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 손으로 써야 하나요

탄원서 마스터·9분·

손으로 써야 한다고 정해 둔 조항은 확인되지 않았고, 손으로 썼다고 해서 서면의 힘이 더해진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다만 손으로 쓸 때와 타자로 칠 때 글의 길이와 문장의 결이 달라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효력의 이야기가 아니라 글의 이야기입니다.

자필을 요구하는 조항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대법원 2024. 3. 12. 선고 2023도11371은 피해자가 낸 탄원서를 범죄사실 인정의 증거로는 쓸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물음이 실제로 묻고 있는 것

손으로 쓸까 망설일 때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대개 「그래야 더 통하는가」입니다.

볼펜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시간은 글씨체를 고민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 시간에 머릿속을 도는 물음은 따로 있습니다 — 어느 쪽이 더 낫게 읽힐 것인가, 손으로 쓰지 않으면 성의가 없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 물음을 그대로 두면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두 가지가 한 덩어리로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이 서면이 힘을 갖느냐는 물음이고, 다른 하나는 읽는 사람이 어떤 인상을 받느냐는 물음입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층에 있습니다.

앞의 물음은 답이 짧습니다. 손으로 쓰라고 정해 둔 조항을 확인하지 못했고, 손으로 썼다고 무게가 달라진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 버리면 남는 것이 없어 보이지만, 실은 뒤의 물음이 이 편의 본론입니다.

뒤의 물음은 답이 조금 깁니다. 그리고 그 답은 인상에서 끝나지 않고 글 자체가 달라진다는 데까지 갑니다. 손으로 쓰면 문장이 짧아지고 타자로 치면 길어지기 쉬운데, 그 차이가 이 서면에서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합니다.

두 층을 갈라 두면 답이 보입니다

정해 둔 것이 없다는 답과, 읽는 사람이 무엇을 느끼는가는 서로 다른 자리의 이야기입니다.

탄원서에는 법이 마련해 둔 서식이 없습니다. 어떤 도구로 만들라는 조항도, 손으로 써야 한다는 조항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타자로 친 글이 손으로 쓴 글보다 못하다고 말할 근거가 없고, 반대로 손으로 쓴 글이 더 인정받는다고 말할 근거도 없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면 이해가 빨라집니다. 이 서면은 사실이 있었느냐를 가리는 증거로 쓰이는 문서가 아닙니다. 대법원도 피해자가 낸 탄원서를 두고 그런 자리에 놓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서면이 놓이는 자리는 형을 정할 때 헤아릴 사정을 보여 주는 쪽입니다.

그렇다면 손글씨냐 타자냐를 효력의 층에서 다툴 일이 애초에 아닙니다. 이 서면은 누가 썼는지를 견주어 가리는 자리에 놓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는 것은 읽는 사람 쪽의 이야기뿐입니다.

아래 표는 자주 붙어 다니는 두 층을 갈라 둔 것입니다. 왼쪽은 근거를 찾지 못한 말이고 오른쪽은 실무에서 말할 수 있는 데까지입니다.

효력의 층에 잘못 올려놓은 말실무의 층에서 말할 수 있는 것
자필이라야 효력이 있다어느 쪽으로 쓰라고 정한 조항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손으로 써야 진심으로 받아들여진다받아들이는 정도를 정해 둔 기준이 없습니다
타자로 친 것은 가볍게 읽힌다글의 무게는 담긴 사정에서 나오지 도구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손으로 쓰면 고쳐 쓰기 어려워 문장이 짧아진다쓰는 방식이 글의 길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실제로 그렇습니다
타자로 치면 덧붙이기 쉬워 글이 길어진다같은 이유로 덜어 내는 손질이 더 필요해집니다

셋째 줄까지가 이 편에서 쓸 수 없는 말입니다. 근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말을 믿고 쓰기 시작하면 정작 무엇을 적을지가 뒤로 밀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넷째 줄과 다섯째 줄은 다릅니다. 도구가 글을 바꾼다는 것은 누구나 겪어 본 일이고, 이 서면에서는 그 차이가 읽는 쪽에 그대로 전해집니다.

