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 직원에게 가불해줄 때
차용증 마스터·6분·
회사가 직원에게 돈을 내주는 순간 임금 채권과 대여금 채권이 따로 생깁니다. 급여에서 알아서 빼면 된다는 전제로 처리하면 퇴사하는 시점에 회수 경로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민법 제598조의 소비대차는 당사자의 지위를 가리지 않으므로 회사와 직원 사이에도 그대로 성립 · 다만 임금에서 공제하는 처리의 가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함
가불이라는 말이 가리는 것
선지급과 대여는 다른 일입니다.
직원이 사정을 이야기하면 회사가 돈을 내주는 일은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쓰는 말이 대개 가불인데, 이 말 한 단어 안에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일한 몫에 대한 급여를 정해진 날보다 먼저 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 새로 생기는 채권이 없고, 지급일만 앞으로 당겨진 셈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직 일하지 않은 기간의 급여를 넘어서는 금액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이때는 회사가 직원에게 돈을 빌려준 것이라 별도의 채권이 새로 생깁니다.
두 가지를 같은 말로 부르면서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문서를 쓸지 말지, 무엇을 적을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구분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그 시점까지 이미 일한 몫을 넘어서는 금액인지만 보면 되고, 넘어선다면 그 초과분은 성격상 빌려준 돈에 해당합니다. 회사 안에서 부르는 이름이 무엇이든 이 판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회사는 사용자이면서 채권자가 됩니다
두 지위가 겹치면 두 개의 채권이 마주 놓입니다.
직원에게 돈을 빌려준 회사는 두 가지 지위를 동시에 갖습니다.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는 사용자이면서, 빌려준 돈을 돌려받을 권리를 가진 채권자입니다.
이 둘은 방향이 반대인 관계라 서로 상쇄될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많은 회사가 급여에서 매달 얼마씩 빼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직원도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임금에서 대여금을 공제하는 처리가 어디까지 가능한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임금의 지급 방법에 관한 규정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조사하지 않았으므로, 자동으로 상계된다는 전제를 세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확실한 것은 대여 자체는 성립한다는 점입니다. 소비대차는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가리지 않으므로, 회사와 직원 사이에도 빌려준 돈은 빌려준 돈으로 남습니다.
실무에서 널리 쓰이는 방식이지만 임금 지급에 관한 규정과의 관계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상환 방법은 별도로 확인한 뒤 문서에 적으십시오.
회사는 나중에 그 돈이 대여였다는 점을 설명해야 하는 쪽에 섭니다. 문서가 없으면 급여의 일부였는지 빌려준 돈이었는지부터 흐려집니다.
급여라는 상환 경로가 사라지고 일반적인 대여금 채권만 남습니다. 그래서 퇴사할 때 남은 금액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미리 적어 두어야 합니다.
사내 대여를 문서로 남기는 순서
성격을 정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아래 순서는 선지급과 대여를 갈라 놓고 시작합니다. 이 구분을 건너뛰면 뒤의 문장들이 무엇에 대한 약속인지 정해지지 않습니다.
- 선지급인지 대여인지 정한다이미 일한 몫의 급여를 앞당겨 주는 것인지, 그 범위를 넘는 금액을 빌려주는 것인지 확인합니다. 뒤쪽이라면 문서가 필요합니다.
- 금액과 건넨 날을 적는다얼마를 언제 내주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급여와 섞이지 않도록 별도의 이체 기록으로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 상환 방법을 문장으로 정한다매달 얼마씩 어떤 방식으로 갚을지를 적습니다. 급여에서 공제하는 방식을 쓰려면 그 가부를 별도로 확인한 뒤 적으십시오.
- 퇴사할 때의 처리를 적는다남은 금액을 언제까지 어떻게 갚을지를 미리 정합니다. 이 문장이 없으면 퇴사 시점에 협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 직원의 서명을 받아 사본을 나눈다서명이나 도장이 있으면 그 문서가 진정하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회사와 직원이 각각 한 부씩 갖는 편이 낫습니다.
