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증 원본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법
차용증 마스터·8분·
차용증에는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낡아서 효력을 잃는 구조가 아니라, 필요한 날에 꺼내지 못해서 못 쓰게 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보관에서 정할 것은 어디에 두느냐보다 어디에 두었는지를 아는 사람이 있느냐 쪽입니다.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합니다(민법 제162조 제1항) · 상속인은 상속개시된 때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합니다(민법 제1005조)
열 해를 못 견디는 보관
- 두 벌을 같은 서랍에 겹쳐 넣어 둔다
- 다 받기 전에 달라고 해서 원본을 건네준다
- 송금 내역과 청구한 기록을 문서와 떨어뜨려 흩어 둔다
- 어디에 두었는지 아는 사람이 나 하나뿐이다
- 사본을 기기 안에만 남긴 채 기기를 바꾼다
꺼낼 수 있게 두는 보관
- 청구할 쪽 몫과 상대 몫을 서로 다른 자리에 둔다
- 다 받기 전에는 건네지 않고 사본으로 대신 보여 준다
- 그 대여에서 생긴 기록을 원본과 한자리에 모아 둔다
-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한 사람에게는 말해 둔다
- 사본을 기기 밖으로 옮겨 원본과 다른 곳에 둔다
몇 해를 견뎌야 하는지부터 정합니다
보관 기간을 정하는 것은 서랍의 크기가 아니라 그 채권이 살아 있는 기간입니다.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는 것이 민법이 정한 원칙입니다. 개인 사이의 대여금은 대체로 이 기간 위에 놓이므로, 차용증은 만든 해가 아니라 그로부터 열 해 뒤를 기준으로 자리를 정해야 하는 종이가 됩니다.
다만 이 기간이 언제나 열 해인 것은 아닙니다. 그 대여가 장사를 위한 것으로 평가되는 자리에서는 더 짧은 기간이 문제 되고, 매달 이자를 받기로 한 경우에는 원금과 이자가 서로 다른 시간표 위에 놓일 수 있습니다. 햇수를 따져야 한다면 시효만 떼어 다룬 글을 먼저 보십시오.
기간을 짚고 넘어가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몇 해를 버텨야 하는지가 정해져야 종이와 파일을 어디에 둘지가 정해집니다. 한두 해라면 서랍 하나로 충분하지만 열 해라면 이사와 기기 교체를 견뎌야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종이만 늙는 것이 아닙니다. 그 대여에서 생긴 기록도 함께 흩어지고, 무엇보다 그 종이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이 줄어듭니다.
낡아서 효력을 잃는 문서가 아닙니다
기한을 정한 조항이 없어 종이가 바래도 그 자체로 힘이 줄지는 않습니다.
차용증에 기한을 정해 둔 조항은 없습니다. 시간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은 문서의 나이가 아니라 그 채권을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는가이고, 이 둘은 서로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오래된 차용증이라 못 쓴다는 말은 근거가 없습니다. 실제로 못 쓰게 되는 경로는 따로 있습니다. 글자가 읽히지 않게 되거나, 어디에 두었는지 잊거나, 청구해야 할 시점을 놓치는 쪽입니다.
이 셋 가운데 종이 관리로 막을 수 있는 것은 앞의 둘뿐입니다. 셋째는 문서를 어디에 두었는가와 무관하며, 그 이야기는 시효가 지나 버린 경우를 다룬 글에 있습니다.
그래서 보관의 목적은 종이를 새것처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날에 읽히는 상태로 꺼낼 수 있게 두는 것입니다. 아래에서 볼 것도 전부 그 목적에 맞춘 것들입니다.
지금 읽히는 동안 그 상태를 찍어 두십시오. 나중에 더 옅어져도 그날의 모습은 남습니다.
접힌 자리부터 글자가 먼저 지워집니다. 이름과 금액이 접히는 선에 걸리지 않도록 펴서 넣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원본 곁에 함께 쌓이는 것들
차용증 한 장만 잘 두어서는 몇 해 뒤에 셈이 서지 않습니다.
돈이 오가는 동안 문서 밖에서 자료가 계속 생깁니다. 건넬 때의 이체 내역, 이자가 들어온 기록, 일부를 갚았을 때의 흔적, 갚으라고 말한 기록이 그것입니다. 이 자료들이 흩어지면 원본이 멀쩡해도 얼마가 남았는지부터 다시 맞춰야 합니다.
특히 일부 변제가 있었던 대여는 기록이 없으면 셈이 어긋납니다. 들어온 돈은 비용과 이자와 원본의 순서로 붙게 되어 있어 원금이 그만큼 줄지 않는데, 그 계산을 그때그때 남기지 않으면 몇 해 뒤에 두 사람의 숫자가 벌어집니다. 남기는 방식은 일부만 갚았을 때를 다룬 글에 있습니다.
아래 순서는 원본을 넣어 둔 자리에 무엇을 함께 쌓아 두는지입니다. 정해진 목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몇 해 뒤에 물어보게 될 것들을 거꾸로 짚은 것입니다.
- 건넨 흔적을 첫 장 뒤에 붙여 두기이체 내역 한 장이면 됩니다. 현금으로 건넸다면 받았다는 확인을 대신 넣어 둡니다.
