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계약을 대신 맺을 때의 위임장
위임장 마스터·8분·
이사 계약을 맡길 때는 맡기는 일을 견적·계약·지급·입회로 나누어 적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엇을 맡기는지 적지 않은 위임에서 대리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민법이 좁게 한정하고 있어, 뭉뚱그린 한 줄은 오히려 아무것도 맡기지 못한 종이가 됩니다.
민법 제118조 = 권한을 정하지 아니한 대리인은 보존행위와 성질이 변하지 않는 범위의 이용·개량행위만 가능 · 제124조 = 본인의 허락이 없으면 자기계약과 쌍방대리 금지 · 제130조·제133조 = 대리권 없이 맺은 계약도 본인이 추인하면 계약시에 소급하여 효력 발생
이사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함
○○이사업체와의 포장이사 계약 체결을 위임함
계약을 대신 진행해 주기 바람
견적서 확인과 계약서 서명, 계약금 지급을 위임함
현장에서 알아서 처리해 주기 바람
이사 당일 현장 입회와 물품 인수 확인을 위임함
누구와 맺는 계약인지부터 잡아 두십시오
이사 계약의 상대는 업체이고 위임장은 그 계약을 대신 맺는 종이입니다.
이사를 앞두고 정신이 없을 때 계약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이 생깁니다. 직장을 비우기 어려운 사정, 지방에서 올라오는 일정, 부모님 댁 이사를 자녀가 챙기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때 오가는 위임장이 무엇을 하는 종이인지 정리해 두면 적을 내용이 분명해집니다. 계약의 한쪽 당사자는 이사업체이고 다른 한쪽은 이사를 맡기는 본인입니다. 위임장은 그 본인 자리에 대신 앉을 사람을 정하는 문서입니다.
그러니 위임장에 가장 먼저 드러나야 할 것은 어느 업체와 맺을 계약인지입니다. 업체가 정해지기 전에 알아보는 일까지 맡기는 것이라면 그 사정도 적어 두어야 합니다. 견적을 받아 오는 일과 계약서에 서명하는 일은 성격이 다릅니다.
이 구분을 흐리게 두면 뒤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야 할지 정리되지 않습니다. 업체를 상대로 따질 일인지, 대리인을 상대로 따질 일인지가 위임의 내용에서 갈리기 때문입니다.
맡기는 일을 넷으로 나눠 보십시오
견적과 계약, 지급과 입회는 각각 다른 일입니다.
이사 한 건에서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생각보다 여러 갈래로 나뉩니다. 업체를 고르는 일, 계약서에 서명하는 일, 돈을 보내는 일, 당일 현장에 서 있는 일이 모두 다른 시점에 다른 성격으로 벌어집니다.
위임장을 쓸 때 이 넷을 한 덩어리로 묶어 이사에 관한 일체라고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 문장은 넓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엇도 특정하지 못합니다. 무엇을 맡기는지 정하지 않은 위임에서 대리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민법이 보존행위와 성질을 바꾸지 않는 이용·개량행위로 한정해 두었습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넓게 읽힐 위험도 함께 있습니다. 그 종이를 받은 업체가 대리인에게 계약을 맺을 권한이 있다고 믿었다면, 실제로 맡긴 범위를 넘어선 계약의 결과가 본인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넷을 나눠 적는 편이 양쪽 위험을 함께 줄입니다. 아래 순서는 그 나누는 작업을 실제 일정에 맞춰 늘어놓은 것입니다.
- 업체를 고르는 일까지 맡길지 정한다이미 업체를 정했다면 그 상호를 위임장에 적습니다. 고르는 일부터 맡긴다면 견적을 받아 비교하는 데까지인지, 고른 뒤 계약까지인지를 밝혀 둡니다.
- 계약 체결 권한을 적는다계약서에 서명하는 일은 본인에게 의무가 생기는 행위입니다. 이 권한을 맡길 생각이라면 문장으로 남겨야 하고, 맡기지 않을 생각이라면 서명은 본인이 하도록 일정을 잡습니다.
- 돈에 관한 권한을 따로 적는다계약금이나 잔금을 대리인이 건네게 할 것인지, 본인 계좌에서 직접 보낼 것인지를 정합니다. 이 항목은 다른 셋과 분리해 적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이사 당일의 역할을 적는다현장 입회와 물품 인수 확인은 계약 체결과 별개의 일입니다. 당일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판단할 것인지도 이 칸에서 정해집니다.
- 기간과 연락 방법을 남긴다언제까지 유효한 위임인지, 예정에 없던 일이 생기면 누구에게 확인할 것인지를 적어 두면 대리인도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셋째 단계를 다른 항목과 묶지 말라고 적어 둔 이유가 있습니다. 돈이 오가는 권한은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되돌리기 어렵고, 맡길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섯째 단계는 짧지만 실제로는 가장 자주 쓰입니다. 이사 현장에서는 예정에 없던 판단이 늘 생기고, 그때 대리인이 어디까지 결정해도 되는지 몰라 멈추는 일이 흔합니다.
