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전자계약, 어디까지 종이 계약을 대신하나
계약서 마스터·9분·
대부분 대신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전자문서는 전자적 형태라는 사정만으로 효력을 잃지 않고, 열람할 수 있고 만들어진 때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으면 서면으로 봅니다. 다만 그 규정에는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비켜 가게 하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서면으로 보는 요건은 열람 가능과 보존 형태 두 가지입니다 · 보증은 조문 단서가 전자적 형태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서면 교부는 조문이 전자문서를 포함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② 작성·변환·송수신·저장된 때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가
③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지는 않은가
④ 성질상 전자적 형태가 허용되지 않는 자리는 아닌가
원칙은 이미 전자 쪽으로 열려 있습니다
전자적 형태라는 사정 하나만으로는 문서의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계약을 파일로 주고받는 일이 익숙해졌는데도 이래도 되나 하는 망설임이 남는 이유는, 종이와 도장이라는 그림이 오래 굳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법의 출발점은 그 그림과 조금 다릅니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4조는 문서가 전자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문서의 법적 효력을 부인하지 못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화면 안에 있다는 이유로 한 단계 낮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서명 쪽에도 같은 방향의 규정이 있습니다. 전자서명법 제3조 제1항은 전자서명이 전자적인 방식이라는 이유로 서명이나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을 잃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손으로 쓴 서명이나 찍은 도장만 인정하겠다는 태도가 아닙니다.
여기에 제도의 변화가 하나 겹칩니다. 특정 인증서를 유일한 수단으로 삼던 공인인증서 제도는 2020년 12월 10일 폐지가 시행되었습니다. 하나의 수단만 통하던 구조가 풀리면서 여러 방식의 전자서명이 나란히 쓰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출발선에서 던져야 할 질문은 전자로 해도 되느냐가 아닙니다. 전자로 맺은 이 계약이 나중에 서면이라고 불릴 수 있는 상태인가입니다. 그 조건이 다음 절에 있습니다.
서면으로 보아 주는 데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효력이 부인되지 않는다는 것과 서면으로 본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효력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문턱을 낮춰 줄 뿐이고, 어떤 법이 서면을 요구할 때 그 자리에 전자문서를 세울 수 있느냐는 다시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 자리를 위해 전자문서법 제4조의2가 따로 있습니다.
이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문서의 내용을 열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작성되고 변환되고 오가고 저장되던 때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둘을 갖추면 그 전자문서를 서면으로 봅니다.
두 요건을 실무의 말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첫째는 지금 열어서 읽을 수 있느냐입니다. 만든 프로그램이 없어졌거나 암호를 아무도 모르는 파일은 존재하기만 할 뿐 읽히지 않습니다. 둘째는 그때 그 상태 그대로냐입니다. 나중에 누가 열어 한 줄을 고쳐 저장했다면 그 형태가 유지되었다고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이 조문에는 뒤에 단서가 달려 있습니다.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성질상 전자적 형태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서면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두 요건을 아무리 잘 갖춰도 이 단서에 걸리면 서면의 자리에 서지 못합니다.
많은 안내가 앞의 두 요건까지만 소개하고 끝냅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고가 나는 자리는 단서 쪽입니다. 그리고 그 단서에 실제로 걸리는 사례가 하나 확인되어 있습니다.
같은 서면인데 결과가 셋으로 갈립니다
보증과 증여와 근로계약은 모두 서면을 말하지만, 안 지켰을 때와 전자로 했을 때가 전부 다릅니다.
법이 서면을 요구하는 자리를 하나로 묶어 외우면 반드시 틀립니다. 요구의 강도가 다르고, 어기면 벌어지는 일이 다르며, 전자문서로 대신할 수 있는지도 갈리기 때문입니다. 확인된 세 자리를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보증은 가장 엄격한 쪽입니다.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은 보증의 뜻이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그 단서에서 보증의 뜻이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못 박습니다. 전자로 하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전자로 하면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여기에도 갈래가 있습니다.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이나 사업으로 한 보증이라면 전자문서로 표시된 뜻을 서면으로 보아 주는 예외가 전자문서법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개인이 지인의 빚을 대신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상황과 금융기관이나 보증기관이 업으로 하는 상황을 같은 잣대로 다루지 않는 것입니다.