손으로 쓸 때 글에 생기는 일

한 번 적으면 지우기 어렵다는 사정이 문장을 먼저 고르게 만듭니다.

볼펜으로 종이에 적으면 되돌리기가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쓰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자연히 문장이 짧아지고 군더더기가 줄어듭니다. 길게 늘어놓다가 앞뒤가 어긋나는 일도 덜 생깁니다.

다만 반대쪽도 있습니다. 고쳐 쓰기가 어려우니 처음 잡은 흐름을 끝까지 밀고 가게 됩니다. 쓰다가 더 중요한 이야기가 떠올라도 앞으로 되돌아가 넣기가 어려워, 뒤에 붙이거나 그냥 빼 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종이의 크기가 곧 분량의 한계가 됩니다. 한 장을 채우고 나면 계속할지 멈출지를 실제로 결정해야 하니, 스스로 길이를 조절하는 셈입니다. 이것이 이 방식의 가장 큰 값입니다.

읽는 사람 쪽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람 손이 지나간 종이에서 무엇을 느끼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 느낌을 기대하고 쓰는 것보다, 짧고 또렷해지는 글의 성질을 노리는 편이 실제로 남는 것이 많습니다.

글씨가 못나면 안 좋게 읽히나요?

글씨체를 두고 정해 둔 것이 없습니다. 다만 읽을 수 없을 만큼이면 내용이 전해지지 않으니, 또렷하게 쓸 자신이 없다면 타자로 치는 편이 낫습니다.

손으로 쓰면 더 정성 있어 보이지 않나요?

그렇게 받아들여진다고 정해 둔 기준이 없습니다. 정성은 도구가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적었는지에서 드러납니다.

타자로 칠 때 글에 생기는 일

덧붙이기 쉬운 만큼 덜어 내는 손질이 반드시 따라와야 합니다.

자판으로 치면 문장이 술술 늘어납니다. 앞으로 돌아가 넣고 싶은 이야기를 언제든 끼워 넣을 수 있으니 구조를 잡기도 좋습니다. 여러 사람이 나눠 쓰거나 여러 번 고쳐야 하는 경우라면 이쪽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입니다.

문제는 늘어난 뒤에 줄이지 않는 데서 생깁니다. 같은 이야기를 표현만 바꿔 두 번 적거나, 사정과 무관한 배경 설명이 앞에 길게 붙는 일이 흔합니다. 읽는 쪽에서는 무엇을 말하려는 글인지가 뒤로 밀립니다.

그러니 이 방식으로 쓸 때 반드시 붙어야 하는 단계가 하나 있습니다. 다 쓰고 나서 덜어 내는 일입니다. 손으로 쓸 때는 종이가 대신 해 주던 몫을 여기서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아래 넉 줄은 두 방식이 갈리는 지점을 짧게 모은 것입니다.

  • 확인된 것 없음자필을 요구하는 조항
  • 없음분량을 정한 기준
  • 짧아지고 고치기 어려움손으로 쓸 때 따라오는 성질
  • 길어지고 고치기 쉬움타자로 칠 때 따라오는 성질

셋째 줄과 넷째 줄이 이 편의 결론에 가깝습니다. 어느 쪽이 옳은가가 아니라 어느 쪽의 성질이 이번 글에 맞는가로 물음을 바꾸면 답이 곧 나옵니다.

얼마나 길게 쓸 것인가 자체는 이 편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 이야기는 따로 정리해 두었으니 함께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쪽으로 쓸지 정하는 차례

도구를 먼저 고르지 말고 이번 글의 사정을 먼저 보십시오.

망설임이 길어지는 까닭은 도구를 먼저 정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적을지, 누가 함께 쓰는지, 몇 번 고칠 것 같은지가 정해지면 도구는 거의 저절로 정해집니다.

아래 차례는 그 순서대로 짚어 가는 것입니다. 다섯 단계를 지나면 손으로 쓸지 타자로 칠지가 남습니다.

