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말서에 쓰면 안 되는 표현
시말서 마스터·8분·
뉘우친다는 말이 아니라, 뉘우침의 자리에 들어온 약속과 평가와 동의가 위험합니다. 이 다섯 가지는 마음을 밝히는 문장이 아니라 이 종이가 담기로 한 적이 없는 의사를 담는 문장입니다.
다섯 가지 가운데 배상의 약속과 처분에 대한 동의는 성격이 다른 서면이 담는 내용이며, 그 서면들에는 각각 별도의 요구 절차가 있습니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제가 옮겨 적은 값이 잘못되어 있었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명백한 저의 중대한 과실입니다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이번 일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떤 처분이든 달게 받겠습니다
회사의 판단을 기다리겠으며 필요한 자료는 모두 제출하겠습니다
여기서는 뉘우친다는 말이 지울 대상이 아닙니다
이 종이는 애초에 그 말이 들어가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같은 계통의 다른 서면에서는 뉘우친다는 문장을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겪은 일이나 이유를 적는 종이에 마음이 들어가면 문서의 종류가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는 그 서면들을 다룬 글에 각각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서면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름 자체가 잘못과 그에 대한 태도를 함께 담는 것으로 되어 있고, 서식에도 그 자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위험한 표현을 고를 때 그 낱말들을 목록에 올리면 이 글은 아무 쓸모가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무엇을 적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마음을 적는 자리가 열려 있기 때문에 그 자리로 다른 것들이 함께 들어옵니다. 문을 열어 둔 방에 들어오지 말아야 할 것이 들어오는 셈입니다.
그래서 이 글이 다루는 것은 낱말의 목록이 아니라 한 가지 갈림입니다. 지금 적고 있는 문장이 내 마음의 상태를 밝히는 것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떠맡거나 미리 승낙하는 것인가입니다. 뒤쪽으로 넘어간 문장이 위험한 문장입니다.
마음을 밝히는 문장과 의사를 표시하는 문장
앞엣것은 확인할 방법이 없고 뒤엣것은 효과를 가지려고 만들어진 문장입니다.
둘의 차이는 문장이 무엇을 하려고 쓰였는지에 있습니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문장은 지금의 상태를 알리는 것으로 끝납니다. 밖에서 맞는지 틀리는지 가릴 것이 없고, 그래서 그 문장이 뒤에 무엇을 만들어 내지도 않습니다.
떠맡겠다거나 받아들이겠다는 문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문장들은 원래 무언가를 발생시키려고 쓰이는 형태입니다. 각서나 합의서 같은 서면이 그런 문장으로 채워져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 형태가 이 종이 안에 들어오면 종이의 성격이 겹쳐집니다. 요구받은 것은 무슨 일이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였는데, 결과물은 거기에 더해 무언가를 떠맡은 서면이 됩니다. 요구한 쪽에서도 청하지 않은 것이 딸려 온 셈입니다.
구분이 어려워 보이면 문장의 끝을 보십시오. 하고 있습니다로 끝나면 상태이고, 하겠습니다로 끝나면 대개 의사입니다. 모든 하겠습니다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그 형태가 나오면 한 번 멈춰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확인해 볼 만합니다.
| 문장이 하는 일 | 이런 형태 | 이 종이에서 |
|---|---|---|
| 지금의 상태를 알린다 |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요구받은 자리에 있습니다 |
| 앞으로 할 행동을 밝힌다 | 발송 전에 팀장 확인을 거치겠습니다 | +확인할 수 있는 형태라면 남습니다 |
| 범위 없이 떠맡는다 |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 !이 종이가 담기로 한 것이 아닙니다 |
| 금전을 약속한다 | 손해를 변제하겠습니다 | !다른 서면이 담는 내용입니다 |
| 정해지지 않은 것에 승낙한다 | 어떤 처분도 받겠습니다 | !요구되지 않은 의사표시입니다 |
둘째 줄이 경계에 있습니다.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문장이지만 행동이 특정되어 있어 뒤에 그렇게 하고 있는지 확인이 됩니다. 이 형태는 남겨도 됩니다.
셋째 줄부터가 문제입니다. 셋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점이 보입니다. 범위가 없거나, 금액이 열려 있거나, 대상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열려 있는 것을 향해 승낙하는 문장이라는 점이 같습니다.
다섯 가지를 하나씩 봅니다
낱말이 아니라 그 문장이 무엇을 열어 두는지를 보십시오.
앞의 갈림을 실제 문장에 대 보면 다섯 갈래가 나옵니다. 서식의 마지막 칸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 범위를 정하지 않고 떠맡는 문장모든 책임이라고 적으면 무엇에 대한 책임인지가 열린 채로 남습니다. 이 종이가 다루는 일에 한정되지 않고 그 밖의 것까지 함께 딸려갈 여지가 생깁니다.
- 스스로 법적인 평가를 내리는 문장중대한 과실이라거나 명백한 위반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 판단입니다. 판단은 이 종이가 하는 일이 아니고, 스스로 내린 판단은 사실을 적은 부분까지 판단의 일부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 배상이나 변제를 약속하는 문장금전에 관한 약속은 요구하는 절차도 담는 서면도 따로 있습니다. 뉘우침의 자리에 얹혀 들어오면 그 절차를 건너뛰고 약속만 남는 모양이 됩니다.
- 다른 사람을 가리키는 문장누가 무엇을 하지 않았다고 적는 순간 그 문단은 뉘우침이 아니라 항변이 됩니다. 두 가지가 한 문단에 섞이면 어느 쪽도 제대로 읽히지 않습니다.
- 정해지지 않은 처분에 미리 승낙하는 문장어떤 처분이라도 받겠다는 문장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형태입니다. 뒤에 설명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스스로 접어 둔 문장이 먼저 놓여 있게 됩니다.
