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 채무자가 이사를 갔을 때
차용증 마스터·6분·
이사는 계약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흔들리는 것은 채권이 아니라 문서에 적어 둔 주소입니다. 그래서 할 일은 차용증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뀐 사실을 확인해 기록으로 덧대는 것입니다.
개인 사이의 대여금 채권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것이 원칙이며, 상대의 주소가 바뀌었다는 사정이 그 기간을 멈추지 않음
주소가 바뀌면 문서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차용증에 적는 주소는 그날의 사실이지 계약의 요건이 아닙니다.
문서를 만들 때 적어 넣은 주소는 그 시점에 그 사람이 살고 있던 곳입니다.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 필요해서 적는 항목이 아니라, 뒷날을 위해 남겨 두는 정보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이사했다는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문서부터 떠올립니다. 적어 둔 내용이 사실과 달라졌으니 문서가 힘을 잃은 것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그 걱정에는 근거가 없습니다. 소비대차는 넘겨주기로 하는 약정과 돌려주기로 하는 약정으로 성립하며, 그 요건 어디에도 주소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주소를 적어 두는 까닭은 다른 데 있습니다. 같은 이름을 쓰는 다른 사람과 갈라 주고, 뒷날 절차에 들어갔을 때 서류가 닿을 곳을 남겨 두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 이사가 만드는 것은 효력의 문제가 아니라 거리의 문제입니다. 문서는 만든 날에 멈춰 있고 사람은 그 뒤로도 계속 움직이므로, 시간이 갈수록 둘 사이에 틈이 벌어집니다.
이사를 알고 나서 하는 흔한 대응
- 차용증을 처음부터 다시 쓰자고 한다
- 주소가 달라졌으니 문서가 소용없다고 여긴다
- 전화가 이어지니 주소는 확인하지 않는다
- 연락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 바뀐 주소를 들었지만 어디에도 적어 두지 않는다
실제로 필요한 대응
- 기존 문서는 그대로 두고 바뀐 주소를 따로 기록한다
- 계약이 그대로라는 것을 확인하고 회수 일정을 본다
- 서류를 받을 수 있는 곳인지 따로 확인한다
- 연락이 닿지 않기 시작한 시점을 날짜로 남긴다
- 들은 경위와 날짜를 함께 적어 둔다
알리고 간 이사와 알리지 않고 간 이사
한 단어 안에 성격이 다른 두 상황이 들어 있습니다.
앞쪽은 상대가 새 주소를 알려 온 경우입니다. 연락이 이어지고 있으니 급한 일은 없고, 필요한 것은 바뀐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 두는 정도입니다.
뒤쪽은 알리지 않고 옮긴 경우입니다. 보낸 우편물이 되돌아오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식으로 뒤늦게 드러나며, 이때부터는 주소를 갱신하는 문제가 아니라 회수에 착수하는 문제로 성격이 바뀝니다.
두 상황을 가르는 기준은 통보 여부가 아니라 지금 서류를 받을 곳이 확인되는가입니다. 새 주소를 들었더라도 그곳이 실제로 우편을 받는 곳이 아니라면 뒤쪽에 가깝습니다.
시간은 어느 쪽에서도 멈추지 않습니다. 개인 사이의 대여금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것이 원칙이고, 상대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는 사정이 그 기간을 늦춰 주지는 않습니다.
이사 사실을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도 남겨 둘 값어치가 있습니다. 우편물이 되돌아왔다면 그 봉투를, 통화가 끊기기 시작했다면 마지막으로 연결된 날짜를 적어 두면 뒷날 경위를 설명할 재료가 됩니다.
그래서 이사를 알게 된 시점은 주소를 고쳐 적을 때가 아니라 남은 기간을 다시 확인할 때이기도 합니다. 두 가지를 같은 자리에서 함께 챙기십시오.
변제기가 정해져 있다면 그 날짜가 기준입니다. 주소가 바뀐 것만으로 기한이 앞당겨지지는 않습니다.
알릴 의무는 문서에 그런 문장을 넣어 두었을 때 생깁니다. 넣지 않았다면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문제 삼기는 어렵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시효 기간은 계속 흘러갑니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는 연락이 끊겼을 때의 첫 조치를 다룬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문서를 고치지 않고 기록을 덧대는 방법
지우고 다시 적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사실 위에 오늘의 사실을 쌓는 것입니다.
