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 보증을 섰다가 대신 갚게 된 사례
차용증 마스터·8분·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못 갚은 뒤에 나서는 사람이 아닙니다.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하기로 한 경우에는 먼저 주채무자에게 청구하라는 항변을 할 수 없으므로 순서를 건너뛴 청구가 곧바로 올 수 있고, 갚아야 할 범위도 원금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민법 제437조 단서 —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최고·검색의 항변권이 없음 / 민법 제429조 제1항 — 보증채무는 주채무의 이자·위약금·손해배상 등 종속한 채무를 포함 /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7조 제1항 — 보증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3년으로 봄
근거 민법 제437조 단서
갚을 범위 이자 · 위약금 · 손해배상까지
근거 민법 제429조 제1항
이름 한 줄을 보태는 일이라고 여기는 자리
서 주는 쪽에서는 형식으로 읽히고, 조문에서는 채무로 읽힙니다.
보증을 부탁받는 자리는 대체로 가볍게 시작됩니다. 서류를 넣는 데 한 사람이 더 필요하다거나 형식이라는 말이 함께 오고, 부탁하는 쪽도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편에서 다루는 것도 어느 한 사람의 사연이 아닙니다. 부탁과 승낙이 가볍게 오간 뒤 몇 해가 지나 청구서가 도착하는 흐름은, 조건이 맞으면 사람이 바뀌어도 같은 모양으로 되풀이됩니다.
가볍게 읽히는 이유는 시간의 배치에 있습니다. 이름을 적는 일은 오늘 5분이면 끝나고, 그 결과가 드러나는 것은 몇 해 뒤입니다. 그사이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므로 서 준 사실 자체를 잊고 지내게 됩니다.
조문 쪽의 배치는 다릅니다.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갚지 못한 뒤에 등장하는 예비 인물이 아니라, 서명한 시점부터 자기 몫의 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로 짜여 있습니다. 이 편은 그 차이가 어디에서 벌어지는지를 조문의 구조를 따라 짚어 보겠습니다.
네 글자가 항변권을 지웁니다
보증인에게 원래 주어진 방패가 하나 있는데, 그 방패를 없애는 단서가 같은 조문에 붙어 있습니다.
민법은 보증인에게 방패를 하나 쥐여 줍니다.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이행을 청구하면, 주채무자에게 변제할 자력이 있고 그 재산에 대한 집행이 쉽다는 것을 증명해 먼저 그쪽에 청구하고 집행하라고 항변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문의 끝에 단서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문서에 연대한다는 뜻이 들어 있으면 앞 문장이 쥐여 준 방패가 그 자리에서 사라집니다.
그래서 연대보증은 사실상 함께 빚을 지는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감상적인 표현이 아니라 조문의 구조를 그대로 옮긴 말입니다. 채권자는 주채무자를 건너뛰고 곧바로 보증인에게 청구할 수 있고, 보증인은 순서를 이유로 그 청구를 미룰 수 없습니다.
방패가 남아 있는 경우에도 조건이 붙습니다. 항변을 하려면 주채무자에게 자력이 있고 집행이 쉽다는 것을 보증인 쪽에서 보여야 하므로, 아무 말이나 해서 미룰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아래 표는 그 얼개를 네 줄로 늘어놓은 것입니다.
| 따져 볼 것 | 조문이 정해 둔 것 |
|---|---|
| 보증인에게 원래 주어진 항변 | 먼저 주채무자에게 청구하고 그 재산에 집행하라고 말할 수 있음 |
| 그 항변을 하기 위한 조건 | 주채무자에게 변제할 자력이 있고 집행이 쉽다는 것을 보일 것 |
|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경우 | 그 항변을 할 수 없음 |
| 채권자가 항변을 듣고도 미룬 경우 | 미루지 않았으면 받았을 한도에서 보증인이 의무를 면함 |
셋째 줄이 이 절의 전부입니다. 문서에 낱말 하나가 들어 있느냐 없느냐로 앞의 두 줄이 통째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증란에 이름을 적기 전에 확인할 것은 금액보다 먼저 그 낱말의 유무입니다.
넷째 줄은 방향이 반대인 조문입니다.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채권자가 미루다가 받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만큼은 보증인이 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 조문은 셋째 줄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만 자리를 갖습니다.
갚게 되는 금액이 원금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보증채무의 범위를 정한 조문이 따로 있고, 그 조문은 원금만 적어 두지 않았습니다.
이름을 적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숫자는 대체로 빌리는 금액입니다. 그 금액만큼이 최악의 경우라고 셈해 두고 감당할 만하다고 판단합니다. 조문은 그보다 넓게 적혀 있습니다.
민법은 보증채무가 주채무의 이자와 위약금, 손해배상, 그 밖에 주채무에 종속한 채무를 포함한다고 정합니다. 이자가 붙는 대여였다면 그 이자가 따라오고, 갚기로 한 날을 넘긴 뒤의 손해배상도 따라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 차이가 벌어집니다. 서명한 날에는 원금만 보이지만, 청구가 오는 시점에는 그 위에 붙은 것들이 함께 계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 잊고 지낸 보증일수록 실제 숫자와 기억 속의 숫자가 멀어집니다.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는 조문도 있습니다. 보증인의 부담이 주채무의 목적이나 형태보다 무거운 때에는 주채무의 한도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보증채무가 주채무보다 커질 수 없다는 뜻이므로, 위로 무한정 벌어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아래 세 물음은 청구를 받은 자리에서 자주 나오는 것들입니다.