둘째와 넷째를 헷갈리지 마십시오.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적는 것은 사실이고, 그것이 중대한 과실이라고 적는 것은 판단입니다. 앞엣것은 남기고 뒤엣것만 빼면 됩니다.
다섯 가운데 넷째만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나머지 넷은 나에 관해 지나치게 적은 것이고, 넷째는 남에 관해 적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종이에서는 남에 관한 문장이 결과적으로 나에 관한 문장의 무게까지 덜어 내 버립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지는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을 확인한 것처럼 적어 두면 그것을 읽고 움직인 사람이 손해를 봅니다.
이런 문장을 넣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관해 여러 설명이 돌아다닙니다. 뒤에 자료로 쓰인다거나 스스로 인정한 것이 된다는 식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그 점을 특정해 판단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이 글에서는 그쪽으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인정한 것이 된다고도, 아무 일도 없다고도 적지 않겠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결과를 근거로 문장을 고치게 하는 것은 다른 종류의 잘못이라고 봅니다.
확인된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문서의 성격에 관한 것까지입니다. 청하지 않은 의사표시가 들어간 종이는 요구받은 것과 요구받지 않은 것이 한 장에 섞인 상태가 됩니다. 그 상태는 읽는 쪽에서도 다루기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실무적인 결과가 하나 있습니다. 이런 문장이 들어 있으면 그 문장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두고 다시 이야기가 오갑니다. 배상을 하겠다는 것인지, 처분에 이의가 없다는 것인지를 되묻게 되고 그만큼 절차가 길어집니다.
그 점을 판단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불리해진다고도 그렇지 않다고도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이 서면은 그 문장이 들어가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요구가 겪은 일까지였다면 넣지 않아도 요구에 응한 것이 됩니다.
인쇄된 문장이 다섯 가지에 해당한다면 그 서식을 고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받은 서식이라면 담당자에게 확인하고 처리하십시오.
첫째 문답이 시원하지 않은 이유를 다시 적어 둡니다.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한쪽으로 답해 두면 그 답을 믿고 문장을 넣거나 뺀 사람이 생깁니다. 비워 두는 편이 정직합니다.
셋째 문답은 서식을 고르는 문제로 넘어갑니다. 처분을 받아들인다는 문장이 미리 박혀 있는 서식이 실제로 돌아다니고, 그 이야기는 양식을 다룬 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그 자리를 비워도 되고 채워도 됩니다
빼고 나면 문장이 사라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자리가 남습니다.
다섯 가지를 빼고 나면 마지막 칸이 허전해집니다. 그래서 뺐다가 다시 넣는 일이 생깁니다. 그 자리를 어떻게 할지 미리 정해 두면 그런 일이 줄어듭니다.
첫째 방법은 상태로 적는 것입니다. 무엇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한 문장으로 적으면 됩니다. 이때 무엇을이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빠지면 다시 범위가 열립니다.
둘째 방법은 행동으로 적는 것입니다. 이미 한 일과 앞으로 할 일 가운데 특정할 수 있는 것을 적습니다. 이 형태는 확인이 가능해서 뒤에도 남습니다.
셋째 방법은 비워 두는 것입니다. 요구가 겪은 일까지였다면 그 칸을 채우지 않아도 요구에 응한 것이 됩니다. 뉘우침을 담은 서면의 제출을 명하는 것에 관해서는 정당한 업무명령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있고, 그 내용은 사유서를 거부할 수 있는지 다룬 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세 방법 가운데 무엇을 고르든 공통된 확인이 하나 있습니다. 마지막 칸을 소리 내어 읽어 보고 그 안에 하겠습니다가 몇 번 나오는지 세어 보는 것입니다. 여러 번 나온다면 그 가운데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특정되지 않은 것부터 지우면 됩니다.
- 뉘우친다는 말지울 대상이 아닌 것
- 범위가 열린 승낙지울 것
- 뒤에 어떻게 쓰이는가확인하지 못한 것
- 상태·행동·공란고를 수 있는 것
세어 보라는 마지막 방법이 뜻밖에 잘 듣습니다. 다섯 가지가 전부 그 형태로 들어오기 때문에 그 낱말을 세는 것만으로 대부분이 걸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칸을 손보기 전에 앞 칸을 먼저 보십시오. 앞이 충실하면 마지막 칸이 짧아도 허전하지 않습니다. 허전해서 문장을 붙이게 되는 경우의 대부분은 앞이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시말서에 반성한다고 쓰면 안 되나요?
이 서면은 그 문장이 들어가도록 만들어져 있어 지울 대상이 아닙니다. 위험한 것은 뉘우침의 자리에 들어온 약속과 평가와 승낙입니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문장은 왜 위험한가요?
무엇에 대한 책임인지가 열린 채로 남습니다. 이 종이가 다루는 일에 한정되지 않고 그 밖의 것까지 함께 딸려갈 여지가 생깁니다.
손해를 배상하겠다고 적어도 되나요?
금전에 관한 약속은 요구하는 절차도 담는 서면도 따로 있습니다. 뉘우침의 자리에 얹혀 들어오면 그 절차를 건너뛴 모양이 됩니다.
어떤 처분도 받겠다는 문장은 어떤가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에 미리 동의하는 형태입니다. 뒤에 설명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접어 둔 문장이 먼저 놓여 있게 됩니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적으면 안 되나요?
누가 무엇을 하지 않았다고 적는 순간 그 문단은 뉘우침이 아니라 항변이 됩니다. 절차가 없었다는 사실의 서술과는 다릅니다.
이런 문장이 뒤에 불리하게 쓰이나요?
그 점을 판단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확인된 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문서의 성격이 겹쳐진다는 데까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