바뀐 주소를 기존 문서에 덧쓰거나 지우고 다시 적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원래 적혀 있던 내용에 손을 대면 어느 것이 처음 상태였는지가 흐려지고, 고친 흔적 자체가 다툼거리가 됩니다.
대신 오늘의 사실을 따로 남기면 됩니다. 문서는 그대로 두고 언제 무엇을 어떤 경로로 확인했는지를 별도의 기록으로 붙여 두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쌓아 두면 문서 한 장이 아니라 문서와 그 뒤의 사실이 한 묶음으로 남습니다. 처음의 약속은 원래 모습대로 있고, 그 뒤에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시간 순서대로 붙는 구조입니다.
아래 순서는 그 기록을 만드는 흐름입니다. 다섯 단계 모두 문서를 고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입니다.
- 바뀐 주소를 들은 경위와 날짜를 적는다누구에게 언제 어떤 방법으로 들었는지를 한 줄로 남깁니다. 메시지로 받았다면 그 화면을 함께 갈무리해 두십시오.
- 서류를 받을 수 있는 곳인지 확인한다사는 곳과 우편을 받는 곳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절차에 들어갔을 때 필요한 것은 서류가 실제로 닿는 주소입니다.
- 상대에게 확인하는 답을 받아 둔다바뀐 주소가 맞다는 답을 문자나 전자우편으로 받아 두면 나중에 그 주소를 근거로 삼기 쉬워집니다.
- 기존 문서와 같은 곳에 보관한다차용증과 이체 기록, 주소를 확인한 자료가 흩어져 있으면 필요한 순간에 한꺼번에 꺼내지 못합니다.
- 앞으로를 위해 통지 문장을 넣어 둔다다음에 문서를 만들거나 조건을 바꿀 일이 생기면 주소가 바뀌면 알리기로 하는 문장을 함께 넣으십시오.
둘째 단계를 특히 유의하십시오. 새 주소를 확보하는 일과 서류가 닿을 곳을 확보하는 일은 겹쳐 보이지만 같지 않습니다.
상대가 국내에 머무르지 않거나 국적이 다른 경우에는 확인할 항목이 더 붙습니다. 그 부분은 외국인과 금전 거래를 할 때 편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사를 알고 난 뒤 자주 어긋나는 지점
주소를 챙기는 동안 정작 기한이 지나갑니다.
첫째, 문서를 새로 만들자고 먼저 제안하는 경우입니다. 조건이 달라지지 않았는데 종이만 새로 만들면 두 장의 관계를 정리하는 일이 따라붙습니다.
둘째, 연락이 되니 주소 확인은 나중에 해도 된다고 미루는 경우입니다. 전화가 이어지는 것과 서류가 닿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셋째, 이사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가 갚지 않으려 한다고 단정하는 경우입니다. 사정이 바뀌어 갚지 못하게 된 것과 처음부터 갚을 뜻이 없었던 것은 다르게 다루어집니다.
넷째, 주소를 알아내려고 무리한 방법을 쓰는 경우입니다. 확인한 경로가 문제 되면 정작 필요한 자리에서 쓰기 어려운 자료가 됩니다.
다섯째, 주소만 챙기고 남은 기간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 항목이 가장 조용히 손해로 이어집니다.
상대가 이사한 것을 알았을 때
자주 묻는 질문
주소가 바뀌면 차용증을 다시 써야 하나요?
다시 쓸 이유가 없습니다. 주소는 계약의 요건이 아니고, 바뀐 사실은 별도의 기록으로 남기면 됩니다.
차용증에 적힌 주소가 지금과 다르면 효력이 없나요?
작성 당시의 사실을 적은 것이므로 효력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그 주소로 서류를 보내면 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주소를 알리라는 문장을 나중에 넣을 수 있나요?
두 사람이 합의해 새로 약정하면 가능합니다. 그때는 기존 문서와의 관계를 함께 밝혀 두십시오.
상대의 주소를 제가 직접 알아봐도 되나요?
확인하는 경로에 따라 그 자료를 쓸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절차 안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있는지부터 살피는 편이 안전합니다.
연락이 아예 끊기면 무엇부터 하나요?
기다리기만 하는 동안에도 시효 기간은 흘러갑니다. 첫 조치의 순서는 연락이 끊겼을 때를 다룬 편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