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회사소개서
회사소개서 마스터·8분·
업력이 짧은 회사의 자료는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로 채워야 합니다. 미래를 앞세우는 순간 이 문서는 회사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계획을 설득하는 자리로 성격이 바뀝니다.
회사 개요에 들어가는 기본 정보는 회사명과 설립일, 소재지, 대표자 네 가지이며 이 넷은 업력과 무관하게 채워집니다
누가 만들고 있는가 오늘 확인 가능
어디까지 왔는가 오늘 확인 가능
이 문서가 답하는 질문
이 회사와 지금 무언가를 시작해도 되는가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사가 자료를 만들려고 하면 대개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앞으로의 그림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바꾸려 하는지, 이 시장이 얼마나 큰지 같은 것들입니다. 그 이야기가 지금 우리가 가진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자료를 받는 사람이 던지는 질문은 다릅니다. 이 회사가 실재하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가 맡길 일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미래에 관한 그림은 그 판단이 끝난 뒤에야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앞쪽 장이 미래로 채워져 있으면 읽는 쪽에서 확인할 것을 찾다가 넘어갑니다. 나쁜 인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판단할 재료가 없어서 판단을 미루는 것입니다.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담는 자리가 따로 있고, 이 문서는 그 앞 단계를 맡는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는 비어 있는 장을 무엇으로 채울지 하나씩 봅니다. 채울 것이 없다고 느껴지는 장에도 대개 넣을 것이 있습니다.
먼저 가장 크게 비는 두 장부터 봅니다.
연혁과 실적이 비는 자리
두 장은 시간이 만드는 것이라 지금은 채울 수 없습니다.
오래된 회사의 자료에서 신뢰를 만드는 것은 연혁과 실적입니다. 몇 해 동안 무엇을 해 왔는지가 줄지어 있으면 그것만으로 계속 갈 회사라는 판단이 섭니다.
이 두 장은 시간이 채우는 것이라 지금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억지로 채우려 하면 사소한 일을 연혁처럼 늘어놓거나 실적이 아닌 것을 실적처럼 적게 되는데, 읽는 쪽에서 금방 알아봅니다.
대신 같은 질문에 다른 방식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읽는 쪽이 연혁을 보고 확인하려는 것은 이 회사가 계속 갈 것인가이고, 실적에서 확인하려는 것은 이 일을 해낼 수 있는가입니다. 그 두 질문에 다른 재료로 답하면 됩니다.
아래 표가 그 대체 재료입니다.
| 비어 있는 장 | 읽는 쪽의 질문 | 대신 넣을 수 있는 것 |
|---|---|---|
| 연혁 | 계속 갈 회사인가 | 지금까지 만든 것과 만든 순서 |
| 실적 | 이 일을 해낼 수 있는가 | 구성원이 이전에 해 온 일 |
| 고객사 | 누가 이미 쓰고 있는가 | 시범 적용이나 협업 사례 |
| 조직도 | 누가 무엇을 맡는가 | 사람별로 맡은 일을 한 줄씩 |
| 재무 | 지속할 수 있는가 | 이 문서에서는 다루지 않아도 됩니다 |
마지막 줄에 경고색이 붙은 것은 이 장이 이 문서의 몫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금에 관한 이야기는 그것을 요구하는 상대에게 따로 내는 자료에서 다룹니다.
위의 네 줄은 모두 오늘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특히 두 번째 줄이 이 단계에서 가장 힘이 셉니다.
사람을 적는 방법
회사가 짧으면 사람의 시간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회사의 나이는 짧아도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경력은 짧지 않습니다. 이 자료에서 가장 확실한 재료가 대개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이력을 그대로 옮겨 붙이면 읽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회사에서 맡은 일과 이어지도록 다듬어야 합니다. 아래 네 단계로 정리하면 한 장에 들어갑니다.
