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약서 차임 칸이 비어 있을 때 채워야 하는 칸
전세계약서 마스터·8분·
차임 칸이 비면 계약의 무게가 보증금 한 덩어리에 쏠리고, 정산할 기회가 계약이 끝나는 날 한 번뿐이 됩니다. 그래서 반환 시기와 방법, 계좌, 등기까지 올릴 것인지, 잔금과 열쇠의 순서를 대신 채워 두어야 합니다.
다달이 오가는 돈이 없으므로 계약 기간 중에 정산되는 항목이 0건입니다
차임 = 0
계약 기간 중 정산 = 없음
정산 시점 = 계약이 끝나는 날 단 한 번
→ 그 한 번을 어떻게 적어 두었는지가 전부
양식은 두 가지를 함께 담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보증금 칸과 차임 칸이 나란히 인쇄되어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부동산을 빌리는 계약서 양식을 열면 금액을 적는 자리가 여러 개 나옵니다. 계약할 때 얼마, 중간에 얼마, 잔금으로 얼마를 적는 줄이 있고 그 아래에 다달이 얼마를 낸다는 줄이 따로 있습니다. 두 종류의 돈을 함께 담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입니다.
법이 두 가지를 나누어 다루기 때문입니다. 맡겨 두는 돈과 쓴 값으로 내는 돈은 성격이 달라 각각 다른 규칙이 붙습니다. 어느 한쪽만 있는 계약도 있고 둘 다 있는 계약도 있어서, 양식은 두 칸을 모두 두고 해당하지 않는 쪽을 비우게 합니다.
보증금만 걸고 다달이 내는 것이 없는 계약에서는 뒤쪽 칸이 통째로 비게 됩니다. 이때 대부분은 그냥 비워 두고 다음 장으로 넘어갑니다. 칸이 하나 비었을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빈칸은 단순히 적을 것이 없다는 표시가 아닙니다. 계약이 굴러가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표시이고, 그 결과로 나머지 칸들이 원래보다 더 많은 일을 떠안게 됩니다. 이 글은 그 떠안게 된 일을 다룹니다.
정산할 기회가 한 번밖에 없습니다
다달이 오가는 것이 없으면 계약 기간 내내 아무 정산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매달 돈이 오가는 계약에서는 그 흐름이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상대가 제때 보내는지를 보면서 사정을 짐작할 수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흐름을 멈추는 것으로 신호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작은 정산이 열두 번, 스물네 번 반복되는 셈입니다.
그 흐름이 없는 계약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계약 기간 내내 이어집니다. 처음에 큰돈이 한 번 나가고, 마지막에 그 돈이 한 번 돌아옵니다. 그사이에 정산되는 것이 없으니 문제가 있어도 마지막 날까지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한 번이 계약의 거의 전부가 됩니다. 언제 돌려주는지, 어떤 방법으로 돌려주는지, 어디로 돌려주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그 하루에 모든 것이 몰립니다. 매달 오가는 계약이라면 대충 적어 두어도 흐름 속에서 정리되던 것들이, 여기서는 정리될 기회 없이 그대로 마지막까지 갑니다.
빈칸이 만드는 결과가 이것입니다. 적을 것이 하나 줄어든 대신 적어 두어야 할 것이 여러 개 늘어납니다.
대신 채워 두어야 하는 자리
네 가지가 비어 있으면 마지막 날에 정할 것이 너무 많아집니다.
실제로 계약서를 앞에 두고 채울 곳은 아래와 같습니다. 인쇄된 칸이 있는 경우도 있고 특약란에 직접 적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식마다 다르므로 칸이 있는지부터 보고, 없으면 아래에 적으면 됩니다.
첫째는 돌려주는 시기입니다. 계약이 끝나는 날과 돈이 돌아오는 날을 같은 날로 볼 것인지, 집을 비운 것을 확인하고 며칠 안에 처리할 것인지를 정합니다. 여기가 비어 있으면 끝나는 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둘째는 돌려주는 방법과 받을 곳입니다. 계좌를 미리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마지막 날의 실랑이가 줄어듭니다. 받는 사람이 여럿이면 어느 쪽으로 얼마를 보내는지까지 정해 두어야 합니다.
셋째는 등기부에 권리를 올릴 것인지입니다. 올리기로 했다면 언제까지 서류를 갖출지와 비용을 어느 쪽이 댈지를 함께 적습니다. 이 약속은 계약하는 자리에서만 받아 낼 수 있습니다.