문서에 연대한다는 뜻이 들어 있으면 그 말을 할 수 있는 항변권 자체가 없습니다. 들어 있지 않다면 항변할 수 있지만, 주채무자에게 자력이 있고 집행이 쉽다는 것을 보이는 몫이 보증인 쪽에 있습니다.
보증채무의 범위를 정한 조문이 이자와 위약금, 손해배상, 그 밖에 주채무에 종속한 채무를 포함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원금 위에 붙은 것들이 함께 계산됩니다.
보증인의 부담이 주채무보다 무거운 때에는 주채무의 한도로 줄이는 조문이 있습니다. 다만 그 한도 안에서는 이자와 손해배상까지 따라옵니다.
세 물음이 한 자리를 맴돕니다. 보증을 설 때 셈해 둔 숫자와 청구가 올 때의 숫자가 왜 다른가입니다. 답은 조문이 범위를 원금으로 한정해 두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대신 갚은 뒤에 그 돈을 주채무자에게서 어떻게 되찾는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는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해 다루지 않겠습니다. 금액이 크다면 그 부분을 따로 확인하고 움직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기간을 비워 두면 무엇이 채워지는가
비어 있는 칸에 무기한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법이 정한 값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보증 기간을 문서에 적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얼마 동안이라는 말을 꺼내면 못 믿는다는 뜻으로 읽힐까 봐 넘어가는 것입니다. 이때 흔히 도는 말이 안 적어 두면 끝없이 이어진다는 것인데,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는 보증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그 기간을 3년으로 본다는 조문이 있습니다. 비어 있는 칸을 무기한이 아니라 정해진 값으로 채우는 조문입니다.
다만 이 법이 개인 사이의 차용증 보증에 언제나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법에는 적용에서 빼는 대상이 따로 적혀 있고, 이 글이 근거로 삼는 자료에서는 그 목록 전체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런 조문이 있다는 사실까지만 적어 두겠습니다.
이 유보를 감안하더라도 실무의 결론은 같은 방향입니다. 기간을 문서에 적어 두면 그 칸을 다른 법이 채울 일도, 무기한이라고 다툴 일도 생기지 않습니다. 비워 두는 선택이 편해 보이지만 뒤에 물음을 하나 남깁니다.
서면이 아니면 효력이 없고, 갚고 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보증만은 전자적 형태를 조문이 따로 배제해 두었고, 그 대신 이행한 뒤에는 방식의 흠을 들 수 없게 해 두었습니다.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생긴다고 조문이 정합니다. 말로 한 승낙이나 통화로 한 약속은 이 요건에 닿지 않습니다. 조문의 원문과 그 범위는 연대보증의 책임을 다루는 편에서 함께 봅니다.
같은 항의 단서가 한 걸음 더 나갑니다.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아 둔 것입니다. 다른 계약에서는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게 하는 원칙이 있지만, 보증은 여기에서 갈라집니다. 차용증 본문은 전자로 만들어도 보증만은 그렇지 않다는 뜻입니다.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보증채무를 바꾸는 경우에도 같은 방식이 요구됩니다. 처음 서면으로 표시했다고 해서 뒤의 변경까지 자동으로 따라오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에 뒷문이 하나 있습니다. 보증인이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보증이 무효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조문입니다. 서면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더라도 일단 갚고 나면 그만큼은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므로, 청구를 받았을 때 서둘러 갚아 버리는 선택이 오히려 문을 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다섯 칸은 보증란에 이름을 적기 전에 확인할 것들입니다. 이미 서 준 뒤라면 자기가 어느 상태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목록으로 읽어도 됩니다.
이름을 적기 전에 확인할 칸
다섯 칸 가운데 채워지지 않은 채 넘어가는 것은 대개 둘째입니다. 보증란만 보고 서명하는 경우가 많아서, 원금 위에 무엇이 얼마의 비율로 붙는지를 읽지 않은 채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이 편의 실수는 보증을 선 것 자체가 아닙니다. 이름을 적는 행위를 형식으로 읽고, 그 행위가 어느 조문 위에 놓이는지와 문서에 어떤 낱말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은 것입니다. 확인에 드는 시간은 5분이고 확인하지 않은 대가는 몇 해 뒤에 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연대보증인도 주채무자에게 먼저 청구하라고 할 수 있나요?
할 수 없습니다. 보증인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최고와 검색의 항변권이 없다고 조문의 단서가 정하고 있습니다.
보증을 서면 원금만 책임지나요?
보증채무의 범위를 정한 조문은 주채무의 이자와 위약금, 손해배상, 그 밖에 주채무에 종속한 채무를 포함한다고 적습니다. 원금 위에 붙은 것들이 함께 따라옵니다.
보증 기간을 안 적으면 끝없이 이어지나요?
보증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는 기간의 약정이 없으면 3년으로 본다는 조문이 있습니다. 다만 그 법이 개인 사이의 보증에 언제나 적용되는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기간을 문서에 적어 두는 편이 확실합니다.
말로만 보증하겠다고 한 것도 효력이 있나요?
보증은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생깁니다. 나아가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조문이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서면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는데 일단 갚아도 되나요?
보증채무를 이행한 경우에는 그 한도에서 방식의 하자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조문이 있습니다. 갚기 전에 자기 문서가 어떤 상태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