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장 포괄위임과 개별위임, 뭘 써야 하나

위임장 마스터·8분·

포괄위임은 넓게 맡기는 방법이 아니라 무엇을 맡겼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범위를 비워 두면 권한이 전부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민법이 정한 좁은 범위만 남고, 종이는 여전히 넓어 보이므로 권한은 줄고 위험만 커집니다.

민법 제118조 = 권한을 정하지 아니한 대리인은 보존행위와 물건·권리의 성질이 변하지 아니하는 범위의 이용·개량행위만 할 수 있습니다 · 권한을 넘은 행위라도 상대방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본인이 책임을 지는 구조가 제126조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포괄로 맡겼다고 믿고 하는 일

  • 범위 칸을 비워 두고 알아서 해 달라고 말로 덧붙인다
  • 일체의 권한을 위임함이라는 한 줄로 끝낸다
  • 대상을 적지 않고 부동산 관련이라고만 써 둔다
  •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 적지 않아 종이가 계속 살아 있게 둔다
  • 한 장을 만들어 여러 창구에 돌려 쓰게 한다

개별로 나눠 적을 때 하는 일

  • 맡길 행위를 동사로 하나씩 끊어 적는다
  • 대상을 지번이나 서류 이름까지 특정한다
  • 재산이 밖으로 나가는 행위는 따로 한 줄을 준다
  • 쓸 수 있는 기간을 적어 종이의 수명을 정한다
  • 창구마다 필요한 만큼만 나눠서 만든다
왼쪽은 편해 보이지만 권한은 좁고 위험은 넓은 조합이고, 오른쪽은 그 반대입니다.

포괄이라는 말이 만드는 착시

넓게 적었다고 믿는 문장일수록 실제로 닿는 곳은 좁습니다.

부탁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미리 다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맡기는 쪽도 하나하나 따지기보다 넉넉하게 써 두자는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일체의 권한이라는 표현이 위임장에 그토록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이 선택 뒤에는 두 가지 가정이 깔려 있습니다. 하나는 넓게 적으면 그만큼 권한이 커진다는 가정이고, 다른 하나는 적지 않은 부분은 알아서 채워질 것이라는 가정입니다. 두 가정 모두 조문 앞에서 무너집니다.

실제로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무엇을 맡겼는지 특정되지 않으면 창구는 확인할 것을 찾지 못하고, 법은 권한을 넓게 인정하는 대신 정해진 최소한만 남겨 둡니다. 넓게 쓴다는 감각과 법이 다루는 방식이 어긋나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포괄위임과 개별위임을 놓고 고르는 문제는 편의와 안전을 저울질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한쪽은 편하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은 선택에 가깝습니다. 왜 그런지를 다음 절에서 조문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범위를 비우면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깎입니다

권한을 정하지 않은 대리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 제118조는 권한을 정하지 아니한 대리인이 할 수 있는 행위를 두 개의 호로 한정합니다. 첫째가 재산이 줄지 않게 지키는 보존행위이고, 둘째가 대리의 목적인 물건이나 권리의 성질이 변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이용하거나 개량하는 행위입니다. 목록에 없는 행위는 애초에 권한 밖입니다.

이 조문의 무게는 만을이라는 한 낱말에 실려 있습니다. 예를 든 것이 아니라 이것만 된다고 잘라 둔 표현이어서, 해석으로 다른 행위를 끌어들일 여지가 남지 않습니다. 조문 원문과 그 귀결은 위임장의 효력 범위를 다룬 글에서 따로 실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재산이 밖으로 나가는 행위는 비워 둔 종이로는 닿지 않습니다. 파는 일, 담보로 잡히는 일, 권리를 넘기는 일이 모두 여기 해당합니다. 이런 행위를 맡기려면 그 내용이 종이에 적혀 있어야 하고, 적혀 있지 않으면 아무리 넓게 보이는 문장이 있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래 표는 실제로 쓰이는 문장들을 놓고 보이는 것과 닿는 것을 나눠 본 것입니다. 표를 읽을 때는 가운데 칸과 오른쪽 칸이 어긋나는 줄을 찾아보십시오. 그 어긋남이 이 글의 주제입니다.

위임장에 적힌 문장읽는 사람에게 보이는 것실제로 닿는 범위
범위 칸을 비워 둠무엇이든 맡긴 것처럼 보인다보존과 이용·개량에 그친다
일체의 권한을 위임함전부 맡긴 것처럼 보인다무엇을 하려는지 특정되지 않는다
부동산에 관한 모든 사항아주 넓어 보인다대상도 행위도 흐릿하다
아래 토지의 매매계약 체결좁아 보인다그 행위에는 분명히 닿는다
아래 부동산의 등기 신청과 서류 수령좁아 보인다창구에서 바로 확인된다

위의 세 줄이 어긋나는 자리입니다. 보이는 것은 넓은데 닿는 것은 좁으니, 맡긴 쪽은 다 맡겼다고 생각하고 맡은 쪽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법이 인정하는 권한은 그 아래에 있습니다.

아래 두 줄은 반대입니다. 문장은 짧고 좁아 보이지만 그 행위에 관해서는 다툴 여지가 없습니다. 좁게 적는 일이 손해가 아니라는 것을 이 두 줄이 보여 줍니다.

그런데 위험은 왜 반대 방향으로 커지는가

권한은 좁아졌는데 종이는 여전히 넓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범위를 비워 둔 위임장은 그저 쓸모가 적은 종이처럼 느껴집니다. 실제 문제는 그다음에 생깁니다. 권한이 좁아진 것은 법의 영역에서 벌어진 일이고, 그 종이를 받아 든 상대방의 눈에는 여전히 넓은 권한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민법은 이 어긋남을 상대방 쪽에 유리하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대리인이 권한 밖의 법률행위를 했더라도 상대방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본인이 그 행위에 책임을 집니다. 여기에는 기본이 되는 대리권이 있을 것, 그 범위를 넘은 행위였을 것, 상대방에게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요건이 붙습니다.

