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와 진정서의 차이

탄원서 마스터·11분·

갈림의 축은 무엇을 바라는가입니다. 진정서는 조사와 처분을 시작해 달라는 것이고, 탄원서는 이미 열려 있는 절차에서 사정을 살펴 달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청원이라는 낱말이 섞이면서 탄원서에 없는 기한과 의무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됩니다.

청원법 제21조는 접수한 청원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90일 이내에 처리결과로 알리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그러나 같은 법 제6조가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을 처리 대상에서 빼 두어, 형사사건에 내는 탄원서에는 그 기한이 오지 않습니다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 탄원서를 내면 90일 안에 답을 받는다
  • 탄원서는 청원법에 근거한 문서다
  • 탄원서를 낼 곳은 법이 정해 두었다
  • 탄원서에도 처리결과를 알려 줄 의무가 있다
  • 진정서와 탄원서는 이름만 다른 같은 문서다

확인되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 90일은 청원의 것이고, 청원법은 수사·재판 중인 사항을 처리 대상에서 뺐다
  • 탄원서의 근거 법률을 확인할 수 없다
  • 청원기관은 법에 정해져 있으나 탄원서에는 그런 목록이 없다
  • 탄원서에 통지 의무를 정해 둔 조항을 확인하지 못했다
  • 바라는 것이 다르다 — 절차를 열어 달라와 열린 절차를 살펴 달라
왼쪽 다섯 줄은 청원이라는 제도에 붙어 있는 규칙이 탄원서로 옮겨 붙은 것입니다. 옮겨 붙은 자리를 떼어 내는 것이 이 편의 전부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세 낱말이 섞입니다

진정·청원·탄원은 거의 같은 말로 쓰이지만 서 있는 자리가 각각 다릅니다.

무언가를 적어서 기관에 내야 할 것 같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낱말이 이 셋입니다. 찾아보면 세 낱말이 한 문단 안에 뒤섞여 나오고, 어떤 설명은 탄원서를 진정서의 다른 이름처럼 다룹니다. 그래서 표지에 어느 낱말을 올릴지만 정하면 되는 문제로 보이기 쉽습니다.

그런데 셋 가운데 하나는 법률이 제도로 만들어 둔 것이고, 나머지 둘은 실무에서 굳어진 이름입니다. 이 사정을 모른 채 세 낱말을 섞으면 한쪽에만 있는 규칙이 나머지에도 있는 것처럼 옮겨 붙습니다.

가장 널리 퍼진 오해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탄원서를 내면 정해진 날수 안에 답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날수는 청원이라는 제도에 붙어 있는 것이지 탄원서에 붙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은 먼저 진정서와 탄원서를 가르는 자리를 세우고, 그 옆에 청원을 나란히 놓습니다. 세 낱말이 각각 어디에 서 있는지가 보이면 지금 무엇을 써야 하는지도 함께 정해집니다.

갈림의 축은 무엇을 바라는가입니다

진정서는 절차를 열어 달라는 것이고, 탄원서는 이미 열린 절차 안에서 읽히는 글입니다.

두 문서를 가르려고 형식을 먼저 견주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둘 다 법이 서식을 정해 둔 문서가 아니어서 겉모습으로는 구별되는 데가 없기 때문입니다. 갈리는 것은 종이의 모양이 아니라 그것을 내는 사람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입니다.

진정서를 쓰는 사람은 아직 아무 일도 시작되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알려야 할 일이 있고, 그것을 들여다봐 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글의 무게가 무슨 일이 있었는가 쪽에 실립니다.

탄원서를 쓰는 사람은 이미 굴러가고 있는 절차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사건이 접수되어 있고 판단을 내릴 사람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그 판단에 얹어 읽어 달라고 사정을 적는 것입니다. 그래서 글의 무게가 그 사람을 어떻게 보아 달라는가 쪽으로 옮겨 갑니다.

아래 표는 그 차이가 실제 문장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늘어놓은 것입니다. 왼쪽 열의 물음을 자기 상황에 던져 보면 어느 쪽을 쓰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무엇을 묻는가진정서 쪽탄원서 쪽
바라는 것조사나 처분을 해 달라는 것진행 중인 판단에서 사정을 살펴 달라는 것
쓰게 되는 때아직 절차가 열리지 않았다고 느낄 때절차가 이미 열려 있을 때
쓰는 사람일을 겪었거나 알리려는 사람당사자가 아닌 사람도 씁니다
글의 중심무슨 일이 있었는가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끝나는 자리들여다봐 달라는 청판단하는 사람이 읽을 자료

표를 세로로 읽으면 두 문서가 같은 줄 위의 위아래가 아니라는 것이 보입니다. 하나는 절차의 문 앞에 있고 다른 하나는 문 안에 있습니다. 그러니 어느 쪽이 더 힘이 세냐는 물음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까지만 읽고 덮으면 남는 물음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절차라는 것에는 받는 쪽이 지켜야 할 규칙이 붙어 있는가입니다. 세 번째 낱말이 들어오는 자리가 바로 여기입니다.