증여는 결이 다릅니다.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으면 각 당사자가 해제할 수 있고, 이미 이행한 부분에는 그 해제가 미치지 않습니다. 효력이 처음부터 생기지 않는 쪽과는 위치가 분명히 다릅니다.
근로계약의 서면 교부는 방향이 아예 반대입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서면을 교부하라고 하면서 그 서면에 전자문서가 포함된다는 것을 조문 안에 적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문제가 되는 것은 계약의 효력이 아니라 사용자 쪽의 제재입니다.
| 자리 | 서면이 없으면 | 전자문서로 되는가 |
|---|---|---|
| 보증 |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 조문 단서가 전자적 형태를 배제합니다 (영업·사업으로 한 보증은 예외) |
| 증여 | 계약은 생기지만 각 당사자가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미 이행한 부분은 제외) |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 근로계약의 서면 교부 | 계약은 유효하고 사용자 쪽에 제재가 따릅니다 | 조문이 전자문서를 포함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
세 줄을 한 번에 보면 전자계약이 되느냐는 질문에 하나의 답이 없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계약의 종류마다 따로 봐야 하고, 특히 오른쪽 첫 줄과 셋째 줄은 정반대입니다.
그러니 우리 회사가 전자로 가도 되는지를 묻기 전에, 우리가 맺는 계약이 어느 줄에 가까운지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거래는 첫 줄과 관계가 없지만, 누군가의 채무를 대신 책임지는 문서가 섞여 있다면 그 문서만은 따로 취급해야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실제로 갈리는 것
다툼은 전자냐 종이냐에서 생기지 않고, 그때 그 파일이 맞느냐에서 생깁니다.
전자계약을 쓰다 문제가 되는 자리는 대개 법의 문턱이 아닙니다. 파일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누가 언제 무엇을 고쳤는지 알 수 없고, 서명한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인지 확인할 방법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생깁니다.
앞에서 본 두 요건을 실무의 점검표로 바꾸면 할 일이 분명해집니다. 지금 열어서 읽을 수 있는가, 그리고 그때의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는가. 이 두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만들어 두는 것이 전자계약 관리의 거의 전부입니다.
서명 쪽에도 남겨 둘 것이 있습니다. 화면에 손가락으로 그린 그림 자체보다, 그 서명이 누구의 어떤 절차를 거쳐 남았는지가 뒤에 이야기됩니다. 본인 확인을 어떤 방법으로 했고 언제 이루어졌는지가 함께 남아 있으면 설명이 훨씬 짧아집니다.
종이로 받아 스캔한 파일과 처음부터 전자로 만든 파일도 같은 것이 아닙니다. 앞의 것은 어딘가에 원본 종이가 존재하고, 뒤의 것은 그 파일이 원본입니다. 스캔본만 남기고 종이를 버릴지는 서류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므로 한꺼번에 정해 두지 마십시오.
- 우리가 맺는 계약을 종류별로 훑는다누군가의 채무를 대신 책임지는 내용이 섞여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그 문서만 다른 취급이 필요합니다.
- 파일을 개인 기기에서 걷어 낸다담당자 노트북에만 있는 계약 파일은 사람이 바뀌면 함께 사라집니다. 회사가 관리하는 자리로 옮깁니다.
- 고칠 수 없는 형태로 확정해 둔다체결이 끝난 파일은 더 손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수정이 필요하면 새 문서로 남깁니다.
- 본인 확인의 흔적을 함께 보관한다언제 어떤 방법으로 상대를 확인했는지를 계약 파일과 같은 자리에 묶어 둡니다.
두 번째 단계가 실제로 가장 많은 사고를 막습니다. 파일이 없어져 다시 만들었다는 상황만큼 설명하기 곤란한 자리가 없습니다.
세 번째 단계는 앞에서 본 보존 형태 요건과 곧바로 이어집니다. 언제든 고칠 수 있는 상태로 두면 그 형태가 유지되었다는 설명이 어려워집니다.
여기서 자주 어긋나는 생각들
양쪽으로 어긋납니다 — 전자면 무조건 된다는 쪽과 종이가 아니면 불안하다는 쪽입니다.
