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대여에 차용증이 필요한 이유
차용증 마스터·6분·
가족 사이에 문서가 필요한 이유는 상대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두 사람이 아닌 제3자가 그 돈의 성격을 판단하는 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그 자리에서 판단의 재료가 되는 것은 관계가 아니라 남아 있는 기록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 제1항은 자력으로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운 재산의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 · 과세 실무는 직계존비속 사이의 금전소비대차를 차용과 상환 사실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대여로 봄
가족끼리는 왜 문서가 없어도 굴러가는가
둘 사이에서는 기록이 없어도 대화가 그 자리를 메웁니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사이에 오가는 돈에는 조건을 붙이는 대화가 잘 따라붙지 않습니다. 필요하다는 말과 보내겠다는 말 사이에 다른 문장이 들어갈 자리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당장은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서로 사정을 알고 있어서 갚는 시기가 늦어져도 이유를 짐작할 수 있고, 어긋난 부분은 다음 통화에서 조정하면 됩니다.
그러니 가족 사이에서 차용증이 필요한 이유를 상대에 대한 불신에서 찾으면 설명이 잘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문서가 없어서 곤란해지는 장면은 두 사람 사이가 아니라 그 바깥에서 벌어집니다.
이 글이 잡는 축이 그것입니다. 그 돈의 성격을 판단하는 사람이 당사자에서 제3자로 바뀌는 순간이 언제 오는지, 그때 무엇이 남아 있어야 하는지를 봅니다.
판단하는 사람이 바뀌는 세 장면
바깥에서 보는 눈이 생기면 관계가 아니라 자료가 재료가 됩니다.
첫 번째는 자금의 출처를 설명해야 할 때입니다. 집이나 전세를 구하면서 부모의 돈이 들어간 경우가 대표적이고, 이때는 그 돈이 빌린 것인지 받은 것인지가 곧바로 질문이 됩니다.
두 번째는 한쪽이 세상을 떠났을 때입니다. 상속인은 세상을 떠난 사람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이어받으므로, 빌려준 돈을 받을 권리도 빌린 돈을 갚을 의무도 그 승계 대상에 들어갑니다.
세 번째는 형제자매 사이에서 형평을 따지게 될 때입니다. 누구에게 얼마가 갔는지가 기억으로만 남아 있으면 각자의 기억이 그대로 주장이 되어 부딪칩니다.
세 장면의 공통점은 판단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아래 표는 각 장면에서 무엇이 재료가 되는지를 늘어놓은 것입니다.
| 언제 | 누가 판단하나 | 그 자리에 남는 재료 |
|---|---|---|
| 재산을 사면서 부모 돈이 들어갔을 때 | 과세 관청 | 차용증 · 이자를 실제로 준 기록 · 원금을 갚은 기록 |
| 빌려준 쪽이 세상을 떠났을 때 | 상속인들 | 채권이 남아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문서 |
| 빌린 쪽이 세상을 떠났을 때 | 상속인들 | 갚을 의무의 액수와 시기를 적은 문서 |
| 형제자매 사이에서 형평을 따질 때 | 가족 구성원 | 누구에게 언제 얼마가 갔는지의 기록 |
| 두 사람 사이에서만 이야기할 때 | 당사자 | 대화만으로도 대체로 정리된다 |
마지막 줄만 성공 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문서 없이 지낼 수 있는 구간이 분명히 있다는 뜻이고, 동시에 그 구간을 벗어나는 순간 재료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대여로 남으려면 무엇이 있어야 하나
문서 한 장보다 문서와 기록이 이어지는 모양이 중요합니다.
가족 사이의 돈이 대여로 인정되는지를 두고 과세 실무는 까다로운 편입니다. 직계존비속 사이의 금전소비대차는 빌린 사실과 갚은 사실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대여로 본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이 근거의 성격입니다. 가족 사이의 금전 대여를 증여로 추정한다고 못 박은 조문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된 조문은 자력으로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운 재산의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이며, 그 조문이 겨냥하는 것은 재산의 취득자금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법조문을 외우는 방식으로 풀리지 않습니다. 빌린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시간 순서대로 이어져 있는지가 실제로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아래 세 값은 이 국면에서 자주 언급되는 수치입니다. 서로 다른 조문에서 나온 값이라 이어 붙여 쓰지 않도록 갈라 두었습니다.
