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와 합의서, 뭐가 다른가요
각서 마스터·10분·
한쪽이 써서 건네느냐 양쪽이 맞춰 서명하느냐, 실무에서 갈리는 자리는 여기입니다. 어느 이름이 법적으로 더 세다는 구분은 없습니다. 서명 구조가 다르면 몇 부를 만들어 누가 갖는지가 달라지고, 나중에 무엇을 증명하게 되는지도 함께 달라집니다.
민법은 계약과 의사표시를 정할 뿐 문서의 이름과 당사자 수를 정한 조항을 두지 않았습니다 · 부수와 보관자를 정한 규정도 없어 그 선택이 그대로 증명의 위치를 바꿉니다
센 쪽을 고르는 물음이 아닙니다
두 이름 모두 조문에서 정의된 용어가 아닙니다.
각서를 쓸지 합의서를 쓸지 검색하면 어느 쪽이 법적 효력이 강하다는 설명이 곧잘 나옵니다. 그런 비교는 근거를 댈 수가 없습니다. 법이 두 이름을 갈라 놓고 각각에 다른 취급을 붙여 둔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갈리는 것은 훨씬 단순합니다. 종이에 이름을 몇 개 적고 누가 서명하느냐입니다. 이 차이는 법이 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택해 온 방식이고, 그러다 보니 이름도 따라 굳었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 차이가 실제로는 꽤 큰 결과를 만듭니다. 아래에서 볼 것은 이름의 차이가 아니라 구조의 차이가 만드는 결과입니다.
한쪽이 쓰는 종이와 양쪽이 맞추는 종이
서명란이 하나인지 둘인지가 출발점입니다.
각서라는 이름이 붙는 문서는 대체로 한쪽이 씁니다. 무언가를 하기로 한 사람이 자기 이름으로 적고 서명해서 상대에게 건네는 형태입니다. 받는 쪽은 서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문서 아래에는 이름이 하나만 놓입니다.
합의서라는 이름이 붙는 문서는 보통 양쪽이 함께 서명합니다. 서로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를 나란히 적고 각자 이름을 올립니다. 그래서 문서가 담는 것도 한쪽의 약속이 아니라 두 사람이 맞춘 내용이 됩니다.
이 구조 차이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부수입니다. 한 사람만 서명한 종이는 상대에게 건네고 끝나기 쉽고, 두 사람이 서명한 종이는 각자 한 부씩 가지는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 흐름이 굳어지면서 오해가 생겼습니다. 한쪽만 서명한 문서는 약하고 양쪽이 서명한 문서는 강하다는 인식입니다. 서명한 사람의 수가 그 사람이 한 약속의 힘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서명 구조가 실제로 바꾸는 것
바뀌는 것은 효력의 세기가 아니라 자리의 대칭입니다.
아래 표는 구조가 달라질 때 무엇이 따라 달라지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각서를 주어로 놓고 읽으십시오. 오른쪽 열은 대조를 위해 둔 것이지 그 문서의 작성법을 다루려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눈여겨볼 줄은 세 번째입니다. 한쪽만 서명한 문서에서는 그 한 사람이 약속한 것만 종이에 남습니다. 상대가 그 대가로 무엇을 하기로 했다면 그 부분은 어디에도 적히지 않은 채 넘어갑니다.
| 갈리는 자리 | 한쪽이 써서 건네는 구조 | 양쪽이 맞춰 서명하는 구조 |
|---|---|---|
| 종이 아래의 이름 | 한 사람 | 두 사람 이상 |
| 부수의 흐름 | 한 부를 건네고 끝나기 쉽습니다 | 각자 한 부씩 갖는 흐름이 생깁니다 |
| 종이에 남는 약속 | 서명한 사람의 몫만 남습니다 | 서로의 몫이 함께 남습니다 |
| 나중에 증명되는 것 | 그 사람이 그렇게 약속했다는 사실 | 두 사람이 그 내용으로 맞췄다는 사실 |
| 대가가 걸려 있을 때 | 적히지 않으면 다투기 어렵습니다 | 양쪽 몫이 함께 적혀 다투기 쉽습니다 |
표를 보고 나면 왜 상대가 굳이 한쪽만 서명하는 형태를 요구하는지도 짐작이 갑니다. 자기 몫을 적지 않는 편이 유리한 자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언제나 나쁜 뜻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서명하기 전에 한 번은 물어볼 만한 대목입니다.