- 들어온 돈을 그때그때 한 줄로 적기언제 얼마가 들어왔고 그것이 이자와 원금에 각각 얼마씩 붙었는지를 그날 적어 둡니다. 몰아서 적으면 기억으로 채우게 됩니다.
- 조건을 바꾼 일이 있으면 그 종이도 함께갚을 날을 미뤄 주었거나 이율을 고친 일이 있으면 그 합의를 적은 종이를 원본 옆에 둡니다. 따로 두면 어느 것이 나중인지 흐려집니다.
- 갚으라고 말한 기록을 남기기언제 어떻게 청구했는지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다만 말한 것만으로 기간이 늘어나지는 않으니 그 이야기는 따로 다룬 글을 보십시오.
- 사본을 만들어 다른 자리에 두기원본과 사본을 같은 서랍에 겹쳐 두면 한 번의 사고로 둘 다 잃습니다. 집과 집 밖처럼 자리를 갈라 둡니다.
넷째 단계에는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갚으라고 말한 것만으로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고, 조문이 정한 중단 사유는 따로 있습니다. 기록을 남기는 이유는 그 자체로 기간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했는지가 남아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서입니다.
다섯 단계를 다 밟기 어렵다면 첫째와 다섯째만이라도 지키는 편이 낫습니다. 건넨 흔적과 여벌 하나가 실제로 가장 자주 쓰입니다.
다 갚았을 때 그 종이를 어떻게 하나
돌려주는 것이 예의처럼 느껴지지만, 돌려준 뒤에 무엇이 남는지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마지막 돈이 들어오면 상대가 차용증을 돌려 달라고 하는 일이 흔합니다. 갚았으니 그 종이가 상대에게 가야 한다는 감각이 자연스럽고, 실제로 그렇게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돌려주고 나면 그 대여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내 손에서 사라집니다. 나중에 그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거나 그 돈의 흐름을 설명해야 할 일이 생기면 들이밀 자료가 얇아집니다.
그래서 돌려주기 전에 두 가지를 먼저 하는 편이 낫습니다. 그 상태를 찍어 사본을 남기고, 다 받았다는 사실을 적은 종이를 따로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이 둘이 있으면 원본을 건네도 남는 것이 있습니다.
다 받기 전에 건네는 것은 아예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직 돈이 남아 있는데 원본을 넘기면 청구할 근거를 스스로 넘기는 셈이 되고, 그렇게 되어 곤란해진 경우를 따로 다룬 글이 있으니 함께 보십시오.
돌려주지 않기로 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몇 부를 만들어 누가 갖는지를 정한 조항이 없듯, 다 갚은 뒤에 그 종이를 어떻게 하라고 정한 조항도 없습니다.
들고 있던 사람이 없어지면
서랍의 자리를 아는 사람이 하나뿐이면 그 사람이 없어지는 순간 채권도 함께 묻힙니다.
빌려준 사람이 사망하면 그 돈을 받을 권리는 사라지지 않고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이어받게 되어 있고, 대여금 채권도 그 안에 들어갑니다.
문제는 상속인이 그런 채권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차용증은 관공서에 등록하는 문서가 아니라 서랍에만 있는 종이여서,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있는 줄도 모릅니다. 이어받는 쪽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는 상속을 다룬 글에 있습니다.
그래서 열 해를 내다보는 보관에는 자리를 정하는 일 말고 하나가 더 붙습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아는 사람을 하나 더 두는 일입니다. 내용을 다 알릴 필요는 없고 그 봉투가 어디 있는지만 알려 두어도 충분합니다.
빌린 쪽이 없어지는 경우도 같은 구조입니다. 갚을 의무도 함께 넘어가므로 원본과 기록이 온전히 남아 있어야 그 뒤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래 다섯 줄은 한 해에 한 번쯤 훑는 목록입니다.
한 해에 한 번 훑을 다섯 줄
다섯째 줄이 가장 자주 비어 있습니다. 돈을 빌려준 일을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게 되는데, 그러면 열 해 가운데 어느 해에 그 종이가 통째로 묻힐 수 있습니다.
원본이 이미 없어진 뒤라면 이 목록은 소용이 없습니다.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사본만 남은 경우를 다룬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차용증에 유효기간이 있나요?
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시간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은 문서의 나이가 아니라 그 채권을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는가입니다.
몇 년을 보관해야 하나요?
개인 사이의 대여금은 대체로 열 해가 문제 되는 기간입니다. 다만 사정에 따라 더 짧아질 수 있으니 시효를 다룬 글을 함께 보십시오.
다 갚았으면 원본을 돌려줘야 하나요?
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돌려주기로 했다면 그 전에 사본을 남기고 다 받았다는 사실을 적은 종이를 따로 만들어 두십시오.
두 벌을 어디에 두어야 하나요?
청구할 쪽 몫과 상대 몫을 서로 다른 자리에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원본과 사본도 같은 서랍에 겹쳐 두지 마십시오.
종이가 상해 글자가 안 보이면 어떻게 하나요?
읽히지 않게 된 부분은 무슨 내용이었는지를 따로 다투게 됩니다. 아직 읽히는 동안 그 상태를 남겨 두는 것이 유일한 대비입니다.
빌려준 사람이 사망하면 그 채권은 어떻게 되나요?
권리가 사라지지 않고 상속인에게 넘어갑니다. 다만 그 종이가 어디 있는지 모르면 있는 줄도 모른 채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