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에 쓰면 안 되는 표현
탄원서 마스터·8분·
쓰면 안 되는 낱말의 목록은 만들 수 없습니다. 같은 말도 범위를 좁혀 쓰면 그대로 남고, 부드러운 말도 자리를 벗어나면 쓰이지 못합니다. 갈라야 할 것은 단어가 아니라 그 문장이 이 서면이 할 수 있는 일의 안에 있는가입니다.
이 서면이 놓이는 자리는 형을 정하는 단계이며, 무엇이 있었는지를 가리는 단계에는 놓이지 않습니다 — 다섯 갈래는 모두 그 경계선의 어느 쪽을 넘는가로 갈립니다
이 사건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 일입니다
제가 그 무렵 곁에서 본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부디 벌금으로 마무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사정도 함께 살펴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상대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지 못한 부분은 적지 않았습니다
목록으로 만들 수 없는 이유부터 말하겠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낱말이 아니라 그 문장이 놓이려는 자리입니다.
금지어를 모아 놓은 표를 기대하고 오셨다면 그 표가 여기에는 없습니다. 만들어 보면 곧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같은 낱말이 자리에 따라 전혀 다르게 읽힙니다. 늘 그랬다는 말은 폭이 너무 넓어 쓰기 어렵지만, 함께 일한 삼 년 동안 그런 일을 본 적이 없다는 말로 좁히면 그대로 남습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정중하게 다듬은 문장이라도 이 서면이 할 수 없는 일을 약속하면 쓰이지 못합니다. 말투가 아니라 무엇을 하려는 문장인가가 갈림의 기준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다섯 갈래로 나눕니다. 갈래마다 어긋나는 이유가 다르고, 이유를 알면 목록 없이도 자기 문장을 볼 수 있습니다.
다섯 갈래와 각각의 이유
하나의 이유로 묶이지 않는다는 점이 이 다섯의 특징입니다.
아래 표의 가운데 칸이 이 편의 알맹이입니다. 다섯 갈래가 어긋나는 까닭이 서로 다르므로, 하나의 규칙으로 외우려 하면 오히려 놓치게 됩니다.
오른쪽 칸도 함께 보십시오. 어느 갈래에서도 지우기만 하고 끝나지 않습니다. 같은 자리에 남길 수 있는 다른 서술이 늘 있습니다.
| 표현의 갈래 | 왜 이 문서와 맞지 않는가 | 그 자리에 남길 수 있는 것 |
|---|---|---|
| 사건 자체를 다투는 말 | 무엇이 있었는지를 가리는 자리에 이 서면이 놓이지 않는다 | 자기가 직접 본 범위 안의 서술 |
| 처분의 내용을 지시하는 말 | 이 문서가 할 수 없는 일을 약속하는 문장이 된다 | 살펴봐 달라는 데에서 멈춘 부탁 |
| 확인할 수 없는 단정 | 한 줄이 어긋나면 나머지 문장까지 함께 값을 잃는다 | 언제 어디서까지 좁혀 적은 사실 |
| 상대를 향한 비난 | 사정을 구하러 온 서면이 다투는 서면으로 읽힌다 | 상대를 거치지 않고 적을 수 있는 사정 |
| 대가나 조건을 암시하는 말 | 이 문서는 무엇을 주고받는 문서가 아니다 | 적은 사람이 스스로 보고 겪은 것 |
다섯 갈래를 다시 묶으면 두 덩어리가 됩니다. 첫째와 넷째와 다섯째는 자리를 벗어나는 쪽이고, 둘째와 셋째는 이 문서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떠맡는 쪽입니다.
아래에서는 그 두 덩어리를 차례로 봅니다. 어느 쪽이든 처벌이나 불이익으로 이어진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 글이 확인한 것은 그 문장이 쓰이지 못한다는 데까지입니다.
부탁과 지시 사이에 선이 하나 있습니다
살펴봐 달라는 것과 이렇게 하라는 것은 다른 문장입니다.
