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서 납기와 수량을 적는 법
발주서 마스터·8분·
납기와 수량은 검사의 방법과 시기를 함께 적어야 비로소 판정할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언제까지 몇 개라는 두 숫자만으로는 넣은 물건이 받아들여진 시점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는 납품 시기와 장소, 검사의 방법과 시기를 함께 적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납기 8월 30일
8월 30일 17시까지 2공장 자재창고 하역장 도착 기준
수량 1,000
1,000개, 낱개 기준, 부족분은 다음 회차 이월 없이 재발주
검수 후 인수
도착일 포함 3영업일 안에 전수 검사, 기간이 지나면 인수한 것으로 봄
제안된 날짜와 확정된 날짜는 다릅니다
같은 날짜라도 어느 문서에 적혀 있는지에 따라 무게가 달라집니다.
만드는 쪽이 먼저 내미는 문서에 적히는 날짜는 그 정도면 맞출 수 있겠다는 예상에 가깝습니다. 조건이 바뀌면 다시 이야기하자는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 문서를 놓고 서로 조율하는 동안에는 날짜가 몇 번 오갑니다.
맡기는 쪽이 보내는 한 장에 적히는 순간 성격이 바뀝니다. 이 조건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이 담기고, 상대가 그에 맞춰 재료를 사고 사람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예상이던 것이 지켜야 할 선이 됩니다.
위탁하는 쪽과 받는 쪽의 규모 관계가 일정한 조건에 들어맞는 거래라면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그런 거래에서는 언제 어디로 넣는지를 적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법이 요구하는 항목입니다. 우리 거래가 그 조건에 들어맞는지를 가리는 방법은 위탁의 범위를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이 칸을 채울 때의 기준은 보기 좋게 쓰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지켰는지를 판정할 수 있게 쓰는 것입니다. 아래 네 절이 그 판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하나씩 봅니다.
날짜 하나로는 도착 시점이 정해지지 않습니다
어디에 닿아야 넣은 것이 되는지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8월 30일이라고만 적힌 칸은 세 가지로 읽힙니다. 그날 출고하면 되는지, 그날 상대 문 앞에 닿아야 하는지, 그날 검사까지 끝나야 하는지가 갈립니다. 세 가지 사이의 간격이 실제로는 며칠씩 벌어집니다.
장소도 같은 문제를 만듭니다. 본사로 보내라고 했는데 실제 사용처가 다른 지역의 공장이면 다시 옮기는 시간이 붙습니다. 그 시간을 누가 부담하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늦은 책임을 두고 다투게 됩니다.
그래서 이 칸은 날짜와 시각과 장소와 기준점을 함께 적을 때 비로소 닫힙니다. 아래 표는 같은 날짜를 어떻게 적었는가에 따라 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늘어놓은 것입니다.
| 칸에 적힌 말 | 무엇이 정해지나 | 무엇이 남나 |
|---|---|---|
| 8월 30일 | 달력의 하루 | 출고인지 도착인지 |
| 8월 30일 도착 | 도착 기준이라는 것 | 몇 시까지인지 |
| 8월 30일 17시 도착 | 시점 | 어디에 닿아야 하는지 |
| 8월 30일 17시 2공장 하역장 도착 | 시점과 장소 | 판정 가능합니다 |
네 줄을 따라 내려오면 한 칸씩 채울 때마다 다툴 여지가 하나씩 줄어드는 것이 보입니다. 마지막 줄에 이르러야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를 제삼자가 볼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여기까지 와도 아직 하나가 비어 있습니다. 도착한 물건이 받아들여진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검사 칸을 비워 두면 납기가 열린 채로 남습니다
받아들여진 시점이 정해지지 않으면 지켰다는 사실도 굳지 않습니다.
물건이 도착했다고 해서 일이 끝나지 않습니다. 받은 쪽이 열어 보고 규격에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이 절차를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하는지가 적혀 있지 않으면 그 확인이 무기한 미뤄질 수 있습니다.
미뤄지는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가 문제입니다. 몇 주가 지난 뒤에 일부가 규격에 맞지 않는다는 통보가 오면, 그 사이에 만든 쪽은 다음 회차를 이미 준비하고 있습니다. 되돌리는 비용이 그만큼 커집니다.
그래서 법이 요구하는 항목에 검사의 방법과 시기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볼 것인지를 미리 정해 두라는 뜻입니다. 전수로 볼지 표본으로 볼지, 며칠 안에 볼지, 그 기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지가 그 안에 들어갑니다.
실무에서 가장 효과가 큰 한 줄은 기간이 지났을 때의 처리입니다. 정해 둔 기간 안에 이의가 없으면 받아들인 것으로 본다는 문장이 있으면, 납기를 지켰는지가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확정됩니다.
납기 칸이 닫혔는지 보는 다섯 줄
다섯 줄 가운데 앞의 셋은 넣는 쪽의 의무를 특정하고, 뒤의 둘은 받는 쪽의 의무를 특정합니다. 한쪽만 채우면 균형이 무너져 다툼이 그 방향으로 몰립니다.
수량은 단위와 오차와 부족분까지가 한 칸입니다
숫자만 적힌 칸은 세는 방법이 다르면 다른 수량이 됩니다.
