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 이자를 안 받기로 했을 때 쓰는 법
차용증 마스터·8분·
이자를 안 받기로 했다면 이자가 없다는 뜻을 한 줄로 적어 두십시오. 민법이 정한 소비대차의 요건에 이자가 들어 있지 않아 적지 않아도 무이자가 원칙이지만, 적어 두어야 나중에 이자 약정이 있었는지를 두고 다투지 않습니다.
민법 제598조의 소비대차 요건에 이자는 들어 있지 않음 · 제379조는 '이자 있는 채권'의 이율을 정하는 조문 · 무상 대출 이익의 증여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
이자는 나중에 형편이 되면 알아서 주기로 한다
이 대여에 대한 이자는 없다
무이자로 하되 갚는 날이 늦어지면 그때 가서 이야기한다
이자는 없다. 다만 변제기를 넘긴 뒤에는 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한다
서로 아는 사이이니 이자 이야기는 꺼내지 않기로 한다
이자는 없다. 원금 ○○○원을 20××년 ○월 ○일까지 반환한다
적지 않아도 무이자인데 왜 적나
민법이 정한 소비대차의 요건에 이자라는 말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자를 받지 않기로 하고 돈을 건넨 사이에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굳이 문서에 남길 것이 있느냐입니다. 받지 않기로 한 것을 굳이 적는 일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한 줄은 이자를 만드는 문장이 아니라 이자가 없다는 사실을 고정해 두는 문장입니다.
조문부터 확인해 두겠습니다. 소비대차를 정한 민법 조문은 한쪽이 금전의 소유권을 넘기기로 약정하고 다른 쪽이 같은 종류·품질·수량으로 반환하기로 약정하면 효력이 생긴다고만 적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자라는 낱말이 없습니다. 이자는 소비대차를 이루는 요소가 아니어서 따로 약정하지 않으면 붙지 않습니다.
그러면 흔히 들리는 연 5퍼센트라는 숫자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 민법에는 이자 있는 채권의 이율을 정한 조문이 따로 있고, 다른 법률의 규정이나 당사자의 약정이 없으면 그 값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조문이 다루는 대상은 이미 이자가 붙기로 되어 있는 채권입니다. 이자 약정 자체가 없는 채권을 이자 있는 채권으로 바꾸어 주는 조문이 아닙니다.
두 조문을 나란히 읽으면 적지 않으면 자동으로 이자가 붙는다는 이야기가 어디에서 어긋났는지 보입니다. 적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는 이자가 붙는 것이 아니라, 이자 이야기가 오갔는지 아닌지를 나중에 아무도 가려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줄을 적어 두는 실익이 여기에 있습니다.
무이자를 적어 두면 무엇이 닫히나
다투는 대상이 '이자율이 얼마였나'에서 '이자가 있었나'로 옮겨 가지 않습니다.
이자를 둘러싼 다툼은 대개 금액이 아니라 존재에서 시작됩니다. 빌려준 쪽은 매달 얼마씩 주기로 했다고 하고, 빌린 쪽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문서의 이자 칸이 아예 비어 있으면 두 주장 가운데 어느 쪽도 문서만으로는 가려지지 않습니다.
빈 칸과 없다고 적힌 칸은 읽는 사람에게 서로 다른 신호를 보냅니다. 빈 칸은 미처 정하지 못한 것으로도 읽히지만, 없다고 적힌 칸은 정하고 나서 그렇게 남긴 것으로 읽힙니다. 문서 한 장을 놓고 판단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이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아래 표는 이자 칸의 상태별로 나중에 무엇이 남는지를 늘어놓은 것입니다. 오른쪽 칸이 비는 줄이 하나뿐이라는 점을 먼저 보십시오.
| 이자 칸의 상태 | 나중에 읽히는 방식 | 남는 다툼 |
|---|---|---|
| 칸이 비어 있음 | 정하지 못한 것인지 없는 것인지 알 수 없음 | 이자 약정이 있었는지 |
| '이자 없음'이라고 적힘 | 정한 결과로 읽힘 | 없음 |
| '추후 협의'라고 적힘 | 정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읽힘 | 협의가 될 때까지 전부 |
| 말로만 무이자를 약속함 | 문서에 흔적이 남지 않음 | 약속 자체의 존재 |
셋째 줄이 뜻밖에 자주 걸립니다. 추후 협의라는 표현은 예의를 갖춘 문장처럼 보이지만, 읽는 쪽에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항목이 남아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입니다. 정할 생각이 없다면 없다고 적는 편이 훨씬 분명합니다.
이자를 계산하기 시작하는 시점 문제도 함께 닫힙니다. 민법은 이자 있는 소비대차에서 이자를 차주가 목적물을 인도받은 때부터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무이자라고 적어 두면 계약서에 적은 날과 실제 송금일이 며칠 어긋나도 그 사이를 두고 계산할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무이자여도 남는 자리 — 갚는 날을 넘겼을 때
빌려 쓴 기간의 대가와 늦어진 데 대한 배상은 근거 조문부터 다릅니다.
무이자로 적어 두었으니 아무것도 붙지 않는다고 여기기 쉽습니다. 그런데 돈을 빌려 쓰는 기간에 대한 대가와, 갚기로 한 날을 넘긴 데 대한 배상은 서로 다른 조문 위에 서 있습니다. 앞의 것이 이자이고 뒤의 것이 지연손해금입니다.