첫째, 파일로 주고받았으니 그것으로 끝났다는 생각입니다. 효력이 부인되지 않는다는 것과 서면으로 본다는 것은 다른 단계이고, 뒤의 단계에는 열람 가능과 보존 형태라는 요건이 붙습니다. 메신저로 한 번 오간 뒤 아무도 다시 열어 보지 않은 파일은 그 요건 앞에서 약합니다.
둘째, 인쇄해서 도장을 찍어 두어야 진짜라는 생각입니다. 종이로 뽑아 두면 마음은 편하지만 그것이 법의 요건을 채워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원본이 무엇인지가 흐려져 화면의 파일과 손에 든 종이 가운데 어느 쪽이 기준인지 다투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셋째, 전자서명은 공인인증서로만 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 제도는 폐지가 시행되었고 지금은 여러 방식이 함께 쓰입니다. 다만 방식이 늘어난 만큼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확인했는지를 남겨 두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넷째, 반대로 이제 모든 계약을 전자로 돌려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앞의 표 첫 줄이 그 생각의 반례입니다. 조문이 전자적 형태를 배제한 자리가 실제로 있고, 그 자리는 두 요건을 갖춰도 비켜 가지 못합니다.
네 가지를 합치면 판단의 순서가 하나로 정리됩니다. 먼저 이 계약이 전자를 배제하는 자리인지 보고, 아니라면 열람과 보존이라는 두 요건을 채울 수 있게 관리 방식을 짜는 것입니다. 종이냐 화면이냐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종이가 아직 남아 있는 이유
법이 막아서가 아니라 상대가 요구해서 남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전자로 다 되는데 왜 아직 종이를 요구하는 곳이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대부분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제출처의 관행과 내부 규정의 문제입니다. 접수 담당자가 익숙한 형태를 요구하거나, 오래전에 만들어진 내부 지침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이때 다투기보다 두 가지를 함께 준비하는 편이 빠릅니다. 전자로 체결한 원본을 그대로 두고, 제출용으로 출력한 것을 따로 만드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 원본인지만 헷갈리지 않게 관리하면 두 형태가 함께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상대가 종이 원본을 고집하는 자리라면 그 요구의 근거를 물어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근거가 내부 규정이라면 조정될 여지가 있고, 앞에서 본 것처럼 조문이 전자를 배제하는 자리라면 애초에 종이로 가야 합니다. 근거를 확인하면 그 뒤의 선택이 간단해집니다.
덧붙이면 전자로 옮기는 이유가 종이를 없애는 데 있는 것은 아닙니다. 흩어지던 문서가 한자리에 모이고 언제 무엇이 오갔는지가 남는다는 것이 실제 이익입니다. 그 이익을 얻지 못하는 방식으로 전자화하면 종이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전자계약도 종이 계약과 같은 효력이 있나요?
전자문서는 전자적 형태라는 사정만으로 효력이 부인되지 않으며, 열람할 수 있고 만들어진 때의 형태로 보존되어 있으면 서면으로 봅니다. 다만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성질상 허용되지 않는 경우를 비켜 가게 하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전자로 하면 안 되는 계약도 있나요?
있습니다. 보증은 민법 제428조의2 제1항의 단서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보증의 뜻에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이나 사업으로 한 보증에 대해서는 전자문서법에 예외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는 전자문서로 교부해도 되나요?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이 교부해야 할 서면에 전자문서가 포함된다는 것을 조문 안에 적어 두고 있습니다. 보증과는 정반대 방향이어서, 서면이라는 같은 낱말을 쓰더라도 자리마다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공인인증서가 없으면 전자서명을 못 하나요?
공인인증서 제도는 2020년 12월 10일 폐지가 시행되어 특정 수단만 인정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상대를 확인했는지를 함께 남겨 두는 일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체결한 파일은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요?
지금 열어서 읽을 수 있어야 하고 그때의 형태가 유지되어 있어야 합니다. 담당자 개인 기기에만 두지 말고 회사가 관리하는 자리로 옮긴 뒤, 체결이 끝난 파일은 더 손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십시오.
전자로 맺었는데 상대가 종이 원본을 요구합니다.
대부분 제출처의 관행이나 내부 규정에서 나옵니다. 전자 원본을 그대로 두고 제출용 출력본을 따로 만들되 어느 쪽이 원본인지만 분명히 해 두면 됩니다. 요구의 근거가 무엇인지 물어 두면 다음 선택이 간단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