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원서와 여론, 재판이 받아들이는 것은 어느 쪽인가
탄원서 마스터·12분·
제도는 절차를 거쳐 들어온 것과 그 바깥에 머무는 것을 처음부터 갈라 두었습니다. 이 서면은 앞쪽으로 건너오는 통로를 가지고 있고, 사건을 둘러싸고 밖에서 오가는 말에는 그 통로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정합니다 ·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은 사실의 인정이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형사소송규칙 제118조 제2항은 공소를 제기할 때 법원에 예단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를 붙이거나 인용하지 못하게 합니다 · 국민참여재판법 제41조 제2항은 배심원이 재판절차 밖에서 그 사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조사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한 사건을 두고 말이 두 갈래로 흐릅니다
한쪽은 절차를 밟아 흐르고, 다른 한쪽은 절차와 상관없이 흐릅니다.
알려진 사건에는 대개 두 종류의 말이 붙습니다. 하나는 조서와 서면과 법정에서의 진술처럼 정해진 형식을 거쳐 쌓이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그 바깥에서 사람들 사이를 오가는 말입니다. 두 갈래는 같은 사건을 이야기하지만 흐르는 길이 서로 다릅니다.
이 서면을 준비하는 사람이 그 둘을 나란히 놓고 묻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밖에서 오가는 말이 판단하는 쪽까지 닿는지, 닿는다면 내가 쓰려는 한 장은 그 사이 어디쯤에 놓이는지입니다. 찾아보면 양쪽으로 갈린 단정이 나란히 돌아다니는데, 어느 쪽도 확인해 주는 자료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결과를 말하지 않습니다. 밖의 말이 판단을 움직이는지 아닌지는 여기서 확인한 범위 바깥에 있고, 확인하지 않은 것을 어느 쪽으로든 적어 두면 그 한 줄이 그대로 잘못된 정보가 되어 퍼집니다.
대신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따로 있습니다. 제도가 그 두 갈래를 어떻게 다루기로 미리 정해 두었는가입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 형사소송규칙, 그리고 국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법률에 그 설계가 나뉘어 적혀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조문들이 어디에 문을 달아 두었는지를 차례로 따라갑니다.
물음을 이렇게 바꿔 놓으면 답이 달라집니다. 어느 쪽 말에 힘이 더 실리는가는 밖에서 재어 볼 방법이 없지만, 어느 쪽에 들어오는 길이 나 있는가는 조문을 펴 놓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서면을 쓰는 사람에게 실제로 쓸모가 있는 것도 뒤쪽입니다.
판단하는 사람이 무엇에 따라 판단하는지가 먼저 적혀 있습니다
설계의 출발점은 자료가 아니라 그 자리에 앉은 사람 쪽입니다.
무엇을 재료로 쓸 것인가보다 앞에 놓인 조문이 있습니다. 재판하는 사람이 무엇에 근거해 심판하는지를 헌법이 한 문장으로 못 박아 둔 자리입니다. 이 문장이 먼저 서 있기 때문에 뒤에 오는 조문들이 각자의 자리를 얻습니다.
문장은 짧고 낱말은 넷입니다. 헌법과 법률, 양심, 독립, 그리고 심판입니다. 근거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앞에 두고 그 판단이 독립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을 뒤에 붙였습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이 조문은 밖의 말이 판단에 닿는지 닿지 않는지를 적어 둔 것이 아닙니다. 판단의 근거로 무엇을 세울 것인지를 정해 둔 것입니다. 두 가지는 비슷해 보이지만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전혀 다릅니다.
이 구별을 놓치면 조문 하나를 두고 하지 않은 말을 읽어 내게 됩니다. 근거를 정해 두었다는 문장에서 밖의 것이 아무런 자국도 남기지 못한다는 결론까지 가는 것이 그 예입니다. 조문이 말한 데까지만 읽고 멈추는 것이 이 주제에서는 특히 중요합니다.
제103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03조
이 한 줄만으로는 아직 구체적인 것이 없습니다. 근거를 헌법과 법률로 세워 두었다고 해서, 무엇이 그 근거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지가 저절로 정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 구체적인 선은 다른 법에 나뉘어 적혀 있습니다. 아래 세 절이 각각 하나씩입니다. 무엇으로 사실을 인정하는가, 재판이 시작될 때 기록에 무엇이 들어가는가, 판단하는 사람이 밖에서 무엇을 가져올 수 있는가입니다.
첫 번째 문 — 무엇으로 사실을 인정하는가
형사소송법은 사실의 인정이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이 그 자리입니다.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짧은 문장이고, 같은 조 제2항은 범죄사실의 인정이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이어 붙입니다. 흔히 증거재판주의라고 부르는 원칙입니다.
