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 필수 기재사항
탄원서 마스터·14분·
법이 정한 필수 기재사항이 없습니다. 탄원서는 법률이 형식이나 효력을 정해 둔 서류가 아니어서 적을 항목을 묶어 놓은 조문도, 나라가 만들어 배포한 서식도 확인된 범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적을지는 규정이 아니라, 이 종이 한 장만 받아 든 사람이 스스로 답을 얻어야 하는 물음에서 거꾸로 정해집니다.
탄원서의 법정 서식과 필수 기재사항은 확인된 범위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 형을 정하는 자리에서 이 서면이 읽히는 문을 열어 두는 것은 양형의 조건을 정한 형법 제51조이고,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는 쓸 수 없다고 본 것이 대법원 2023도11371 입니다
누구를 위해 쓰는가 → 같은 사건의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가
탄원인과 당사자의 관계 → 무엇을 아는 사람이 하는 말인가
전하려는 사정 → 참작할 만한 무엇이 있다는 것인가
적은 날짜 → 일이 있고 얼마 만에 적은 것인가
서명 또는 날인 → 누구의 손에서 나온 종이인가
필수라는 말이 이 서면으로 옮겨 온 자리
반드시 적어야 할 항목을 묶어 둔 조문을 탄원서에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필수 기재사항이라는 말은 본래 적을 항목이 규정에 묶여 있는 서류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어떤 칸이 비면 그 서류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도록 정해 둔 조항이 있어야 필수라는 낱말이 성립하고, 그런 조항을 가진 문서에서는 항목을 세는 일이 실제로 뜻을 가집니다.
탄원서에는 그 구조가 통째로 없습니다. 법률이 이 서면의 형식이나 효력을 정해 두지 않았고, 나라가 만들어 배포한 서식도 확인된 범위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항목을 요구할 절차가 없으니 요구될 항목도 생겨날 자리가 없고, 어떤 칸이 비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적어 둔 조문 역시 따라서 없습니다.
그런데도 검색창에는 필수 기재사항을 정리했다는 안내가 줄지어 나옵니다. 그 안내들이 헛것은 아닙니다. 대개는 실무에서 오래 쌓인 관행을 옮겨 적은 것이고, 그중 상당수는 실제로 채워 두는 편이 나은 칸들입니다. 문제는 관행이 규정에서 나온 것처럼 소개된다는 데 있습니다.
근거를 잘못 붙이면 두 가지가 한꺼번에 어긋납니다.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을 규칙으로 알고 매달리게 되고, 반대로 이 서면에서 정말 중요한 자리는 규칙이 아니라는 이유로 흘려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아래에서는 관행 목록을 먼저 늘어놓지 않고, 항목을 정하는 힘이 어디서 오는지부터 봅니다.
목록이 없으면 항목은 물음에서 옵니다
적을 것을 정해 주는 조문이 없다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이 서면이 놓이는 자리입니다.
탄원서가 어디에 놓이는 서면인지부터 짚어야 합니다. 이 종이는 유죄와 무죄를 가리는 자리에 놓이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3도11371 은 피해자가 낸 탄원서를 의견진술에 갈음한 서면으로 보아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증거로는 쓸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대신 형을 얼마나 무겁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 자리에서는 참작되는 자료가 되고, 그 문을 열어 두는 것이 양형의 조건을 정한 형법 제51조입니다.
이 갈림이 곧 기재 기준이 됩니다. 참작은 읽혀야 일어나고, 읽는 사람은 그 종이에 적힌 것만 압니다. 종이 밖에 있는 사정은 쓴 사람의 머릿속에 아무리 또렷하더라도 읽는 쪽에서는 없는 것과 같이 다뤄집니다.
그러니 물음의 방향을 뒤집는 편이 빠릅니다. 무엇을 적어야 하느냐가 아니라, 이 한 장만 손에 든 사람이 무엇을 알 수 있어야 하느냐입니다. 이 물음을 풀면 몇 갈래가 나옵니다. 이것이 어느 사건에 관한 것인가, 누가 누구를 위해 쓴 것인가, 그 사람이 무엇을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가, 그리고 언제 누구의 손에서 나온 종이인가입니다.
관행으로 굳은 칸들은 사실 이 물음들에 하나씩 대응합니다. 그래서 목록을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물음을 쥐고 있으면 서식이 달라지거나 칸의 이름이 조금 다르게 인쇄되어 있어도 무엇이 비어 있는지가 그 자리에서 보입니다.
관행으로 굳은 칸과 그 칸이 대답하는 물음
아래는 법이 정한 목록이 아니라 실무에서 굳어진 관행이고, 각 줄이 어떤 물음에 답하는지를 함께 적었습니다.