  1. 이번 글을 나 혼자 쓰는지부터 보기함께 쓸 사람이 있으면 파일이 오가야 하므로 손으로 쓰는 방식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 한 가지로 절반이 정해집니다.
  2. 적을 사정이 몇 가지인지 세어 보기한두 가지를 또렷하게 전하는 글이라면 손으로 써도 넉넉합니다. 여러 갈래를 순서대로 풀어야 한다면 고쳐 쓸 수 있는 쪽이 낫습니다.
  3. 고칠 일이 얼마나 생길지 짐작해 보기받는 곳이 정해지지 않았거나 사정이 더 나올 여지가 있다면 나중에 손댈 수 있어야 합니다.
  4. 또렷하게 쓸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 보기읽는 사람이 글자를 알아보지 못하면 내용이 전해지지 않습니다. 자신이 없다면 타자로 치고 마지막 이름만 손으로 남기면 됩니다.
  5. 정한 뒤에는 그 방식의 약점을 챙기기손으로 쓴다면 앞뒤 흐름을 미리 잡아 두고, 타자로 친다면 다 쓴 뒤 덜어 내는 시간을 따로 두십시오.

넷째 단계에서 나오는 절충이 실제로 가장 흔합니다. 본문은 타자로 치고 마지막에 이름만 손으로 남기는 방식인데, 어느 쪽도 요구된 것이 아니므로 이렇게 섞어도 어긋날 것이 없습니다.

이름을 어떻게 남기는가는 이 편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서명과 날인, 인적사항을 어디까지 적는가는 따로 다루었습니다.

정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보는 것

도구를 정한 다음에는 그 선택이 글을 어떻게 흔들었는지만 보면 됩니다.

어느 쪽으로 썼든 마지막에 한 번은 읽는 사람의 자리에서 훑어야 합니다. 손으로 썼다면 읽히는지를 보고, 타자로 쳤다면 덜어 낼 것이 없는지를 봅니다. 두 방식의 약점이 정확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바뀌지 않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첫 장에서 이 서면이 어느 건에 관한 것인지 보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손으로 쓰면 그 표시를 빠뜨리기가 더 쉬우니 오히려 더 챙겨야 합니다.

아래 목록은 도구와 상관없이 마지막에 훑는 것입니다.

다 쓰고 나서 보는 것

첫 줄과 둘째 줄이 두 방식의 약점을 각각 짚는 자리입니다. 나머지 셋은 어느 쪽으로 쓰든 같습니다.

다섯째 줄은 손으로 쓴 경우에 특히 걸립니다. 다시 써야 할 일이 생기면 처음부터 옮겨 적어야 하니,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이 점을 미리 셈해 두십시오.

결국 이 편의 답은 하나로 모입니다. 정해진 것이 없으니 고르는 기준은 규정이 아니라 이번 글의 사정이고, 그 사정을 먼저 보면 도구는 뒤따라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탄원서는 꼭 손으로 써야 하나요?

그렇게 정해 둔 조항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타자로 쳐서 내도 어긋날 규정이 없으며, 어느 쪽이 더 인정받는다는 근거도 없습니다.

손으로 쓰면 감형에 도움이 되나요?

도구와 결과를 잇는 근거가 없습니다. 이 서면은 형을 정할 때 헤아릴 사정을 보여 주는 자료이고, 그 사정은 무엇을 적었는지에서 나옵니다.

본문은 타자로 치고 이름만 손으로 써도 되나요?

됩니다. 어느 쪽도 요구된 것이 아니므로 섞어 써도 문제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 방식이 가장 흔합니다.

글씨가 나빠 알아보기 어려우면 어떻게 되나요?

그것을 이유로 되돌려 보내는 절차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읽히지 않으면 내용이 전해지지 않으므로 또렷하게 쓸 자신이 없다면 타자로 치십시오.

손으로 쓰다 틀리면 어떻게 하나요?

정정 방법을 정해 둔 것이 없습니다. 다만 지운 자국이 많으면 읽기가 어려워지므로, 틀린 곳이 여러 군데라면 다시 옮겨 적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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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서 마스터비즈폼 탄원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7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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