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결정사항을 안 적어 생긴 혼선
회의록 마스터·7분·
정해진 것이 회의록에 남지 않으면 회의는 끝나도 그 안건은 끝나지 않습니다. 일반 회의에서는 이 일에 법적 제재가 따르지 않습니다. 대신 무엇이 확정되었는지를 두고 사람마다 기억이 갈리고, 같은 안건이 다음 회의로 되돌아옵니다.
일반 사내 회의의 회의록에는 작성 의무와 기재사항을 정한 법률 조항이 없어 제재도 따르지 않음 · 상법이 정한 법정 의사록에서는 의사의 결과가 기재사항으로 지정되어 있어 성격이 다름
결정이 남지 않는 마무리
- 오간 이야기를 순서대로 옮겨 적고 끝낸다
- 다들 알고 있으니 굳이 적지 않아도 된다고 넘어간다
- 정리해서 공유하겠다고 말하고 회의를 닫는다
- 결론이 나지 않은 안건을 아예 적지 않는다
- 회의록을 회의 다음 주에 기억으로 복원한다
결정이 남는 마무리
- 안건마다 정해진 것을 한 줄로 따로 뽑아 둔다
- 회의를 닫기 전에 정해진 것을 소리 내어 확인한다
- 정리해서 공유할 사람과 시점을 그 자리에서 정한다
- 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사실도 결과로 적는다
- 기억이 남아 있는 그날 안에 초안을 만든다
회의는 끝났는데 안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정해진 것이 문서에 남지 않으면 그 안건은 닫히지 않은 채로 굴러갑니다.
회의가 잘 끝났다는 느낌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잘 오갔고 결론도 자연스럽게 났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에 그 결론이 어떻게 되었는지 물으면 사람마다 다른 답이 돌아옵니다.
이런 일이 생기는 자리는 대개 하나입니다. 회의록에 오간 이야기는 촘촘히 적혀 있는데 정해진 것이 따로 뽑혀 있지 않은 경우입니다. 문서를 읽는 사람이 스스로 결론을 찾아내야 하는데, 찾아낸 결론이 저마다 다릅니다.
이때 조직이 하는 일은 대개 확인 절차를 다시 밟는 것입니다. 누군가 관계자에게 물어보고, 다른 누군가는 자기 기억을 근거로 진행하고, 결국 그 안건이 다음 회의의 첫 순서로 다시 올라옵니다.
그러니 이 편이 다루는 것은 처벌이나 무효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서 회의의 기록에는 그런 것이 붙지 않습니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즉 시간이 두 번 드는 상황입니다.
결정이 문서에서 사라지는 다섯 갈래
결정을 일부러 지우는 사람은 없습니다. 대개는 적을 자리를 만들지 않아 사라집니다.
결정이 회의록에서 빠지는 데는 몇 가지 정해진 경로가 있습니다. 어느 조직에서나 비슷하게 반복되는데, 원인이 다르면 고치는 방법도 다르므로 갈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결정이 있었는데도 다른 문장들 사이에 섞여 눈에 띄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정보는 문서 안에 있습니다. 다만 찾을 수 없을 뿐입니다.
그다음은 회의 자리에서 결론이 말로만 지나간 경우입니다. 참석자들이 서로 눈짓으로 동의하고 넘어간 상황인데, 기록하는 사람은 그것을 결정으로 잡아야 할지 판단하지 못합니다.
아래 표는 다섯 갈래를 원인과 결과로 짝지어 둔 것입니다. 오른쪽 칸을 먼저 읽으시면 지금 우리 회의록이 어느 갈래에 있는지 짐작하실 수 있습니다.
| 결정이 사라진 경로 | 실제로 있었던 일 | 그래서 벌어지는 일 |
|---|---|---|
| 다른 문장에 섞여 묻힘 | 적혀는 있으나 눈에 띄지 않음 | 사람마다 다른 줄을 결론으로 읽는다 |
| 말로만 지나감 | 그 자리에서 눈짓으로 합의 | 기록하는 쪽이 결정인지 판단하지 못한다 |
| 다들 안다고 여겨 생략 | 참석자에게는 자명했음 | 참석하지 않은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
| 결론이 안 난 것을 안 적음 | 정하지 못한 채 넘어감 | 미룬 것인지 잊은 것인지 알 수 없다 |
| 며칠 뒤 기억으로 복원 | 그날 초안을 만들지 못함 | 적는 사람의 해석이 결정으로 굳는다 |
다섯 갈래 가운데 마지막이 가장 조용히 일어납니다. 회의록을 늦게 쓰는 것은 게으름의 문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록의 내용이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은 결과에 맞춰 기억을 정리하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 갈래도 자주 지나칩니다. 결론이 나지 않은 안건은 적을 것이 없어 보이지만, 정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그 회의의 결과입니다.
그다음에 벌어지는 일
같은 안건이 되돌아오고, 되돌아온 안건은 처음보다 무거워집니다.
결정이 남지 않은 안건은 다음 회의에 다시 올라옵니다. 그런데 두 번째로 올라온 안건은 처음과 성격이 달라져 있습니다. 그사이에 각자 다른 전제로 일을 조금씩 진행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그때 정해진 대로 준비를 시작했고, 다른 누군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고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으면 안건을 다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전제부터 맞춰야 합니다.
일이 이미 진행된 뒤라면 되돌리는 비용도 붙습니다. 발주가 나갔거나 일정이 공지되었다면 되돌리는 데 시간이 들고, 그 과정에서 누가 잘못 이해한 것인지를 두고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몇 번 되풀이되면 조직이 회의록을 믿지 않게 됩니다. 회의록을 확인하는 대신 그 자리에 있던 사람에게 물어보는 습관이 생기고, 그러면 참석하지 않은 사람은 계속 밖에 남습니다.
