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서와 발주서, 순서가 어떻게 되나

견적서 마스터·8분·

순서를 지키지 않는 것이 위법은 아닙니다. 다만 나중에 증명할 것이 사라집니다. 견적서는 파는 쪽이 조건을 내미는 문서이고 발주서는 사는 쪽이 그 조건으로 주문하겠다고 회신하는 문서입니다. 방향이 반대인 두 장이 맞물릴 때 비로소 합의한 내용이 문서로 남습니다.

법이 서면을 요구하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하도급법 제3조는 건설위탁의 경우 수급사업자가 계약공사를 착공하기 전에 계약 내용을 적은 서면을 발급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양쪽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한 그 서면은 견적서가 아닙니다.

두 장은 오가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한 장은 파는 쪽에서 나가고, 다른 한 장은 사는 쪽에서 나갑니다.

견적서와 발주서를 같은 서랍에 넣어 두고 보면 비슷한 문서처럼 보이지만, 두 장은 서로 반대편에서 출발합니다. 견적서는 일을 맡거나 물건을 대는 쪽이 만들어 상대에게 건넵니다. 이런 조건이면 하겠다는 뜻을 정리한 종이입니다.

발주서는 그 반대편에서 나옵니다. 사는 쪽이 받은 조건을 검토한 뒤 그대로 주문하겠다고 회신하는 종이입니다. 만드는 사람이 다르고 목적도 다르므로, 두 장에 같은 품목과 같은 금액이 적혀 있어도 서로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방향이 반대라는 점 때문에 두 장이 맞물리면 특별한 일이 생깁니다. 계약은 서로 마주 보는 의사표시가 합치할 때 성립하는데, 조건을 내미는 쪽과 그 조건을 받는 쪽이 각각 문서를 남기면 그 합치의 모양이 종이 위에 그대로 남는 것입니다. 어느 조건에 합의했는지를 나중에 되짚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다만 견적서 한 장만으로 계약이 만들어지는지는 그 문서에 무엇을 적었느냐에 달려 있고, 여기서 다룰 범위를 넘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장이 놓이는 자리와 순서만 봅니다.

말로 넘어간 회신

그럼 그 견적대로 진행해 주세요.

발주서에 남긴 회신

4월 28일자 견적서의 견적번호를 적고, 그 견적의 품목과 수량 그대로 발주한다고 밝힙니다.

말로 넘어간 회신

수량은 나중에 맞추시죠.

발주서에 남긴 회신

1차 수량을 숫자로 확정하고, 추가되는 분량은 별도의 발주서로 나눠 처리한다고 적습니다.

말로 넘어간 회신

금액은 그때 가서 조정합시다.

발주서에 남긴 회신

금액을 바꿀 일이 생기면 착수 전에 변경 견적서를 다시 받는다는 조건을 함께 적습니다.

회신이 어느 견적서를 가리키는지 적혀 있어야 두 장이 한 거래로 맞물립니다.

이 순서를 법이 정해 준 것은 아닙니다

널리 쓰이는 흐름이라는 것과 지키라고 정해 둔 규칙이라는 것은 다릅니다.

거래 문서를 설명하는 글에서 견적서, 발주서, 거래명세서, 세금계산서를 화살표로 이어 놓은 그림을 자주 봅니다. 흐름 자체는 실무를 잘 요약한 것이 맞습니다. 문제는 그 그림에 법이 정한 절차라는 설명이 붙을 때입니다.

이 순서를 정해 둔 조문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네 문서 가운데 발급 의무와 적을 항목까지 법이 정해 둔 것은 세금계산서 한 장뿐이고, 나머지 세 장은 서식도 발급 여부도 당사자가 정합니다. 그러니 발주서를 건너뛰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제재를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법이 서면을 요구하는 자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도급거래에서는 원사업자가 계약 내용을 적은 서면을 발급하도록 하도급법 제3조가 정하고 있고, 건설위탁이라면 수급사업자가 착공하기 전에 그 서면이 건너가야 합니다. 다만 그 서면은 계약 내용을 담아 양쪽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한 것이므로, 값을 적어 보낸 견적서를 건넸다고 해서 그 의무를 채운 것이 되지 않습니다.

