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신청서 쓰는 법

출장 마스터·8분·

이 문서는 허락을 받으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셈이 갈릴 자리를 미리 정해 두려고 쓰는 것입니다. 사업장 밖에서 일한 시간과 그때 든 돈은 사후에 재구성하기 어려워, 떠나기 전에 적어 둔 문서가 사실상 유일한 근거로 남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은 사업장 밖 근로로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되, 통상적으로 그것을 넘겨 일할 필요가 있으면 그 업무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같은 조 제2항은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로 그 시간을 정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셈이 안 되는 표기

행선지: 부산

나중에 셈이 되는 표기

부산 강서구 ○○산업 본사 · 왕복 KTX · 첫 일정 10시 착석

나중에 셈이 안 되는 표기

기간: 3일

나중에 셈이 되는 표기

화요일 07:20 출발 ~ 목요일 20:50 귀사 · 현지 체류 2박

나중에 셈이 안 되는 표기

업무: 거래처 협의

나중에 셈이 되는 표기

설비 하자 원인 확인과 보수 일정 합의 · 결과는 합의서 초안으로

왼쪽 세 줄은 결재를 받는 데는 지장이 없는 표기입니다. 문제는 두 달 뒤에 생깁니다.

결재를 위한 종이로 여기면 정작 필요할 때 비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실제로 쓰이는 시점은 낼 때가 아니라 돌아온 다음입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 문서는 떠나기 전 며칠 사이에 서둘러 만들어집니다. 결재선을 타고 올라가 도장이 찍히면 역할이 끝난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그 뒤로 한동안 아무도 열어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칸을 채우는 손이 가벼워집니다.

그런데 이 문서가 다시 펼쳐지는 순간이 옵니다. 정산 서류의 금액이 규정과 어긋난다고 할 때, 그 주의 근무 기록이 이상하다고 할 때, 혹은 몇 달 뒤 감사에서 이 지출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이 들어올 때입니다. 그때 사람들이 찾는 것은 영수증이 아니라 이 문서입니다.

영수증은 얼마를 썼는지만 말해 줍니다. 그 지출이 회사 일이었는지, 그 시각에 그 사람이 그곳에 있어야 했는지는 말해 주지 못합니다. 그 부분을 대는 것이 떠나기 전에 만들어 둔 이 종이의 몫입니다.

그러니 쓰는 순간의 목적과 쓰이는 순간의 목적이 다르다는 점부터 받아들이는 편이 낫습니다. 도장을 받으려고 쓰면 도장을 받을 만큼만 적히고, 두 달 뒤를 생각하며 쓰면 두 달 뒤에 필요한 것이 적힙니다.

사업장 밖에 있으면 시간을 세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밖에서 일한 시간은 실제로 잰 것이 아니라 정해 둔 것으로 셉니다.

사무실에 앉아 일하면 시간은 저절로 기록됩니다. 출입 기록이 남고 자리에 있었는지도 확인됩니다. 그런데 사람이 사업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그 방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옆에서 시계를 들고 따라다니지 않기 때문입니다.

법은 이 상황을 비워 두지 않고 셈하는 방식을 따로 마련해 두었습니다. 재기 어려우면 정해 둔 시간만큼 일한 것으로 보고, 그것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업무라면 그 일에 통상 필요한 만큼 일한 것으로 봅니다.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②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제2항

여기서 눈여겨볼 낱말이 통상 필요한 시간입니다. 이 값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어떤 업무를 어디까지 가서 며칠에 걸쳐 하는지를 놓고 정해집니다.

그 재료가 바로 신청서에 적힌 세 가지입니다. 무엇을 하러 가는가, 어디까지 가는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가. 이 셋이 뭉뚱그려져 있으면 통상 필요한 시간을 짚을 근거가 사라지고, 결국 나중에 기억과 주장으로 다투게 됩니다.