- 맡은 일을 먼저 적는다이름과 직함보다 이 회사에서 무엇을 맡고 있는지가 앞에 옵니다
- 그 일과 이어지는 경력만 남긴다관련 없는 이력은 지웁니다. 길어질수록 초점이 흐려집니다
- 숫자보다 결과물을 적는다몇 년보다 무엇을 만들었는지가 확인하기 쉽습니다
- 인원이 적으면 그대로 적는다적은 인원을 조직도로 그리면 오히려 비어 보입니다
네 번째 단계가 이 단계의 회사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부서를 네모로 그려 놓고 그 안에 사람이 한 명씩 들어 있으면 읽는 쪽에서 빈자리를 먼저 보게 됩니다.
사람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적으면 인원이 적다는 사실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읽힙니다.
이 문서에 넣지 않는 것
넣고 싶어지지만 다른 자료의 몫인 항목이 있습니다.
자료를 만들다 보면 담고 싶은 것이 계속 늘어납니다. 특히 시작 단계에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한 파일에 다 넣으려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항목마다 어울리는 자리가 다릅니다. 아래 목록에 있는 것들은 요구하는 상대에게 따로 내는 자료에 담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 넣으면 문서의 성격이 흐려지고 정작 확인해야 할 것이 묻힙니다.
이 자료에서 빼도 되는 것
여섯 줄을 빼고 나면 자료가 짧아집니다. 짧아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남은 것이 전부 확인 가능한 내용인지가 문제입니다.
빼기 아까운 항목이 있다면 그 항목을 궁금해할 상대가 누구인지 떠올려 보십시오. 그 상대가 이 자료를 받을 사람이 아니라면 빼는 것이 맞습니다.
한 벌로 두 곳에 보내기
바꿔야 하는 것은 자료 전체가 아니라 앞쪽 몇 장입니다.
시작 단계의 회사는 자료를 여러 벌 만들 여유가 없습니다. 한 벌을 만들어 거래처에도 보내고 채용 공고에도 붙이게 됩니다.
이때 전부를 다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뒤쪽 장은 그대로 두고 앞쪽 몇 장만 바꿔 끼우면 두 곳에 맞는 자료가 됩니다.
바꿀 자리는 표지 다음의 두세 장입니다. 거래처로 갈 자료는 우리가 무엇을 만들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앞에 오고, 채용을 위한 자료는 여기서 무슨 일을 하게 되는지가 앞에 옵니다.
- 앞쪽 두세 장바꾸는 장
- 회사 개요와 연락처그대로 두는 장
- 무엇을 만드는가거래처용의 첫 장
- 여기서 무엇을 하는가채용용의 첫 장
파일을 나눌 때는 이름에 어디로 보내는 것인지 표시해 두십시오. 급하게 보내다 다른 쪽 파일을 첨부하는 일이 실제로 자주 생깁니다.
무엇을 강점으로 앞세울지 정하는 방법은 따로 정리한 편에서 이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설립한 지 일 년도 안 됐는데 자료를 만들 수 있나요?
만들 수 있습니다. 연혁 대신 지금까지 만든 것과 만든 순서를 적으면 같은 질문에 답이 됩니다.
실적이 하나도 없으면 무엇을 적나요?
구성원이 이전에 해 온 일을 적습니다. 회사의 시간이 짧아도 사람의 시간은 짧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넣으면 안 되나요?
넣어도 되지만 앞쪽에 두지 마십시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먼저 오고 계획은 그 뒤를 받치는 자리에 둡니다.
매출 예상이나 시장 규모를 넣어야 하나요?
이 자료에서는 빼도 됩니다. 그것을 요구하는 상대에게는 따로 만든 자료를 내는 편이 낫습니다.
인원이 세 명인데 조직도를 넣어야 하나요?
넣지 않아도 됩니다. 사람별로 맡은 일을 한 줄씩 적는 편이 더 잘 읽힙니다.
거래처용과 채용용을 따로 만들어야 하나요?
전부 따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앞쪽 두세 장만 바꿔 끼우면 두 곳에 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