부서 회의나 프로젝트 회의의 기록에는 작성 의무와 기재사항을 정한 법률 조항이 없어 그에 따른 제재도 없습니다. 여기서 생기는 것은 제재가 아니라 실무의 혼선입니다.
회의록은 그 자리에 없던 사람과 몇 달 뒤의 자기 자신을 위한 문서입니다. 참석자에게 자명한 것일수록 문서에서 빠지기 쉽고, 빠진 자리에서 혼선이 시작됩니다.
늦어질수록 기억이 결과 쪽으로 정리되어 그날의 판단이 아닌 것이 섞여 들어갑니다. 정리는 나중에 하더라도 정해진 것만은 그날 안에 적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미 흐려진 기록을 되살리는 순서
지난 회의록에서 결정을 찾을 수 없다면, 다음 회의를 열기 전에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회의록에서 결정이 보이지 않을 때 그대로 두면 다음 회의에서 같은 혼선이 되풀이됩니다. 완전히 복원할 수는 없더라도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까지는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확정된 회의록의 본문을 나중에 손보는 것과, 확인된 사실을 새 문서로 남기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지난 기록을 고쳐 쓰는 대신 확인한 내용을 별도로 정리하는 쪽이 안전합니다.
아래 다섯 단계는 그 정리 작업의 순서입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지만 다음 회의 전에 마쳐야 값이 있습니다.
- 지난 회의록에서 결정처럼 읽히는 줄을 뽑는다확정된 것으로 읽히는 문장을 전부 모읍니다. 이 단계에서 여러 줄이 후보로 나오면 그 자체가 혼선의 원인입니다.
- 참석자에게 그 줄이 결정이었는지 확인한다한 사람이 아니라 둘 이상에게 물어보십시오. 답이 갈리면 그 안건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갈라 적는다확인된 것은 결정으로 정리하고, 갈린 것은 다음 회의의 안건으로 올립니다. 억지로 하나로 맞추지 마십시오.
- 확인한 내용을 새 문서로 남긴다지난 회의록의 본문을 고치는 대신 언제 누구에게 확인했는지를 적은 문서를 따로 만듭니다. 두 문서가 함께 있으면 경위가 남습니다.
- 다음 회의의 첫 순서로 확인 결과를 올린다그 자리에서 참석자 전체가 같은 내용을 보게 됩니다. 여기까지 하면 그 안건이 비로소 닫힙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 답이 갈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때 다수의 기억을 따르고 싶어지지만, 기억은 사람이 많다고 정확해지지 않습니다. 갈렸다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두는 편이 뒤탈이 적습니다.
네 번째 단계를 건너뛰고 지난 문서를 직접 고치는 경우가 흔한데, 그러면 나중에 왜 내용이 달라졌는지를 설명할 것이 남지 않습니다.
법정 의사록에서는 성격이 다릅니다
같은 누락이라도 어느 회의체의 기록이냐에 따라 뒤따르는 것이 다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법이 작성 의무를 지우지 않은 회의를 전제로 한 것입니다. 상법이 대상으로 삼은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의사록은 자리가 다릅니다. 그쪽에서는 의사의 결과가 기재사항으로 지정되어 있어, 결과를 빠뜨리면 요구된 항목을 채우지 못한 문서가 됩니다. 그 항목들이 무엇인지는 필수 기재사항을 다룬 편에 정리해 두었고, 기록을 남기지 않았을 때 회의체별로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또 다른 편에서 갈라 두었습니다.
다만 기재사항을 빠뜨렸다고 해서 그 결의 자체가 어떻게 되는지는 이 클러스터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무효가 된다고도, 아무 문제 없다고도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 사안이 실제로 걸려 있다면 문서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십시오.
반대로 일반 회의록 쪽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대신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합니다. 제재가 없다는 것이 편해 보이지만, 기준을 세워 주는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무엇을 남길지 조직이 스스로 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단순합니다. 법이 시켜서 적는 것이 아니라 다음 주에 같은 이야기를 다시 하지 않기 위해 적습니다. 정해진 것을 한 줄로 뽑아 두는 일이 그 대비의 거의 전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회의록에 결정사항을 안 적으면 과태료를 물게 되나요?
부서 회의나 프로젝트 회의의 기록에는 그런 제재 조항이 없습니다. 과태료가 문제되는 자리는 상법이 정한 의사록 쪽이며, 일반 회의록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결론이 나지 않은 안건도 적어야 하나요?
정하지 못했다는 것도 그 회의의 결과입니다. 비워 두면 다음 회의에서 미룬 것인지 잊은 것인지를 알 수 없어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하게 됩니다.
참석자 기억이 서로 다르면 어느 쪽을 따르나요?
기억이 갈린 안건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두고 다음 회의의 안건으로 올리는 편이 뒤탈이 적습니다. 다수의 기억이라고 해서 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회의록을 고쳐서 결정사항을 넣어도 되나요?
확정된 문서를 나중에 손보는 대신 확인한 내용을 새 문서로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두 문서가 함께 있으면 왜 그렇게 정리되었는지 경위가 남습니다.
결정사항이 여러 개면 어떻게 적나요?
안건마다 한 줄씩 나눠 적으십시오. 여러 결정을 한 문단에 묶어 두면 그 가운데 하나가 다른 것에 묻혀 다시 보이지 않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