이 원칙이 하는 일은 재료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재료가 되는 길을 정해 두는 것입니다. 어떤 이야기가 아무리 널리 알려져 있어도, 정해진 방식으로 증거의 자리에 오르지 않은 것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가리는 판단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 문은 사건 밖에서 오가는 말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다. 막는다기보다 애초에 그쪽으로 통하는 길을 내 두지 않은 것에 가깝습니다. 밖에 있는 말은 증거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를 지나지 않았으므로, 그 자리에 놓일 자격 자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 서면도 이 문 앞에서는 같은 취급을 받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히려는 목적으로 적은 문장은 그 목적대로 쓰이지 못합니다. 그 판단이 어디에서 어떻게 갈리는지는 따로 다룬 편이 있으므로 여기서는 한 줄로만 지나가겠습니다.
그러니 이 문 앞에서는 밖의 말과 이 서면이 나란히 서게 됩니다. 둘 다 사실을 가리는 재료가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같은 자리입니다. 두 갈래가 갈라지는 곳은 이 문이 아니라 다음 두 문과 그 뒤에 있습니다.
알려져 있다는 것과 증거로 인정된다는 것은 다른 층에 있는 말입니다. 이 원칙이 정한 것은 사실의 인정이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것이고, 알려진 정도에 따라 그 요구가 느슨해진다고 적어 둔 조항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확인한 것은 제도가 사실을 인정하는 통로를 따로 정해 두었다는 데까지이고, 그 밖의 것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남기는지는 이 글이 조사한 범위 밖입니다.
두 번째 문 — 재판이 시작될 때 기록에 무엇이 들어가는가
공소를 제기할 때에는 예단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를 붙이거나 인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규칙 제118조 제2항이 정한 것은 재판의 첫 장면입니다. 공소를 제기할 때에는 공소장 하나만을 내야 하고, 사건에 관하여 법원에 예단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나 물건을 첨부하거나 그 내용을 인용해서는 안 됩니다. 공소장일본주의라고 부릅니다.
이 규정이 겨누는 것은 시점입니다. 판단이 시작되기 전에 판단하는 쪽이 한쪽으로 기운 그림을 먼저 갖게 되는 상황을 막아 두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절차를 밟아 제출될 자료라 하더라도 첫 장면에 미리 얹히지는 못합니다.
위배되었는지를 어떻게 가리는지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그 기준을 사건마다 구체적으로 살펴야 하는 것으로 보면서, 법관이나 배심원에게 예단을 생기게 하여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지를 판단의 잣대로 들었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문의 모양이 드러납니다. 첫 번째 문이 무엇이 근거가 되는지를 정했다면, 이 문은 그것이 언제 들어오는지를 정합니다. 들어올 자격이 있는 자료라도 순서를 건너뛰어 먼저 놓이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 규정이 사건 밖의 이야기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닙니다. 겨냥한 것은 기소하는 쪽이 첫 장면에 무엇을 얹는가입니다. 그런데 그 취지가 무엇을 지키려는 것인지를 보면, 판단이 시작되는 지점을 비워 두려는 설계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이 대목은 이 서면을 언제 내는가라는 물음과도 닿아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이 확인한 것은 절차의 첫 장면에 관한 규정까지이고, 어느 시점에 내면 어디에 닿는지는 다른 편이 따로 다룹니다.
정리하면 앞의 두 문은 서로 다른 것을 거릅니다. 하나는 자격을, 다른 하나는 순서를 봅니다. 남은 하나는 자료가 아니라 사람 쪽에 달려 있습니다.
세 번째 문 — 판단에 참여하는 사람이 밖에서 무엇을 가져올 수 있는가
배심원에게는 재판절차 밖에서 그 사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조사하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국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제도에는 조문이 한 겹 더 붙어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법 제12조는 배심원에게 사실의 인정과 법령의 적용, 형의 양정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권한을 주면서, 동시에 법령을 준수하고 독립하여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것과 재판의 공정을 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함께 정해 두었습니다.
더 구체적인 것은 같은 법 제41조 제2항입니다. 배심원과 예비배심원은 재판절차 밖에서 그 사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조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평의가 시작되기 전에 사건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행위도 금지됩니다.
이 조문이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앞의 두 문은 자료를 놓고 걸렀는데, 이 문은 판단하는 사람의 행동을 놓고 걸렀습니다. 밖에 있는 것을 안으로 들여오는 경로를 사람 쪽에서 한 번 더 잠가 둔 셈입니다.
세 문을 나란히 놓으면 설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무엇이 근거가 되는지, 그것이 언제 들어오는지, 그리고 판단하는 사람이 밖에서 무엇을 가져올 수 있는지가 각각 다른 법에 나뉘어 적혀 있습니다. 아래 표가 그 나눔입니다.
| 어디에 문을 달아 두었나 | 무엇을 거르는가 | 어느 조문에서 확인되는가 |
|---|---|---|
| 판단의 근거를 세우는 자리 |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 헌법 제103조 |
| 사실을 인정하는 자리 |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고 정해 자격을 거릅니다 |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
| 재판이 시작되는 자리 | 예단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서류의 첨부와 인용을 막아 순서를 거릅니다 | 형사소송규칙 제118조 제2항 |
| 국민이 참여하는 자리 | 절차 밖에서 사건 정보를 수집하거나 조사하는 행위를 금지해 경로를 거릅니다 | 국민참여재판법 제12조·제41조 제2항 |
네 줄에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조문도 밖에 있는 것을 두고 옳다 그르다를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한 것은 안으로 들어오는 자리와 그 자리를 지나는 방법뿐입니다.