표에 넣은 것은 여러 안내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칸들입니다. 자료마다 항목이 조금씩 달라 몇 가지라고 세는 일은 뜻이 없고, 세어 본들 그 숫자를 정해 준 근거도 없습니다. 그래서 왼쪽을 위에서 아래로 훑으며 우리 서식에 그 칸이 있는지 확인하는 식으로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가운데 열을 먼저 읽고, 그 물음이 우리 사건에서 실제로 던져질 만한 것인지를 가늠하는 편이 낫습니다. 던져질 물음이라면 그 줄은 반드시 채워야 하는 칸이고,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면 그 줄은 비워 두어도 큰 탈이 없습니다. 정해 준 규정이 없는 문서에서는 이렇게 고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 관행으로 들어가는 칸 | 그 칸이 대답하는 물음 | 비어 있으면 |
|---|---|---|
| 사건번호와 담당 재판부 | 이 서면이 어느 기록에 붙는가 | 종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무도 가려낼 수 없다 |
| 탄원인의 이름과 연락처 | 누가 한 말인가 | 이름 없는 종이가 되어 말에 책임이 걸리지 않는다 |
| 누구를 위해 또는 누구를 향해 쓰는가 | 같은 사건의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가 | 여러 사람이 얽힌 사건에서 대상이 좁혀지지 않는다 |
| 탄원인과 당사자의 관계 | 무엇을 아는 사람이 하는 말인가 | 옆에서 본 사람인지 건너 들은 사람인지 갈리지 않는다 |
| 전하려는 사정과 그 근거 | 참작할 만한 무엇이 있다는 것인가 | 선처를 바란다는 말만 남고 살펴볼 사정이 남지 않는다 |
| 작성일자 | 언제 적은 것인가 | 일이 있고 얼마 만에 적은 것인지 읽히지 않는다 |
| +탄원인의 서명 또는 날인 | +누구의 손에서 나온 종이인가 | 관행이 가장 일관되게 요구하는 자리다 |
오른쪽 끝 열을 무효라거나 받아 주지 않는다는 말로 읽지 마십시오. 탄원서는 심사해서 받아 주고 물리는 문서가 아니고, 어떤 칸이 비었다고 그 서면이 없던 것이 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훨씬 조용합니다. 읽는 사람이 답을 얻지 못한 채 다음 장으로 넘어갑니다.
맨 아래 줄만 다른 층에 놓여 있습니다. 위의 여섯 줄은 종이에 적히는 내용에 관한 것이고, 마지막 줄은 그 종이가 정말 그 사람에게서 나왔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이름을 어떻게 남기고 어디까지 밝히는지는 그 주제만 따로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 가운데 이유가 분명하게 확인되는 것은 사건번호입니다
나머지 칸이 관행에 머무는 데 비해 사건번호는 없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가 그대로 보입니다.
탄원서는 혼자 굴러가는 문서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절차 옆에 붙는 서면입니다. 붙을 자리가 정해져 있어야 붙을 수 있고, 그 자리를 가리키는 것이 사건번호입니다.
번호가 없는 탄원서를 떠올려 보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금방 보입니다. 받는 쪽에는 같은 시기에 수많은 사건이 나란히 굴러가고 있고 이름이 같은 사람도 드물지 않습니다. 그 종이 하나만으로 어느 사건의 어느 기록에 넣어야 하는지 가려낼 수 없으면, 며칠을 들여 쓴 문장이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로 남습니다.
담당 재판부를 함께 적는 이유도 같습니다. 사건이 어느 재판부에 있는지가 적혀 있으면 그 종이가 가야 할 길이 한 번 더 좁혀집니다. 사건이 아직 수사 단계에 있다면 사건이 어디에 있는가에 따라 낼 곳부터 달라지므로, 어느 기관의 어느 사건인지를 먼저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칸에는 성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다른 칸은 비어도 읽는 사람이 문맥으로 어느 정도 메웁니다. 관계를 적지 않아도 문장에서 짐작되고, 날짜가 없어도 앞뒤로 가늠됩니다. 사건번호만은 짐작으로 메워지지 않습니다. 숫자와 기호로만 이루어져 있어 비슷하게 맞히는 일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당사자나 그 사건을 맡은 대리인에게 묻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사건번호는 사건 안에 있는 쪽이 알고 있는 것이지 탄원인이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번호가 확인되기 전에 서둘러 보내는 것보다 받아 적고 내는 편이 낫습니다.
적는 자리를 정한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받아 든 사람이 첫 장에서 바로 보게 두는 편이 목적에 맞습니다. 본문 한가운데 문장으로 섞여 있으면 종이를 나누어 놓는 자리에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각자 낸 서면이 각각 그 사건에 붙어야 하므로 저마다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 사람이 대표로 적어 두었으니 나머지는 생략해도 된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칸이 비었을 때 실제로 벌어지는 일
무효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신 그 종이가 무엇을 못 하게 되는지가 달라집니다.
