그 사이에 놓인 것이 종이 한 장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기대가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명을 받아 두면 다음에 어겼을 때 곧바로 무언가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문서가 하는 일은 그것과 다르고, 그 차이를 모르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종이가 비어 있게 됩니다.

아래 표는 이행 각서가 쓰이는 대표적인 자리와, 그 자리에서 흔히 어긋나는 기대를 나란히 둔 것입니다.

쓰이는 자리적으려는 약속여기서 어긋나는 기대
같은 문제가 반복될 때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어기면 바로 조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업무상 실수 뒤재발 방지 절차를 지키겠다회사가 곧바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기대
이웃 사이의 다툼 뒤정해진 시간대를 지키겠다어기면 강제로 멈출 수 있다는 기대
원상회복 약속언제까지 원래대로 돌려놓겠다기한과 대상이 적히면 확인이 가능해진다
미이행에 대한 약속어겼을 때 어떻게 하겠다어떤 조치인지가 적혀야 값이 생긴다

표의 위 세 줄에 붙은 표시는 그 약속이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자리에서 기대와 실제가 어긋난다는 표시입니다.

아래 두 줄이 이 글이 도착하려는 곳입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겼을 때 어떻게 할지가 적히면 이 종이는 비로소 쓸모를 갖습니다.

공증을 해도 집행의 근거가 되지 않는 이유

막히는 자리는 문서의 격이 아니라 집행할 금액이 없다는 점입니다.

사문서를 가지고 곧바로 상대의 재산에 손을 댈 수는 없습니다. 그 통로는 하나뿐인데,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로 만들면서 요건을 갖추는 길입니다. 요건은 셋입니다. 공정증서일 것, 일정한 금액의 지급이나 대체물 또는 유가증권의 일정한 수량을 급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일 것, 그리고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을 것입니다.

이행 각서는 이 가운데 두 번째에서 막힙니다. 앞으로 성실히 하겠다거나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에는 지급할 일정한 금액이 없습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이 금액이나 수량으로 표시되는 급부이므로, 행동에 관한 약속은 공증을 거치더라도 그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여기서 표현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행 각서는 효력이 약한 문서가 아닙니다. 당사자 사이에서 약속으로서 구속하는 힘은 다른 계약과 다르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그 약속을 국가의 힘으로 강제하는 절차에 곧바로 올릴 수 있느냐입니다. 구속력과 집행력은 다른 층에 있는 말입니다.

그리고 공증이라는 낱말이 두 제도를 함께 가리킨다는 점도 짚어 두어야 합니다. 당사자가 만든 문서에 공증인이 작성 사실을 확인해 주는 것과, 공증인이 직접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다릅니다. 집행의 근거가 될 여지가 있는 것은 뒤쪽뿐이며, 자세한 구별은 공증을 다룬 편에 있습니다.

  • 세 가지집행의 통로가 요구하는 요건
  • 두 번째이행 각서가 막히는 자리
  • 약속의 기록그래도 남는 것
  • 재판 절차집행까지 남은 단계
왼쪽 둘은 왜 곧바로 가지 못하는지이고, 오른쪽 둘은 그럼에도 이 문서가 무엇을 남기는지입니다.

그러니 이행 각서를 두고 공증을 받을지 고민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질문입니다. 먼저 정할 것은 이 약속이 금액으로 표시되는 것인지 행동으로 표시되는 것인지입니다.

행동에 관한 약속이라면 공증에 들이는 노력보다 문장을 특정하는 데 들이는 노력이 훨씬 크게 돌아옵니다.

그럼 이 종이는 무엇을 하는가

약속이 있었다는 사실과 그 내용을 확정해 두는 것이 이 문서의 일입니다.

집행으로 곧장 가지 못한다면 이 문서는 왜 쓰는가. 답은 그다음 단계에 있습니다. 약속을 어겼을 때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려면 먼저 그런 약속이 있었다는 것과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야 합니다. 이행 각서는 바로 그 자리를 채웁니다.

