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대화가 차용증을 대신할 수 있나

차용증 마스터·8분·

대화만으로도 계약은 성립할 수 있지만, 문서가 하던 일까지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대화방에는 언제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가 남는 대신 금액과 갚을 날과 이자가 한자리에 모이지 않고, 보증은 조문이 전자적 형태를 아예 배제합니다.

민법 제598조 — 소비대차는 두 약정으로 효력이 생기며 방식을 정한 문언이 없음 / 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 —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되면 효력 없음

대화에 흔히 남는 말

급한데 좀 도와줘, 곧 갚을게

약정이 남는 말

원금 500만원을 빌리는 것이고 2027년 3월 31일까지 전액 갚겠습니다

대화에 흔히 남는 말

응 보냈어

약정이 남는 말

오늘 보낸 500만원은 위 조건으로 빌려주는 돈입니다

대화에 흔히 남는 말

나중에 여유되면 이자도 챙겨 줄게

약정이 남는 말

이자는 연 4퍼센트로 하고 매월 25일에 보내겠습니다

왼쪽은 정황만 남기고 오른쪽은 약정의 내용을 남깁니다. 같은 대화방에서도 문장 하나로 갈립니다.

대화가 남아 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

말이 지워지지 않고 그대로 있다는 사실이 안심을 만듭니다.

빌려 달라는 말과 보내겠다는 말이 대화방에 그대로 있습니다. 날짜도 찍혀 있고 상대의 이름도 옆에 붙어 있습니다. 이 정도면 문서를 따로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실제로 대화는 꽤 많은 것을 남깁니다. 나중에 상대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값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화방을 다시 열어 보면 필요한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금액은 사흘 전 대화에 있고 갚기로 한 시기는 그 사이 농담 속에 묻혀 있으며, 이자 이야기는 아예 없습니다.

이 글은 대화가 잘 남기는 것과 좀처럼 남기지 못하는 것을 갈라 봅니다. 그 경계를 알면 대화를 버릴 것인지 살릴 것인지가 아니라, 무엇을 더 채워 넣을 것인지로 물음이 바뀝니다.

미리 밝혀 두자면 이 글은 대화가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그 판단에 쓸 기준을 조문이나 확정된 재판례에서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대화라는 기록의 성질만 놓고 이야기합니다. 무엇이 기록되고 무엇이 기록되지 않는가는 판단 이전의 문제라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충분히 있습니다.

말로 정한 것도 계약은 됩니다

성립의 문턱은 생각보다 낮은 자리에 있습니다.

민법이 정한 소비대차의 요건은 약정 두 개뿐입니다. 한쪽이 돈의 소유권을 넘기기로 하고 다른 쪽이 같은 종류와 품질과 수량으로 갚기로 하면 그것으로 효력이 생깁니다.

조문에는 문서로 만들라거나 서명을 받으라는 문언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눌러쓴 종이든 대화방에 오간 말이든 성립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조문의 원문은 이자 약정을 다루는 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가 정리됩니다. 대화로만 정했으니 무효라는 말은 근거가 없습니다. 손으로 쓴 문서를 두고도 같은 오해가 돌지만 조문은 방식에 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성립했다는 것과 그 내용을 나중에 보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층입니다. 문서가 맡아 온 일은 대부분 뒤쪽 층에 있고, 대화가 약해지는 자리도 거기입니다.

그러니 물음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대화로 빌려주면 효력이 없느냐가 아니라, 대화에 남은 것으로 무엇까지 특정할 수 있느냐입니다.

다음 절의 표가 그 특정의 범위를 보여 줍니다. 왼쪽 열보다 오른쪽 열을 먼저 읽는 편이 이해가 빠릅니다.

대화가 남기는 것과 남기지 못하는 것

잘 남는 항목과 거의 남지 않는 항목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대화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기록됩니다. 그래서 언제 그 말이 오갔는지, 누구와 오갔는지는 아주 잘 남습니다. 이것은 종이 문서가 오히려 약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대화는 한자리에 모으는 일을 못합니다. 문서는 금액과 갚을 날과 이자를 나란히 놓고 서명을 받는 구조인데, 대화는 그 항목들이 시간에 흩어진 채로 남습니다.

게다가 대화에는 확정의 표시가 없습니다. 문서의 서명은 여기까지가 우리가 합의한 내용이라는 선을 그어 주지만, 대화에는 그 선이 없어서 뒤에 이어진 말이 앞의 말을 흐릴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항목별로 이 차이를 늘어놓은 것입니다. 셋째 열은 대화만 있을 때 그 항목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를 적었습니다.

항목대화에 남는가메우는 방법
말이 오간 시점또렷하게 남는다그대로 두면 됩니다
말을 주고받은 상대계정과 함께 남는다그대로 두면 됩니다
빌려주는 금액단위와 조건이 흐릿하다숫자와 단위를 한 문장에 다시 적기
갚기로 한 날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연월일로 못 박아 다시 적기
이자와 계산 시작일거의 남지 않는다이율과 지급일을 한 문장에 적기
여기까지가 합의라는 선표시할 자리가 없다정리한 내용을 문서로 옮기고 표시받기

위 두 줄과 아래 네 줄의 색이 갈립니다. 대화가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이 이렇게 깔끔하게 나뉘는 경우도 드뭅니다.

그래서 실무의 답은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대화는 시점과 상대를 남기는 자료로 두고, 나머지 네 줄을 문서로 옮기는 방식이 가장 손이 적게 갑니다.

보증만은 대화로 세울 수 없습니다

여기서는 성립의 문턱이 낮다는 앞의 이야기가 통하지 않습니다.

