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차용증을 작성해 보내는 법
차용증 마스터·8분·
화면에서 만들어 보내는 데까지는 됩니다. 다만 송금 버튼을 누르는 순간 상대가 다시 응해 줄 이유가 줄어드니, 순서를 지키는 일이 형식을 고르는 일보다 앞섭니다.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부인되지는 않지만, 보증만은 그 원칙 밖에 놓여 있습니다.
전자문서법 제4조 제1항은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게 합니다 · 이자를 세기 시작하는 날은 계약일이 아니라 차주가 돈을 인도받은 때입니다(민법 제600조)
형, 300만원 잘 받았어. 곧 갚을게.
2026년 5월 7일 김민수(1992년 4월 3일생)가 김대현에게서 금 삼백만원(3,000,000원)을 빌렸습니다. 2026년 11월 7일까지 전액 갚겠습니다.
이자는 알아서 챙겨 줄게.
이자는 연 5퍼센트로 하고, 매월 7일에 원금을 받은 계좌로 보내겠습니다.
동생도 같이 책임진다고 했으니까 됐지?
보증인의 이름은 종이에 직접 받아 따로 보관합니다 — 이 화면에서 받은 답장은 보증이 되지 않습니다.
돈이 건너가기 전에 만들어야 하는 문서입니다
손안의 기계로 만들 수 있느냐보다, 송금 버튼을 누르기 전에 끝내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빌려 달라는 말이 나오는 자리는 대개 급합니다. 병원비가 그날 필요하거나 월세 날짜가 이미 지났거나 거래 대금이 하루 밀린 상황이라, 컴퓨터를 켜고 양식을 받아 인쇄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손에 쥔 기계 하나로 전부 해결해야 하는 국면이 만들어집니다.
이때 차용증이 다른 문서와 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대부분의 서류는 늦게 만들어도 상대가 받아 줄 이유가 그대로 남지만, 이 종이는 돈이 건너가는 순간 상대의 사정이 달라집니다. 필요한 것을 이미 손에 넣은 사람에게 문서를 다시 부탁하는 일은 생각보다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국면의 전부는 순서를 뒤집지 않는 데 있습니다. 이체 화면을 열기 전에 문장을 먼저 주고받고, 상대의 답이 도착한 다음에 보내는 쪽으로 잡아야 합니다. 몇 분 차이지만 그 몇 분 사이에 이야기의 무게가 통째로 넘어갑니다.
다행히 손안의 기계에는 이체와 대화가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문장을 주고받은 흔적과 돈이 빠져나간 흔적이 같은 시각에 같은 기기에 남으므로, 두 기록을 잇는 일은 오히려 책상 앞보다 쉽습니다.
이자가 붙는 대여라면 여기서 한 가지를 더 봐야 합니다. 이자를 세기 시작하는 시점은 문장을 주고받은 때가 아니라 상대가 그 돈을 받은 때이므로, 두 날이 벌어질 것 같으면 그 사실까지 문장에 적어 두어야 나중에 되짚을 것이 없습니다.
화면에 남는 것과 남지 않는 것
파일로 만들었다는 사정 하나로 문서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비는 자리는 그다음 물음에서 생깁니다.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을 부인하지 못하도록 법이 막아 두고 있습니다. 화면에서 주고받았다는 사실 자체는 걸림돌이 아니라는 뜻이고, 이 부분을 붙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작 어려워지는 것은 그 조항이 지켜 주는 범위 밖입니다. 그 문장을 누가 썼는지, 쓴 사람이 그 내용에 동의했는지, 몇 해 뒤에도 그 화면이 남아 있는지는 조항이 답해 주지 않습니다.