그러니 결과는 이렇게 됩니다. 대리인은 권한이 없었는데 본인은 책임을 지는 구조가 열립니다. 넓게 써 두었으니 안심이라는 생각과 정확히 반대되는 결말입니다. 이 대목은 백지 위임장의 위험을 다룬 글에서 조문과 판례까지 함께 풀어 두었습니다.

요약하면 범위를 비워 두는 선택은 두 방향으로 동시에 나쁩니다. 정작 필요한 일은 못 하게 되고, 하지 않기를 바랐던 일에는 책임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포괄위임이 편하다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개별위임은 이렇게 적습니다

행위와 대상을 각각 특정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개별위임이라고 하면 문장을 길고 어렵게 써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무엇을 대상으로 어떤 행위를 하는지 두 가지를 붙여 적는 일입니다. 대상 없이 행위만 적거나 행위 없이 대상만 적으면 절반이 빈 문장이 됩니다.

쪼개서 적으면 종이가 길어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서너 줄이면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려는 일이 서너 개를 넘어간다면 그것은 문장의 문제가 아니라 한 장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다는 신호입니다.

아래 순서대로 적어 나가면 빠뜨리는 부분이 줄어듭니다.

  1. 맡길 일을 동사로 적어 본다신청한다, 수령한다, 체결한다처럼 실제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로 적습니다.
  2. 각 행위의 대상을 붙인다어느 서류인지, 어느 부동산인지, 어느 계좌인지를 특정합니다.
  3. 재산이 나가는 행위가 있는지 확인한다파는 일이나 담보로 내주는 일은 따로 한 줄을 두어 분명히 적습니다.
  4. 쓸 수 있는 기간을 정한다언제까지 쓸 수 있는 종이인지 적어 두면 회수하지 못했을 때의 위험이 줄어듭니다.
  5. 제출처가 지정한 서식이 있는지 본다인감증명서 발급이나 주민등록표 열람처럼 법령이 서식을 정해 둔 절차가 있습니다.

세 번째 단계를 따로 둔 이유가 있습니다. 앞에서 본 것처럼 재산이 밖으로 나가는 행위는 비워 둔 위임장으로 닿지 않으므로, 그 행위를 맡길 생각이라면 반드시 명시적으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네 번째 단계는 회수와 관련됩니다. 종이를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생기고, 기간이 적혀 있으면 그 뒤로는 상대방이 권한을 믿었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집니다.

여러 건을 한 장에 담아야 할 때

한 장으로 묶는 대신 항목을 나열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한 번에 여러 일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해외에 오래 머무는 동안 국내의 서류 몇 가지를 정리해야 한다거나, 병원에 있는 동안 몇 곳의 창구를 돌아야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 포괄이라는 한 줄로 처리하고 싶은 유혹이 가장 큽니다.

그런데 여러 건을 담는 것과 범위를 비우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항목을 번호로 나열하면 한 장에 여러 건을 담으면서도 각 항목이 특정됩니다. 첫째 무엇, 둘째 무엇 하는 식으로 적어 두면 창구는 자기에게 해당하는 줄만 확인하면 됩니다.

다만 한 장에 여러 창구의 일을 담으면 그 종이가 여러 곳을 돌아다니게 됩니다. 필요하지 않은 정보까지 함께 보이므로, 창구별로 나눠 만드는 편이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맡기는 일의 성격과 상대방을 얼마나 신뢰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범위를 넓게 적으면 나중에 편하지 않나요?

편하지 않습니다. 특정되지 않은 문장은 창구에서 확인이 어렵고, 권한을 넘은 행위가 있었을 때 본인이 책임지는 국면만 넓어집니다.

일체의 권한을 위임함이라고 쓰면 안 되나요?

그 한 줄만으로는 무엇을 하려는지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려는 행위와 그 대상을 붙여 적는 편이 통과도 빠르고 위험도 적습니다.

여러 건을 맡길 때도 나눠 적어야 하나요?

한 장에 담더라도 항목을 번호로 나열해 각각을 특정하십시오. 묶는 것과 흐리게 두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세 문답의 공통 답은 하나입니다. 줄여야 할 것은 종이의 수가 아니라 흐릿한 문장입니다.

정리하면 개별위임이 기본이고 포괄이라는 이름은 대개 범위를 적지 않은 상태를 부르는 말에 가깝습니다. 넓게 맡기고 싶다면 넓은 만큼 여러 줄을 적어야 하며, 그것이 넓게 맡기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범위를 적지 않으면 모든 권한이 넘어가나요?

정반대입니다. 민법 제118조에 따라 보존행위와 성질이 변하지 않는 범위의 이용·개량행위만 남고, 파는 일이나 담보로 내주는 일은 닿지 않습니다.

그러면 범위를 비워 둔 위임장은 안전한 편인가요?

안전하지 않습니다. 권한은 좁아졌는데 종이는 넓어 보여서, 권한을 넘은 행위에 본인이 책임을 지는 국면이 생깁니다.

개별위임은 어떻게 적나요?

맡길 행위를 동사로 적고 각 행위의 대상을 붙입니다. 재산이 밖으로 나가는 행위는 따로 한 줄을 두어 분명히 적습니다.

한 장에 여러 건을 담아도 되나요?

됩니다. 다만 항목을 번호로 나열해 각각을 특정하고, 창구가 여럿이면 나눠 만드는 편이 노출을 줄입니다.

위임장
마스터
위임장 마스터비즈폼 위임장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6년 0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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