대화방에 보증인까지 불러 놓고 세 사람이 함께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증을 서겠다는 말이 화면에 그대로 남아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해 보입니다.

그런데 보증에 관해서는 민법이 방식을 정해 두었습니다. 보증의 의사는 보증인의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생기고, 단서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이어 붙입니다. 원문은 연대보증인의 책임을 다루는 편에 있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본 낮은 문턱이 이 자리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본문의 대여 약정은 방식을 묻지 않지만 보증만은 조문이 종이 위의 표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증인에게 불리하게 내용을 바꾸는 경우에도 같은 방식이 필요합니다. 처음에 서면으로 받아 두었더라도 조건을 무겁게 바꿀 때 대화로 처리하면 그 변경 부분이 비게 됩니다.

정리하면 대화방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조문 하나로 갈립니다. 빌려주고 갚는 이야기는 대화로 시작해도 되지만 보증인의 표시만은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러니 보증인을 세울 생각이라면 대화는 약속을 잡는 자리까지만 쓰고, 표시는 따로 받아 두십시오.

화면 갈무리가 원본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찍어 둔 사진은 그 시점의 화면을 옮긴 것이지 대화 자체가 아닙니다.

불안해지면 대화창을 찍어 둡니다. 몇 장을 저장해 두고 나면 이제 사라질 걱정은 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갈무리에는 몇 가지 약점이 겹쳐 있습니다.

첫째로 앞뒤가 잘립니다. 필요한 부분만 찍기 때문에 그 말이 어떤 흐름에서 나왔는지가 빠지고, 상대가 앞뒤를 들어 다른 뜻이었다고 말하면 맞설 자료가 없어집니다.

둘째로 계정 표시가 흐립니다. 화면에 뜬 이름은 저장해 둔 별명인 경우가 많아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가 사진만으로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셋째로 원본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기기를 바꾸거나 대화방을 정리하면 원래의 기록이 없어지는데, 그때 갈무리만 남으면 그 사진이 무엇에서 나온 것인지 보여 줄 상대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갈무리는 원본을 대신하는 방법이 아니라 원본을 잃지 않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두는 편이 맞습니다. 대화 자체를 옮겨 두는 방법과 함께 써야 값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갈무리를 늘리는 것으로는 앞 절의 표에서 색이 갈린 네 줄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사진이 백 장이 되어도 갚기로 한 날이 대화에 없으면 그 칸은 계속 비어 있습니다.

대화를 문서로 옮기는 순서

처음부터 다시 협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흩어진 것을 모으면 됩니다.

대화가 이미 오간 뒤라면 그 내용을 그대로 살려서 문서로 옮기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새로 조건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합의한 것을 한자리에 모으는 작업이라 상대도 거부할 이유가 적습니다.

순서를 정해 두면 빠뜨리는 항목이 줄어듭니다. 아래 네 단계는 대화방을 열어 놓고 그대로 따라가면 되도록 늘어놓은 것입니다.

  1. 흩어진 항목을 한 줄씩 모은다금액과 갚을 날과 이자를 대화에서 찾아 각각 한 줄로 옮겨 적습니다. 대화에 없는 항목은 비워 두고 표시해 둡니다.
  2. 비어 있던 칸을 물어서 채운다갚기로 한 날처럼 대화에 없던 항목은 그 자리에서 물어 채웁니다. 이미 오간 이야기 위에서 묻는 것이라 새로 꺼내는 것보다 수월합니다.
  3. 모은 내용을 문서로 만들어 표시받는다종이든 파일이든 두 사람이 확인했다는 표시가 붙어야 여기까지가 합의라는 선이 그어집니다.
  4. 보증인이 있으면 그 부분만 서면으로 받는다본문을 어떻게 처리했든 보증의 표시만은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이어야 합니다.

둘째 단계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돈이 건너간 뒤라 이제 와서 날짜를 정하자고 말하기가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단계를 건너뛰면 앞의 표에서 색이 갈린 줄이 그대로 남습니다.

넷째 단계는 잊기 쉬운 자리입니다. 앞의 세 단계를 대화방 안에서 처리하다 보면 보증인 부분까지 같은 방식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 자리만은 조문이 다른 것을 요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화로만 정했는데 계약이 성립하나요?

민법이 정한 소비대차는 빌려주기로 하는 약정과 갚기로 하는 약정으로 효력이 생기며 방식을 정한 문언이 없습니다. 대화로 정했다는 사정만으로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화가 남아 있으면 문서는 필요 없나요?

대화는 시점과 상대를 잘 남기지만 금액과 갚을 날과 이자를 한자리에 모으지 못합니다. 여기까지가 합의라는 선을 그을 표시도 없어서 그 부분은 문서 쪽에서 채워야 합니다.

보증도 대화로 받아 두면 되나요?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다고 민법이 단서로 정해 두었습니다. 보증인의 표시만은 기명날인이나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받아야 합니다.

대화창을 찍어 두면 충분한가요?

앞뒤가 잘리고 계정 표시가 흐리며 원본이 사라지면 무엇에서 나온 사진인지 보여 줄 상대가 없어집니다. 원본을 잃지 않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두는 편이 맞습니다.

이미 돈을 보낸 뒤인데 지금 문서를 만들 수 있나요?

대화에 흩어진 항목을 한 줄씩 모으고 비어 있던 칸만 물어서 채운 뒤 두 사람이 표시하면 됩니다. 새로 조건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합의한 내용을 모으는 작업입니다.

차용증
마스터
차용증 마스터비즈폼 차용증 서식 담당 · 최종 수정 2026년 07월 16일

차용증 관련 서식

이 글에서 다룬 기준을 반영한 양식입니다. 내려받아 바로 쓸 수 있습니다.

양식 받기 →