공공 거래에도 견적서가 법령에 이름으로 등장하는 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30조는 수의계약을 맺을 때 두 곳 이상에서 견적서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문이 정하는 것은 발주기관이 몇 통을 받아야 하는가이지 견적서에 무엇을 적어야 하는가가 아닙니다. 방향을 뒤집어 읽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발주서 없이 견적서만으로 진행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상대가 어느 조건을 받아들였는지가 문서로 남지 않아, 뒤에 조건이 달라졌을 때 기준이 되는 종이가 없어집니다.

메일이나 메신저로 받은 확인도 발주서로 볼 수 있나요

이름이 발주서가 아니어도 무엇을 얼마나 주문하는지가 드러나면 같은 역할을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어느 견적을 가리키는지가 적혀 있느냐입니다.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세금계산서 발급에 문제가 생기나요

세금계산서는 공급이 이루어졌는지를 보고 발급하는 것이지 앞 문서의 순서를 따지지 않습니다. 앞 문서가 없으면 곤란해지는 것은 세금이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다툼입니다.

네 장이 각각 무엇을 붙잡고 있나

같은 거래를 네 번 적는 것이 아니라 네 시점을 나눠 적는 것입니다.

네 문서를 한 줄로 세워 놓으면 같은 내용을 네 번 옮겨 적는 소모적인 절차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각 문서는 거래의 다른 시점에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고, 그래서 어느 한 장이 비면 그 시점의 답만 통째로 사라집니다.

아래 표는 그 관점에서 네 장을 정리한 것입니다. 오른쪽 끝 열을 특히 눈여겨보십시오. 그 문서가 없을 때 잃는 것이 무엇인지가 적혀 있고, 그것이 이 순서를 지키는 실질적인 이유입니다.

문서누가 만드나법이 정한 것없으면 잃는 것
견적서파는 쪽없음어떤 조건으로 제안했는지
발주서사는 쪽없음상대가 그 조건을 받아들였는지
거래명세서내어 준 쪽없음실제로 무엇이 얼마나 건너갔는지
세금계산서공급한 사업자발급 의무와 기재사항매입세액 공제와 지출 증명

셋째 열을 보면 앞의 세 장이 모두 같은 처지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법이 서식을 정해 둔 것도, 반드시 만들라고 요구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실무가 이 순서를 유지해 온 것은 규칙이라서가 아니라, 네 시점 중 어느 하나가 비면 그 자리에서 다툼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줄만 성격이 다릅니다. 세금계산서에는 발급 의무와 적어야 할 항목이 붙어 있고, 지출을 증명하는 자리도 이쪽입니다. 앞의 세 장은 그 자리를 대신하지 못하므로, 견적서와 발주서를 아무리 잘 갖춰 두어도 세무 쪽 요구는 따로 채워야 합니다.

순서가 어긋나면 무엇이 사라지는가

위법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근거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순서가 어긋나는 장면은 정해져 있습니다. 급하다는 말에 발주서를 받지 않고 먼저 착수하거나, 견적을 말로만 주고 곧장 물건을 보내거나, 조건이 바뀌었는데 처음 견적서를 그대로 둔 채 진행하는 경우입니다. 세 장면 모두 그 자체로 법을 어긴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세 장면 모두 같은 결과를 낳습니다. 나중에 값이나 범위를 두고 다툴 때 내밀 종이가 없습니다. 말로 한 합의도 효력은 있지만, 효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실제로 곤란해지는 쪽은 언제나 증명해야 하는 쪽입니다.

특히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이 범위입니다. 처음 견적에 없던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들인 비용을 당연히 청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법원의 태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추가로 시행하기로 하고 그 대금을 어떻게 할지에 관한 합의가 따로 있었는지를 봅니다. 발주서나 변경 견적서가 그 합의를 남기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순서를 지킨다는 말은 서류를 늘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조건이 바뀌는 시점마다 그 시점의 합의를 한 장씩 남긴다는 뜻이고, 바뀌지 않았다면 늘어날 종이도 없습니다.

  1. 견적서를 보낸다품목·수량·금액과 함께 언제까지 유효한 제안인지를 적어 둡니다.
  2. 회신을 문서로 받는다발주서든 회신 메일이든, 어느 견적을 가리키는지가 드러나게 받습니다.
  3. 조건이 바뀌면 그 자리에서 다시 적는다말로 합의하고 넘어가지 말고 변경분만 담은 견적서나 발주서를 한 장 더 만듭니다.
  4. 건너간 것을 확인한다실제로 나간 수량과 시점을 거래명세서로 맞춰 둡니다.
  5. 세금 문서는 별도로 챙긴다앞의 세 장이 갖춰졌다고 증빙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발급 요건을 따로 확인합니다.

