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의 소멸시효는 몇 년인가
차용증 마스터·8분·
원칙은 10년이지만 그 대여가 상행위로 평가되면 5년입니다. 여기에 더해 매달 받기로 한 이자처럼 정기로 지급되는 채권은 3년이 문제될 수 있어, 원금과 이자의 기간이 서로 달라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민법 제162조 제1항 10년 · 상법 제64조 5년 · 민법 제163조 제1호 3년
가만히 있으면 청구할 수 없게 되는 구조
소멸시효는 채무자를 봐주는 제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난 권리를 정리하는 제도입니다.
빌려준 돈을 두고 가장 뼈아픈 실수는 문서를 잘못 쓴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일수록 독촉이 어렵고, 그러다 보면 몇 해가 훌쩍 지납니다.
그 사이에 조용히 움직이는 것이 소멸시효입니다. 문서가 낡아서 효력을 잃는 것이 아닙니다. 차용증에는 유효기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시간과 관련해 법이 정해 둔 것은 시효 하나입니다.
그래서 오래된 차용증을 발견했을 때 던져야 할 질문은 이 종이가 아직 유효한가가 아니라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가입니다. 두 질문은 향하는 곳이 다릅니다.
기간을 따지려면 두 가지를 정해야 합니다. 몇 년짜리인가, 그리고 언제부터 세는가입니다. 아래에서 순서대로 봅니다.
- 10년일반 채권
- 5년상행위 채권
- 3년정기 지급 이자
세 숫자가 나란히 놓여 있으니 어느 것이 내 경우인지 헷갈립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본은 첫 칸이고, 나머지 둘은 조건이 맞을 때 끼어듭니다.
그리고 이 숫자들은 시효가 흐르는 동안 아무 일도 없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중간에 어떤 일이 있으면 계산이 달라지는데 그 부분은 뒤에서 짚습니다.
원칙은 10년입니다
민법이 채권 일반에 붙여 둔 기간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개인이 개인에게 돈을 빌려준 경우 대여금 채권은 민법이 정한 일반 채권에 해당합니다. 조문은 채권과 그 밖의 재산권을 나누어 각각 기간을 붙여 두었습니다.
두 항을 함께 읽어 두면 왜 채권만 10년인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재산권 일반은 그보다 긴 기간이 붙어 있습니다.
조문의 표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행사하지 아니하면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권리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행사했는지가 기준이라는 뜻입니다.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 채권 및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은 2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민법 제162조 제1항 · 제2항
여기까지만 보면 개인 간 대여는 무조건 10년이라고 정리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단정하면 절반은 틀립니다.
빌려준 사람이나 빌린 사람이 상인이고 그 대여가 영업과 이어져 있으면 다른 법률의 조문이 앞으로 나옵니다.
상행위로 평가되면 5년으로 줄어듭니다
사업자금을 빌려준 경우가 이 구간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상법에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에 붙는 별도의 시효가 있습니다. 민법의 10년보다 짧은 5년입니다. 짧아진다는 것은 빌려준 쪽에 불리해진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추정 조문이 하나 더 붙습니다. 상인이 한 행위는 반증이 없는 한 영업을 위해 한 것으로 봅니다. 상인이 얽혀 있으면 출발점이 5년 쪽에 놓인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사업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경우, 법인이 한쪽에 있는 경우, 동업 관계에서 돈이 오간 경우는 10년이라고 마음을 놓고 있으면 안 됩니다. 판단은 개별 사정에 따라 갈립니다.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 상인이 한 행위는 반증이 없는 한 영업을 위하여 한 것으로 추정한다.
상법 제64조 · 제47조
두 조문이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상인인지 아닌지가 먼저 갈립니다. 그다음에 그 대여가 영업과 이어지는지가 다투어집니다.
실무적인 대응은 간단합니다. 사업과 조금이라도 이어진 대여라면 5년을 기준으로 일정을 잡아 두는 것입니다. 짧은 쪽에 맞춰 두면 어느 쪽으로 판단되어도 늦지 않습니다.
원금과 이자의 기간이 갈릴 수 있습니다
매달 이자를 받기로 한 차용증에서 특히 문제됩니다.
민법에는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붙는 채권 목록이 있고 그 첫 번째가 이자입니다. 조문은 이자와 함께 부양료, 급료, 사용료를 나란히 놓았습니다.