말로 오간 약속은 시간이 지나면 서로 다르게 기억됩니다. 어느 정도까지 하기로 했는지, 언제까지였는지, 예외를 두기로 했는지가 어긋나기 시작하면 다툼의 절반은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데 쓰입니다. 서명이 있는 종이 한 장은 그 절반을 덜어 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각서처럼 그 문서 자체로 약속이 이루어진 문서는 처분문서로 다루어지고, 문서가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인정되면 그 안에 적힌 내용을 함부로 물리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투는 자리에서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각서가 약속의 존재와 내용을 확정하고, 그것을 근거로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그 청구가 받아들여져야 비로소 집행 절차로 넘어갑니다. 한 칸씩 건너뛸 수 없을 뿐 길이 막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순서를 알고 쓰면 종이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가 저절로 정해집니다. 나중에 청구할 때 필요한 것이 곧 지금 적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순서를 모르면 서명만 받아 두고 정작 청구 단계에서 쓸 수 없는 문장을 남기게 됩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겼을 때 어떻게

이 세 자리가 채워지면 나머지 형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행 각서에서 비는 자리는 늘 같습니다. 대상이 뭉뚱그려져 있거나, 기한이 없거나, 어겼을 때 무엇을 하는지가 비어 있는 경우입니다. 세 자리를 채우는 순서를 아래에 두었습니다.

순서를 따를 때 유의할 것은 표현의 강도를 높이려는 유혹입니다. 절대로, 일체, 무조건 같은 말을 넣으면 문장이 단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범위가 넓어져 확인이 어려워집니다. 확인할 수 없는 약속은 어겼는지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1.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행위 단위로 적는다조심하겠다가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겠다는 형태로 적습니다. 장소나 시간대처럼 범위를 좁히는 조건이 있으면 함께 넣습니다.
  2.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날짜로 적는다기간을 정하지 않으면 언제 지켜야 하는지가 흐려집니다. 계속되는 약속이라면 시작일을, 한 번에 끝나는 약속이라면 마감일을 적습니다.
  3. 확인하는 방법을 정해 둔다지켰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지를 미리 정하면 다툼이 줄어듭니다. 사진이든 문서 제출이든 확인의 방식이 있으면 좋습니다.
  4. 어겼을 때 무엇을 할지를 적는다재발 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적어 둡니다. 다만 금액을 넣는 순간 성질이 달라지므로 다음 절을 함께 보십시오.
  5. 작성일과 당사자, 보관 부수를 적는다언제 작성된 약속인지가 남아야 이후의 사정 변경과 구별됩니다. 각자 한 부씩 갖는 것이 확인에 편합니다.

다섯 단계를 마치면 이 문서는 나중에 그대로 꺼내 읽을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읽는 사람이 달라져도 같은 뜻으로 읽히는지가 기준입니다.

특히 셋째 단계는 자주 빠지는데, 확인 방법이 정해져 있으면 어겼는지를 두고 벌어지는 소모적인 다툼이 줄어듭니다.

금액을 함께 적는 순간 성질이 달라집니다

행동에 관한 약속과 금액에 관한 약속은 다른 규칙을 따라갑니다.

이행 각서를 쓰다 보면 어겼을 때의 금액을 적고 싶어집니다. 그렇게 적으면 앞에서 본 두 번째 요건과 맞닿게 되고, 이 문서는 행동에 관한 약속에서 금액에 관한 약속으로 성격이 옮겨 갑니다.

다만 금액을 적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강한 문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약금이라고 적은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된다는 조문이 따로 있고,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면 법원이 줄일 수 있습니다. 이름을 무엇으로 붙였는지가 아니라 실질로 판단된다는 점도 함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금액을 넣기로 했다면 그 자리에서 확인할 것이 늘어납니다. 이 부분은 각서 위반 시 조치를 적는 법과 금액이 걸린 각서 쓰는 법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으므로, 이 글에서는 성질이 갈린다는 사실까지만 짚습니다.