민법은 금전채무를 지키지 못했을 때의 손해배상액을 법정이율에 따르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자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이 곧 늦어져도 아무 배상을 구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에 금전채무만의 특칙이 하나 더 붙습니다. 채권자는 손해가 얼마나 났는지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고, 채무자는 자기에게 잘못이 없었다고 항변하지 못합니다. 이자를 포기하고 빌려준 쪽에게는 이 부분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는 장치가 됩니다.
그래서 문구를 두 줄로 나누어 적는 편이 낫습니다. 첫 줄에서 이자가 없다는 사실을 닫고, 둘째 줄에서 변제기를 넘긴 뒤를 어떻게 할지 정합니다. 지연손해금의 비율을 어떻게 잡을지는 이 편이 다룰 범위를 넘으므로 자리만 잡아 두겠습니다.
빌려 쓴 기간의 대가와 늦어진 데 대한 배상은 다른 것입니다.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해서 뒤의 것까지 함께 접은 것으로 읽히지는 않습니다.
약정한 이율이 없으면 법정이율에 따르게 됩니다. 다만 그 값은 민사인지 상사인지에 따라 갈리므로 문서에 정해 두는 쪽이 분명합니다.
세법이 이 거래를 달리 보는 자리
무상으로 빌려주면 빌린 쪽이 이자만큼 이익을 본 것으로 보는 조문이 따로 있습니다.
무이자라고 적었다고 해서 모든 국면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세법에는 타인으로부터 금전을 무상으로 또는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빌린 경우 그 이익을 빌린 사람이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재산가액에 넣는 조문이 있습니다.
계산 구조 자체는 간단합니다. 무상으로 빌린 경우에는 대출금액에 적정 이자율을 곱한 값이 그 이익이고, 낮은 이자율로 빌린 경우에는 거기에서 실제로 낸 이자를 뺍니다. 국세청이 적정 이자율로 보는 값은 연 4.6퍼센트입니다.
다만 그렇게 계산한 값이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금액에 못 미치면 제외됩니다. 그 기준금액은 1천만 원입니다. 두 수치를 나눈 결과를 두고 얼마까지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괜찮다는 식의 금액이 널리 돌아다니는데, 그 금액은 법이 정한 한도가 아니라 계산에서 나온 파생값입니다. 적정 이자율이 바뀌면 그 값도 따라 움직입니다.
그래서 이 절의 결론은 금액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얼마까지 괜찮은지를 먼저 헤아리지 말고, 무이자라고 적은 문서와 실제로 돈이 오간 기록을 먼저 갖추십시오. 대여였다는 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으면 원금 전체가 다른 국면으로 넘어가고, 그때는 위의 계산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 연 4.6%국세청이 보는 적정 이자율
- 1천만 원제외되는 기준금액
- 없음법이 정한 무이자 한도 금액
무이자 대여에만 붙는 조문 하나
이자 없는 소비대차는 돈이 건너가기 전이라면 언제든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자를 받지 않기로 한 대여에는 다른 곳에 없는 조문이 하나 더 붙습니다. 민법은 이자 없는 소비대차의 당사자가 목적물의 인도 전에는 언제든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다만 상대방에게 생긴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여야 한다는 단서를 함께 두고 있습니다.
이 조문이 실제로 작동하는 장면은 이렇습니다. 문서를 먼저 쓰고 며칠 뒤에 돈을 보내기로 했는데 그 사이에 사정이 달라진 경우입니다. 돈이 아직 건너가지 않았다면 빌려주기로 한 쪽도 빌리기로 한 쪽도 이 조문에 기대어 그만둘 수 있습니다.
뒤집어 말하면 돈이 건너간 뒤에는 이 문이 닫힙니다. 그래서 문서를 작성한 날과 실제로 송금한 날을 따로 적어 두는 일이 무이자 대여에서 특히 값을 합니다. 두 날짜가 한 줄로 뭉뚱그려져 있으면 어느 시점의 이야기인지 가릴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주 나오는 오해 하나만 짚겠습니다. 무이자라서 문서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도는데 근거가 없습니다. 문서의 힘은 이자가 붙었는지가 아니라 누가 서명했는지, 얼마를 언제까지 갚기로 했는지가 적혀 있는지에서 나옵니다. 이자 칸이 비었다고 해서 나머지 칸까지 흐려지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자를 안 적으면 법정이율이 자동으로 붙나요?
붙지 않습니다. 법정이율을 정한 조문은 이미 이자가 붙기로 되어 있는 채권의 이율을 다루는 것이고, 이자 약정 자체가 없는 채권을 이자 있는 채권으로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무이자라고 적으면 나중에 이자를 못 받나요?
빌려 쓴 기간에 대한 이자는 그렇습니다. 다만 갚기로 한 날을 넘긴 뒤의 지연손해금은 성질이 다른 문제여서 따로 남습니다.
무이자 차용증도 효력이 있나요?
있습니다. 소비대차의 요건에 이자가 들어 있지 않으므로 이자 칸이 비었다고 해서 문서의 성질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무이자로 빌려주면 세금 문제가 생기나요?
무상으로 빌린 이익을 증여로 보는 조문이 있습니다. 다만 계산한 이익이 기준금액에 못 미치면 제외되므로, 금액을 먼저 따지기보다 대여였다는 기록부터 갖추는 편이 순서입니다.
돈을 보내기 전에 마음이 바뀌면 어떻게 되나요?
이자 없는 소비대차는 목적물의 인도 전에는 언제든지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에게 생긴 손해가 있으면 배상하여야 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