선처를 구하는 문장 자체는 이 서면의 본래 자리입니다. 사정을 적고 그 사정을 헤아려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이 종이가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선이 그어지는 곳은 그다음입니다. 어떤 처분을 내려 달라고 내용을 지정하는 순간, 부탁이 요구로 바뀝니다. 형을 정하는 일은 이 서면을 낸 사람이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문장이 왜 힘을 잃는지는 단순합니다. 이 문서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고 나선 문장이므로, 읽는 쪽에서는 그 대목을 그대로 받아 갈 방법이 없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적어 부탁하는지는 선처를 구하는 표현을 다룬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편은 어디까지가 부탁이고 어디부터가 지시인지, 그 경계를 보이는 자리입니다.
자리를 벗어나는 세 갈래
사건을 다투거나 상대를 향하거나 대가를 암시하는 순간 이 서면의 바깥으로 나갑니다.
첫째는 사건 자체를 부인하거나 다시 따지는 서술입니다. 그 다툼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그 판단은 이 종이가 놓이는 자리에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둘째는 상대에게 향하는 서술입니다. 사정을 구하러 온 글이 상대를 평가하기 시작하면 성격이 달라지고, 함께 적어 둔 구체적인 사정까지 그 색으로 읽히게 됩니다.
셋째는 무엇을 주고받는다는 뉘앙스를 남기는 서술입니다. 이 문서는 조건을 걸고 오가는 종류의 종이가 아니므로, 그런 암시가 붙으면 문서의 성격 자체가 흐려집니다.
세 갈래 모두 지운다고 해서 할 말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상대를 거치지 않고, 사건을 다투지 않고, 조건을 걸지 않고도 자기가 본 것은 그대로 남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말할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글이 말하는 것은 그 문장이 이 서면이 놓이는 자리에서 쓰이지 못한다는 데까지이고, 그로 인해 어떤 처분이 따른다고는 적지 않습니다.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자기가 직접 본 장면으로 적으면 남고, 상대를 평가하는 문장으로 적으면 다투는 글로 읽힙니다.
그런 근거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용어를 정확히 쓰지 못하면 오히려 무엇을 말하려는지가 흐려지므로, 자기가 아는 말로 본 것을 적는 편이 낫습니다.
본인을 특정할 수 있을 만큼만 적고 그 이상은 적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인적사항을 어디까지 쓸 것인지는 서명과 인적사항 표기를 다룬 편에 따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성질이 달라지는 문장 하나는 갈라 두겠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문장은 금지된 표현이 아니라 성질이 다른 표현입니다.
이 글의 다섯 갈래에 그 문장을 넣지 않았습니다. 어긋난 표현이어서가 아니라, 그 한 줄이 들어가면 서면이 다른 의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서의 이름이 무엇인가보다 그 안에 어떤 뜻이 적혀 있는가가 성질을 정합니다. 그래서 이 문장은 지우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적어야 하는 문장에 가깝습니다.
그 차이가 실제로 어떻게 갈리는지는 처벌불원 의사와의 차이를 다룬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편에서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 이유는 그 기준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지워야 할 낱말을 외우는 대신, 이 문장이 이 서면이 할 수 있는 일의 안에 있는지를 물어보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탄원서에 쓰면 안 되는 단어 목록이 있나요?
낱말 단위로 정리할 수 없습니다. 같은 말도 범위를 좁히면 그대로 남고, 정중한 말도 자리를 벗어나면 쓰이지 못하므로 기준은 단어가 아니라 문장이 하려는 일입니다.
선처해 달라고 쓰는 것은 괜찮나요?
그것이 이 서면의 본래 자리입니다. 선이 그어지는 곳은 어떤 처분을 내려 달라고 내용을 지정하는 대목이고, 살펴봐 달라는 데에서 멈추면 문제되지 않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적어도 되나요?
금지된 표현이 아닙니다. 다만 그 한 줄이 들어가면 서면이 다른 의미로 읽힐 수 있어 성질이 달라지므로,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적어야 하는 문장입니다.
사건이 억울하다는 이야기를 쓰면 안 되나요?
무엇이 있었는지를 가리는 자리에 이 서면은 놓이지 않습니다. 그 다툼은 다른 절차에서 하는 것이고, 여기서는 자기가 본 범위 안의 사정을 적는 편이 남는 것이 많습니다.
문장을 정중하게 다듬으면 되는 문제 아닌가요?
말투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다듬어진 문장이라도 이 문서가 할 수 없는 일을 약속하거나 자리를 벗어나면 그대로 쓰이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