근로 관계라면 축이 또 한 번 바뀝니다.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 두는 약정은 조문이 체결 자체를 막고 있어서, 같은 문장이라도 결론이 달라집니다.

금액을 넣기 전에 확인할 다섯 줄

다섯 줄 가운데 하나라도 비었다면 금액을 넣기 전에 그 자리를 먼저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금액은 넣는 순간 다툼의 중심이 됩니다.

금액을 넣지 않기로 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행동에 관한 약속으로 남겨 두면 확인과 증명이라는 본래의 기능에 집중됩니다.

반대로 정산할 금액이 이미 정해져 있다면 이행 각서가 아니라 지급 약속을 담는 문서 쪽이 자리에 맞습니다.

자주 오해되는 대목 정리

집행이 안 된다는 말과 효력이 없다는 말은 전혀 다른 뜻입니다.

이행 각서를 두고 도는 설명 가운데 결이 어긋난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씩 갈라 두겠습니다.

첫째, 이행 각서는 효력이 약하다는 설명입니다. 정확히는 집행의 통로에 곧바로 오르지 못한다는 뜻이며, 약속으로서 상대를 구속하는 힘 자체가 약한 것은 아닙니다.

둘째, 각서에 강제집행을 승낙한다는 문구를 넣어 두면 된다는 설명입니다. 그 취지가 적혀야 하는 곳은 공증인이 작성하는 공정증서입니다. 사문서에 같은 문장을 적어 두는 것만으로 그 효과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셋째, 형식을 갖추지 못하면 무효라는 설명입니다. 각서에는 법이 정한 서식도, 반드시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조항도 없습니다. 확인의 편의를 위한 관행과 효력의 요건을 섞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행 각서를 공증받는 것이 의미가 없나요?

행동에 관한 약속이라면 집행의 근거로 삼기 위한 목적에서는 실익이 적습니다. 다만 문서가 그 시점에 그렇게 작성되었다는 확인이 필요하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상대가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하나요?

각서를 근거로 이행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그 결과를 받아 집행 절차로 넘어갑니다. 각서 하나로 그 단계를 건너뛰지는 못합니다.

서명 대신 도장만 찍어도 되나요?

법은 서명과 날인, 무인을 나란히 두고 어느 하나로 정해 두었습니다.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것이 본인의 것으로 확인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세 가지 오해가 향하는 곳은 같습니다. 형식을 손보면 문서가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실제로 이 문서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도장이나 공증이 아니라 문장의 특정입니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할지가 적혀 있으면 그것만으로 대부분의 자리는 채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행 각서를 공증하면 바로 집행할 수 있나요?

집행의 근거가 되려면 공정증서일 것, 일정한 금액의 지급 등을 목적으로 할 것,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있을 것이 모두 필요합니다. 행동에 관한 약속은 두 번째 요건을 채우지 못합니다.

그러면 이행 각서는 쓸모가 없는 건가요?

약속의 존재와 내용을 확정해 두는 문서로서 값이 있습니다. 어겼을 때 청구를 하려면 그 확정이 먼저 필요합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문장만 적어도 되나요?

그 문장만으로는 지켰는지 어겼는지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행위를 언제까지 하지 않겠다는 형태로 좁혀 적는 편이 낫습니다.

어기면 얼마를 지급한다고 적어도 되나요?

적는 순간 금액에 관한 약정이 되어 규칙이 달라집니다.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과다하면 감액될 수 있으며, 근로 관계에서는 별도의 금지 조문이 걸립니다.

각서에 강제집행을 승낙한다고 써 두면 되나요?

그 취지가 적혀야 하는 문서는 공증인이 작성하는 공정증서입니다. 사문서에 같은 문장을 적어 두는 것으로는 그 효과가 생기지 않습니다.

각서
마스터
각서 마스터비즈폼 각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7년 0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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