셋째 단계가 가장 많이 생략됩니다. 이미 일이 굴러가고 있으니 종이를 더 만드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지고, 상대와의 관계를 생각해 넘어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툼은 거의 언제나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처음 조건과 실제로 한 일이 달라진 자리입니다.

다섯째 단계를 따로 넣어 둔 이유도 같습니다. 앞의 네 장을 잘 갖춰 두면 세무 쪽까지 해결됐다고 여기기 쉬운데, 지출을 증명하는 자리는 그 네 장이 아니라 별도의 문서가 맡습니다. 둘을 한 묶음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견적서 쪽에서 미리 해 둘 수 있는 것

회신이 문서로 돌아오게 만드는 장치를 견적서 안에 넣어 두는 것입니다.

순서가 어긋나는 원인을 상대에게만 돌릴 일은 아닙니다. 견적서를 어떻게 만들었느냐에 따라 회신이 문서로 돌아오기도 하고 말로 끝나기도 합니다. 회신을 받아 낼 장치는 대부분 견적서 쪽에서 미리 넣어 둘 수 있습니다.

가장 단순한 장치가 견적번호입니다. 문서마다 번호를 붙여 두면 상대의 회신에 그 번호가 따라 들어오고, 나중에 여러 차례 오간 견적 가운데 어느 것이 확정된 것인지를 가릴 수 있습니다. 법이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회사가 관리하려고 붙이는 것이지만, 이 한 줄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큽니다.

언제까지 유효한 제안인지를 적어 두는 것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며칠로 정할지에 정해진 값은 없고 업계마다 부르는 기간도 다르므로 숫자 자체에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한을 적어 두면 상대가 회신을 미룰 이유가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회신 방법을 문서 안에 적어 두십시오. 이 견적으로 진행하실 경우 발주서나 회신 메일로 알려 달라는 한 줄이 있으면, 전화로 끝날 대화가 문서로 남을 확률이 올라갑니다. 거창한 문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회신의 형식을 미리 정해 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세 가지 장치 모두 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뒤 단계를 편하게 만들기 위한 실무 장치입니다. 그러니 서식에 그런 칸이 아예 없으면 매번 손으로 문장을 넣어야 하고, 바쁠 때 가장 먼저 빠집니다. 칸이 있는 서식으로 시작하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비즈폼에는 견적번호와 유효기간, 회신 안내를 넣을 자리가 잡혀 있고 발주서와 항목 체계가 이어지는 견적서 양식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두 장을 각각 다른 곳에서 받아 와 나중에 이름을 맞추는 일이 없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견적서와 발주서 중에 어느 것이 먼저인가요?

실무에서는 견적서가 먼저 나가고 발주서가 회신으로 돌아옵니다. 다만 이 순서를 법이 정해 둔 것은 아니고 널리 쓰이는 거래 관행입니다.

발주서를 받지 않고 진행하면 위법인가요?

그 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가 어느 조건에 동의했는지를 남긴 문서가 없어 값이나 범위를 다툴 때 근거가 사라집니다.

견적서를 주면 하도급법의 서면 발급 의무를 지킨 것이 되나요?

아닙니다. 하도급법 제3조가 요구하는 것은 계약 내용을 적고 양쪽이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한 서면이고, 값을 적어 보낸 견적서는 그 서면이 아닙니다.

발주서와 계약서를 둘 다 써야 하나요?

거래 규모와 조건의 복잡도에 따라 다릅니다. 조건이 단순하면 견적서와 발주서로 충분한 경우가 많고, 기간이 길거나 조건이 여러 겹이면 계약서를 따로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견적 뒤에 금액이 바뀌면 어떻게 하나요?

바뀐 조건만 담은 견적서를 다시 만들어 회신을 받아 두십시오. 추가로 든 비용을 당연히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추가 시행과 대금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를 봅니다.

공공기관과 거래할 때도 순서가 같은가요?

수의계약에서는 발주기관이 두 곳 이상에서 견적서를 받도록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30조가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발주기관 쪽 절차이고, 견적서에 적을 내용을 정한 것은 아닙니다.

견적서
마스터
견적서 마스터비즈폼 견적서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6년 05월 06일

견적서 관련 서식

이 글에서 다룬 기준을 반영한 양식입니다. 내려받아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양식 받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