- 연 4.6%국세청이 적정 이자율로 보는 값
- 1천만 원무상대출 이익이 증여재산가액에서 빠지는 기준금액
- 5천만 원직계존속에게서 증여받을 때의 증여재산공제
세 번째 값은 10년 단위로 누적해 계산합니다. 그 기간에 이미 공제받은 금액이 있으면 합해서 한도를 넘는 부분은 공제되지 않습니다.
증여세의 세율과 신고 기한, 가산세는 이 글의 확인 범위 밖이라 다루지 않습니다. 금액이 크다면 세무 상담을 거치는 편이 안전합니다.
문서가 없으면 실제로 무슨 일이 생기나
출발선이 한 칸 뒤로 물러납니다.
문서가 없다고 해서 대여가 곧바로 부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빌린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으면 설명해야 할 것이 늘어나고, 설명은 기억에 기대게 됩니다.
대여가 아니라고 정리되면 국면 자체가 달라집니다. 이자에 해당하는 이익만 따지는 자리에서, 오간 돈 전체의 성격을 따지는 자리로 옮겨 가기 때문입니다.
상속 국면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깁니다. 빌려준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에 그 채권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줄 문서가 없으면, 남은 사람들은 있었다는 기억과 없었다는 기억 사이에서 다투게 됩니다.
그래서 가족 사이의 차용증은 사이가 나빠질 것에 대비하는 문서가 아닙니다. 사이가 나쁘지 않은데도 설명을 요구받는 자리를 위한 문서에 가깝습니다.
설명을 요구받는 자리에서는 문서가 있는 쪽이 답하기 쉽습니다. 문서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로 다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자를 받을 의무를 정한 조항은 없고, 약정이 없으면 무이자가 원칙입니다. 다만 무이자 대여에는 별도의 세금 국면이 따라붙으므로 금액이 크면 따로 확인하십시오.
빌려준 돈이 아니어도 당사자가 그 채무를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삼기로 약정하면 소비대차의 효력이 생깁니다. 이 방식과 한계는 이미 빌려준 돈을 뒤늦게 정리할 때 편에서 다룹니다.
가족 사이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
관계를 근거로 삼는 문장은 밖에서 힘을 잃습니다.
첫째, 가족이니까 당연히 빌린 것으로 보아 준다고 여기는 경우입니다. 관계가 가깝다는 사정은 오히려 그 돈이 대가 없이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질문을 부르기 쉽습니다.
둘째, 차용증을 쓰고는 그 뒤의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경우입니다. 문서에 적힌 조건대로 돈이 움직인 흔적이 없으면 문서만 따로 떠 있는 모양이 됩니다.
셋째, 갚을 시기를 아주 멀리 잡거나 아예 적지 않는 경우입니다. 언제부터 청구할 수 있는지가 흐려지고, 그 흐림은 소멸시효를 따질 때 그대로 문제가 됩니다.
넷째, 여러 번 오간 돈을 한 장에 뭉뚱그려 적는 경우입니다. 각각 언제 얼마가 오갔는지가 뭉개지면 나중에 어느 돈을 갚은 것인지부터 따지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가족끼리 오간 돈은 법에 따라 증여로 추정되나요?
가족 사이의 금전 대여를 증여로 추정한다고 못 박은 조항은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된 것은 재산의 취득자금에 관한 증여 추정 규정과, 직계존비속 사이의 대여는 차용과 상환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 대여로 본다는 과세 실무입니다.
차용증만 써 두면 되나요?
문서와 실제 돈의 흐름이 이어져 있어야 설명이 됩니다. 이자를 주기로 했다면 그 이자가 실제로 오간 기록을, 원금을 나누어 갚기로 했다면 그 상환 기록을 함께 남겨 두십시오.
공증까지 받아야 하나요?
공증은 의무가 아니며 하지 않아도 계약은 유효합니다. 공증으로 달라지는 것은 집행권원 여부이고, 그 차이는 공정증서를 다룬 편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형제에게 빌려줄 때도 같은 기준인가요?
관계에 따라 세금 쪽 취급이 갈리는 부분이 있어 이 글에서 금액 기준을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문서와 기록을 남기는 방식은 관계와 무관하게 같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빌려주는 경우는 따로 볼 게 있나요?
재산을 사면서 자금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취득자금 소명이라는 국면이 별도로 붙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빌려줄 때 편에서 따로 다룹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