제2항이 열어 둔 길도 함께 봐 두십시오.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해 두면 그 합의에서 정한 시간이 기준이 됩니다. 같은 구간을 반복해 다니는 회사라면 매번 다투는 것보다 한 번 정해 두는 편이 조용합니다.

칸마다 무엇이 걸려 있는지

같은 칸이 나중에 서로 다른 판단의 재료로 갈라져 나갑니다.

신청서의 칸은 보통 대여섯 개뿐입니다. 그 몇 개가 뒤에 가서 각각 다른 곳에 쓰입니다. 어느 칸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알고 적으면 무엇을 자세히 써야 할지가 저절로 정해집니다.

아래 표는 흔한 칸을 왼쪽에 놓고 그것이 나중에 어느 판단에 쓰이는지를 오른쪽에 붙인 것입니다. 지금 쓰는 양식을 옆에 두고 한 줄씩 짚어 보시면 됩니다.

칸나중에 어디에 쓰이는가뭉뚱그리면
출장 목적이 지출이 업무와 관련되는지업무 관련성을 댈 근거가 없어집니다
행선지이동에 걸린 시간이 타당한지같은 시 안인지 멀리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기간과 시각통상 필요한 시간을 짚을 수 있는지하루로 셀지 이틀로 셀지 갈립니다
이동 수단교통비의 액수가 설명되는지금액만으로도 대개 짐작됩니다
동행자같은 건의 지출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지각자 따로 처리되어 합이 안 맞습니다
예상 비용규정 안의 지급인지정산 때 실제 금액으로 대체됩니다

오른쪽 끝이 경고로 표시된 네 줄이 이 표의 요지입니다. 나머지 두 줄은 비어 있어도 나중에 다른 자료로 메워지지만, 네 줄은 메울 자료가 따로 없습니다.

특히 세 번째 줄을 눈여겨보십시오. 날짜만 적고 시각을 비워 두는 양식이 아주 많은데, 시간을 다투게 되는 국면은 거의 예외 없이 첫날 아침과 마지막 날 저녁에서 생깁니다.

이동 시간을 어떻게 적을 것인가

이 대목은 원칙과 예외가 함께 있어 한쪽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출장지까지 오가는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볼 것이냐는 질문은 이 주제에서 가장 자주 나오고 가장 자주 잘못 답해집니다. 그렇다고 잘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고 잘라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확인해 보면 둘 다 반쪽입니다.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은 이동에 드는 시간을 근로시간에 넣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평소의 출퇴근을 대신하는 이동은 빼고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지역 사이를 오가는 경우에는 그 이동을 넣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회사가 따로 지시하지 않았는데 본인 편의로 밤이나 휴일에 다음 목적지로 옮겨 간 것까지 가산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해석도 함께 나와 있습니다. 지시가 있었는지가 갈림길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행정기관의 해석이고 사안마다 사실관계가 다르므로, 이 글에서 어느 쪽이라고 결론 내리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실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합니다. 다투게 될 자리를 신청서에서 미리 없애는 것입니다.

  1. 이동을 지시했는지 남긴다회사가 정한 편을 타라고 한 것인지, 본인이 고른 것인지를 신청서에 한 줄로 적습니다.
  2. 첫 일정과 마지막 일정의 시각을 적는다몇 시에 시작해 몇 시에 끝나는지를 적어 두면 왜 그 시각에 출발했는지가 저절로 설명됩니다.
  3. 전날 이동인지 당일 이동인지 고른다전날 내려가는 것을 회사가 요구했다면 그 사실을 적고, 본인 선택이라면 그것도 적습니다.
  4. 집에서 바로 가는지 회사를 들르는지 적는다출퇴근을 대신하는 이동인지가 여기서 갈립니다.
  5. 반복 구간이면 규정에 담는다같은 구간을 자주 다닌다면 매번 적는 대신 규정이나 서면 합의로 한 번 정해 둡니다.