그러니 이 물음의 답도 그 모양이어야 합니다. 어느 쪽이 힘이 센가가 아니라, 어느 쪽에 들어오는 문이 나 있는가입니다.
그러면 이 서면은 어느 쪽에 서 있는가
밖에서 오가는 말이 아니라 절차 안으로 건너오는 쪽입니다.
이 서면은 사건을 다루는 곳으로 직접 건너갑니다. 누가 어떤 자격으로 무엇을 겪었는지가 적힌 채로 기록이 놓인 자리에 붙고, 형을 정하는 판단에서 살필 사정을 보여 주는 자료로 다뤄집니다. 그 자리가 정확히 어떤 성격인지는 이 클러스터의 다른 편이 판결과 조문으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밖에서 오가는 말에는 그런 통로가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널리 퍼진 이야기를 절차 안으로 옮겨 주는 장치를 확인하지 못했고, 앞 절의 세 문은 오히려 그 방향으로 길이 나지 않도록 각각을 잠가 둔 조문들입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결론은 방향에 관한 것이 됩니다. 전하고 싶은 사정이 있다면 그것이 안으로 들어오는 형태를 갖추어야 합니다. 누가 쓴 것인지, 어느 사건에 관한 것인지, 무엇을 직접 겪어 그렇게 말하는지가 서면 위에 남아 있어야 건너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 형태를 갖추지 않은 것은 밖에 그대로 남습니다. 남았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절차가 그것을 안으로 옮겨 오도록 정해 둔 조항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글이 확인한 범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갈림을 알고 나면 쓰는 동안의 판단이 하나 단순해집니다. 밖에서 들은 이야기를 옮겨 적을 것인지, 내가 확인한 것만 적을 것인지를 고를 때입니다. 앞의 것은 안으로 건너가더라도 그 자리에서 확인할 방법이 없는 문장이 되고, 뒤의 것은 쓴 사람의 자격과 함께 남습니다.
밖에 남는 형태인지, 안으로 건너가는 형태인지
그렇게 하지 말라고 정한 조항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옮겨 적은 대목은 쓴 사람이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어서, 받는 쪽에서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지를 되짚을 수 없습니다. 자기 자격으로 말할 수 있는 범위와 그렇지 않은 범위를 갈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적어 두면 도움이 된다고 볼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 글이 확인한 조문들은 절차 밖의 사정을 안으로 들여오는 통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쪽을 정하고 있어, 그 대목이 무엇을 더해 주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네 번째 줄이 이 글의 앞부분과 이어집니다. 직접 보고 겪은 범위를 넘어서면 그 대목은 사실을 다투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 자리는 첫 번째 문이 따로 관리하는 자리입니다. 같은 서면 안에서도 어느 문 앞에 서느냐가 갈립니다.
비즈폼에는 사건번호와 받는 곳, 쓰는 사람과 당사자의 관계가 첫머리에 나뉘어 자리 잡은 탄원서 양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위 다섯 줄 가운데 앞의 세 줄이 서식에서 이미 칸으로 잡혀 있어, 무엇이 비어 있는지가 쓰는 동안 그대로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여론이 판결에 영향을 주나요?
이 글은 그 물음에 답하지 않습니다. 영향을 준다는 것도 주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해 주는 자료를 찾지 못했고, 확인하지 않은 것을 적으면 그 문장이 곧 잘못된 정보가 됩니다. 확인된 것은 제도가 절차 안과 밖을 갈라 두는 조문들을 두고 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탄원서는 여론을 전달하는 수단인가요?
그렇게 볼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이 서면이 담는 것은 쓴 사람이 자기 자격으로 겪어 알게 된 사정이고,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아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절차는 따로 있습니다.
사건이 알려지면 재판에 불리해지나요?
그 인과를 확인한 자료가 없습니다. 다만 제도는 판단이 시작되기 전에 한쪽으로 기운 그림이 먼저 놓이지 않도록 첫 장면에 규정을 두고 있고, 국민이 참여하는 재판에서는 판단하는 사람이 절차 밖에서 사건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해 두었습니다.
배심원이 사건 기사를 찾아봐도 되나요?
국민참여재판법 제41조 제2항이 배심원과 예비배심원에게 재판절차 밖에서 그 사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조사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평의가 시작되기 전에 자기 견해를 밝히는 행위도 함께 금지됩니다.
그러면 탄원서는 왜 절차 안으로 들어가나요?
사건을 다루는 곳으로 직접 건너가 기록이 놓인 자리에 붙기 때문입니다. 누가 어떤 자격으로 무엇을 겪었는지가 서면에 남아 있어야 그 건너감이 성립하고, 그 자리에서 어떻게 읽히는지는 따로 다룬 편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