아래 표는 화면에서 끝냈을 때 어느 물음이 채워지고 어느 물음이 비는지, 그리고 종이 한 장을 더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갈라 본 것입니다.
| 나중에 나오는 물음 | 화면에서 끝냈을 때 | 종이 한 장을 더했을 때 |
|---|---|---|
| 누가 얼마를 빌렸나 | 문장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읽힌다 | 같은 값이 종이에도 한 번 더 적힌다 |
| 언제 건너갔나 | 이체 기록의 시각이 나란히 남는다 | 건넨 날을 문서 안에서 다시 확인한다 |
| 그 사람이 쓴 것이 맞나 | 계정을 쓰는 사람과 본인이 같은지가 따로 다투어진다 | 이름이 그어진 자리가 생긴다 |
| 보증이 살아 있나 | 화면에서 받은 답으로는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 | 보증인의 이름이 있는 서면이 남는다 |
| 몇 해 뒤에 꺼낼 수 있나 | 기기와 계정이 바뀌면 함께 사라진다 | 서랍에 그대로 있다 |
셋째 줄이 화면으로만 끝냈을 때 가장 자주 걸리는 자리입니다. 사문서는 본인이나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으면 진정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화면에는 그 셋 가운데 어느 것도 놓일 자리가 없습니다. 추정이 시작되는 지점과 그 뒤에 이어지는 단계는 차용증 한 장으로 어디까지 가는지 살핀 글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화면에서 한 일이 헛되지는 않습니다. 문장이 오간 시각과 이체 시각이 맞물려 있으면 그 자체로 두터운 자료가 되고, 뒤에 종이를 한 장 더하는 순간 비어 있던 줄들이 한꺼번에 채워집니다.
보증만은 화면에서 살아나지 않습니다
본문 계약을 살려 주는 원칙이 보증에는 닿지 않도록 민법이 따로 문을 닫아 두었습니다.
조문은 보증의 의사가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생긴다고 적은 뒤,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보증의 의사에는 효력이 없다는 단서를 곧바로 덧붙여 두었습니다. 다른 약정을 살려 주던 원칙이 이 자리에서만 작동을 멈춥니다.
그래서 대화창에서 받은 답장은 아무리 또렷해도 보증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함께 책임지겠다는 문장이 화면에 그대로 남아 있어도, 그 문장이 화면에 있는 한 조문이 요구하는 자리를 채우지 못합니다.
이 구멍이 특히 위험한 까닭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본문의 대여 약정은 화면에서도 살아 있으므로 주고받은 내용 전체가 멀쩡해 보이고, 주채무자에게서 받지 못하게 된 순간에야 보증만 비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그러니 빌려주는 쪽의 판단은 단순해집니다. 사람을 하나 더 세울 생각이라면 그 사람의 이름만은 종이에 직접 받아야 하고, 그 종이는 청구할 쪽이 들고 있어야 합니다. 보증 문구와 기간을 어떻게 적는지는 연대보증인을 세우는 방법을 다룬 글에서 갈라 두었습니다.
화면에 남은 답장은 그런 말을 했다는 자료는 되지만 보증의 효력을 만들지 못합니다. 조문이 전자적 형태를 따로 배제하고 있어서입니다.
본문은 화면에서 맞춰 두더라도 보증 부분만 따로 인쇄해 우편으로 오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한 단계를 건너뛰면 세우지 않은 것과 같아집니다.
손안에서 마치는 순서
문장을 다듬는 데 시간을 쓰지 말고, 빠진 항목이 없는지만 보고 넘어가야 합니다.
아래 순서는 컴퓨터도 인쇄기도 없는 상황을 전제로 짠 것입니다. 앞의 네 단계는 화면에서 끝나고 마지막 단계만 화면 밖에 있으며, 마지막을 나중으로 미루더라도 앞의 네 단계는 돈이 건너가기 전에 끝나 있어야 합니다.
- 빌리는 쪽이 먼저 문장을 보내게 하기빌려주는 쪽이 써 준 문장을 상대가 그대로 옮겨 보내면 그 문장이 누구에게서 나왔는지가 흐려집니다. 상대의 손에서 나온 문장이 남도록 순서를 잡습니다.
- 한 덩어리로 보내게 하기여러 개로 쪼개져 오면 사이에 다른 이야기가 섞여 이어 읽기 어렵습니다. 금액과 날짜와 이름이 한 화면에 들어오도록 한 번에 보내 달라고 합니다.
- 금액을 숫자와 문자로 함께 적게 하기작은 자판에서는 자릿수가 하나 빠지거나 더 붙기 쉽습니다. 두 번 적어 두면 어긋난 자리가 눈에 띕니다. 이 관행이 굳은 내력은 금액 표기를 다룬 글에 있습니다.