넷째 단계가 이 상황에서 가장 자주 빠집니다. 회사가 상환 경로로 삼고 있던 급여가 사라지는 시점을 문서가 미리 다루고 있어야 그 뒤의 절차가 단순해집니다.
이자를 붙일 것인가
무이자로 하면 다른 국면이 붙습니다.
사내 대여는 무이자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자 약정이 없으면 이자가 붙지 않는 것이 원칙이므로 무이자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금전을 무상으로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빌려주면 그 이익을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계산하는 규정이 세법에 따로 있습니다. 계산된 이익이 기준금액인 1천만 원에 못 미치면 증여재산가액에서 제외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적정 이자율의 근거입니다. 법인에게서 빌린 경우에는 개인 사이에서 쓰는 값이 아니라 다른 이자율을 적정 이자율로 보므로, 흔히 인용되는 연 4.6퍼센트를 그대로 대입하면 안 됩니다.
이자를 붙이기로 했다면 상한은 개인 사이의 대여와 같은 기준을 확인하면 됩니다. 다만 사내 대여에서 상한이 문제가 될 만큼 높은 이자를 붙이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실무에서 더 자주 걸리는 것은 이자를 적어 놓고 실제로는 받지 않는 상태입니다. 문서에는 이자가 있는데 기록에는 원금만 오간다면 어느 쪽이 실제 약속인지가 흐려지므로, 받지 않기로 했다면 그 사실을 문서에 반영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이자는 붙일지 말지를 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정한 대로 움직이게 하는 문제입니다. 무이자로 가더라도 그 결정이 문서에 적혀 있어야 나중에 설명이 됩니다.
사내 대여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
퇴사라는 사건 하나에 대부분의 문제가 몰려 있습니다.
첫째, 급여명세서의 공제 항목으로만 관리하는 경우입니다. 명세서에는 얼마를 뺐는지가 남지만 왜 뺐는지와 얼마가 남았는지는 남지 않습니다.
둘째, 남은 금액을 계속 갱신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몇 달이 지나면 회사와 직원이 기억하는 잔액이 서로 달라지고, 그 차이가 퇴사할 때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셋째, 퇴직금이나 마지막 급여에서 알아서 빼면 된다고 여기는 경우입니다. 그 처리가 가능한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진행하면 절차 자체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넷째, 직원이 여러 번 나누어 받아 갔는데 문서는 한 장뿐인 경우입니다. 각각 언제 얼마를 받아 갔는지가 뭉개지면 어느 돈을 갚은 것인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다섯째, 담당자가 바뀌면서 인수인계 자료에 이 채권이 빠지는 경우입니다. 급여 처리에만 얹혀 있던 항목은 담당자가 바뀔 때 함께 사라지기 쉬우므로, 급여와 분리된 문서로 남겨 두어야 관리가 이어집니다.
사내 대여 문서 점검
자주 묻는 질문
직원 가불에도 차용증을 써야 하나요?
이미 일한 몫을 앞당겨 주는 것이라면 새로 생기는 채권이 없어 문서가 없어도 정리됩니다. 그 범위를 넘는 금액이라면 대여이므로 문서를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급여에서 매달 빼는 방식으로 정해도 되나요?
임금 지급에 관한 규정과의 관계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상환 방법을 정하기 전에 그 부분을 따로 확인하십시오.
이자를 안 받아도 되나요?
무이자 약정은 가능합니다. 다만 무상으로 빌려준 이익을 계산하는 세법 규정이 별도로 있어 금액이 크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퇴사할 때 남은 돈은 어떻게 받나요?
문서에 미리 정해 둔 방식이 있으면 그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정해 둔 것이 없으면 일반적인 대여금 채권으로 남아 청구 절차를 따로 밟게 됩니다.
연대보증인을 세워도 되나요?
보증은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생기고,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보증은 효력이 없습니다. 자세한 요건은 연대보증인을 다룬 편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