탄원서에는 접수하고 수리하고 물리는 절차가 없습니다. 그런 절차를 정해 둔 조항을 확인하지 못했고, 그래서 반려나 각하 같은 낱말도 이 서면에는 붙지 않습니다. 어떤 칸이 비었다는 이유로 종이가 되돌아오는 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래도 좋다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 적힌 종이도 그대로 남는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어디가 부족한지 알려 주는 사람이 없으니 고칠 기회도 오지 않습니다. 확인해 주는 절차가 있는 서류라면 한 번 물러났다 다시 낼 수 있지만 이 서면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실이 나타나는 방식이 다릅니다. 자격을 잃는 것이 아니라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고,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읽히지 않는 것입니다. 쓴 사람에게는 두 결과가 똑같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대처하는 방법은 정반대입니다.
아래 네 칸은 이 글에서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나란히 둔 것입니다. 앞의 세 자리를 빈칸으로 남기지 않고 확인되지 않는다고 적어 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빈칸으로 두면 나중에 읽는 사람이 거기에 어울릴 법한 숫자를 스스로 만들어 넣게 됩니다.
- 확인되지 않습니다법이 정한 필수 기재사항
- 확인되지 않습니다탄원서의 법정 서식
- 확인되지 않습니다칸이 비었을 때의 효력 규정
- 형을 정할 때의 참작 자료이 서면이 읽히는 자리
마지막 칸이 이 글에서 유일하게 자리가 잡혀 있는 곳입니다. 그마저도 형을 정할 때 살펴보는 자료가 된다는 데까지이고, 적힌 내용이 사실로 인정된다거나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자리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판결과의 관계를 정면으로 다룬 글이 따로 있습니다. 이 글은 거기서 한 걸음 물러나, 그 자리에 놓일 종이에 무엇이 적혀 있어야 하는지만 봅니다.
봉투에 넣기 전에 훑는 일곱 줄
칸의 수를 세는 대신 물음에 답이 나오는지를 봅니다.
앞에서 본 것을 차례로 늘어놓으면 점검 목록이 됩니다. 새 서식을 짤 때가 아니라 다 쓴 종이를 손에 들고 봉투에 넣기 직전에 훑는 용도입니다. 그 자리를 지나면 되돌릴 방법이 마땅치 않고, 이미 낸 것을 물리는 절차도 확인되지 않습니다.
통과하지 못한 줄이 있으면 그 부분만 손보면 됩니다. 일곱 줄을 전부 채우려고 문장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무엇이 비어 있는지 알고 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특히 첫째 줄은 종이를 다 쓰기 전에 처리해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확인하려면 물어볼 사람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사이 사건이 먼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일이 흔합니다.
다 쓴 탄원서를 손에 들고
넷째 줄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걸립니다. 도움이 되려는 마음이 앞서면 사건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쪽으로 문장이 흘러가는데, 그 이야기는 이 서면이 놓인 자리에서 다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정을 정리해 적는 방법은 그 주제만 다룬 글에 따로 있습니다.
비즈폼에는 사건번호와 관계, 전하려는 사정과 서명란이 각각 갈라져 있어 빈칸이 눈에 띄도록 짜 놓은 탄원서 서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빈 종이에서 칸을 그려 나가는 것보다 나뉘어 있는 서식에서 필요 없는 칸을 지우는 편이 빠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탄원서에 법으로 정해진 필수 기재사항이 있나요?
확인되지 않습니다. 탄원서는 법률이 형식이나 효력을 정해 둔 서류가 아니어서 적을 항목을 묶어 놓은 조문이 없고, 나라가 만들어 배포한 서식도 확인된 범위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탄원서 필수 항목이 몇 가지라고 하던데 맞나요?
항목의 수를 정한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안내마다 목록이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것이 그 숫자에 근거가 없다는 표시입니다. 개수 대신 각 칸이 어떤 물음에 답하는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한 항목이 빠지면 탄원서가 무효가 되나요?
무효가 된다는 결과를 적어 놓은 조항이 아예 없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탄원서는 심사해서 받아 주고 물리는 문서가 아닙니다. 실제로 곤란해지는 자리는 효력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궁금해할 것에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사건번호를 꼭 적어야 하나요?
적으라고 정한 조문은 없지만, 없으면 그 서면이 어느 기록에 붙어야 하는지 가려낼 방법이 사라집니다. 관행으로 꼽히는 칸 가운데 없을 때 생기는 일이 가장 분명하게 확인되는 자리입니다.
탄원서를 내면 답변을 받나요?
처리 결과를 알려 주도록 정한 의무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기한을 두고 답을 주는 절차는 청원이라는 다른 제도의 것이고,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항은 그 제도에서도 처리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제출처가 준 양식만 채우면 되나요?
대개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다만 그 양식에 관계를 적을 자리나 사건을 가리킬 자리가 없다면 여백에라도 덧붙여 두는 편이 낫습니다. 양식은 받는 쪽이 정리하기 좋게 만든 것이지 쓰는 쪽이 빠뜨릴 것을 막으려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