- 답을 받은 뒤에 이체하기이체 화면을 먼저 열면 그날의 순서가 통째로 뒤집힙니다. 문장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나서 보냅니다.
- 그날 안에 화면 밖으로 옮겨 두기대화방과 기기는 몇 해를 버티지 못합니다. 화면을 갈무리해 따로 저장하고, 만날 수 있게 되면 종이 한 장을 더합니다.
첫째 단계를 굳이 앞에 둔 이유가 있습니다. 차용증은 본래 갚을 사람이 적어 건네는 형태로 자리를 잡은 문서이고, 화면에서도 그 모양을 지키면 그 문장이 상대의 것이라는 점을 두고 다툴 여지가 줄어듭니다.
다섯째 단계는 미루기 쉽지만 미룬 만큼 얇아집니다. 갈무리한 화면과 이체 내역을 한자리에 모아 두는 데 몇 분이면 충분하고, 그 몇 분이 몇 해 뒤에 꺼내 볼 자료를 남깁니다.
몇 해 뒤에 그 대화방이 남아 있나
차용증은 만든 다음 주가 아니라 여러 해가 지난 뒤에 꺼내지는 문서입니다.
개인 사이에 오간 대여금이라면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는 원칙 위에 놓입니다. 그 대여가 장사를 위한 것으로 평가되는 자리에서는 기간이 짧아질 수 있으므로, 햇수를 따져야 한다면 시효만 떼어 다룬 글을 먼저 보십시오.
10년은 대화방이 버티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사이 기기를 두어 번 바꾸고, 대화 내용을 옮기지 못한 채 넘어가고, 계정을 정리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상대가 방을 나가 버리면 그 방에 있던 문장은 상대 쪽에서도 사라집니다.
그러니 화면에서 만든 차용증에서 정말 중요한 단계는 만드는 단계가 아니라 옮겨 두는 단계입니다. 갈무리한 화면은 대화방과 달리 파일로 남고, 파일은 옮길 수 있습니다.
무엇을 갈무리할지도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문장만 찍어 두면 누구와 주고받은 것인지가 빠지므로, 상대의 이름이 보이는 화면부터 문장이 끝나는 화면까지 이어서 남겨야 합니다.
아래 다섯 줄은 그날 잠들기 전에 훑는 목록입니다.
그날 안에 확인할 다섯 줄
이 목록에 보증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은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하나 더 세웠다면 그 부분만은 종이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만날 수 있게 된 뒤에도 처음 주고받은 문장은 지우지 마십시오. 나중에 만든 종이와 나란히 두면 그사이 무엇이 달라졌는지가 남고, 종이를 끝내 만들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문장이 그대로 남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문자로 주고받은 내용만으로도 차용증이 되나요?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효력이 부인되지는 않으므로 그 문장들도 자료가 됩니다. 다만 이름이 그어진 자리가 없어 그 사람이 쓴 것이 맞는지부터 다투게 됩니다.
손가락으로 화면에 그린 서명은 어떤가요?
전자적 형태라는 사정만으로 서명의 효력이 부인되지 않도록 법이 막아 두었습니다. 다만 보증에는 그 원칙이 닿지 않으므로 보증인 부분은 종이에서 받아야 합니다.
송금부터 하고 문장은 나중에 받아도 되나요?
받아 낼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상대가 응할 이유가 이미 사라진 뒤입니다. 몇 분이 걸리더라도 문장을 먼저 받고 보내는 편이 낫습니다.
대화 내용을 갈무리해 두면 충분한가요?
그 화면이 있었다는 자료로는 충분히 쓰입니다. 다만 갈무리한 것은 사본이므로 만날 수 있게 되면 이름을 받은 종이를 한 장 만들어 두십시오.
금액을 문자로도 적으라고 하면 상대가 번거로워하지 않나요?
한 줄 더 적는 일입니다. 작은 자판에서 자릿수가 어긋나는 일이 잦아 이 한 줄이 실제로 액수를 지킵니다.
이자를 화면에서 정해도 되나요?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율만 적고 언제 어떻게 낼지를 비워 두면 매달인지 만기인지가 정해지지 않은 채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