넷째는 큰돈이 넘어가는 날의 순서입니다. 잔금과 열쇠와 이사가 같은 날에 겹치므로,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그다음에 하는지를 정해 두면 그날의 혼란이 줄어듭니다.
| 채워야 하는 자리 | 비어 있으면 | 적어 두면 |
|---|---|---|
| 돌려주는 시기 | 끝나는 날의 기준이 갈립니다 | 그날 무엇을 하는지가 정해집니다 |
| 돌려받을 계좌 | 마지막 날에 정해야 합니다 | 바로 처리됩니다 |
| 등기까지 올릴 것인지 | 뒤늦게 부탁하게 됩니다 | 협력의 시한이 생깁니다 |
| 잔금일의 순서 | 같은 날에 다투게 됩니다 | 차례대로 진행됩니다 |
네 줄 가운데 세 번째가 시간에 가장 민감합니다. 잔금을 치르고 난 뒤에는 상대가 응할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에, 계약하는 자리에서 적어 두지 않으면 사실상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어 둡니다. 이 계약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항목이 법으로 몇 개 정해져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개수를 세는 방식으로 확인할 문제가 아니라, 비어 있으면 나중에 정해야 하는 자리가 무엇인지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빈 차임 칸 자체를 어떻게 처리하나
비워 두는 것과 없다고 적어 두는 것은 다릅니다.
빈칸을 그대로 두면 나중에 누군가 채워 넣을 수 있는 자리가 남습니다. 종이로 주고받는 문서에서는 이것이 실제 위험이므로, 해당 없음이라는 표시나 줄을 그어 두는 방식으로 그 자리를 닫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숫자로 0을 적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그 칸에 딸린 다른 줄들, 이를테면 언제까지 내야 한다는 줄이 함께 남아 있으면 읽는 사람이 헷갈립니다. 딸린 줄까지 함께 닫아 두어야 합니다.
관리비를 그 칸에 적는 경우가 있는데 권하지 않습니다. 다달이 나가는 돈이라는 점은 같아도 성격이 다르고, 그 칸에 들어가면 다달이 내는 값으로 읽힙니다. 관리비에 관한 약속은 따로 적을 자리를 만들어 두십시오.
이 처리가 사소해 보여도 뒤에서 갈립니다. 계약서를 읽는 사람은 그 자리에 무엇이 있는지로 이 계약이 어떤 계약인지를 판단하고, 빈칸은 판단을 미루게 만듭니다.
적어도 됩니다. 다만 지급일처럼 그 칸에 딸린 줄이 남아 있으면 함께 닫아 두십시오.
성격이 다른 돈이 다달이 내는 값으로 읽힙니다. 따로 적을 자리를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적을 칸이 줄었을 뿐 정할 것은 오히려 늘어납니다. 정산할 기회가 한 번뿐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문답이 이 글의 요지입니다. 칸의 개수와 계약의 무게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칸이 적을수록 특약란이 길어집니다
인쇄되지 않은 것을 적는 자리가 특약란입니다.
양식은 여러 상황에 두루 쓰이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특정한 형태에만 필요한 칸은 아예 인쇄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에서 본 네 가지 가운데 몇 개는 인쇄된 칸이 없을 수 있고, 그때는 특약란에 직접 적게 됩니다.
특약란을 비워 두는 것이 깔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반대입니다. 비워 둔 만큼 정해지지 않은 것이 남고, 정해지지 않은 것은 마지막에 정해야 합니다. 마지막은 대개 서로 아쉬운 쪽이 갈리는 시점입니다.
적을 때는 문장을 짧게 끊으십시오. 한 문장에 여러 약속을 담으면 나중에 어디까지가 약속이었는지를 두고 다툽니다. 하나의 약속을 하나의 문장으로 적고,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붙여 두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양쪽이 같은 내용을 갖게 하십시오. 한 부에만 손으로 덧붙인 줄이 있으면 그 줄을 두고 다시 다투게 됩니다. 고쳐 적은 자리에는 양쪽이 함께 확인했다는 표시를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차임 칸을 비워 두어도 되나요?
비워 두면 나중에 채워질 수 있는 자리가 남습니다. 해당 없음이라고 적거나 줄을 그어 닫아 두십시오.
보증금 말고 무엇을 더 적어야 하나요?
돌려주는 시기와 방법, 받을 계좌, 등기까지 올릴 것인지, 잔금일의 순서입니다.
계좌를 미리 적어 두는 이유가 있나요?
정산이 계약이 끝나는 날 한 번뿐이어서, 그날 정할 것을 하나라도 줄여 두면 처리가 빨라집니다.
등기 관련 약속은 언제 적어야 하나요?
계약하는 자리에서 적어야 합니다. 잔금을 치른 뒤에는 상대가 응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필수 항목이 몇 개라고 하던데 맞나요?
개수로 확인할 문제가 아닙니다. 비어 있으면 나중에 정해야 하는 자리가 무엇인지로 보십시오.
특약란은 짧을수록 좋은가요?
비워 둔 만큼 정해지지 않은 것이 남습니다. 하나의 약속을 하나의 문장으로 나누어 적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