업체 쪽 사람이 대신 써 주겠다고 할 때
계약의 상대가 그 계약에서 나를 대리하는 구조는 제한에 닿습니다.
바쁜 고객을 위해 업체 직원이 서류를 대신 챙겨 주는 일이 있습니다. 위임장을 대신 작성해 주거나, 계약서의 고객 자리까지 대신 채우겠다고 제안하는 경우입니다. 편해 보이지만 구조를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민법은 대리인이 본인의 허락 없이 자기와 법률행위를 하거나 같은 법률행위에서 양쪽을 모두 대리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이미 정해진 채무를 이행하는 것만 예외로 두었습니다. 계약의 한쪽 당사자인 업체의 사람이 반대쪽인 고객을 대리하는 구조는 이 제한에 닿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제안을 받았을 때 물어볼 것은 편한가가 아니라 누가 누구를 대리하는가입니다. 서류를 대신 써 주는 일과 계약에서 나를 대리하는 일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고, 앞의 것까지 막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업체가 서식을 챙겨 주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그 종이에 적히는 대리인 자리에 업체 쪽 사람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대리인은 나를 위해 움직일 사람으로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그 직원이 계약의 상대편에 서 있다면 양쪽을 대리하는 구조가 됩니다. 민법이 본인의 허락 없이는 이를 금지하고 있으므로, 가족이나 지인처럼 내 쪽에서 움직일 사람을 고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서식 자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그 양식이 맡기는 범위를 넓게 적어 두었는지 읽어 보고, 필요 없는 권한은 지우거나 고쳐 적으십시오.
무엇을 어디까지 맡겼는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금액의 상한이나 조건을 위임장에 적어 두었다면 그 범위를 넘은 것인지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
세 문답 모두 종이를 잘 쓰는 문제로 되돌아옵니다. 누구를 대리인으로 세우는가, 그 사람에게 무엇을 맡기는가 두 가지가 이 절차의 거의 전부입니다.
특히 마지막 문답은 위임장에 조건을 적어 두는 일의 값을 보여 줍니다. 상한이나 필수 조건을 한 줄 적어 두면 나중에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권한 없이 맺어진 계약을 뒤에 정리하는 법
맡기지 않은 계약이 맺어졌더라도 길이 아주 막힌 것은 아닙니다.
가족이 좋은 뜻으로 먼저 계약을 맺어 두는 일이 있습니다. 위임장 없이, 또는 맡긴 범위를 넘어서 진행된 경우입니다. 이때 그 계약이 곧바로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은 대리권 없는 사람이 남의 대리인으로 맺은 계약은 본인이 추인하지 않으면 본인에게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뒤집어 읽으면 본인이 추인하면 효력이 생긴다는 뜻이고, 그 효력은 계약을 맺은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니 선택지는 둘입니다. 그 계약이 마음에 들면 추인해서 그대로 살리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추인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만 상대방에게도 대응할 수단이 있어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습니다.
아래 목록은 이 국면에 놓였을 때 순서대로 확인할 것입니다. 무권대리와 추인의 구조는 별도의 글에 조문과 함께 정리해 두었으니, 다툼이 커질 조짐이 보이면 그쪽을 먼저 읽으십시오.
맡기지 않은 계약이 맺어졌을 때
둘째 줄을 넣어 둔 이유가 있습니다. 업체가 본인이 써 준 위임장을 근거로 계약을 진행했다면, 그 종이에 적힌 범위가 판단의 중심이 됩니다.
넷째 줄과 다섯째 줄은 같은 날 함께 하는 편이 낫습니다. 한쪽에만 알리면 다른 쪽에서 일이 계속 진행되어, 정리하려던 상황이 오히려 넓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사 계약 위임장에 정해진 서식이 있나요?
법령이 정한 별지 서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업체가 자체 서식을 두는 경우가 있으니 먼저 물어보고, 없으면 맡기는 일을 나눠 적을 수 있는 양식을 쓰십시오.
이사에 관한 일체를 위임한다고 쓰면 안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범위를 정하지 않은 위임에서 대리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민법이 좁게 한정해 두었고, 반대로 상대방이 넓게 믿을 경우 그 결과가 본인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대금 지급까지 맡겨야 하나요?
맡기지 않아도 되는 항목입니다. 계약 체결만 대리하게 하고 돈은 본인 계좌에서 직접 보내는 방식이 가능하다면 그편이 정리하기 쉽습니다.
이사 비용과 배상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이 글에서는 금액과 배상 기준을 다루지 않습니다. 업체가 제시하는 계약 조건과 관련 안내에서 직접 확인하십시오.
가족이 먼저 계약해 버렸으면 무효인가요?
본인에게 효력이 없는 상태이지 무효라고 단정할 것은 아닙니다. 본인이 추인하면 계약을 맺은 때로 거슬러 올라가 효력이 생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