다섯 단계 가운데 첫째와 넷째가 핵심입니다. 지시가 있었는지와 출퇴근을 대신하는 이동인지가 앞에서 본 해석의 갈림길과 정확히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적어 두면 나중에 판단이 어느 쪽으로 가든 그 판단에 필요한 사실이 문서에 남아 있게 됩니다. 결론을 미리 정해 두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낼 재료를 남겨 두는 것입니다.

비용 칸은 규정을 옮겨 적는 자리입니다

여기에 적는 숫자는 예상이지만 그 근거는 예상이 아니어야 합니다.

예상 비용 칸에 얼마를 적을지 고민하다가 대충 넉넉한 숫자를 넣는 일이 흔합니다. 어차피 정산에서 실제 금액으로 바뀌니 상관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절반은 맞는 말이지만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회사가 여비를 어떤 기준으로 준다고 정해 두었는지가 이 칸에 드러나야 합니다. 하루에 얼마씩 정액으로 주는 회사가 있고 실제로 쓴 만큼 주는 회사가 있으며, 항목마다 방식을 달리 두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 기준이 규정에 있어야 하고, 신청서의 숫자는 그 규정에서 나와야 합니다.

기준이 규정에 없이 그때그때 정해지면 두 곳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하나는 사람마다 다른 금액을 받게 되어 안에서 말이 나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지급이 실비를 메우는 성격인지를 밖에서 설명하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뒤쪽 이야기는 정산과 세무 쪽 글에서 이어집니다.

그러니 이 칸을 채울 때 규정 문서를 옆에 펴 두십시오. 규정에 없는 항목이 신청서에 적히고 있다면 그것은 신청서를 고칠 일이 아니라 규정을 손볼 때가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예상 비용을 실제보다 넉넉히 적어도 되나요?

정산에서 실제 금액으로 대체되므로 그 자체가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규정에 없는 항목을 적어 넣고 있다면 규정 쪽을 먼저 보셔야 합니다.

당일치기인데도 신청서를 써야 하나요?

시간을 다투게 되는 국면은 오히려 당일치기에서 자주 생깁니다. 아침 일찍 떠나 밤늦게 돌아오는 하루가 그렇습니다.

급하게 떠나 사후에 쓰는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사후에 작성했다는 사실과 그 사유를 문서에 남겨 두십시오. 날짜를 앞당겨 적어 두면 뒤에 다른 기록과 어긋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출장 신청서에 법으로 정해진 서식이 있나요?

이 문서의 모양을 못 박아 둔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사업장 밖 근로의 시간을 셈하는 방식은 근로기준법 제58조에 정해져 있고, 그 셈의 재료가 이 문서에 적힙니다.

목적을 한 줄로만 적어도 되나요?

결재에는 지장이 없지만 나중에 업무 관련성을 물어 왔을 때 댈 것이 없어집니다. 무엇을 확인하거나 합의하러 가는지까지 적어 두십시오.

출장지로 가는 시간이 근로시간에 들어가나요?

행정해석은 넣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출퇴근을 대신하는 이동은 뺄 수 있다는 취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안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한쪽으로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지시가 있었는지와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문서에 남겨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밤에 이동한 시간도 가산 대상인가요?

회사의 특별한 지시 없이 본인이 임의로 밤에 옮겨 간 경우까지 가산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해석이 있습니다. 지시가 있었다면 그 사실을 신청서에 적어 두십시오.

같은 곳을 매주 가는데 매번 써야 하나요?

반복되는 구간이라면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로 그 업무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정해 두는 길이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에 있습니다.

동행자가 있으면 각자 써야 하나요?

각자 쓰되 서로의 신청서에 동행 사실을 남겨 두십시오. 한 건의 지출이 여러 사람에게 나뉘어 처리될 때 합이 맞지 않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출장
마스터
출장 마스터비즈폼 출장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9년 04월 06일

출장 관련 서식

이 글에서 다룬 기준을 반영한 양식입니다. 내려받아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서식 받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