부수가 왜 그렇게 중요한지는 부수를 따로 다룬 글에서 폈습니다. 한 부만 만들어 상대가 갖고 있을 때 무엇이 불리해지는지를 그쪽에서 자세히 짚었습니다.
각서인데 양쪽이 서명하는 경우
이름과 구조가 늘 짝을 이루지는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각서라는 제목을 달고도 두 사람이 함께 서명하는 문서를 자주 봅니다. 이웃 사이에 다툼을 정리하면서 각자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적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그 문서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이름을 정한 조항이 없으므로, 제목이 각서인데 양쪽이 서명해도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종이 위에 적힌 약속이 누구의 것인지가 분명한가입니다.
반대로 합의서라는 제목을 달고도 실제로는 한쪽의 약속만 적혀 있는 문서도 있습니다. 이때 제목만 보고 서로 맞춘 내용이라고 읽으면 어긋납니다. 읽는 순서는 언제나 제목이 아니라 본문입니다.
그래서 판단의 순서를 뒤집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이름으로 만들지를 먼저 정하고 내용을 끼워 넣는 대신, 누가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를 먼저 적고 그 구조에 맞는 이름을 나중에 올리는 것입니다.
- 없음두 이름을 가르는 법 조항
- 서명 구조실무에서 갈리는 자리
- 약속의 범위서명한 사람 수가 정하는 것
- 효력의 세기서명한 사람 수가 정하지 않는 것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순서
내용을 먼저 적고 구조를 정하면 이름은 따라옵니다.
정리하는 순서를 아래처럼 잡으면 이름 때문에 헤맬 일이 없습니다. 넷째 단계에서 한 가지만 조심하면 됩니다.
- 누가 무엇을 하기로 했는지 사람별로 적는다한 사람의 몫만 나온다면 한쪽이 서명하는 구조가 맞습니다.
- 대가로 상대가 하기로 한 것이 있는지 본다있다면 그 몫도 종이에 올라가야 나중에 다툴 자리가 생깁니다.
- 서명할 사람 수에 맞춰 부수를 정한다각자 한 부씩 갖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문장을 넣을지 따로 판단한다그런 약정 자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보지만 요건이 붙습니다. 일체라고 뭉뚱그리면 효력이 흔들릴 수 있어 무효가 되는 조항을 다룬 글에서 따로 폈습니다.
넷째 단계를 굳이 넣은 이유가 있습니다. 다툼을 정리하는 문서에는 거의 언제나 이 문장이 따라붙는데,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넓게 적을수록 나중에 그 문장 자체가 다투어지기 때문입니다.
비즈폼에는 한 사람이 서명하는 형태와 두 사람이 나란히 서명하는 형태가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만들려는 구조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서식을 고르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각서와 합의서 중 어느 쪽이 법적으로 강한가요?
강약을 비교할 법적 기준이 없습니다. 둘 다 법령이 정의한 용어가 아니어서 이름으로 취급이 갈리지 않습니다.
한쪽만 서명한 문서는 효력이 약한가요?
서명한 사람 수가 효력의 세기를 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서명한 사람의 몫만 종이에 남으므로 상대가 하기로 한 것은 적히지 않은 채 넘어갑니다.
각서라고 써 놓고 둘이 서명해도 되나요?
됩니다. 이름을 정한 조항이 없으므로 제목과 서명 구조가 꼭 짝을 이루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합의서 양식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지 어떻게 아나요?
서로 주고받는 몫이 있으면 두 사람이 서명하는 구조가 맞습니다. 한쪽의 약속만 남기면 되는 자리라면 각서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두 부를 꼭 만들어야 하나요?
부수를 정한 조항은 없습니다. 다만 각자 한 부씩 갖는 편이 나중에 대칭을 이룹니다.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문장을 넣어도 되나요?
그런 약정 자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봅니다. 다만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일체라고 적으면 그 문장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