여기서 문언 하나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이라는 표현은 1년 안에 갚기로 했다는 뜻이 아니라 1년 이내의 정기로 지급된다는 뜻입니다. 매달 또는 분기마다 받기로 한 이자가 그 자리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원금은 10년인데 매달 받기로 한 이자는 3년이 문제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오래 방치한 차용증에서 원금은 살아 있고 초기 이자만 다투어지는 그림이 여기에서 나옵니다.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민법 제163조 제1호
이 조문 때문에 이자를 정기로 받기로 한 차용증은 관리가 더 필요합니다. 원금만 보고 아직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이자 쪽이 먼저 지나갑니다.
반대로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받기로 한 구조라면 정기 지급이라는 전제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적어 두었는지가 여기에서 갈립니다.
언제부터 세는가
기간보다 기산점에서 다툼이 더 자주 생깁니다.
기산점을 정하는 조문은 짧습니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는 한 문장입니다. 여기서 행사할 수 있는 때란 권리를 행사하는 데 법률상의 장애가 없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읽힙니다.
변제기를 적어 둔 차용증이라면 답이 간명합니다. 그 변제기부터 세면 됩니다. 문서에 날짜 한 줄을 적어 두는 실익이 여기에서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문제는 변제기를 적지 않은 경우입니다. 반환 시기를 정하지 않았을 때 채권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해 반환을 최고해야 하는데, 그 절차와 기산점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간단히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언제부터 시효가 도는지 자체가 다툼거리가 됩니다.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
민법 제166조 제1항
그래서 변제기를 비워 둔 차용증은 시효 계산이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날짜를 적기 어려운 사정이 있더라도 어떤 조건이 갖춰지면 갚는다는 식으로 기준을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흐르는 시간을 멈추는 방법도 조문에 있습니다. 다만 그 사유는 세 가지로 한정되어 있고, 전화나 문자로 독촉하는 것은 그 목록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어떤 행위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별도의 편에서 조문과 함께 다룹니다.
확정되면 기간이 다시 10년이 됩니다
판결이나 그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 두면 짧은 시효도 10년으로 바뀝니다.
시효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대응은 절차를 밟아 채권을 확정시켜 두는 것입니다. 민법이 확정된 채권에 별도의 기간을 붙여 두었기 때문입니다.
조문은 두 항으로 되어 있습니다. 앞 항이 판결로 확정된 채권을 다루고, 뒤 항이 화해나 조정처럼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것으로 확정된 채권을 같이 묶습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라는 문구입니다. 3년이 붙던 이자채권도 확정되고 나면 10년이 된다는 뜻입니다.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 / 파산절차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 및 재판상의 화해, 조정 기타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도 같다.
민법 제165조 제1항 · 제2항
이 조문이 있기 때문에 시효가 다가올 때 소송이나 지급명령으로 넘어가는 선택이 의미를 갖습니다. 절차를 밟는 수고가 기간을 다시 열어 주는 셈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는 열어 두고 하나는 짚어 둡니다. 기간이 다 지났을 때 권리가 저절로 없어지는지 아니면 채무자가 그 사정을 주장해야 하는지는 설명이 갈리는 자리라 이 글에서 어느 쪽으로도 정하지 않겠습니다. 반면 기간이 지난 뒤에 일부를 갚으면 전부 되살아난다고 하던 오래된 설명은 2025년에 대법원이 그 바탕이던 법리를 바꾸면서 근거가 사라졌습니다. 그 국면에 들어섰다면 기록을 정리하고 시효를 정면으로 다룬 편을 함께 보십시오.
자주 묻는 질문
개인 간에 빌려준 돈은 무조건 10년인가요?
원칙은 10년이지만 그 대여가 상행위로 평가되면 5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업과 이어진 대여라면 짧은 쪽을 기준으로 잡아 두십시오.
원금과 이자의 시효가 다를 수도 있나요?
매달처럼 1년 이내의 정기로 지급하기로 한 이자채권은 3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원금 기간만 보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시효는 빌려준 날부터 세나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셉니다. 변제기를 적어 두었다면 그 날짜가 기준이 됩니다.
변제기를 안 적었으면 언제부터인가요?
반환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면 기산점 자체가 다툼거리가 됩니다. 앞에 놓이는 최고 절차는 지체 책임이 언제 붙는가에 관한 것이어서 시효를 세는 출발점을 대신 정해 주지 않습니다. 날짜를 적어 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판결을 받으면 기간이 늘어나나요?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시효에 해당하던 것이라도 10년이 됩니다. 화해나 조정으로 확정된 경우도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