청원만이 법이 만들어 둔 제도입니다

청원에는 근거 법률이 있고, 받을 기관이 정해져 있고, 알려 줄 기한이 있습니다.

청원은 이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청원법이라는 법률이 따로 있는 제도입니다. 국회·법원·중앙행정기관 등이 청원을 받을 기관으로 법에 정해져 있고, 어떤 사항에 대해 청원할 수 있는지도 법이 미리 정해 두었습니다. 무엇을 낼 수 있는 자리인지가 조문으로 그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받은 쪽에 의무가 붙습니다. 접수한 청원을 어떻게 했는지 청원인에게 알려야 하고, 그 기한까지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아래 조문이 그것입니다.

이 한 줄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남아 세 낱말 전부에 옮겨 붙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청원이라는 제도의 규칙이며, 청원의 요건을 갖춘 문서에만 따라옵니다.

제21조(청원의 처리 등) 청원기관의 장은 청원을 접수한 때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90일 이내(공개청원의 공개 여부 결정기간 및 국민의 의견을 듣는 기간을 제외한다)에 처리결과를 청원인에게 알려야 한다.

청원법 제21조

조문을 읽을 때 눈여겨볼 낱말은 청원기관의 장과 처리결과입니다. 받는 쪽이 특정되어 있고, 돌려줄 것이 정해져 있습니다. 제도라는 말은 이런 구조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제도가, 형사사건에 내는 탄원서를 자기 바깥에 두고 있습니다. 다음 절의 조문이 그 대목입니다.

그 제도가 수사·재판 중인 사항을 빼 두었습니다

청원법은 다른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을 처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해 두었습니다.

청원법에는 처리의 예외를 정한 조문이 따로 있습니다. 여기에 열거된 사항에 해당하면 청원기관의 장은 그 청원을 처리하지 아니할 수 있고, 대신 사유를 알리게 되어 있습니다.

열거된 것 가운데 이 글에 결정적인 것은 두 번째 줄입니다. 감사·수사·재판을 비롯해 다른 법령에 따른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인 사항이 그 자리에 들어 있습니다. 형사사건은 정확히 그 상태에 있는 사항입니다.

그러니 형사사건을 두고 쓴 글은 표지에 어떤 낱말을 올리든 청원법의 절차를 타지 않습니다. 탄원서가 청원법에 근거한 문서가 아니라는 말의 실체가 이것입니다.

제6조(청원 처리의 예외) 청원기관의 장은 청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처리를 하지 아니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유를 청원인에게 알려야 한다. — 국가기밀 또는 공무상 비밀에 관한 사항 / 감사·수사·재판·행정심판·조정·중재 등 다른 법령에 따른 조사·불복 또는 구제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 / 허위의 사실로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하는 사항 / 허위의 사실로 국가기관 등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사항 / 사인간의 권리관계 또는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사항 / 청원인의 성명·주소 등이 불분명하거나 청원 내용이 불명확한 사항

청원법 제6조
  • 90일 이내청원의 처리결과 통지
  • 처리 대상에서 제외수사·재판 중인 사항
  • 정한 조항 없음탄원서의 통지 기한
앞의 두 칸은 <b>같은 법률의 두 조문</b>입니다. 하나만 떼어 읽으면 세 번째 칸이 잘못 채워집니다.

두 조문을 나란히 놓아야 오해가 풀립니다. 기한을 정한 조문만 읽으면 모든 민의 표시에 그 기한이 붙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외를 정한 조문이 그중 큰 덩어리를 미리 덜어 냈습니다.

덜어 낸 이유도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판단할 사람이 정해진 절차가 굴러가고 있는데 같은 사항을 다른 창구가 따로 처리하면 두 개의 결론이 생깁니다. 그래서 그 사항은 원래의 절차 안에서 다뤄지도록 남겨 둔 것입니다.

탄원서에는 접수도 통지도 없습니다 — 그것이 결함은 아닙니다

정해진 것이 없다는 말은 쓸모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쓰는 사람에게 맡겨져 있다는 뜻입니다.