1,000이라는 숫자 하나로는 무엇이 천 개인지 정해지지 않습니다. 낱개인지 박스인지 세트인지가 갈리고, 업계 관행이 서로 다르면 같은 문서를 보고 다른 물량을 준비합니다. 단위를 적는 일이 사소해 보여도 되돌리는 비용은 사소하지 않습니다.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도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공정 특성상 정확히 맞추기 어려운 품목이라면 허용 범위를 적어 두고, 그 범위를 넘었을 때 어떻게 할지를 함께 정합니다. 남은 것을 받을지 되돌릴지, 모자란 것을 다음 회차로 넘길지 새로 발주할지가 그 내용입니다.
나눠 넣기로 한 경우에는 회차마다 날짜와 수량을 따로 적습니다. 총량만 적고 알아서 나눠 넣으라고 하면 첫 회차가 언제인지부터 다투게 됩니다. 회차별로 적어 두면 어느 회차가 늦었는지가 바로 보입니다.
여기까지가 두 칸을 채우는 방법입니다. 남은 것은 이 조건을 상대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조건을 고쳐 회신하면 새로 시작됩니다
바꿔 적은 회신은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새로 내민 것으로 봅니다.
보낸 한 장을 상대가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 조건으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그대로 돌아오는 일이 오히려 드뭅니다. 납기를 사흘 미뤄 달라거나 수량을 조금 줄여 달라는 말이 붙어 돌아옵니다.
이때의 결과를 정해 둔 조문이 있습니다. 조건을 붙이거나 내용을 바꿔 받아들인 경우는 원래 것을 거절하면서 동시에 새로 내민 것으로 봅니다. 원래 보낸 조건으로는 계약이 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다음 차례가 이쪽으로 넘어옵니다. 바뀐 조건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이번에는 처음 보낸 쪽이 정해야 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상대가 만들기 시작했는데 나중에 원래 날짜를 들이대면, 어느 조건으로 정해진 것인지가 흐려집니다.
승낙자가 청약에 대하여 조건을 붙이거나 변경을 가하여 승낙한 때에는 그 청약의 거절과 동시에 새로 청약한 것으로 본다.
민법 제534조(변경을 가한 승낙) · 2026년 8월 확인
실무로 옮기면 처리는 단순합니다. 바뀐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그 내용으로 한 장을 다시 만들어 보내는 것입니다. 회신 메일에 좋다고만 적어 두는 것보다 문서를 다시 맞추는 편이 뒤에 남는 것이 분명합니다.
위탁하는 쪽과 받는 쪽의 규모 관계가 일정한 조건에 들어맞는 거래라면 이 정리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런 거래에서는 내용을 바꿔 맡길 때마다 다시 건네야 하는 의무가 따로 붙기 때문입니다.
한 장에 담기는 순서
칸을 채우는 순서를 정해 두면 빠지는 칸이 줄어듭니다.
앞의 네 절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그대로 작성 순서가 됩니다. 먼저 무엇을 얼마나 맡기는지를 단위까지 적고, 그다음 언제 어디로 닿아야 하는지를 시각까지 적고, 이어서 그것을 언제 어떻게 확인할지를 적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건이 바뀌었을 때 다시 만들어 보낸다는 원칙을 사내 규칙으로 둡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대금이나 지급 조건을 적기 전에 물건에 관한 조건이 먼저 닫힙니다. 금액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를 나중에 채우는 순서로 가면 이미 합의한 금액에 맞추느라 오차나 검사 조건을 흐리게 적게 됩니다.
양식에 이 칸들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중에서 널리 쓰이는 발주서 양식 가운데 검사에 관한 칸이 없는 것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칸이 있고 없는지를 대조하는 일은 양식을 다룬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결국 두 칸을 잘 적는다는 것은 숫자를 정확히 쓰는 일이 아니라 그 숫자가 지켜졌는지를 누가 언제 판정하는지까지 적어 두는 일입니다. 판정하는 방법이 적혀 있지 않은 숫자는 다툼이 생겼을 때 양쪽 모두에게 쓸모가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납기를 날짜만 적어도 되나요?
적을 수는 있지만 출고 기준인지 도착 기준인지, 몇 시까지인지, 어디에 닿아야 하는지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 셋이 비어 있으면 지켰는지를 판정할 수 없습니다.
검사 조건까지 적어야 하나요?
위탁하는 쪽과 받는 쪽의 규모 관계가 일정한 조건에 들어맞는 거래라면 검사의 방법과 시기가 적어야 하는 항목에 들어 있습니다. 그런 거래가 아니더라도 적어 두면 받아들여진 시점이 특정됩니다.
수량에 오차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허용 범위를 미리 적어 두고 그 범위를 넘었을 때의 처리를 함께 정해 두십시오. 남은 것을 받을지, 모자란 것을 다음 회차로 넘길지가 그 내용입니다.
나눠서 넣기로 했으면 어떻게 적나요?
회차마다 날짜와 수량을 따로 적습니다. 총량만 적으면 첫 회차가 언제인지부터 다투게 됩니다.
상대가 납기를 고쳐 회신했습니다
조건을 바꿔 받아들인 것은 원래 것을 거절하면서 새로 내민 것으로 봅니다. 원래 조건으로는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바뀐 내용으로 한 장을 다시 만들어 보내는 편이 분명합니다.
검사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받아들인 것이 되나요?
그렇게 정해 두었을 때 그렇게 됩니다. 정해 둔 기간 안에 이의가 없으면 인수한 것으로 본다는 문장이 있어야 그 효과가 생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