탄원서에는 청원법 같은 근거 법률이 없습니다. 받을 기관의 목록도, 처리해서 알려 줄 의무도, 언제까지 내야 한다는 기한도 조문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접수하고 심사하는 절차를 정해 둔 규정 역시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법원과 수사기관이 이 글을 읽을까요. 형을 정할 때 참작할 사항을 형법이 열어 두었고, 탄원서에 적힌 사정이 그 항목에 닿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차가 아니라 판단의 재료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탄원서에 기대할 것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갈립니다. 접수증이나 회신 같은 절차의 산물은 기대할 자리가 아닙니다. 반면 판단하는 사람이 사건 기록과 함께 이 글을 읽게 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이 차이를 알고 쓰면 문장이 달라집니다. 답을 요구하는 글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무엇을 알게 될지를 정하는 글이 되기 때문입니다.

탄원서를 냈는데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연락을 주도록 정해 둔 조항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회신이 오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그 글이 기록에 닿지 않았다고 볼 근거도 없습니다. 낼 때 사건번호와 담당 재판부를 정확히 적었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탄원서를 청원으로 바꿔 내면 답을 받을 수 있나요

형사사건처럼 다른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은 청원법이 처리 대상에서 빼 두었습니다. 표지의 낱말을 바꾼다고 그 사항이 청원의 자리로 옮겨 가지는 않습니다.

진정서와 탄원서를 같이 내도 되나요

막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둘은 바라는 것이 다르므로 한 장에 섞어 적으면 무엇을 청하는 글인지가 흐려집니다. 나누어 적는 편이 읽는 쪽에 분명합니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면 처음에 던졌던 물음의 모양이 바뀝니다. 어느 문서가 더 힘이 있는가가 아니라, 지금 내 사건이 절차의 어디쯤에 놓여 있는가입니다.

그래서 지금 무엇을 쓸 것인가

이름을 먼저 고르지 말고 네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십시오.

아래 순서로 짚으면 표지에 올릴 낱말은 마지막에 저절로 정해집니다. 반대로 이름부터 정하면 내용이 그 이름을 따라가면서 어긋난 기대가 함께 붙습니다.

특히 첫째와 둘째 단계를 건너뛰지 마십시오. 사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채로 쓴 글은 받을 사람도 정하지 못한 채 만들어집니다.

  1. 사건이 이미 접수되어 있는지 확인한다접수되어 있고 담당하는 곳이 정해져 있다면 절차는 이미 열려 있는 것입니다.
  2. 내가 바라는 것이 시작인지 참작인지 정한다들여다봐 달라는 것이면 진정 쪽이고, 이미 열린 판단에 사정을 얹는 것이면 탄원 쪽입니다.
  3. 청원의 자리인지 아닌지 가른다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이라면 청원법의 절차로 가지 않습니다. 기한과 회신을 기대하지 마십시오.
  4. 사건번호와 받을 곳을 먼저 적는다이 두 가지가 비어 있으면 잘 쓴 글도 어느 기록에 붙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네 단계 가운데 셋째가 이 편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자리입니다. 기한과 회신을 기대하고 기다리다가 정작 판단이 끝난 뒤에 알게 되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비즈폼에는 사건번호와 받는 곳, 쓰는 사람과 당사자의 관계가 첫머리에 따로 놓인 탄원서 양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자리가 비어 있으면 눈에 바로 들어오므로 첫째와 넷째 단계를 빠뜨리기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탄원서와 진정서는 어떻게 다른가요?

바라는 것이 다릅니다. 진정서는 조사나 처분을 해 달라며 절차를 열어 달라는 글이고, 탄원서는 이미 열려 있는 절차에서 사정을 살펴 달라는 글입니다. 형식이 아니라 이 축으로 갈립니다.

탄원서를 내면 며칠 안에 답을 받나요?

그렇게 정해 둔 조항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90일이라는 기한은 청원법이 청원에 붙여 둔 것이고, 같은 법이 수사·재판 중인 사항을 처리 대상에서 빼 두었습니다.

탄원서는 청원법에 근거한 문서인가요?

아닙니다. 탄원서의 근거 법률을 확인할 수 없고, 청원법은 다른 절차가 진행 중인 사항을 자기 처리 대상에서 제외해 두었습니다.

탄원서를 어디로 내야 하는지 법에 정해져 있나요?

청원기관처럼 목록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건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낼 곳이 달라지므로 담당하는 곳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진정서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내용이 탄원이면 어떻게 되나요?

표지의 낱말이 성질을 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읽는 쪽이 무엇을 청하는 글인지 짐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므로, 바라는 것을 첫 문단에서 분명히 적는 편이 낫습니다.

여러 사람이 이름을 모아 내는 것도 탄원서인가요?

실무에서는 그렇게 부릅니다. 다만 여럿의 뜻을 모아 기관에 내는 제도는 따로 있으므로, 무엇을 향해 내는 것인지에 따라 길이 갈립니다.

탄원서
마스터
탄원서 마스터비즈폼 탄원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7년 09월 07일

탄원서 관련 서식

이 글에서 다룬 기준을 반영한 양식입니다. 내려받아 바로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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